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장인…할머니와 손자가 대결을?

입력 2017.04.0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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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청양군에는 구수한 청국장 실력을 뽐내는 할머니와 손자가 있다. 35년 동안 청국장을 만들어 온 장희문(77) 할머니와 전통에 젊은 감각을 더했다고 자부하는 손자 박정기(30) 씨다.

"젊은 사람이 얼마나 잘 하겠어"…3년간 일배워 우려 잠재우다!


정기 씨가 할머니의 청국장을 전수받기 위해 도시에서 시골로 온 것은 8년 전. 부모님 뜻에 따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번번히 낙방하자, 그 길이 자신의 길이 아님을 알게 됐다.


여느 젊은이들처럼 앞날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정기 씨에게 아버지 박용석(55) 씨는 할머니의 청국장 사업을 이어받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규모는 작지만 열심히 해서 한번 잘 키워보라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렇지만 할머니와 아버지는 내심 걱정했다. 한참 젊은 사람이 시골에서 청국장 만드는 일을 얼마나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어서다. 정기 씨는 꼬박 3년 동안 할머니 밑에서 일을 배우며 이런 우려를 잠재웠다.

그걸 본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이제 연세도 있고 건강도 챙기셔야 하니 청국장 일을 손자에게 물려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청국장 사업은 할머니 손에서 정기 씨 손으로 넘겨졌다.

"몸은 편한데, 어쩐지 허전해"


청국장 사업을 손자에게 넘긴 뒤, 할머니는 고생도 덜고 몸도 편해졌다. 손자 부부를 끼고 지내는 '복많은 노인'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그러나 어쩐지 허전하다. 평생 해온 일을 빼앗긴 것 같아서다. 한편 정기 씨는 아직도 자신이 못 미더워 사사건건 참견하는 할머니에게 섭섭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누구보다 서로를 걱정하고 인정하는 두 사람. 할머니는 고생하는 손자가 안쓰럽고, 정기 씨는 아직도 일에서 떠나지 못하는 할머니의 건강이 걱정된다.


함께 한 지 어느덧 8년. 더 깊은 맛이 나는 청국장을 만들기 위해 대충대충은 허락하지 않는 할머니와 손자다. 두 사람의 구수한 봄날이 지금 펼쳐진다. '인간극장-청국장 대결, 할매 vs 손자'는 4월 3일(월)~7일(금) 오전 7시 5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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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국장 장인…할머니와 손자가 대결을?
    • 입력 2017-04-02 08:13:20
    방송·연예
충청남도 청양군에는 구수한 청국장 실력을 뽐내는 할머니와 손자가 있다. 35년 동안 청국장을 만들어 온 장희문(77) 할머니와 전통에 젊은 감각을 더했다고 자부하는 손자 박정기(30) 씨다.

"젊은 사람이 얼마나 잘 하겠어"…3년간 일배워 우려 잠재우다!


정기 씨가 할머니의 청국장을 전수받기 위해 도시에서 시골로 온 것은 8년 전. 부모님 뜻에 따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번번히 낙방하자, 그 길이 자신의 길이 아님을 알게 됐다.


여느 젊은이들처럼 앞날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정기 씨에게 아버지 박용석(55) 씨는 할머니의 청국장 사업을 이어받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규모는 작지만 열심히 해서 한번 잘 키워보라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렇지만 할머니와 아버지는 내심 걱정했다. 한참 젊은 사람이 시골에서 청국장 만드는 일을 얼마나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어서다. 정기 씨는 꼬박 3년 동안 할머니 밑에서 일을 배우며 이런 우려를 잠재웠다.

그걸 본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이제 연세도 있고 건강도 챙기셔야 하니 청국장 일을 손자에게 물려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청국장 사업은 할머니 손에서 정기 씨 손으로 넘겨졌다.

"몸은 편한데, 어쩐지 허전해"


청국장 사업을 손자에게 넘긴 뒤, 할머니는 고생도 덜고 몸도 편해졌다. 손자 부부를 끼고 지내는 '복많은 노인'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그러나 어쩐지 허전하다. 평생 해온 일을 빼앗긴 것 같아서다. 한편 정기 씨는 아직도 자신이 못 미더워 사사건건 참견하는 할머니에게 섭섭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누구보다 서로를 걱정하고 인정하는 두 사람. 할머니는 고생하는 손자가 안쓰럽고, 정기 씨는 아직도 일에서 떠나지 못하는 할머니의 건강이 걱정된다.


함께 한 지 어느덧 8년. 더 깊은 맛이 나는 청국장을 만들기 위해 대충대충은 허락하지 않는 할머니와 손자다. 두 사람의 구수한 봄날이 지금 펼쳐진다. '인간극장-청국장 대결, 할매 vs 손자'는 4월 3일(월)~7일(금) 오전 7시 5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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