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변호사·의사도 블로그 순위 조작?…못 믿을 블로그

입력 2017.03.3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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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 결과를 볼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보세요?"

시민1 : "블로그를 자주 찾아봐요. 생생한 사진도 많고, 직접 그곳을 가보진 않았지만 직접 가본 느낌이 든달까."

기자 : "그럼 어떤 블로그부터 들어가서 보시나요?"

시민2 : "아무래도 제일 밑에 있는 것보다는 시간이 덜 걸리니까 위쪽부터 쭉 훑어보면서 검색하죠."


실제 이용 경험을 토대로 사진은 물론, 상세한 설명을 해주는 블로그가 최근 인기다. 평범했던 프로그램 개발자 39살 이 모 씨는 여기에 착안했다. 블로그를 상위에 노출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라. 쏠쏠하겠는데?

이 씨는 마케팅 업체 대표 윤 씨와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사람이 일일이 블로그를 클릭해 블로그 노출 순위를 올리는 방법에서 탈피해, 기계적인 방법을 통해 자동으로 순위를 조작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1시간에 20여 차례 해당 블로그에 자동으로 들어가는 방식. 1시간에 2~3차례 정도만 가능했던 기존 순위 조작 프로그램보다 성공적이었다. PC가 아닌, 앱 형식이라 휴대하면서도 항시 조작할 수 있었다.

"저 변호사인데요, 블로그 홍보 가능할까요?"

블로그 순위를 높여주겠다는 말에 벌떼같이 구매자들이 몰렸다.

이 씨 : "블로그 홍보 필요하지 않으세요? 그럼 저희가 딱 맞습니다. 원하는 순위까지 높여드립니다."

구매자 1 : "경쟁 성형외과 홍보팀한테 물어보니, 요즘은 블로그 홍보가 대세라고 하는데, 얼마나 높여 주실 수 있죠?"

이 씨 : "저희한테 한 달에 3~40만 원만 내십시오. 상위에 꼭 노출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씨와 윤 씨는 전국 61군데 마케팅업체 등에 판매했다. 네트워크형 한의원 소속 한의사,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중고차 매매업자 등 다양한 직종이 상당수였다. 그 대가로 이 씨는 개발비 천만 원을 포함해 앱 유지 보수 명목으로 1개 블로그마다 12만 원씩 총 1억 5천여만 원을 챙겼다. 윤 씨도 이 씨만큼 억대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경쟁 블로그의 순위를 낮춰주세요!"

이 씨와 윤 씨가 제작한 앱이 인기를 끌게 되자, 이들이 제작한 앱을 분석한 이도 나타났다. 28살 홍 모 씨는 상위 노출 프로그램을 모방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상위 노출 프로그램이 있다면, 하위 노출 프로그램도 쓸모가 있겠는걸?' 홍 씨의 예상은 적중했다. 경쟁 블로그 순위를 하락시키는 프로그램이라고 홍보 글을 올렸더니, 22명의 업체 관계자가 연락을 걸어왔다. 1건당 10만 원에서 40만 원까지 받아 챙겼다.

그리고 이들의 순위 장난은 경찰이 첩보를 입수해 이 씨와 윤 씨, 홍 씨 등 프로그램 개발자들은 물론, 이를 구매해 블로그 홍보에 이용한 82명 모두 입건되면서 마무리됐다.

경찰은 "지금도 각종 포털사이트 상에서 이와 비슷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블로그 순위조작을 할 수 있다는 홍보성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며 블로그 관리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자동프로그램 등을 이용한 블로그 방문횟수 조작 행위는 범죄행위"라며 "이러한 프로그램을 제작한 사람뿐만 아니라 이를 의뢰한 사람 역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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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변호사·의사도 블로그 순위 조작?…못 믿을 블로그
    • 입력 2017-03-30 10:58:26
    취재후·사건후
기자 :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 결과를 볼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보세요?"

시민1 : "블로그를 자주 찾아봐요. 생생한 사진도 많고, 직접 그곳을 가보진 않았지만 직접 가본 느낌이 든달까."

기자 : "그럼 어떤 블로그부터 들어가서 보시나요?"

시민2 : "아무래도 제일 밑에 있는 것보다는 시간이 덜 걸리니까 위쪽부터 쭉 훑어보면서 검색하죠."


실제 이용 경험을 토대로 사진은 물론, 상세한 설명을 해주는 블로그가 최근 인기다. 평범했던 프로그램 개발자 39살 이 모 씨는 여기에 착안했다. 블로그를 상위에 노출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라. 쏠쏠하겠는데?

이 씨는 마케팅 업체 대표 윤 씨와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사람이 일일이 블로그를 클릭해 블로그 노출 순위를 올리는 방법에서 탈피해, 기계적인 방법을 통해 자동으로 순위를 조작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1시간에 20여 차례 해당 블로그에 자동으로 들어가는 방식. 1시간에 2~3차례 정도만 가능했던 기존 순위 조작 프로그램보다 성공적이었다. PC가 아닌, 앱 형식이라 휴대하면서도 항시 조작할 수 있었다.

"저 변호사인데요, 블로그 홍보 가능할까요?"

블로그 순위를 높여주겠다는 말에 벌떼같이 구매자들이 몰렸다.

이 씨 : "블로그 홍보 필요하지 않으세요? 그럼 저희가 딱 맞습니다. 원하는 순위까지 높여드립니다."

구매자 1 : "경쟁 성형외과 홍보팀한테 물어보니, 요즘은 블로그 홍보가 대세라고 하는데, 얼마나 높여 주실 수 있죠?"

이 씨 : "저희한테 한 달에 3~40만 원만 내십시오. 상위에 꼭 노출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씨와 윤 씨는 전국 61군데 마케팅업체 등에 판매했다. 네트워크형 한의원 소속 한의사,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중고차 매매업자 등 다양한 직종이 상당수였다. 그 대가로 이 씨는 개발비 천만 원을 포함해 앱 유지 보수 명목으로 1개 블로그마다 12만 원씩 총 1억 5천여만 원을 챙겼다. 윤 씨도 이 씨만큼 억대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경쟁 블로그의 순위를 낮춰주세요!"

이 씨와 윤 씨가 제작한 앱이 인기를 끌게 되자, 이들이 제작한 앱을 분석한 이도 나타났다. 28살 홍 모 씨는 상위 노출 프로그램을 모방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상위 노출 프로그램이 있다면, 하위 노출 프로그램도 쓸모가 있겠는걸?' 홍 씨의 예상은 적중했다. 경쟁 블로그 순위를 하락시키는 프로그램이라고 홍보 글을 올렸더니, 22명의 업체 관계자가 연락을 걸어왔다. 1건당 10만 원에서 40만 원까지 받아 챙겼다.

그리고 이들의 순위 장난은 경찰이 첩보를 입수해 이 씨와 윤 씨, 홍 씨 등 프로그램 개발자들은 물론, 이를 구매해 블로그 홍보에 이용한 82명 모두 입건되면서 마무리됐다.

경찰은 "지금도 각종 포털사이트 상에서 이와 비슷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블로그 순위조작을 할 수 있다는 홍보성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며 블로그 관리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자동프로그램 등을 이용한 블로그 방문횟수 조작 행위는 범죄행위"라며 "이러한 프로그램을 제작한 사람뿐만 아니라 이를 의뢰한 사람 역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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