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못해요”…‘사망률 40배’ 극한 직업은?

입력 2017.03.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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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의 추위에도 매일 바다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다가 일터인 산업잠수사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을 '보따리장수'라고 칭한다. 잠수 장비와 간단한 옷가지가 든 보따리를 들고 전국 팔도를 누비기 때문이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이상 이어지는 작업 탓에 대부분 현장에서 동료들과 숙식을 해결한다.

집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보니 가족과 만나면 오히려 서먹하다는 산업잠수사들. 마산항 확장 건설을 위해 석 달째 집을 떠나 있는 산업잠수사들의 보따리 인생살이를 들어봤다.

'바닷속 맥가이버'..사망률 40배


흔히 '바닷속 맥가이버'로 불리는 산업잠수사는 해난구조, 수중 교각설치, 선박 접안시설, 기초부두 및 방파제 축조, 화력 및 원자력 발전소 냉각시설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일을 수행한다. 그러나 장시간 물속에서 일해야 해서 일반인보다 사망률이 40배가량 높은 극한 직업이기도 하다.

전경석(55) 씨는 물속 일이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는 20년 차 베테랑 산업잠수사다. 전국 곳곳에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항구나 다리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추운 겨울 바다에 들어가는 건 백전노장 그에게도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다.


경석 씨는 해난구조대(SSU)에서 군 생활을 마치고 산업잠수사의 길로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체력만 된다면 60,70세까지 이 일을 하고 싶다.

하지만 매번 가족들이 마음에 걸린다. 일단 일을 시작하면 몇 달씩 집을 비우는 일이 흔해 가족들과 많은 추억을 쌓지 못한 게 늘 미안하기만 하다.

'늦깎이'가 말하는 매력은?


서른이 훌쩍 넘어 산업잠수사 일을 시작한 장재식(39) 씨는 이제 일을 배우기 시작한 풋내기다. 그동안 수많은 일을 해봤지만 이 일만큼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가 말하는 산업잠수사의 매력은 뭘까.

산업잠수사가 하는 일은 고되지만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잠수를 할 줄 안다고 해서 누구나 산업잠수사가 될 수도 없다. 재식 씨는 그래서 이 일이 더 좋다고 말한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자부심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일에 비해 쏠쏠한 보수도 한몫한다.


그의 말처럼 잠수자격증이 있다고 산업잠수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계가 하지 못하는 정밀한 작업들을 수중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뿐 아니라 다년간 현장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전경석 잠수사를 사부로 모시고 있는 재식 씨는 누구보다 운이 좋은 편이다. 큰 실수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자상하게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아직 배워야할 것이 더 많다는 재식 씨는 앞으로 사부만큼 훌륭한 전문 산업잠수사가 되는 게 목표이다.

"산업 전선의 숨은 일꾼"


산업잠수사는 기계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내는 '산업 전선의 숨은 일꾼'이다. 바닷속에서 세밀하고 정확하게 작업을 수행하는 이들이 없었다면 바다 위에 놓인 아름다운 다리나 큰 배들이 오가는 넓은 부두도 없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구보다 험한 일을 도맡아 하는 산업잠수사들의 이야기, '다큐 공감-우리는 바다로 출근한다, 산업잠수사'는 3월 25일(토) 저녁 7시 1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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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4 1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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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의 추위에도 매일 바다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다가 일터인 산업잠수사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을 '보따리장수'라고 칭한다. 잠수 장비와 간단한 옷가지가 든 보따리를 들고 전국 팔도를 누비기 때문이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이상 이어지는 작업 탓에 대부분 현장에서 동료들과 숙식을 해결한다.

집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보니 가족과 만나면 오히려 서먹하다는 산업잠수사들. 마산항 확장 건설을 위해 석 달째 집을 떠나 있는 산업잠수사들의 보따리 인생살이를 들어봤다.

'바닷속 맥가이버'..사망률 40배


흔히 '바닷속 맥가이버'로 불리는 산업잠수사는 해난구조, 수중 교각설치, 선박 접안시설, 기초부두 및 방파제 축조, 화력 및 원자력 발전소 냉각시설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일을 수행한다. 그러나 장시간 물속에서 일해야 해서 일반인보다 사망률이 40배가량 높은 극한 직업이기도 하다.

전경석(55) 씨는 물속 일이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는 20년 차 베테랑 산업잠수사다. 전국 곳곳에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항구나 다리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추운 겨울 바다에 들어가는 건 백전노장 그에게도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다.


경석 씨는 해난구조대(SSU)에서 군 생활을 마치고 산업잠수사의 길로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체력만 된다면 60,70세까지 이 일을 하고 싶다.

하지만 매번 가족들이 마음에 걸린다. 일단 일을 시작하면 몇 달씩 집을 비우는 일이 흔해 가족들과 많은 추억을 쌓지 못한 게 늘 미안하기만 하다.

'늦깎이'가 말하는 매력은?


서른이 훌쩍 넘어 산업잠수사 일을 시작한 장재식(39) 씨는 이제 일을 배우기 시작한 풋내기다. 그동안 수많은 일을 해봤지만 이 일만큼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가 말하는 산업잠수사의 매력은 뭘까.

산업잠수사가 하는 일은 고되지만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잠수를 할 줄 안다고 해서 누구나 산업잠수사가 될 수도 없다. 재식 씨는 그래서 이 일이 더 좋다고 말한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자부심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일에 비해 쏠쏠한 보수도 한몫한다.


그의 말처럼 잠수자격증이 있다고 산업잠수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계가 하지 못하는 정밀한 작업들을 수중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뿐 아니라 다년간 현장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전경석 잠수사를 사부로 모시고 있는 재식 씨는 누구보다 운이 좋은 편이다. 큰 실수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자상하게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아직 배워야할 것이 더 많다는 재식 씨는 앞으로 사부만큼 훌륭한 전문 산업잠수사가 되는 게 목표이다.

"산업 전선의 숨은 일꾼"


산업잠수사는 기계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내는 '산업 전선의 숨은 일꾼'이다. 바닷속에서 세밀하고 정확하게 작업을 수행하는 이들이 없었다면 바다 위에 놓인 아름다운 다리나 큰 배들이 오가는 넓은 부두도 없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구보다 험한 일을 도맡아 하는 산업잠수사들의 이야기, '다큐 공감-우리는 바다로 출근한다, 산업잠수사'는 3월 25일(토) 저녁 7시 1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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