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그램] ‘특별한 이름’ 야구 감독의 세계

입력 2017.03.27 (08:46) 수정 2017.03.2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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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를 알아보는 스포츠그램 시간입니다.

이번 주 금요일 2017년 프로야구가 개막하는데요,

오늘은 야구단을 이끄는 총책임자 감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야구 감독은 축구나 농구 같은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특별한 점이 굉장히 많다고 하는데요.

<질문>
한성윤 기자! 먼저 야구 감독은 명칭부터 다른 종목과는 구별된다죠?

<답변>
우리말로는 똑같이 감독이지만, 영어로 하면 야구 감독과 축구 감독은 전혀 다릅니다.

마치 내과의사와 외과 의사를 지칭하는 단어가 따로 있는 것과 비슷한데요,

명칭의 차이만큼 실제 역할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야구를 제외한 다른 종목들은 감독은 헤드코치(Head coach)라고 표현하는데요,

미국에서 야구 감독은 매니저(Manager)라고 말합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단 전체를 통솔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야구 감독을 매니저라고 부르는 건, 야구의 전통 때문입니다.

1800년대 미국에서 감독과 주장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았는데요.

고참급 선수가 영수증 처리나 기차표 예약 등을 담당하기도하고, 작전 등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전통이 굳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야구 감독을 매니저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질문>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인데 야구 감독은 정장을 입지 않고, 유니폼을 입더군요?

<답변>
선수들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는 종목을 야구밖에 없습니다.

유니폼은 입은 이유 역시 초창기 야구에선 감독이 곧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야구에서 최초로 유니폼을 입은 팀은 1800년대 중반 명문팀이던 뉴욕 니커보커스입니다.

따로 감독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고참급 선수가 지금 감독의 역할까지 수행해서 당연히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유니폼을 입지 않은 감독도 있는데요,

메이저리그 최다승 감독인 코니 맥 감독은 정장 차림으로 50년간 감독 역할을 했습니다.

코니 맥이 감독에서 물러난 1950년 이후로는 모든 감독이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질문>
야구에는 유니폼을 입은 사람만 그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는 규정도 있다죠?

<답변>
코니 맥 감독은 양복을 입었기 때문에, 항상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곤 했습니다.

실제 농구나 축구 같은 경우에는 감독이 경기장에 진입할 경우 퇴장을 당하는데, 이것이 야구와 다른 스포츠의 가장 큰 차이이기도 합니다.

농구나 축구에서는 감독이 항의를 하더라도 결코 경기장안으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반면 야구 감독은 경기장안에서 심판에게 항의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바로 야구 규칙 때문입니다.

야구 규칙 3.15항에 따르면 '경기 중 유니폼을 입은 선수와 코치 및 감독, 그리고 경기 종사가 이외에는 경기장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일본의 고교야구 같은 경우는 감독이 경기장에 들어올 수 없는 특이한 규정이 있다죠?

<답변>
일본 학생 야구만의 특이사항인데요,

일본 고교야구에서는 감독에게 항의권이 주어지지 않고 코치나 선수만 항의할 수 있어서 감독이 경기장에 나설 수 없습니다.

이런 규칙이 생긴 것은 학생 야구에서 항의하는 모습이 교육적이지 못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일본 고교야구는 심판들이 모두 무급 자원봉사자여서, 오심도 자주 나오는데요,

오심을 당해도 항의하기가 어렵습니다.

감독에게 항의권이 있다면 항의를 많이 하겠지만, 어린 선수들이 심판들을 상대로 항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본 고교야구에서는 전령이라는 제도가 있는데요,

감독이 경기장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전령이 감독의 지시를 투수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고교야구 감독이 경기장에 나서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죠?

<답변>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1970년대 고교야구에서는 야구 감독이 그라운드에 나서는 게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981년에 야구 감독이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고교야구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감독의 지시를 전달하는 전령이 있었고요,

감독은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감독이 그라운드에 들어가면 학생 야구의 본분을 해친다는 이유가 가장 컸고요,

다음으로는 게임의 신속한 경기 진행을 방해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981년도에 감독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감독들의 그라운드 진입을 허용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선택이 달랐는데요,

일본 고교야구가 아직도 인기를 끌고 있는 건 바로 학생 야구만의 매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프로만을 쫓아가는 우리나라 고교야구의 모습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는, 야구계가 고민해야할 대목입니다.

<질문>
일본의 야구 감독은 전부 교사로 구성되어 있나요?

<답변>
우리나라는 대부분 프로 출신이 감독을 하고 있는데요.

일본은 교사 자격증을 가져야만 고교야구 감독을 할 수 있습니다.

학생 야구에서 일본은 학생, 우리나라는 야구가 강조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야구 유니폼은 긴 바지라서 감독들이 입어도 잘 어울리는 군요?

<답변>
야구 유니폼이 축구나 농구처럼 반바지 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하게 되는데요.

