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포스트 차이나’는 결국 인도…“자주 만나자”

입력 2017.03.30 (16:24) 수정 2017.03.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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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은 인도인들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28일(현지시간) 인도 외교차관과 면담을 한 뒤 양국 관계가 관광분야와 방산 분야 등에서 더 끈끈해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느꼈다고 밝혔다.

임 차관의 이번 인도 방문은 여러 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시점상 중국의 전략적 경쟁국인 인도와의 협력 강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임 차관은 또 KBS 특파원과 인터뷰를 통해 양국 ‘외교-국방차관 연석회의’를 연내에 가동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는 일문일답.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이번 인도 외교차관과 협의 내용에 대한 특파원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이번 인도 외교차관과 협의 내용에 대한 특파원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도 관광객 송출 2위 국가"…'인도 부자'들이 한국 방문해야 한다

- 인도 방문은 처음이라고 했는데 인도 외교부 측 반응과 분위기는 어떠했는지?

= 인도 외교차관과의 귓속말을 주고받을 정도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특히 뉴델리 하이데라바드 하우스는, 모디 총리가 회담을 위해 자주 사용하는 곳인데, 한국 외교단을 위해 이곳을 마련했다고 할 정도로 적극성을 보였다.

- 한-인도 간 경제분야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었는가?

= 현재 진행 중인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을 위해 2번 만났는데, 오는 5월에 세 번째로 만나서 원활하게 마무리해서 양국 간 교역․투자 증진에 기여하도록 하자고 논의했다. 또 인도의 인프라 개발을 위한 한국의 100억 달러 금융패키지 지원 사업이 조속한 시일 내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하자고 논의했다.

한국의 K-9 자주포 수출을 비롯해 방산 협력의사도 교환했다. 이미 진출한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도 있었다. 고압차단기 수출 기업의 일부 수출품목이 CEPA 혜택을 못 받게 돼서 이것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자는 수준이었다. 지하철 공사 입찰에 제한이 걸린 한국기업에 대해서도 너무 과도한 제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문화교류에 대해서는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 네루대학교 한국어 학과가 운영 중인데 더 잘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한국인들이 인도를 더 많이 방문했으면 한다는 말도 들었다. 또 인도는 관광분야에 대해서는 중국이 관광객 송출 1위 국가라면 인도가 관광객 송출 2위라고 강조하면서 한국을 많이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하더라.

관광분야는 매우 진지한 논의였고, 인도 진출한 관광공사와 협력해서 정말 돈을 많이 쓸 수 있는 '부자'들이 한국을 찾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 체계로 인한 '오비이락' 격인 논의였는데, 우리도 모든 면에서 인도로 좀 눈을 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성남 외교부 차관이 주인도 한국대사관 김경한 공사참사관과 대화하고 있다.임성남 외교부 차관이 주인도 한국대사관 김경한 공사참사관과 대화하고 있다.

인도의 '액트 이스트'(Act East, 신동방정책)에 적극 부응해야

- 인도는 한국을 현재 통상 파트너로 인식하는 수준인가, 더 넓은 교류를 희망하는 것인가?

= 경제적인 파트너로도 중요시한다. 이전까지 동방정책(Look East policy)을 뛰어넘어 서로 무엇인가를 같이 하자는 '신동방정책'의 상대로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우리와 모든 입장이 같다고 밝혔다. 정치적인 관점에선 인도도 파키스탄과 분단국가라고 생각하면서 한국과 동병상련의 시각도 갖고 있다. 결국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과거 인도가 친북, 비동맹 노선에서는 많이 탈피해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 인도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이라면 어떤 것이 있었나?

= 인도 측에서는 양국 간 무역 역조가 심각하다면서 확대 균형을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혔다. 또 인도 측은 한국에서 고위관계자(장차관급)가 너무 안 온다며 인도에 대한 더 많은 관심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인도의 인프라 개발을 위한 한국의 100억 달러 금융패키지 지원 사업이 조속한 시일 내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할 것을 논의하기도 했다. 결국 자주 보자는 얘기인데, 우리 외교스타일도 좀 편하게 '1박 2일'로 오갈 수 있는 '원포인트 출장'으로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한국의 위상은 국제적으로 계속 커지고 이렇게 방문해달라고 하는 국가도 많은데, 방문단이나 안건을 크게 해서 가려면 시기를 계속 놓치고 하니 '외교 스타일의 경량화'를 새 정부에서 선보일 필요 있다고 느꼈다. 이전과 같은 정상외교도 하고 몸이 가벼운 외교도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사드' 계기로 한국도 시야 넓혀야

임 차관은 마지막으로 한국의 지식인 사회, 언론도 시각을 다양화해야 할 시기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국제뉴스에 있어서 큰 지진과 사망 사고가 아니더라도 한반도 인접국가 이외에 많은 나라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의미였다.

또 영국에서 대사로 근무하던 시기를 언급하며, 영국인들은 폭넓은 관심사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전 영국인들은 세상 곳곳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제국을 운영했고, 제국 몰락 이후에는 돈벌이를 위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 약력>
▲외시 14회 ▲외교부 문화협력과장 ▲북미 3ㆍ1과장 ▲주미 대사관 정무참사관 ▲한미 안보협력관 ▲6자회담 차석대표 겸 북핵외교기획단장 ▲주중 공사 ▲6자회담 수석대표 겸 한반도평화협력본부장 ▲주영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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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30 16:24:20
    • 수정2017-03-30 16:24:41
    특파원 리포트
"돈 많은 인도인들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28일(현지시간) 인도 외교차관과 면담을 한 뒤 양국 관계가 관광분야와 방산 분야 등에서 더 끈끈해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느꼈다고 밝혔다.

