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서 제왕절개 수술 중 신생아 손가락 절단…원인은?

입력 2017.03.24 (22:05) 수정 2017.03.25 (10: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연관 기사] [뉴스9] 신생아 손가락 절단…제왕절개 중 또 사고

서울대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 중 신생아 손가락이 잘렸다.서울대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 중 신생아 손가락이 잘렸다.

서울대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 도중 신생아의 손가락이 잘리는 황당한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절단된 손가락을 찾아 곧바로 접합수술을 했다. 병원 측은 아기의 회복 상태는 긍정적이며 산모와 가족들을 상대로 보상 문제를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증이 남는다. 국내 굴지의 병원 중 한 곳인 서울대병원에서 어떻게 이런 황당한 사고가 일어났을까?

제왕절개 당시 수술 집도의 "진짜 모르겠다"

지난달 8일 제왕절개 수술을 집도한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A 교수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진짜 모르겠다. 다만 수술 중에 손가락이 잘려나갔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의료진이 신생아의 손가락이 잘린 사실을 처음 깨달은 건 출산 직후다. 간호사가 아기를 뒤덮은 양수와 피를 닦는 과정에서 아기의 왼쪽 새끼손가락에서 출혈이 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의료진이 아기의 왼쪽 새끼손가락을 살펴보니 끝 마디가 잘려나가 있었다. 분만실은 곧바로 소란이 일었다. 의료진은 제왕절개 과정에서 피를 뽑는 기구를 샅샅이 뒤져 절단된 손가락을 찾았고 곧이어 접합수술을 했다. 접합 수술 결과는 다행히 호전적인 상태라고 병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병원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별도의 위원회를 꾸려 1차 조사를 마쳤다. 병원 관계자는 "수술 도중 일어난 사고가 분명하고, 의료진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과정에서 신생아의 손가락이 절단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과실 인정”서울대병원 “의료진의 과실 인정”

의료 전문가 "출혈로 의료진 시야 가려지면서 절단 가능성"

의료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전세계적으로 드문 경우라고 봤다. 최석주 대한산부인과학회 사무총장은 "자궁 절개 과정에서 출혈이 생기면 시야가 가려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아기의 몸에 상처가 생기는 경우가 드물게 있는데 이번 경우는 거의 처음 접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자궁 절개시 출혈이 생겨 의료진의 시야가 가려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사고 원인으로 부주의를 꼽았다. 박호균 의료사고 전문 변호사는 "의료진이 수술 도중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왕절개를 할 때 의료용 칼로 자궁을 조금씩 절개하는데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거란 이야기다.

반복되는 제왕절개 의료사고...대책은?

지난해 10월 전북 익산시의 원광대병원에서도 제왕절개 수술 도중 칼끝이 아기의 얼굴을 스쳐 2cm 길이의 상처가 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병원에선 출산 당시 아이의 얼굴이 수술 부위와 맞닿아 있어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 설명했다.

[관련기사] 신생아 얼굴에 칼자국...제왕절개하다 상처

원광대병원에선 아기가 성장한 뒤에도 얼굴에 흉터가 남아 있다면 제거 수술 등 후속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에서도 아기가 성장하면 손가락에 생긴 흉터를 성형수술을 지원하는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3년 동안 의료분쟁조정중재위원회에 접수된 제왕절개 관련 각종 의료사고는 60건에 이른다. 병원 측에선 반복되는 제왕절개 의료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보상하겠다, 책임지겠다고 공언한다. 하지만 출산 때 생긴 아기의 상처는 아기와 산모들에게 큰 후유증을 남긴다.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서울대병원서 제왕절개 수술 중 신생아 손가락 절단…원인은?
    • 입력 2017-03-24 22:05:15
    • 수정2017-03-25 10:57:11
    사회

[연관 기사] [뉴스9] 신생아 손가락 절단…제왕절개 중 또 사고

서울대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 중 신생아 손가락이 잘렸다.
서울대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 도중 신생아의 손가락이 잘리는 황당한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절단된 손가락을 찾아 곧바로 접합수술을 했다. 병원 측은 아기의 회복 상태는 긍정적이며 산모와 가족들을 상대로 보상 문제를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증이 남는다. 국내 굴지의 병원 중 한 곳인 서울대병원에서 어떻게 이런 황당한 사고가 일어났을까?

제왕절개 당시 수술 집도의 "진짜 모르겠다"

지난달 8일 제왕절개 수술을 집도한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A 교수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진짜 모르겠다. 다만 수술 중에 손가락이 잘려나갔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의료진이 신생아의 손가락이 잘린 사실을 처음 깨달은 건 출산 직후다. 간호사가 아기를 뒤덮은 양수와 피를 닦는 과정에서 아기의 왼쪽 새끼손가락에서 출혈이 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의료진이 아기의 왼쪽 새끼손가락을 살펴보니 끝 마디가 잘려나가 있었다. 분만실은 곧바로 소란이 일었다. 의료진은 제왕절개 과정에서 피를 뽑는 기구를 샅샅이 뒤져 절단된 손가락을 찾았고 곧이어 접합수술을 했다. 접합 수술 결과는 다행히 호전적인 상태라고 병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병원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별도의 위원회를 꾸려 1차 조사를 마쳤다. 병원 관계자는 "수술 도중 일어난 사고가 분명하고, 의료진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과정에서 신생아의 손가락이 절단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과실 인정”
의료 전문가 "출혈로 의료진 시야 가려지면서 절단 가능성"

의료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전세계적으로 드문 경우라고 봤다. 최석주 대한산부인과학회 사무총장은 "자궁 절개 과정에서 출혈이 생기면 시야가 가려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아기의 몸에 상처가 생기는 경우가 드물게 있는데 이번 경우는 거의 처음 접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자궁 절개시 출혈이 생겨 의료진의 시야가 가려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사고 원인으로 부주의를 꼽았다. 박호균 의료사고 전문 변호사는 "의료진이 수술 도중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왕절개를 할 때 의료용 칼로 자궁을 조금씩 절개하는데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거란 이야기다.

반복되는 제왕절개 의료사고...대책은?

지난해 10월 전북 익산시의 원광대병원에서도 제왕절개 수술 도중 칼끝이 아기의 얼굴을 스쳐 2cm 길이의 상처가 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병원에선 출산 당시 아이의 얼굴이 수술 부위와 맞닿아 있어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 설명했다.

[관련기사] 신생아 얼굴에 칼자국...제왕절개하다 상처

원광대병원에선 아기가 성장한 뒤에도 얼굴에 흉터가 남아 있다면 제거 수술 등 후속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에서도 아기가 성장하면 손가락에 생긴 흉터를 성형수술을 지원하는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3년 동안 의료분쟁조정중재위원회에 접수된 제왕절개 관련 각종 의료사고는 60건에 이른다. 병원 측에선 반복되는 제왕절개 의료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보상하겠다, 책임지겠다고 공언한다. 하지만 출산 때 생긴 아기의 상처는 아기와 산모들에게 큰 후유증을 남긴다.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