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ICBM “의미 있는 진전”…美 대북 압박 강화

입력 2017.03.25 (07:48) 수정 2017.03.25 (08: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내일은 천안함 폭침 7주년이 되는 날인데요.

북한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있고, 추가 핵실험 징후도 보입니다.

미국은 그동안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며 북한은 물론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며 사드 보복을 하고 있습니다.

<이슈앤 한반도> 오늘은 북한의 위협과 주변 강대국들의 각축 속에, 대통령 공백기를 맞고 있는 우리의 안보 위기를 고민해보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 6일 스커드 미사일을 4발이나 한꺼번에 발사했던 북한.

주일 미군기지를 겨냥했는데, 당시 핵 탄두 훈련까지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지난 22일에도 강원도 원산에서 또 한발의 미사일을 쏘아 올렸지만 실패한 것으로 국방부는 추정했습니다.

이 같은 미사일 도발 사이 북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용 신형 엔진 연소 시험도 공개했습니다.

지난 해에는 큰 화염이 한 줄기였지만, 이번에는 작은 화염들이 함께 보입니다.

주 엔진에 보조엔진 4개가 추가된 겁니다.

이 때문에 유도 조종이 가능해져, 비행 안정성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한껏 고무돼 과학자, 기술자들을 업어주기까지 한 김정은.

이번 미사일 엔진 시험을 ‘승리’, ‘혁명’이라고 부르며, ICBM 시험 발사를 예고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9일) : “(김정은이) 오늘 이룩한 거대한 승리가 어떤 사변적 의의를 가지는가를 온 세계가 곧 보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2월, 광명성호 발사를 통해 단분리 기술과 고공 점화 등 ICBM 기술을 이미 상당 부분 확보했습니다.

ICBM을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열과 압력을 견디는 기술입니다.

지금 추세면 몇 년 안에 가능하고 이미 5~60년대 소련 수준 기술은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우리 군 당국도 북한의 신형 미사일 엔진에 대해,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새로운 엔진을 이동식 ICBM인 KN-08이나 KN-14에 장착해 발사하는 등 북한이 자신들의 일정에 맞춰 미사일 개발을 강행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북한은 미국을 겨냥한 ICBM 개발을 위해서 다양한 연료 실험과 소재 내구성 시험 등을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 완료되는 4월 말까지 각종 정치 일정과 워싱턴의 대북정책 발표에 맞춰 대응 도발을 계속 할 것으로 예상 됩니다.”

북한이 신형 미사일 엔진을 공개한 시점도 주목됩니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중국에 도착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날 실험하고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날 보란 듯 공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서 비롯된 한중간 사드 갈등은 좀처럼 가라앉질 않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한국 여자골프 투어 대회의 우승자가 결정되던 순간입니다.

그런데 중계화면에 선수 발만 나오거나 누군지 모르게 멀리서 찍은 뒷모습만 잡혔습니다.

우승한 김해림 선수 모자에 있는 롯데 로고를 보이지 않게 하려고 중계를 맡은 중국 국영방송 CCTV가 상식 밖의 중계를 한 것인데요.

사드 보복이 도를 넘으면서 이처럼 중국의 국격 마저 의심케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한국 보이콧, 롯데 보이콧!!”

중국의 한 태권도장에 들어간 남성.

대형 태극기를 떼어내 찢어버립니다.

한 호텔의 입구에는 행인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바닥에 태극기가 깔려있습니다.

<녹취> “사드 배척한다. 나는 중국을 사랑한다.”

초등학생들을 동원한 사드 세뇌도 계속되고 있습니다.주중 한국대사관이 중국 교육 당국에 항의했지만 각 학교의 자발적 행사라고 반박이 되돌아왔습니다.

중국내 반한 분위기가 계속되자 주중 한국대사관이 우리 국민들의 신변 안전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녹취> 재중 교민 : “택시 운전사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보더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 아이가 들은 얘기도 있고 해서 너무 무서워서 순간 일본 사람이라고 그랬다는 거예요.”

여기에 최근 우리 군 기관에 대해 중국 IP를 쓰는 해커들의 공격이 급증하는 경향까지 보여 정부가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중일 세 나라를 순방한 틸러슨 미 국무장관.

한국의 피해와 우려를 고려한 듯 중국의 사드 보복을 공개 비판했습니다.

