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만에 덜미…그는 왜 어설픈 은행 강도가 됐나?

입력 2017.03.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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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3일) 오후 1시쯤 한 남성이 은행 문을 열고 들어왔다. 빨간 패딩 점퍼를 입고 모자를 눌러 쓴 남성은 왼쪽 손에 흰 종이에 싼 물건을 들고 있었다. 그 물건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은행 창구에 다가선 남성이 종이를 벗겨내고 꺼내 든 건 다름 아닌 '흉기'였다. 남성은 흉기를 휘두르며 돈을 내놓으라고 위협했다. 당시 직원 근처에는 고객이 조금 전에 맡기고 간 현금 5,000만 원이 놓여 있었다.

대낮에 서울 강남 한복판의 은행에 강도가 들이닥친 상황. 하지만 어딘가 어설펐다. 마스크도 쓰지 않은 탓에 얼굴은 그대로 노출됐다. 제자리에서 돈을 내놓으라며 흉기를 휘둘렀을 뿐 인질을 붙잡지도 않았다. 남성은 주변에 있던 직원이 경찰에 신고한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남성의 간 큰 계획은 경찰이 출동하면서 5분 만에 물거품이 됐다. 경찰은 테이저건과 권총을 들고 남성 뒤쪽에서 접근했고, 방심한 틈을 타 검거에 성공했다.


그는 왜 어설픈 은행 강도가 됐나?

서울 서초경찰서는 어제(23일) 오후 1시쯤 서초구 잠원동의 한 시중은행에서 흉기를 들고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한 혐의(특수강도미수)로 유 모(37)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연관기사] "고시원 월세비 마련하려고"…대낮 은행 강도

경찰 조사 결과 유 씨는 밀린 고시원비 30만 원을 내지 않았으니 나가라는 주인의 말을 듣고 돈을 마련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유 씨는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술을 마시고 홧김에 집에서 사용하던 흉기를 들고 은행에 갔다. 해당 은행은 유 씨가 살던 고시원 근처에 있었고, 이전에 몇 차례 이용한 적이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유 씨는 지난 6개월간 특별한 직업 없이 고시원 등을 전전하며 이웃들에게 만 원 이하로 돈을 빌려 가며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유 씨는 부모가 이혼한 2002년 이후 계속 혼자 살아왔으며 여동생과도 연락이 끊긴 상태다.

경찰은 유 씨가 감옥에 들어가려고 일부러 강도 행각을 벌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신고를 받고 신속하게 출동해 은행 강도를 검거한 반포지구대 소속 경찰관 류종기(48) 경사와 이다훈(26) 순경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경찰에 신고한 은행 직원 A 씨에게 신고보상금과 감사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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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만에 덜미…그는 왜 어설픈 은행 강도가 됐나?
    • 입력 2017-03-24 16:24:17
    사회
어제(23일) 오후 1시쯤 한 남성이 은행 문을 열고 들어왔다. 빨간 패딩 점퍼를 입고 모자를 눌러 쓴 남성은 왼쪽 손에 흰 종이에 싼 물건을 들고 있었다. 그 물건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은행 창구에 다가선 남성이 종이를 벗겨내고 꺼내 든 건 다름 아닌 '흉기'였다. 남성은 흉기를 휘두르며 돈을 내놓으라고 위협했다. 당시 직원 근처에는 고객이 조금 전에 맡기고 간 현금 5,000만 원이 놓여 있었다.

대낮에 서울 강남 한복판의 은행에 강도가 들이닥친 상황. 하지만 어딘가 어설펐다. 마스크도 쓰지 않은 탓에 얼굴은 그대로 노출됐다. 제자리에서 돈을 내놓으라며 흉기를 휘둘렀을 뿐 인질을 붙잡지도 않았다. 남성은 주변에 있던 직원이 경찰에 신고한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남성의 간 큰 계획은 경찰이 출동하면서 5분 만에 물거품이 됐다. 경찰은 테이저건과 권총을 들고 남성 뒤쪽에서 접근했고, 방심한 틈을 타 검거에 성공했다.


그는 왜 어설픈 은행 강도가 됐나?

서울 서초경찰서는 어제(23일) 오후 1시쯤 서초구 잠원동의 한 시중은행에서 흉기를 들고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한 혐의(특수강도미수)로 유 모(37)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연관기사] "고시원 월세비 마련하려고"…대낮 은행 강도

경찰 조사 결과 유 씨는 밀린 고시원비 30만 원을 내지 않았으니 나가라는 주인의 말을 듣고 돈을 마련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유 씨는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술을 마시고 홧김에 집에서 사용하던 흉기를 들고 은행에 갔다. 해당 은행은 유 씨가 살던 고시원 근처에 있었고, 이전에 몇 차례 이용한 적이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유 씨는 지난 6개월간 특별한 직업 없이 고시원 등을 전전하며 이웃들에게 만 원 이하로 돈을 빌려 가며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유 씨는 부모가 이혼한 2002년 이후 계속 혼자 살아왔으며 여동생과도 연락이 끊긴 상태다.

경찰은 유 씨가 감옥에 들어가려고 일부러 강도 행각을 벌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신고를 받고 신속하게 출동해 은행 강도를 검거한 반포지구대 소속 경찰관 류종기(48) 경사와 이다훈(26) 순경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경찰에 신고한 은행 직원 A 씨에게 신고보상금과 감사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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