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처럼 사는 게 비결”…오래된 부부의 생존법

입력 2017.04.04 (11:1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흔히 "부부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살아야 한다"거나 "부부는 일심동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의 '졸혼'이란 말이 유행하고, 이혼이 급증하는 요즘에도 이런 말들이 유효할까? 부부가 한마음으로 살 수 없다면 떨어져 지내거나 헤어지는 것만이 답일까?

'따로 또 같이' 사는 임종기(56), 오경아(51) 부부를 통해 요즘 시대 오래 산 부부의 생존법(?)을 알아본다.

감상용 '채소' 정원?


강원도 속초에는 범상치 않은 정원이 있다. 정원의 주인은 임종기, 오경아 부부.

이들은 골조만 남은 폐가를 수리해 집을 짓고, 가구 전부를 손수 제작했다. 정원엔 상추, 대파 등 각종 채소가 꽃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이 채소가 먹는 용도가 아니라 감상하기 위한 것이란다.

동네에서도 포기한 폐가에 감상하기 위한 채소라니, 이 부부에게 대체 어떤 속사정이 있는 걸까.

방송작가서 가든 디자이너로, 교수서 목수로


아내 오경아 씨는 원래 잘나가는 라디오 작가였다. 그랬던 그녀가 지금은 잡초와 전쟁을 벌이고, 일주일에 한 번은 몸살이 날 정도로 넓은 정원을 돌본다.


남편 임종기 씨 역시 별나기는 마찬가지. 아내가 집을 팔아 두 딸과 함께 유학을 가겠다는데도 흔쾌히 허락하고, 7년이나 셋방살이를 했는데도 불만이 없단다. 그 역시 아내처럼 직업도 바꿨다. 전에는 본업이 교수, 취미가 목공이었다면, 지금은 본업이 목수, 부업이 교수가 됐다.

남들은 편안하고 볼 것 많은 서울살이를 꿈꾸지만, 서울에 볼 일이 있으면 울며 겨자먹기하며 갈 정도로 서울이라면 질색한다는 부부. 범상치 않은 부부의 인생 2막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사람은 둘, 방은 셋…"따로 또 같이 사는 재미가 있어요"


부부는 인생의 커다란 방향에 있어서 마치 붕어빵처럼 닮았다. 이들은 돈보다 하고 싶은 일을 중시하며, 서울보다 시골을 선호한다. 집이나 가구 등 취향도 비슷해서 아내는 집안의 모든 가구를 남편에게 의뢰할 정도다.

그런데 이 부부는 각방을 쓴다. 같이 사용하는 방까지 합치면 부부가 쓰는 방은 총 3개. 이뿐만 아니라 자로 잰 듯 아내의 정원과 남편의 목공 작업장 사이에 통나무로 담을 만들어 각자 구획을 나눴다.

나는 정리하는 게 취민데, 남편은 어지르는 게 취미라서 담을 만들어 아예 안 보고 사는 게 속 편하다는 게 아내 오경아 씨의 설명이다. 생각은 비슷하지만 습관은 180도 다른 부부가 어떻게 3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살았을까.

"오래 산 부부일수록 여러 관계 필요"


부부는 말한다, 오래 산 부부일수록 여러 관계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때로는 동업자이자 친구로, 또 남남처럼 사는 것이 오래도록 잘 사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특히 돈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워서 아내 유학, 남편의 장비 구입 때문에 집을 팔아 전세방이나 월세방을 전전하다가 창고살이를 했을 때도 서로에 대해 불만이 없었다고 한다.

도대체 부부란 무엇일까. 4월 5일(수) 저녁 7시 35분 KBS 1TV '사람과 사람들-아내의 정원에 봄이 왔습니다'에서 이 시대 부부의 의미를 돌아본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남남처럼 사는 게 비결”…오래된 부부의 생존법
    • 입력 2017-04-04 11:18:40
    방송·연예
흔히 "부부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살아야 한다"거나 "부부는 일심동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의 '졸혼'이란 말이 유행하고, 이혼이 급증하는 요즘에도 이런 말들이 유효할까? 부부가 한마음으로 살 수 없다면 떨어져 지내거나 헤어지는 것만이 답일까?

'따로 또 같이' 사는 임종기(56), 오경아(51) 부부를 통해 요즘 시대 오래 산 부부의 생존법(?)을 알아본다.

감상용 '채소' 정원?


강원도 속초에는 범상치 않은 정원이 있다. 정원의 주인은 임종기, 오경아 부부.

이들은 골조만 남은 폐가를 수리해 집을 짓고, 가구 전부를 손수 제작했다. 정원엔 상추, 대파 등 각종 채소가 꽃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이 채소가 먹는 용도가 아니라 감상하기 위한 것이란다.

동네에서도 포기한 폐가에 감상하기 위한 채소라니, 이 부부에게 대체 어떤 속사정이 있는 걸까.

방송작가서 가든 디자이너로, 교수서 목수로


아내 오경아 씨는 원래 잘나가는 라디오 작가였다. 그랬던 그녀가 지금은 잡초와 전쟁을 벌이고, 일주일에 한 번은 몸살이 날 정도로 넓은 정원을 돌본다.


남편 임종기 씨 역시 별나기는 마찬가지. 아내가 집을 팔아 두 딸과 함께 유학을 가겠다는데도 흔쾌히 허락하고, 7년이나 셋방살이를 했는데도 불만이 없단다. 그 역시 아내처럼 직업도 바꿨다. 전에는 본업이 교수, 취미가 목공이었다면, 지금은 본업이 목수, 부업이 교수가 됐다.

남들은 편안하고 볼 것 많은 서울살이를 꿈꾸지만, 서울에 볼 일이 있으면 울며 겨자먹기하며 갈 정도로 서울이라면 질색한다는 부부. 범상치 않은 부부의 인생 2막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사람은 둘, 방은 셋…"따로 또 같이 사는 재미가 있어요"


부부는 인생의 커다란 방향에 있어서 마치 붕어빵처럼 닮았다. 이들은 돈보다 하고 싶은 일을 중시하며, 서울보다 시골을 선호한다. 집이나 가구 등 취향도 비슷해서 아내는 집안의 모든 가구를 남편에게 의뢰할 정도다.

그런데 이 부부는 각방을 쓴다. 같이 사용하는 방까지 합치면 부부가 쓰는 방은 총 3개. 이뿐만 아니라 자로 잰 듯 아내의 정원과 남편의 목공 작업장 사이에 통나무로 담을 만들어 각자 구획을 나눴다.

나는 정리하는 게 취민데, 남편은 어지르는 게 취미라서 담을 만들어 아예 안 보고 사는 게 속 편하다는 게 아내 오경아 씨의 설명이다. 생각은 비슷하지만 습관은 180도 다른 부부가 어떻게 3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살았을까.

"오래 산 부부일수록 여러 관계 필요"


부부는 말한다, 오래 산 부부일수록 여러 관계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때로는 동업자이자 친구로, 또 남남처럼 사는 것이 오래도록 잘 사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특히 돈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워서 아내 유학, 남편의 장비 구입 때문에 집을 팔아 전세방이나 월세방을 전전하다가 창고살이를 했을 때도 서로에 대해 불만이 없었다고 한다.

도대체 부부란 무엇일까. 4월 5일(수) 저녁 7시 35분 KBS 1TV '사람과 사람들-아내의 정원에 봄이 왔습니다'에서 이 시대 부부의 의미를 돌아본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