<녹취> 렉스 틸러슨(美 국무장관/지난 17일) : “중국이 반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경제적 보복 조치는 부적절하고 유감입니다. 중국이 이런 조치를 자제할 것을 촉구합니다. ”

틸러슨 장관이 정작 중국을 방문해선 민감한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일부 미 언론의 비판도 있었지만, 미국 정부는 사드 보복에 대한 우려를 중국 측에 직접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중국의 입장이 어떤가를 한 번 보고 그 결과를 가지고 미국 내에서 대북정책 그리고 이러한 대북정책 관련해서 중국에게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 이런 결론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그 전에 약간 중국의 의도를 떠보는 그런 목적이 있었을 것 같고요. 추후에 중국의 한국 보복이 계속해서 지속될 경우에 이것을 막기 위해서 어떤 구체적인 조치가 미국으로부터 나올지 그것도 조금 저희가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계속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군 전략폭격기들도 번갈아 한반도에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B-1B 랜서는 최대 속도 마하 1.2로 주요 전략폭격기들 가운데 가장 빠르고 폭탄 탑재량도 가장 많습니다.

비행하는 모습이 백조를 닮아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데요,

지난 주와 이번 주 잇달아 한반도에서 모의 폭격 훈련을 했습니다.

미국의 대북 압박은 이 같은 군사 훈련에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대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

<녹취> 렉스 틸러슨(美 국무장관) :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전략적 인내 정책은 이제 끝났습니다. 우리는 외교, 안보, 경제에서 모든 형태의 조치를 모색할 것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북한에 1조 5천억 원을 지원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과거 제네바 합의와 6자 회담 등 대북 지원과 협상을 통한 비핵화 전략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깔려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북한 핵 개발을 이유로 의회에 국방비 긴급 증액까지 요구했습니다.

<녹취> 매티스(美 국방장관/지난 23일) : “북한과 이란의 경우 핵확산 문제도 있습니다. 한반도 비무장지대 북쪽의 무모한 행동은 동아시아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 의회 역시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북한의 해외 노동력 송출과 어업권 판매는 물론 북한의 생명선인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까지 차단할 수 있는 법안을 하원 외교위원장 등이 초당적으로 제출했습니다.

특히 북한에 원유를 공급하는 제 3국 기업이나 개인을 제재하겠다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은 북한 대외교역의 90% 넘게 차지하는 중국을 겨냥한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 역할론’을 비롯한 미국의 요구에 대해 중국 내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

강경론을 주도하는 중국 환구시보는 북중 무역 폐쇄는 북한 주민의 피해는 물론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는 일인 만큼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중국은 전면적인 대북제제보다는 자국이 의장국으로서 주도권을 갖고 북미간 직접 협상까지 견제할 수 있는 6자회담의 재개를 북핵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한반도에서 도발이 나고 시끄러워지면 결국 중국 입장에서는 다른 중요한 이슈, 국내 문제, 그리고 다른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의 미국의 패권 증가, 이런 것들도 중요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한마디 해서 조용하고 안정적으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중국은 원하고 있고 그것을 위해서는 결국 대북제재 보다는 대화체가 중요하다는 입장이죠.”

미국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이제 필요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중국과의 입장 차가 큰 만큼 정상회담 등을 통해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대북 강경책을 지금 공언하고 있습니다만, 현재까지 액션이 구체화 되지는 않고 있고요. 결국은 세컨더리 보이콧이라든가 안보리 결의안의 확고한 준수, 테러지원국의 재지정, 또 한반도의 전술핵 배치를 비롯한 각종 무력 증강 등이 대북정책의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이고요. 이 와중에서 또 협상의 가닥도 어느 정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새 대북정책을 내놓을 미국 정부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한국을 찾아 대선 주자들과 외교 참모들을 만나고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타진했습니다.

미국의 이런 행보는 이례적입니다.

중국의 왕잉판 전 외교부 부부장도 방한해 우리 외교부 차관 등을 만났는데, 기자 간담회에선 한반도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6자회담 등 중국식 해법을 강조했습니다.

리더십 공백 속 차기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변 강대국들이 한국의 정책 방향을 탐색하는 동시에 여론전을 펴는 양상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과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 발표가 향후 동북아 안보 흐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한국의 신정부가 출범하는 즉시 워싱턴과의 한미동맹을 강화하는데 노력을 쏟지 않으면 트럼프는 기존의 대통령과는 좀 다른 차원의 행동주의 외교를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미중 간 또 미일 간의 강대국 외교 속에서 한국의 국익을 잃어버리는 그런 걱정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드 갈등과 중국의 보복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우리 정부는 중국군 유해 인도식을 진행했습니다.

6.25 전쟁에서 전사한 28구의 중국군 유해를 인도주의의 이름으로 중국군 품에 넘겼습니다.

