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하기 싫었는데…틸러슨의 아내 사랑”

입력 2017.03.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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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일을 원하지 않았다"
"이 자리를 얻고자 하지도 않았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파격적인 고백이 화제다. 평소 '언론 기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틸러슨이 지난주 한중일 3국을 순방하면서 유일하게 전용기에 태워 동행 취재를 허용한 보수매체 '인디펜던트 저널 리뷰'의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은 것이다.

하기 싫었던 국무장관직을 수락한 이유는 이렇다. "아내가 해야 한다고 해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직후 국무장관직을 제안해 놀랐는데 그 제안을 아내 렌다 생클레어에게 전했더니 "'신은 당신과의 관계를 끝내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수락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은퇴 후 손주들과 목장에서 살 생각이었던 틸러슨은 전 세계를 주무르는 미국의 국무장관이 됐다.

국무장관이 된 이유가 신과 아내의 뜻에 따른 것이라니 꽤나 로맨틱한 고백인데 어찌된 일인지 이 고백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관련기사 링크]
■ 워싱턴 타임스
■ 워싱턴 포스트


우선 신의 뜻대로 국무장관이 됐다는 것에 무신론자들과 진보진영에서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아내가 시켜서' 국무장관이 됐다는 것은 제쳐두고 틸러슨이 트럼프 당선 직후 '처음' 만났다는 것에 경악한다. 대통령과의 짧은 만남으로 국무장관이 결정됐다는 것에 놀랐다는 것이다.

틸러슨의 아내 사랑(?)이 이렇게 주목받지 못하는 데는 틸러슨 '국무장관'에 대한 평가가 한 몫하는 것 같다.


틸러슨은 그동안 역대 최약체 국무장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심지어 워싱턴 외교가에서 '투명 인간' 취급을 받을 정도로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런 틸러슨의 첫 외교 시험대가 한중일 3국 방문이었지만 이마저도 중국에서는 칭찬받고 자국에서는 '중국에 외교적 승리를 안겨줬다. 고개 숙이는 외교를 했다'며 비난을 받았다.

잘 하지도 못하는 국무장관이 "하기 싫었는데 아내가 시켜서 했다"니 그리 곱게 보이지는 않는 모양이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한발 더 나갔다. 틸러슨이 "개가 숙제를 다 먹어치웠어요" 수준의 변명을 늘어놓았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링크]
■ 가디언


그러면서 아내 사랑(?)으로 위기를 맞았던 사람들의 예를 친절하게 함께 소개했다. 과속 운전 벌점을 아내에게 떠넘겼다 영국 에너지 장관에서 물러난 크리스 휸(이혼 뒤 아내가 폭로하면서 드러났는데 결국 둘다 감옥에 갔다.), 아내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럭셔리한 휴가 비용과 고급 자동차, 식사 비용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 감옥에 간 회계 컨설팅 업체 KMPG의 대표 앤드류 웨더럴 등이다.

아내 사랑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가보니 애처가분들은 참고하시길. 참고로 문제는 아내 사랑이 아니었다.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게 문제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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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관하기 싫었는데…틸러슨의 아내 사랑”
    • 입력 2017-03-25 09:01:08
    취재K
"나는 이 일을 원하지 않았다"
"이 자리를 얻고자 하지도 않았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파격적인 고백이 화제다. 평소 '언론 기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틸러슨이 지난주 한중일 3국을 순방하면서 유일하게 전용기에 태워 동행 취재를 허용한 보수매체 '인디펜던트 저널 리뷰'의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은 것이다.

하기 싫었던 국무장관직을 수락한 이유는 이렇다. "아내가 해야 한다고 해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직후 국무장관직을 제안해 놀랐는데 그 제안을 아내 렌다 생클레어에게 전했더니 "'신은 당신과의 관계를 끝내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수락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은퇴 후 손주들과 목장에서 살 생각이었던 틸러슨은 전 세계를 주무르는 미국의 국무장관이 됐다.

국무장관이 된 이유가 신과 아내의 뜻에 따른 것이라니 꽤나 로맨틱한 고백인데 어찌된 일인지 이 고백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관련기사 링크]
■ 워싱턴 타임스
■ 워싱턴 포스트


우선 신의 뜻대로 국무장관이 됐다는 것에 무신론자들과 진보진영에서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아내가 시켜서' 국무장관이 됐다는 것은 제쳐두고 틸러슨이 트럼프 당선 직후 '처음' 만났다는 것에 경악한다. 대통령과의 짧은 만남으로 국무장관이 결정됐다는 것에 놀랐다는 것이다.

틸러슨의 아내 사랑(?)이 이렇게 주목받지 못하는 데는 틸러슨 '국무장관'에 대한 평가가 한 몫하는 것 같다.


틸러슨은 그동안 역대 최약체 국무장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심지어 워싱턴 외교가에서 '투명 인간' 취급을 받을 정도로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런 틸러슨의 첫 외교 시험대가 한중일 3국 방문이었지만 이마저도 중국에서는 칭찬받고 자국에서는 '중국에 외교적 승리를 안겨줬다. 고개 숙이는 외교를 했다'며 비난을 받았다.

잘 하지도 못하는 국무장관이 "하기 싫었는데 아내가 시켜서 했다"니 그리 곱게 보이지는 않는 모양이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한발 더 나갔다. 틸러슨이 "개가 숙제를 다 먹어치웠어요" 수준의 변명을 늘어놓았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링크]
■ 가디언


그러면서 아내 사랑(?)으로 위기를 맞았던 사람들의 예를 친절하게 함께 소개했다. 과속 운전 벌점을 아내에게 떠넘겼다 영국 에너지 장관에서 물러난 크리스 휸(이혼 뒤 아내가 폭로하면서 드러났는데 결국 둘다 감옥에 갔다.), 아내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럭셔리한 휴가 비용과 고급 자동차, 식사 비용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 감옥에 간 회계 컨설팅 업체 KMPG의 대표 앤드류 웨더럴 등이다.

아내 사랑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가보니 애처가분들은 참고하시길. 참고로 문제는 아내 사랑이 아니었다.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게 문제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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