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여행국 남한은 157개, 북한은?

입력 2017.03.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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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튼 캐피털(Arton Capital)'이란 글로벌투자이민 금융자문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매년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세계 여권 지수(Passport Index)' 순위를 공개하는데요. 이는 비자 없이 얼마나 많은 국가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지를 바탕으로 각 나라 여권에 순위를 매긴 겁니다. 다시 말하면 '여권의 파워(Power)'를 보여주는 셈이죠.

‘세계 여권 지수(Passport Index)’‘세계 여권 지수(Passport Index)’

최근 발표된 2017년 여권 지수 순위에서 1위는 비자 없이 160개 나라를 갈 수 있는 독일이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 2위는 스웨덴(159개 국), 3위는 덴마크, 프랑스 등(158개 국)이었고, 대한민국은 미국,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등과 함께 4위(157개 국) 그룹에 올랐습니다. 5위 일본(156개 국), 18위 홍콩(140개 국), 70위 중국(56개 국)보다도 높은, 아시아 1위였습니다.

남한의 여권 지수, 미국과 공동 4위남한의 여권 지수, 미국과 공동 4위

북한의 여권 지수, 85위북한의 여권 지수, 85위

북한은 어떨까요? 비자 없이도 갈 수 있는 나라는 불과 40개 국, 순위로는 85위에 그쳤습니다. 비자면제(Visa free) 협정을 맺은 나라가 10곳, 나머지 30곳은 도착비자(Visa on arrival) 또는 전자여행허가(ESTA)로 비자 없는 여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일어난 김정남 암살 사건 이전 상황까지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제는 말레이시아도 비자면제 협정을 파기했으니 '39개 국'만 남은 셈이죠. 이 39개 나라 가운데 13개 나라가 아프리카에 있는 국가입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에 대해 국제사회 대부분이 등을 돌렸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은 북한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편이었습니다. 과거 냉전시대 북한이 아프리카와 동남아 국가 등을 대상으로 비동맹 외교에 힘을 쏟았기 때문입니다. 각국의 독재자들을 평양에 초대해 환대하고 독재통치와 김일성 우상화를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2월)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엔 회원국이라면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대북 제재이행 보고서를, 아프리카 전체 54개 나라 중에서는 불과 11개국만 제출했습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 마커스 놀런드는 "북한은 제재를 우회하려는 전략으로 일부러 아프리카 국가를 노릴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골칫거리' 북한에 대해 아프리카 국가들도 이제는 서서히 고개를 돌리고 있습니다. 보츠와나는 북한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지난 2014년 북한과 단교했고, 북한의 4차·5차 핵실험 때는 규탄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우간다 역시 북한에 맡겼던 군과 경찰 훈련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 이후인 지난해 6월 계약 만료 이후부터 갱신을 하지 않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습니다.

남한과 북한의 여권남한과 북한의 여권

여기에 결정적으로 김정남 암살 사건은 북한과 비자면제 협정을 맺은 나라들에게 고민을 던졌습니다. 싱가포르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지난해 10월 북한과의 비자면제 협정을 파기했고요. 김정남 암살로 동남아 유일의 비자면제 협정국인 말레이시아까지 여기에 동참했습니다.

범죄자들이 유유히 공항을 드나들고 국제협약이 사용 금지한 화학무기를 사용해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나라들의 고민도 점점 더욱 커졌을 법합니다. 우리 외교부도 이런 틈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과 비자면제 협정을 맺고 있는 중남미 2개 국, '아이티'와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에 협정 유지를 재고해 달라고 최근 요청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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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비자 여행국 남한은 157개, 북한은?
    • 입력 2017-03-27 17:32:18
    정치
'아튼 캐피털(Arton Capital)'이란 글로벌투자이민 금융자문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매년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세계 여권 지수(Passport Index)' 순위를 공개하는데요. 이는 비자 없이 얼마나 많은 국가를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지를 바탕으로 각 나라 여권에 순위를 매긴 겁니다. 다시 말하면 '여권의 파워(Power)'를 보여주는 셈이죠.

‘세계 여권 지수(Passport Index)’
최근 발표된 2017년 여권 지수 순위에서 1위는 비자 없이 160개 나라를 갈 수 있는 독일이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 2위는 스웨덴(159개 국), 3위는 덴마크, 프랑스 등(158개 국)이었고, 대한민국은 미국,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등과 함께 4위(157개 국) 그룹에 올랐습니다. 5위 일본(156개 국), 18위 홍콩(140개 국), 70위 중국(56개 국)보다도 높은, 아시아 1위였습니다.

남한의 여권 지수, 미국과 공동 4위
북한의 여권 지수, 85위
북한은 어떨까요? 비자 없이도 갈 수 있는 나라는 불과 40개 국, 순위로는 85위에 그쳤습니다. 비자면제(Visa free) 협정을 맺은 나라가 10곳, 나머지 30곳은 도착비자(Visa on arrival) 또는 전자여행허가(ESTA)로 비자 없는 여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일어난 김정남 암살 사건 이전 상황까지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제는 말레이시아도 비자면제 협정을 파기했으니 '39개 국'만 남은 셈이죠. 이 39개 나라 가운데 13개 나라가 아프리카에 있는 국가입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에 대해 국제사회 대부분이 등을 돌렸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은 북한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편이었습니다. 과거 냉전시대 북한이 아프리카와 동남아 국가 등을 대상으로 비동맹 외교에 힘을 쏟았기 때문입니다. 각국의 독재자들을 평양에 초대해 환대하고 독재통치와 김일성 우상화를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2월)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엔 회원국이라면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대북 제재이행 보고서를, 아프리카 전체 54개 나라 중에서는 불과 11개국만 제출했습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 마커스 놀런드는 "북한은 제재를 우회하려는 전략으로 일부러 아프리카 국가를 노릴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골칫거리' 북한에 대해 아프리카 국가들도 이제는 서서히 고개를 돌리고 있습니다. 보츠와나는 북한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지난 2014년 북한과 단교했고, 북한의 4차·5차 핵실험 때는 규탄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우간다 역시 북한에 맡겼던 군과 경찰 훈련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 이후인 지난해 6월 계약 만료 이후부터 갱신을 하지 않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습니다.

남한과 북한의 여권
여기에 결정적으로 김정남 암살 사건은 북한과 비자면제 협정을 맺은 나라들에게 고민을 던졌습니다. 싱가포르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지난해 10월 북한과의 비자면제 협정을 파기했고요. 김정남 암살로 동남아 유일의 비자면제 협정국인 말레이시아까지 여기에 동참했습니다.

범죄자들이 유유히 공항을 드나들고 국제협약이 사용 금지한 화학무기를 사용해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나라들의 고민도 점점 더욱 커졌을 법합니다. 우리 외교부도 이런 틈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과 비자면제 협정을 맺고 있는 중남미 2개 국, '아이티'와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에 협정 유지를 재고해 달라고 최근 요청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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