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차관급 인사, 45년 만에 타이완 방문

입력 2017.03.25 (18:49) 수정 2017.03.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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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중국을 의식해 타이완에 고위 관료를 파견하지 않았던 일본 정부가 45년 만에 차관급 고위 인사인 부대신을 타이완에 보냈다.

현지시간 25일 일본 아카마 지로(赤間二朗) 총무부대신이 타이완 타이베이 시내에서 열린 이벤트 '다채(多彩)일본' 행사에 참석했다고 교도통신과 타이완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 행사는 일본 지방 관광지의 매력을 소개하는 이벤트로, 일본의 대(對)타이완 교류 창구 역할을 하는 기관인 일본타이완교류협회가 주최했다.

일본은 지난 1972년 타이완과 국교를 끊은 뒤 중국을 배려해 정부 고위관료가 정식으로타이완을 방문하지 않도록 자제해왔다. 이와 관련해 통신은 부대신급 이상이 공무로 타이완을 방문한 것은 단교 후 처음이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아카미 부대신은 일본 자민당 의원으로 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에서 총무 부대신과 내각부 부대신을 겸하고 있다. 아카미 부대신은 이 행사에서 "여기에서 일본의 문화, 전통, 역사를 체험해 꼭 일본에 방문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과 타이완은 국가이익 외에도 서로 밀접하게 교류해온 중요한 동반자 관계"라고 말한 뒤 동일본 대지진 당시 타이완인들의 지원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일본이 전례를 깨고 부대신을 타이완에 보낸 것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영토 분쟁 등으로 부딪히고 있는 중국을 견제해 타이완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타이완 입장에선 자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 전략게임의 거래 카드로 소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차이잉원(蔡英文) 타이완 총통도 지난 20일 재일본 교민 대표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현 정부 출범 이래 대 일본 관계는 가장 중요한 외교 현안의 하나"라며 앞으로 일본과 관광, 경제, 민간교류 등에서 다각적으로 협력을 확대해나갈 뜻을 밝혔다. 특히 중국의 압박을 일본과 관계 강화 카드로 풀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하지만 아카미 부대신은 행사 후 기자들에게 "일본과 타이완이 정부간 상호 교류는 없지만 비정부간, 민간의 실무관계를 유지해 가는 것은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타이완 방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중국 관계도 매우 중요하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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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차관급 인사, 45년 만에 타이완 방문
    • 입력 2017-03-25 18:49:59
    • 수정2017-03-25 19:30:55
    국제
그동안 중국을 의식해 타이완에 고위 관료를 파견하지 않았던 일본 정부가 45년 만에 차관급 고위 인사인 부대신을 타이완에 보냈다.

현지시간 25일 일본 아카마 지로(赤間二朗) 총무부대신이 타이완 타이베이 시내에서 열린 이벤트 '다채(多彩)일본' 행사에 참석했다고 교도통신과 타이완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 행사는 일본 지방 관광지의 매력을 소개하는 이벤트로, 일본의 대(對)타이완 교류 창구 역할을 하는 기관인 일본타이완교류협회가 주최했다.

일본은 지난 1972년 타이완과 국교를 끊은 뒤 중국을 배려해 정부 고위관료가 정식으로타이완을 방문하지 않도록 자제해왔다. 이와 관련해 통신은 부대신급 이상이 공무로 타이완을 방문한 것은 단교 후 처음이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아카미 부대신은 일본 자민당 의원으로 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에서 총무 부대신과 내각부 부대신을 겸하고 있다. 아카미 부대신은 이 행사에서 "여기에서 일본의 문화, 전통, 역사를 체험해 꼭 일본에 방문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과 타이완은 국가이익 외에도 서로 밀접하게 교류해온 중요한 동반자 관계"라고 말한 뒤 동일본 대지진 당시 타이완인들의 지원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일본이 전례를 깨고 부대신을 타이완에 보낸 것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영토 분쟁 등으로 부딪히고 있는 중국을 견제해 타이완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타이완 입장에선 자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 전략게임의 거래 카드로 소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차이잉원(蔡英文) 타이완 총통도 지난 20일 재일본 교민 대표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현 정부 출범 이래 대 일본 관계는 가장 중요한 외교 현안의 하나"라며 앞으로 일본과 관광, 경제, 민간교류 등에서 다각적으로 협력을 확대해나갈 뜻을 밝혔다. 특히 중국의 압박을 일본과 관계 강화 카드로 풀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하지만 아카미 부대신은 행사 후 기자들에게 "일본과 타이완이 정부간 상호 교류는 없지만 비정부간, 민간의 실무관계를 유지해 가는 것은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타이완 방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중국 관계도 매우 중요하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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