주변 강대국들의 각축 속에 국익과 안보를 지켜야하는 우리에겐 도덕적 명분은 물론 더 많은 인내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한반도] 北 ICBM “의미 있는 진전”…美 대북 압박 강화
    • 입력 2017-03-25 07:51:25
    • 수정2017-03-25 08:17:23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내일은 천안함 폭침 7주년이 되는 날인데요.

북한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있고, 추가 핵실험 징후도 보입니다.

미국은 그동안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며 북한은 물론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며 사드 보복을 하고 있습니다.

<이슈앤 한반도> 오늘은 북한의 위협과 주변 강대국들의 각축 속에, 대통령 공백기를 맞고 있는 우리의 안보 위기를 고민해보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 6일 스커드 미사일을 4발이나 한꺼번에 발사했던 북한.

주일 미군기지를 겨냥했는데, 당시 핵 탄두 훈련까지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지난 22일에도 강원도 원산에서 또 한발의 미사일을 쏘아 올렸지만 실패한 것으로 국방부는 추정했습니다.

이 같은 미사일 도발 사이 북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용 신형 엔진 연소 시험도 공개했습니다.

지난 해에는 큰 화염이 한 줄기였지만, 이번에는 작은 화염들이 함께 보입니다.

주 엔진에 보조엔진 4개가 추가된 겁니다.

이 때문에 유도 조종이 가능해져, 비행 안정성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한껏 고무돼 과학자, 기술자들을 업어주기까지 한 김정은.

이번 미사일 엔진 시험을 ‘승리’, ‘혁명’이라고 부르며, ICBM 시험 발사를 예고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9일) : “(김정은이) 오늘 이룩한 거대한 승리가 어떤 사변적 의의를 가지는가를 온 세계가 곧 보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2월, 광명성호 발사를 통해 단분리 기술과 고공 점화 등 ICBM 기술을 이미 상당 부분 확보했습니다.

ICBM을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열과 압력을 견디는 기술입니다.

지금 추세면 몇 년 안에 가능하고 이미 5~60년대 소련 수준 기술은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우리 군 당국도 북한의 신형 미사일 엔진에 대해,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새로운 엔진을 이동식 ICBM인 KN-08이나 KN-14에 장착해 발사하는 등 북한이 자신들의 일정에 맞춰 미사일 개발을 강행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북한은 미국을 겨냥한 ICBM 개발을 위해서 다양한 연료 실험과 소재 내구성 시험 등을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 완료되는 4월 말까지 각종 정치 일정과 워싱턴의 대북정책 발표에 맞춰 대응 도발을 계속 할 것으로 예상 됩니다.”

북한이 신형 미사일 엔진을 공개한 시점도 주목됩니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중국에 도착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날 실험하고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날 보란 듯 공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서 비롯된 한중간 사드 갈등은 좀처럼 가라앉질 않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한국 여자골프 투어 대회의 우승자가 결정되던 순간입니다.

그런데 중계화면에 선수 발만 나오거나 누군지 모르게 멀리서 찍은 뒷모습만 잡혔습니다.

우승한 김해림 선수 모자에 있는 롯데 로고를 보이지 않게 하려고 중계를 맡은 중국 국영방송 CCTV가 상식 밖의 중계를 한 것인데요.

사드 보복이 도를 넘으면서 이처럼 중국의 국격 마저 의심케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한국 보이콧, 롯데 보이콧!!”

중국의 한 태권도장에 들어간 남성.

대형 태극기를 떼어내 찢어버립니다.

한 호텔의 입구에는 행인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바닥에 태극기가 깔려있습니다.

<녹취> “사드 배척한다. 나는 중국을 사랑한다.”

초등학생들을 동원한 사드 세뇌도 계속되고 있습니다.주중 한국대사관이 중국 교육 당국에 항의했지만 각 학교의 자발적 행사라고 반박이 되돌아왔습니다.

중국내 반한 분위기가 계속되자 주중 한국대사관이 우리 국민들의 신변 안전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녹취> 재중 교민 : “택시 운전사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보더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 아이가 들은 얘기도 있고 해서 너무 무서워서 순간 일본 사람이라고 그랬다는 거예요.”

여기에 최근 우리 군 기관에 대해 중국 IP를 쓰는 해커들의 공격이 급증하는 경향까지 보여 정부가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중일 세 나라를 순방한 틸러슨 미 국무장관.

한국의 피해와 우려를 고려한 듯 중국의 사드 보복을 공개 비판했습니다.