임 차관의 이번 인도 방문은 여러 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시점상 중국의 전략적 경쟁국인 인도와의 협력 강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임 차관은 또 KBS 특파원과 인터뷰를 통해 양국 ‘외교-국방차관 연석회의’를 연내에 가동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는 일문일답.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이번 인도 외교차관과 협의 내용에 대한 특파원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도 관광객 송출 2위 국가"…'인도 부자'들이 한국 방문해야 한다

- 인도 방문은 처음이라고 했는데 인도 외교부 측 반응과 분위기는 어떠했는지?

= 인도 외교차관과의 귓속말을 주고받을 정도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특히 뉴델리 하이데라바드 하우스는, 모디 총리가 회담을 위해 자주 사용하는 곳인데, 한국 외교단을 위해 이곳을 마련했다고 할 정도로 적극성을 보였다.

- 한-인도 간 경제분야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었는가?

= 현재 진행 중인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을 위해 2번 만났는데, 오는 5월에 세 번째로 만나서 원활하게 마무리해서 양국 간 교역․투자 증진에 기여하도록 하자고 논의했다. 또 인도의 인프라 개발을 위한 한국의 100억 달러 금융패키지 지원 사업이 조속한 시일 내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하자고 논의했다.

한국의 K-9 자주포 수출을 비롯해 방산 협력의사도 교환했다. 이미 진출한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도 있었다. 고압차단기 수출 기업의 일부 수출품목이 CEPA 혜택을 못 받게 돼서 이것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자는 수준이었다. 지하철 공사 입찰에 제한이 걸린 한국기업에 대해서도 너무 과도한 제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문화교류에 대해서는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 네루대학교 한국어 학과가 운영 중인데 더 잘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한국인들이 인도를 더 많이 방문했으면 한다는 말도 들었다. 또 인도는 관광분야에 대해서는 중국이 관광객 송출 1위 국가라면 인도가 관광객 송출 2위라고 강조하면서 한국을 많이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하더라.

관광분야는 매우 진지한 논의였고, 인도 진출한 관광공사와 협력해서 정말 돈을 많이 쓸 수 있는 '부자'들이 한국을 찾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 체계로 인한 '오비이락' 격인 논의였는데, 우리도 모든 면에서 인도로 좀 눈을 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성남 외교부 차관이 주인도 한국대사관 김경한 공사참사관과 대화하고 있다.
인도의 '액트 이스트'(Act East, 신동방정책)에 적극 부응해야

- 인도는 한국을 현재 통상 파트너로 인식하는 수준인가, 더 넓은 교류를 희망하는 것인가?

= 경제적인 파트너로도 중요시한다. 이전까지 동방정책(Look East policy)을 뛰어넘어 서로 무엇인가를 같이 하자는 '신동방정책'의 상대로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우리와 모든 입장이 같다고 밝혔다. 정치적인 관점에선 인도도 파키스탄과 분단국가라고 생각하면서 한국과 동병상련의 시각도 갖고 있다. 결국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과거 인도가 친북, 비동맹 노선에서는 많이 탈피해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 인도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이라면 어떤 것이 있었나?

= 인도 측에서는 양국 간 무역 역조가 심각하다면서 확대 균형을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혔다. 또 인도 측은 한국에서 고위관계자(장차관급)가 너무 안 온다며 인도에 대한 더 많은 관심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인도의 인프라 개발을 위한 한국의 100억 달러 금융패키지 지원 사업이 조속한 시일 내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할 것을 논의하기도 했다. 결국 자주 보자는 얘기인데, 우리 외교스타일도 좀 편하게 '1박 2일'로 오갈 수 있는 '원포인트 출장'으로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한국의 위상은 국제적으로 계속 커지고 이렇게 방문해달라고 하는 국가도 많은데, 방문단이나 안건을 크게 해서 가려면 시기를 계속 놓치고 하니 '외교 스타일의 경량화'를 새 정부에서 선보일 필요 있다고 느꼈다. 이전과 같은 정상외교도 하고 몸이 가벼운 외교도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사드' 계기로 한국도 시야 넓혀야

임 차관은 마지막으로 한국의 지식인 사회, 언론도 시각을 다양화해야 할 시기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국제뉴스에 있어서 큰 지진과 사망 사고가 아니더라도 한반도 인접국가 이외에 많은 나라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의미였다.

또 영국에서 대사로 근무하던 시기를 언급하며, 영국인들은 폭넓은 관심사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전 영국인들은 세상 곳곳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제국을 운영했고, 제국 몰락 이후에는 돈벌이를 위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 약력>
▲외시 14회 ▲외교부 문화협력과장 ▲북미 3ㆍ1과장 ▲주미 대사관 정무참사관 ▲한미 안보협력관 ▲6자회담 차석대표 겸 북핵외교기획단장 ▲주중 공사 ▲6자회담 수석대표 겸 한반도평화협력본부장 ▲주영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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