“이렇게 살려고 한국왔나?”…탈북학생이 ‘바리스타 대상’

입력 2017.03.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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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14살 어린 나이로 북한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최아연(20)양. 하나원에서 적응 훈련을 마치고 나와 중학교에 진학한 아연 양에게 한국은 여전히 낯설고 적응하기 힘든 곳이었습니다. 아연 양은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는 다른 아이들보다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느껴져 '내가 이렇게 살려고 한국에 왔나' 생각까지 했다고 말합니다.


■ 탈북 학생 ‘내가 이렇게 살려고 한국에 왔나?’

아연 양이 한국에서 겪었던 어려움은 모든 탈북학생들이 한 번쯤 경험해봤던 고민입니다. 따라가기 어려운 학업과 알게 모르게 겪는 편견과 차별로 탈북학생들은 일반 학교에 진학해도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중·고에 재학 중인 탈북학생 수는 지난 2009년 1,143명에서 지난해 2,517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탈북학생들이 매년 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안정적으로 학업을 하고 한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교육 지원이 필요합니다.


■ ‘맞춤형 직업교육’으로 한국에 정착

처음 한국에 적응하지 못했던 아연 양은 고등학교에서 바리스타 직업 교육을 받으면서 점차 달라졌습니다. 지난해 전국 청소년 바리스타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졸업까지 1년 정도가 더 남았지만 유명 커피 프렌차이즈 업체 취직까지 확정됐습니다. 아연 양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와서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합니다.


아연 양이 다니는 한겨레 고등학교는 탈북학생들을 위한 특성화 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에서는 바리스타 외에 중장비, 조리실습, 네일아트, 피부미용, 제과제빵, 컴퓨터 등 7개 분야에서 직업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인근 대학과 협력해 3D 프린터와 용접, 자동차 정비 등 기술교육을 추가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탈북학생이 각자 원하는 분야를 골라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고,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어 학생들은 모두 1개 이상의 자격증을 따고 졸업을 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이후 바로 취업하는 학생들의 비율도 다른 학교보다 높습니다.

■ 교육부, ‘맞춤형 진로·직업 교육’을 강화하기로

한겨레고등학교처럼 탈북학생들이 다양한 직업교육을 받으려면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올해 교육부는 탈북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예산 42억 1,500만 원을 투입해 '맞춤형 진로·직업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특성화 학교뿐만 아니라 일반 학교에서도 탈북학생들이 진로상담과 직업 체험 활동 등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일반 학교에 재학 중인 탈북학생 20명을 선발해 자신의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와 1대1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하나원에 입소한 학부모를 대상으로는 자녀들의 진로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진로 지도 교육 과정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탈북학생들이 한국에 와서 겪는 어려움은 의사소통 문제와 교육 격차 등 다양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때문에 탈북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거나 세상과 문을 닫아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탈북학생들은 직업교육을 받으며 차별 없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와서 뿌듯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꿈을 찾아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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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살려고 한국왔나?”…탈북학생이 ‘바리스타 대상’
    • 입력 2017-03-23 15:00:44
    사회
지난 2011년 14살 어린 나이로 북한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최아연(20)양. 하나원에서 적응 훈련을 마치고 나와 중학교에 진학한 아연 양에게 한국은 여전히 낯설고 적응하기 힘든 곳이었습니다. 아연 양은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는 다른 아이들보다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느껴져 '내가 이렇게 살려고 한국에 왔나' 생각까지 했다고 말합니다.


■ 탈북 학생 ‘내가 이렇게 살려고 한국에 왔나?’

아연 양이 한국에서 겪었던 어려움은 모든 탈북학생들이 한 번쯤 경험해봤던 고민입니다. 따라가기 어려운 학업과 알게 모르게 겪는 편견과 차별로 탈북학생들은 일반 학교에 진학해도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중·고에 재학 중인 탈북학생 수는 지난 2009년 1,143명에서 지난해 2,517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탈북학생들이 매년 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안정적으로 학업을 하고 한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교육 지원이 필요합니다.


■ ‘맞춤형 직업교육’으로 한국에 정착

처음 한국에 적응하지 못했던 아연 양은 고등학교에서 바리스타 직업 교육을 받으면서 점차 달라졌습니다. 지난해 전국 청소년 바리스타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졸업까지 1년 정도가 더 남았지만 유명 커피 프렌차이즈 업체 취직까지 확정됐습니다. 아연 양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와서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합니다.


아연 양이 다니는 한겨레 고등학교는 탈북학생들을 위한 특성화 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에서는 바리스타 외에 중장비, 조리실습, 네일아트, 피부미용, 제과제빵, 컴퓨터 등 7개 분야에서 직업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인근 대학과 협력해 3D 프린터와 용접, 자동차 정비 등 기술교육을 추가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탈북학생이 각자 원하는 분야를 골라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고,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어 학생들은 모두 1개 이상의 자격증을 따고 졸업을 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이후 바로 취업하는 학생들의 비율도 다른 학교보다 높습니다.

■ 교육부, ‘맞춤형 진로·직업 교육’을 강화하기로

한겨레고등학교처럼 탈북학생들이 다양한 직업교육을 받으려면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올해 교육부는 탈북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예산 42억 1,500만 원을 투입해 '맞춤형 진로·직업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특성화 학교뿐만 아니라 일반 학교에서도 탈북학생들이 진로상담과 직업 체험 활동 등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일반 학교에 재학 중인 탈북학생 20명을 선발해 자신의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와 1대1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하나원에 입소한 학부모를 대상으로는 자녀들의 진로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진로 지도 교육 과정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탈북학생들이 한국에 와서 겪는 어려움은 의사소통 문제와 교육 격차 등 다양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때문에 탈북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거나 세상과 문을 닫아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탈북학생들은 직업교육을 받으며 차별 없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와서 뿌듯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꿈을 찾아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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