<녹취> 렉스 틸러슨(美 국무장관/지난 17일) : “중국이 반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경제적 보복 조치는 부적절하고 유감입니다. 중국이 이런 조치를 자제할 것을 촉구합니다. ”

틸러슨 장관이 정작 중국을 방문해선 민감한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일부 미 언론의 비판도 있었지만, 미국 정부는 사드 보복에 대한 우려를 중국 측에 직접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중국의 입장이 어떤가를 한 번 보고 그 결과를 가지고 미국 내에서 대북정책 그리고 이러한 대북정책 관련해서 중국에게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 이런 결론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그 전에 약간 중국의 의도를 떠보는 그런 목적이 있었을 것 같고요. 추후에 중국의 한국 보복이 계속해서 지속될 경우에 이것을 막기 위해서 어떤 구체적인 조치가 미국으로부터 나올지 그것도 조금 저희가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계속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군 전략폭격기들도 번갈아 한반도에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B-1B 랜서는 최대 속도 마하 1.2로 주요 전략폭격기들 가운데 가장 빠르고 폭탄 탑재량도 가장 많습니다.

비행하는 모습이 백조를 닮아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데요,

지난 주와 이번 주 잇달아 한반도에서 모의 폭격 훈련을 했습니다.

미국의 대북 압박은 이 같은 군사 훈련에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대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

<녹취> 렉스 틸러슨(美 국무장관) :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전략적 인내 정책은 이제 끝났습니다. 우리는 외교, 안보, 경제에서 모든 형태의 조치를 모색할 것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북한에 1조 5천억 원을 지원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과거 제네바 합의와 6자 회담 등 대북 지원과 협상을 통한 비핵화 전략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깔려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북한 핵 개발을 이유로 의회에 국방비 긴급 증액까지 요구했습니다.

<녹취> 매티스(美 국방장관/지난 23일) : “북한과 이란의 경우 핵확산 문제도 있습니다. 한반도 비무장지대 북쪽의 무모한 행동은 동아시아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 의회 역시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북한의 해외 노동력 송출과 어업권 판매는 물론 북한의 생명선인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까지 차단할 수 있는 법안을 하원 외교위원장 등이 초당적으로 제출했습니다.

특히 북한에 원유를 공급하는 제 3국 기업이나 개인을 제재하겠다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은 북한 대외교역의 90% 넘게 차지하는 중국을 겨냥한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 역할론’을 비롯한 미국의 요구에 대해 중국 내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

강경론을 주도하는 중국 환구시보는 북중 무역 폐쇄는 북한 주민의 피해는 물론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는 일인 만큼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중국은 전면적인 대북제제보다는 자국이 의장국으로서 주도권을 갖고 북미간 직접 협상까지 견제할 수 있는 6자회담의 재개를 북핵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한반도에서 도발이 나고 시끄러워지면 결국 중국 입장에서는 다른 중요한 이슈, 국내 문제, 그리고 다른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의 미국의 패권 증가, 이런 것들도 중요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한마디 해서 조용하고 안정적으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중국은 원하고 있고 그것을 위해서는 결국 대북제재 보다는 대화체가 중요하다는 입장이죠.”

미국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이제 필요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중국과의 입장 차가 큰 만큼 정상회담 등을 통해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대북 강경책을 지금 공언하고 있습니다만, 현재까지 액션이 구체화 되지는 않고 있고요. 결국은 세컨더리 보이콧이라든가 안보리 결의안의 확고한 준수, 테러지원국의 재지정, 또 한반도의 전술핵 배치를 비롯한 각종 무력 증강 등이 대북정책의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이고요. 이 와중에서 또 협상의 가닥도 어느 정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새 대북정책을 내놓을 미국 정부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한국을 찾아 대선 주자들과 외교 참모들을 만나고 북핵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타진했습니다.

미국의 이런 행보는 이례적입니다.

중국의 왕잉판 전 외교부 부부장도 방한해 우리 외교부 차관 등을 만났는데, 기자 간담회에선 한반도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6자회담 등 중국식 해법을 강조했습니다.

리더십 공백 속 차기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변 강대국들이 한국의 정책 방향을 탐색하는 동시에 여론전을 펴는 양상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과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 발표가 향후 동북아 안보 흐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한국의 신정부가 출범하는 즉시 워싱턴과의 한미동맹을 강화하는데 노력을 쏟지 않으면 트럼프는 기존의 대통령과는 좀 다른 차원의 행동주의 외교를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미중 간 또 미일 간의 강대국 외교 속에서 한국의 국익을 잃어버리는 그런 걱정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드 갈등과 중국의 보복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우리 정부는 중국군 유해 인도식을 진행했습니다.

6.25 전쟁에서 전사한 28구의 중국군 유해를 인도주의의 이름으로 중국군 품에 넘겼습니다.

주변 강대국들의 각축 속에 국익과 안보를 지켜야하는 우리에겐 도덕적 명분은 물론 더 많은 인내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