그렇다면 감독들이 입기 조금 부담스럽지 않을까, 아마도 정장을 입도록 제도가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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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7 08:49:33
    • 수정2017-03-27 09: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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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를 알아보는 스포츠그램 시간입니다.

이번 주 금요일 2017년 프로야구가 개막하는데요,

오늘은 야구단을 이끄는 총책임자 감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야구 감독은 축구나 농구 같은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특별한 점이 굉장히 많다고 하는데요.

<질문>
한성윤 기자! 먼저 야구 감독은 명칭부터 다른 종목과는 구별된다죠?

<답변>
우리말로는 똑같이 감독이지만, 영어로 하면 야구 감독과 축구 감독은 전혀 다릅니다.

마치 내과의사와 외과 의사를 지칭하는 단어가 따로 있는 것과 비슷한데요,

명칭의 차이만큼 실제 역할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야구를 제외한 다른 종목들은 감독은 헤드코치(Head coach)라고 표현하는데요,

미국에서 야구 감독은 매니저(Manager)라고 말합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단 전체를 통솔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야구 감독을 매니저라고 부르는 건, 야구의 전통 때문입니다.

1800년대 미국에서 감독과 주장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았는데요.

고참급 선수가 영수증 처리나 기차표 예약 등을 담당하기도하고, 작전 등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전통이 굳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야구 감독을 매니저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질문>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인데 야구 감독은 정장을 입지 않고, 유니폼을 입더군요?

<답변>
선수들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는 종목을 야구밖에 없습니다.

유니폼은 입은 이유 역시 초창기 야구에선 감독이 곧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야구에서 최초로 유니폼을 입은 팀은 1800년대 중반 명문팀이던 뉴욕 니커보커스입니다.

따로 감독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고참급 선수가 지금 감독의 역할까지 수행해서 당연히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유니폼을 입지 않은 감독도 있는데요,

메이저리그 최다승 감독인 코니 맥 감독은 정장 차림으로 50년간 감독 역할을 했습니다.

코니 맥이 감독에서 물러난 1950년 이후로는 모든 감독이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질문>
야구에는 유니폼을 입은 사람만 그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는 규정도 있다죠?

<답변>
코니 맥 감독은 양복을 입었기 때문에, 항상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곤 했습니다.

실제 농구나 축구 같은 경우에는 감독이 경기장에 진입할 경우 퇴장을 당하는데, 이것이 야구와 다른 스포츠의 가장 큰 차이이기도 합니다.

농구나 축구에서는 감독이 항의를 하더라도 결코 경기장안으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반면 야구 감독은 경기장안에서 심판에게 항의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바로 야구 규칙 때문입니다.

야구 규칙 3.15항에 따르면 '경기 중 유니폼을 입은 선수와 코치 및 감독, 그리고 경기 종사가 이외에는 경기장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일본의 고교야구 같은 경우는 감독이 경기장에 들어올 수 없는 특이한 규정이 있다죠?

<답변>
일본 학생 야구만의 특이사항인데요,

일본 고교야구에서는 감독에게 항의권이 주어지지 않고 코치나 선수만 항의할 수 있어서 감독이 경기장에 나설 수 없습니다.

이런 규칙이 생긴 것은 학생 야구에서 항의하는 모습이 교육적이지 못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일본 고교야구는 심판들이 모두 무급 자원봉사자여서, 오심도 자주 나오는데요,

오심을 당해도 항의하기가 어렵습니다.

감독에게 항의권이 있다면 항의를 많이 하겠지만, 어린 선수들이 심판들을 상대로 항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본 고교야구에서는 전령이라는 제도가 있는데요,

감독이 경기장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전령이 감독의 지시를 투수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고교야구 감독이 경기장에 나서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죠?

<답변>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1970년대 고교야구에서는 야구 감독이 그라운드에 나서는 게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981년에 야구 감독이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고교야구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감독의 지시를 전달하는 전령이 있었고요,

감독은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감독이 그라운드에 들어가면 학생 야구의 본분을 해친다는 이유가 가장 컸고요,

다음으로는 게임의 신속한 경기 진행을 방해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981년도에 감독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감독들의 그라운드 진입을 허용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선택이 달랐는데요,

일본 고교야구가 아직도 인기를 끌고 있는 건 바로 학생 야구만의 매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프로만을 쫓아가는 우리나라 고교야구의 모습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는, 야구계가 고민해야할 대목입니다.

<질문>
일본의 야구 감독은 전부 교사로 구성되어 있나요?

<답변>
우리나라는 대부분 프로 출신이 감독을 하고 있는데요.

일본은 교사 자격증을 가져야만 고교야구 감독을 할 수 있습니다.

학생 야구에서 일본은 학생, 우리나라는 야구가 강조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야구 유니폼은 긴 바지라서 감독들이 입어도 잘 어울리는 군요?

<답변>
야구 유니폼이 축구나 농구처럼 반바지 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하게 되는데요.

그렇다면 감독들이 입기 조금 부담스럽지 않을까, 아마도 정장을 입도록 제도가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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