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수빈이가 시골로 간 까닭은

입력 2017.03.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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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시골 마을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여섯 살 수빈이. 어린아이를 찾아보기 힘든 동네에서 수빈이의 유일한 친구는 할머니이다.


여든넷의 나이로 손녀를 돌보는 게 쉬울 리 없다. 조금만 놀아줘도 금세 지쳐버리기 일쑤다. 혼자 살다가 매 끼니를 챙기고 손녀까지 돌보려니 여간 귀찮고 고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품을 내어주고 싶은 게 할머니 마음이다. 6개월 전, 이곳저곳을 떠돌며 방황하는 아들과 손녀를 집으로 부른 것도 할머니였다.

“면목은 없지만”…아들의 선택


여든 넘은 노모에게 얹혀살게 된 영태 씨는 면목이 없다. 일찍이 과부가 돼 일곱 남매 뒷바라지만 해온 어머니, 편히 사셔야 할 나이에 수빈이를 맡기는 것이 불효라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아내와 이혼한 후, 영태 씨도 세 살배기 딸과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를 썼다. 하지만 생계와 육아를 동시에 책임지기 어려웠고, 결국 영태 씨는 수빈이를 24시간 어린이집에 보냈다.

그러나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주말에만 수빈이를 보는 것도 둘 모두에게 못할 짓이었다. 일자리까지 수월치 않아 극한 상황까지 간 영태 씨는 고민에 빠졌다. 그때 생각난 유일한 사람이 고향에 있는 어머니였다.

할머니,어린 생채기를 보듬다


수빈이는 온종일 일하러 나간 아빠만 기다린다. 아빠가 없으면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인지 손끝을 뜯을 때가 많다. 다행히 마음을 보듬어줄 할머니 곁으로 오면서 그런 행동이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그 모습을 볼 때마다 할머니 가슴은 저민다. 지난 3년간 아들과 손녀가 겪었을 마음고생이 눈에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장성한 자식이라도 걱정이 앞서는 게 부모 마음일까. 여든이 넘은 할머니는 늘 자식 걱정이 먼저다. 영태 씨 귀가를 기다리는 건 수빈이나 할머니나 마찬가지. 아들이 조금이라도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행여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꼬리를 문다.

그런데 귀가시간이 훌쩍 지나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벌목 일을 나간 아들이 병원에 있다는 전화다. 할머니는 수빈이를 품에 더 꼭 안는다.


'동행-할머니 품'은 3월 25일(토) 저녁 6시 15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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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살 수빈이가 시골로 간 까닭은
    • 입력 2017-03-24 10:49:54
    방송·연예
조용한 시골 마을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여섯 살 수빈이. 어린아이를 찾아보기 힘든 동네에서 수빈이의 유일한 친구는 할머니이다.


여든넷의 나이로 손녀를 돌보는 게 쉬울 리 없다. 조금만 놀아줘도 금세 지쳐버리기 일쑤다. 혼자 살다가 매 끼니를 챙기고 손녀까지 돌보려니 여간 귀찮고 고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품을 내어주고 싶은 게 할머니 마음이다. 6개월 전, 이곳저곳을 떠돌며 방황하는 아들과 손녀를 집으로 부른 것도 할머니였다.

“면목은 없지만”…아들의 선택


여든 넘은 노모에게 얹혀살게 된 영태 씨는 면목이 없다. 일찍이 과부가 돼 일곱 남매 뒷바라지만 해온 어머니, 편히 사셔야 할 나이에 수빈이를 맡기는 것이 불효라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아내와 이혼한 후, 영태 씨도 세 살배기 딸과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를 썼다. 하지만 생계와 육아를 동시에 책임지기 어려웠고, 결국 영태 씨는 수빈이를 24시간 어린이집에 보냈다.

그러나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주말에만 수빈이를 보는 것도 둘 모두에게 못할 짓이었다. 일자리까지 수월치 않아 극한 상황까지 간 영태 씨는 고민에 빠졌다. 그때 생각난 유일한 사람이 고향에 있는 어머니였다.

할머니,어린 생채기를 보듬다


수빈이는 온종일 일하러 나간 아빠만 기다린다. 아빠가 없으면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인지 손끝을 뜯을 때가 많다. 다행히 마음을 보듬어줄 할머니 곁으로 오면서 그런 행동이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그 모습을 볼 때마다 할머니 가슴은 저민다. 지난 3년간 아들과 손녀가 겪었을 마음고생이 눈에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장성한 자식이라도 걱정이 앞서는 게 부모 마음일까. 여든이 넘은 할머니는 늘 자식 걱정이 먼저다. 영태 씨 귀가를 기다리는 건 수빈이나 할머니나 마찬가지. 아들이 조금이라도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행여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꼬리를 문다.

그런데 귀가시간이 훌쩍 지나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벌목 일을 나간 아들이 병원에 있다는 전화다. 할머니는 수빈이를 품에 더 꼭 안는다.


'동행-할머니 품'은 3월 25일(토) 저녁 6시 15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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