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회고록서 “최태민, 10·26 이후 군부대 격리”

입력 2017.03.30 (17:07) 수정 2017.03.3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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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뉴스9] 전두환 회고록…“10·26 후 최태민 전방부대 격리”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1979년) 10·26 이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영애 근혜 양과 함께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 등을 주도해왔던 최태민 씨를 상당 시간 전방의 군 부대에 격리시켜 놓았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그때까지 근혜 양을 등에 업고 많은 물의를 빚어낸 바 있고 그로 인해 생전의 박정희 대통령을 괴롭혀 온 사실은 이미 관계기관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며 "최태민 씨가 더 이상 박정희 대통령 유족의 주변을 맴돌며 비행을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격리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다만 "처벌을 전제로 수사를 하지는 않았다"며 "최 씨 행적을 캐다 보면 박정희 대통령과 그 유족의 명예에 큰 손상을 입히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또 10·26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자금 9억5천만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돈 가운데 3억5천만원을 수사비에 보태달라며 돌려줬다고 증언했다.

2002년 2월 당시 이회창 총재가 이끌던 한나라당을 탈당해 3개월 뒤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한 박근혜 의원은 대권 도전을 시사하며 전 전 대통령에게 지원을 부탁했다는 내용도 서술됐다.

전 전 대통령은 "박근혜 의원은 내게 사람들을 보내 자신의 대권 의지를 내비치며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해왔다"면서 "나는 생각 끝에 완곡하게 그런 뜻을 접으라는 말을 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박 의원이 지닌 여건과 능력으로는 무리한 욕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박 의원이 대통령이 되는 데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봤고, 실패했을 경우 '아버지를 욕보이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87년 6·29 선언 당시의 비화도 소개했다.

6·29 선언을 준비할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직선제 개헌을 건의할 테니 크게 노해 호통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 전 대통령은 "나더러 반대해달라고 한 것은 없던 일로 하자. 그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고 위선적인 처사다. 세상에는 비밀이 없는데 나중에 진실이 알려지면 훗날 나와 노 대표를 국민이 어떻게 볼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을 타일렀다고 밝혔다.

1987년 6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수용한 이유에 대해선 재임 중 군을 동원하는 일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 데다, 직선제를 하더라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전 전 대통령은 회고했다.

'전두환 회고록'은 모두 2천 쪽에 달하며 10·26사태 이후 대통령이 되기까지 과정을 담은 1권 '혼돈의 시대', 대통령 재임 중 국정수행 내용을 서술한 2권 '청와대 시절', 성장 과정과 군인 시절·대통령 퇴임 후 일들을 담은 3권 '황야에 서다' 등 총 세 권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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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두환, 회고록서 “최태민, 10·26 이후 군부대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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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3-30 22: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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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뉴스9] 전두환 회고록…“10·26 후 최태민 전방부대 격리”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1979년) 10·26 이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영애 근혜 양과 함께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 등을 주도해왔던 최태민 씨를 상당 시간 전방의 군 부대에 격리시켜 놓았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그때까지 근혜 양을 등에 업고 많은 물의를 빚어낸 바 있고 그로 인해 생전의 박정희 대통령을 괴롭혀 온 사실은 이미 관계기관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며 "최태민 씨가 더 이상 박정희 대통령 유족의 주변을 맴돌며 비행을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격리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다만 "처벌을 전제로 수사를 하지는 않았다"며 "최 씨 행적을 캐다 보면 박정희 대통령과 그 유족의 명예에 큰 손상을 입히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또 10·26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자금 9억5천만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돈 가운데 3억5천만원을 수사비에 보태달라며 돌려줬다고 증언했다.

2002년 2월 당시 이회창 총재가 이끌던 한나라당을 탈당해 3개월 뒤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한 박근혜 의원은 대권 도전을 시사하며 전 전 대통령에게 지원을 부탁했다는 내용도 서술됐다.

전 전 대통령은 "박근혜 의원은 내게 사람들을 보내 자신의 대권 의지를 내비치며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해왔다"면서 "나는 생각 끝에 완곡하게 그런 뜻을 접으라는 말을 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박 의원이 지닌 여건과 능력으로는 무리한 욕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박 의원이 대통령이 되는 데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봤고, 실패했을 경우 '아버지를 욕보이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87년 6·29 선언 당시의 비화도 소개했다.

6·29 선언을 준비할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직선제 개헌을 건의할 테니 크게 노해 호통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 전 대통령은 "나더러 반대해달라고 한 것은 없던 일로 하자. 그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고 위선적인 처사다. 세상에는 비밀이 없는데 나중에 진실이 알려지면 훗날 나와 노 대표를 국민이 어떻게 볼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을 타일렀다고 밝혔다.

1987년 6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수용한 이유에 대해선 재임 중 군을 동원하는 일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 데다, 직선제를 하더라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전 전 대통령은 회고했다.

'전두환 회고록'은 모두 2천 쪽에 달하며 10·26사태 이후 대통령이 되기까지 과정을 담은 1권 '혼돈의 시대', 대통령 재임 중 국정수행 내용을 서술한 2권 '청와대 시절', 성장 과정과 군인 시절·대통령 퇴임 후 일들을 담은 3권 '황야에 서다' 등 총 세 권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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