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 효과’ 색조화장품 판매 증가…대용량 제품도 인기

입력 2017.03.26 (09:06) 수정 2017.03.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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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황의 여파로 립스틱, 술, 담배 등 이른바 '불황형 소비품목' 매출이 늘고 있다. 또 대용량 제품이나 중고 제품 등을 구매하는 실용적 소비 성향도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G마켓의 색조 화장품 판매는 전년보다 34% 늘었다. 색조 화장품 가운데 립스틱이 36%, 매니큐어가 26% 각각 증가했다. 2015년에는 색조 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26%, 2014년에는 9%가 늘어나는 등 최근 3년 사이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색조 화장품 매출도 전년보다 17.8% 증가했다. 헬스·뷰티 스토어 CJ올리브영도 지난 2∼4일 진행된 올해 첫 세일 매출을 집계한 결과, 색조 화장품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0% 늘었으며 이 가운데 립스틱은 무려 120%나 급증했다.

업계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오히려 립스틱 판매가 증가한다는 이른바 '립스틱 효과'로 분석하고 있다. '립스틱 효과'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기에 경제가 어려운데도 립스틱 매출만은 오르는 기현상에 경제학자들이 붙인 용어다.

주류 중에서는 싼 가격에 쉽게 취할 수 있는 서민 술인 소주 판매가 증가했으나 위스키 같은 고급술은 반대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한 해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 한 병에 1천190원에 팔리는 소주 매출은 전년보다 8.7%, 올해 1∼2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각각 늘었다. 반면 700㎖ 한 병에 4만4천700원인 시바스 리갈 12년산을 포함한 위스키 매출은 이 기간 각각 0.5%와 0.8% 줄었다. 또 서민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담배 역시 지난해 약 729억 개비가 팔려 전년(667억 개비)보다 9.3% 증가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대용량 제품을 사려는 경향도 강해졌다. 이에 맞춰 업체들도 대용량 제품을 새롭게 내놓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는 지난해 1ℓ에 달하는 대용량 커피 '메가 아메리카노'(946㎖)를 출시했다. 스몰 사이즈(355㎖)나 레귤러 사이즈(450㎖)보다 양이 2∼3배에 이르지만 단위당 가격은 메가 사이즈가 스몰 사이즈보다 절반가량 저렴하다.

서울우유도 경제적 부담 없이 요구르트를 즐길 수 있도록 일반 요구르트(60㎖)와 비교해 12배 이상 많은 서울우유 750㎖ 오렌지 요구르트를 내놓았다.

수천 원의 싼 가격에 좋을 물건을 살 수 있는 다이소 등 저가 유통업체와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매장 모든 제품이 거의 5천원 이하이고 2천원 이하 제품 비중이 70∼80%에 이르는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1조5천600억원으로 전년보다 30% 늘어났다. 2012년 850개 정도였던 다이소 점포 수는 2015년 1천 개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1월 말 기준으로는 1천150개에 이르렀다.

온라인쇼핑사이트에서도 중고 매출이 크게 늘었다. G마켓의 지난해 중고 제품 판매는 전년보다 240%, 옥션에서는 15% 각각 증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G마켓의 경우 중고 소형가전이 2천650%, 중고 골프채는 186%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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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6 09:06:53
    • 수정2017-03-26 09:18:14
    경제
경제 불황의 여파로 립스틱, 술, 담배 등 이른바 '불황형 소비품목' 매출이 늘고 있다. 또 대용량 제품이나 중고 제품 등을 구매하는 실용적 소비 성향도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G마켓의 색조 화장품 판매는 전년보다 34% 늘었다. 색조 화장품 가운데 립스틱이 36%, 매니큐어가 26% 각각 증가했다. 2015년에는 색조 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26%, 2014년에는 9%가 늘어나는 등 최근 3년 사이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색조 화장품 매출도 전년보다 17.8% 증가했다. 헬스·뷰티 스토어 CJ올리브영도 지난 2∼4일 진행된 올해 첫 세일 매출을 집계한 결과, 색조 화장품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0% 늘었으며 이 가운데 립스틱은 무려 120%나 급증했다.

업계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오히려 립스틱 판매가 증가한다는 이른바 '립스틱 효과'로 분석하고 있다. '립스틱 효과'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기에 경제가 어려운데도 립스틱 매출만은 오르는 기현상에 경제학자들이 붙인 용어다.

주류 중에서는 싼 가격에 쉽게 취할 수 있는 서민 술인 소주 판매가 증가했으나 위스키 같은 고급술은 반대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한 해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 한 병에 1천190원에 팔리는 소주 매출은 전년보다 8.7%, 올해 1∼2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각각 늘었다. 반면 700㎖ 한 병에 4만4천700원인 시바스 리갈 12년산을 포함한 위스키 매출은 이 기간 각각 0.5%와 0.8% 줄었다. 또 서민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담배 역시 지난해 약 729억 개비가 팔려 전년(667억 개비)보다 9.3% 증가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대용량 제품을 사려는 경향도 강해졌다. 이에 맞춰 업체들도 대용량 제품을 새롭게 내놓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는 지난해 1ℓ에 달하는 대용량 커피 '메가 아메리카노'(946㎖)를 출시했다. 스몰 사이즈(355㎖)나 레귤러 사이즈(450㎖)보다 양이 2∼3배에 이르지만 단위당 가격은 메가 사이즈가 스몰 사이즈보다 절반가량 저렴하다.

서울우유도 경제적 부담 없이 요구르트를 즐길 수 있도록 일반 요구르트(60㎖)와 비교해 12배 이상 많은 서울우유 750㎖ 오렌지 요구르트를 내놓았다.

수천 원의 싼 가격에 좋을 물건을 살 수 있는 다이소 등 저가 유통업체와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매장 모든 제품이 거의 5천원 이하이고 2천원 이하 제품 비중이 70∼80%에 이르는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1조5천600억원으로 전년보다 30% 늘어났다. 2012년 850개 정도였던 다이소 점포 수는 2015년 1천 개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1월 말 기준으로는 1천150개에 이르렀다.

온라인쇼핑사이트에서도 중고 매출이 크게 늘었다. G마켓의 지난해 중고 제품 판매는 전년보다 240%, 옥션에서는 15% 각각 증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G마켓의 경우 중고 소형가전이 2천650%, 중고 골프채는 186%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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