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로마조약 60주년’…유럽 주요도시에선 EU찬반 시위

입력 2017.03.26 (03:42) 수정 2017.03.26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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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이탈로 분열 위기를 맞은 유럽연합(EU) 회원 27개국 정상들이 60년 전 EU의 기틀을 다진 '로마 조약'의 서명이 이뤄진 이탈리아 로마에 25일 다시 모여 결속을 재다짐했다.

EU 지도자들이 르네상스 건축가가 설계한 로마 시내 캄피돌리오 언덕의 유서 깊은 건물에서 영국 없는 EU의 청사진을 담은 '로마 선언'을 채택하고 결속을 재다짐 하는 동안 로마 거리는 EU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담은 '극과 극' 목소리로 엇갈렸다.

로마 도심에서는 이날 유럽연방행동, 우리들의 유럽 등 유럽통합 지지 단체와 유로스톱, 국민행동운동 등 EU 반대 단체 회원 등 도합 약 3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6개의 집회가 열렸다.

통합 유럽을 지지하는 시위대는 푸른 바탕에 금색 별이 박힌 EU 깃발을 앞세운 채 '나는 유럽을 사랑한다', '함께하면 일어서고, 분열되면 넘어진다', '유럽 없이는 내 삶도 형편없을 것'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유럽의 단결을 촉구했다. EU 찬성 시위대에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EU의 분열을 촉발한 영국민 상당수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유로화와 EU에 반대한다', 'EU는 끝났다' 등의 글귀를 담은 플래카드를 앞세운 유럽 통합 반대 의견이 분출했다. EU에 반대하는 이탈리아 우파 정당 이탈리아 형제당의 조르지아 멜라니 대표는 로마의 한 대학에서 진행된 집회에서 "EU의 실험은 끝났다"며 "EU는 문을 닫아야 하고, 우리는 새로운 길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마 조약'에 서명한 6개국 중 하나로 EU 원년 멤버인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EU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나라로 꼽히지만 1999년 유럽 단일 통화인 유로화를 채택한 뒤 경제가 전혀 성장하지 않으며 실업률과 빈곤율이 높아진 탓에 최근 들어 반 EU 기류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 기관 ISPOS에 따르면 이탈리아인의 24%만이 EU가 이탈리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U로 인해 이탈리아가 불이익을 보고 있다는 응답이 44%에 달했다.

한편, 이날 영국 런던을 비롯해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독일 베를린, 폴란드 바르샤바 등 유럽 곳곳에서도 유럽의 통합을 지지하는 연대 집회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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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로마조약 60주년’…유럽 주요도시에선 EU찬반 시위
    • 입력 2017-03-26 03:42:55
    • 수정2017-03-26 03:43:34
    국제
영국의 이탈로 분열 위기를 맞은 유럽연합(EU) 회원 27개국 정상들이 60년 전 EU의 기틀을 다진 '로마 조약'의 서명이 이뤄진 이탈리아 로마에 25일 다시 모여 결속을 재다짐했다.

EU 지도자들이 르네상스 건축가가 설계한 로마 시내 캄피돌리오 언덕의 유서 깊은 건물에서 영국 없는 EU의 청사진을 담은 '로마 선언'을 채택하고 결속을 재다짐 하는 동안 로마 거리는 EU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담은 '극과 극' 목소리로 엇갈렸다.

로마 도심에서는 이날 유럽연방행동, 우리들의 유럽 등 유럽통합 지지 단체와 유로스톱, 국민행동운동 등 EU 반대 단체 회원 등 도합 약 3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6개의 집회가 열렸다.

통합 유럽을 지지하는 시위대는 푸른 바탕에 금색 별이 박힌 EU 깃발을 앞세운 채 '나는 유럽을 사랑한다', '함께하면 일어서고, 분열되면 넘어진다', '유럽 없이는 내 삶도 형편없을 것'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유럽의 단결을 촉구했다. EU 찬성 시위대에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EU의 분열을 촉발한 영국민 상당수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유로화와 EU에 반대한다', 'EU는 끝났다' 등의 글귀를 담은 플래카드를 앞세운 유럽 통합 반대 의견이 분출했다. EU에 반대하는 이탈리아 우파 정당 이탈리아 형제당의 조르지아 멜라니 대표는 로마의 한 대학에서 진행된 집회에서 "EU의 실험은 끝났다"며 "EU는 문을 닫아야 하고, 우리는 새로운 길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마 조약'에 서명한 6개국 중 하나로 EU 원년 멤버인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EU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나라로 꼽히지만 1999년 유럽 단일 통화인 유로화를 채택한 뒤 경제가 전혀 성장하지 않으며 실업률과 빈곤율이 높아진 탓에 최근 들어 반 EU 기류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 기관 ISPOS에 따르면 이탈리아인의 24%만이 EU가 이탈리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U로 인해 이탈리아가 불이익을 보고 있다는 응답이 44%에 달했다.

한편, 이날 영국 런던을 비롯해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독일 베를린, 폴란드 바르샤바 등 유럽 곳곳에서도 유럽의 통합을 지지하는 연대 집회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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