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주요 도로에 살면 치매 12% 증가”

입력 2017.04.04 (18:1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대도시의 주요 도로 주변에 살면 치매 발병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영국 의학저널 <랜싯>에 실렸다. 연구를 진행한 기관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중 보건 연구진이다. 연구진은 거주지와 주요 도로 사이의 인접성, 즉 거리에 따른 신경퇴행성 질환(치매,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발병의 연관 관계를 조사하기로 했다. 최근 그 연관성에 대한 증거 자료가 나오자 대규모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링크] 영국 의학저널 ‘랜싯’ 연구논문

연구 대상은 5년 이상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거주한 20살에서 85살까지 660만 명이다. 연구 대상에 포함된 성인 가운데 신경계통 질환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거주지와 주요 도로의 거리를 조사했고, 치매와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의 발병 여부도 함께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2001년에서 2012년까지 치매 발병 환자는 243,611명, 파킨슨병 발병 환자는 31,577명, 다발성경화증 발병 환자는 9,247명이었다. 이들 환자의 거주지와 주요 도로간 거리를 분석해 질병 위험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파킨슨병과 다발성경화증 발병 환자들은 거주지와 주요 도로간 거리에 따른 통계학적 상관관계가 유의미하게 관측되지 않았지만, 치매 발병 환자들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도출됐다.


먼저 대도시의 주요 도로망(major traffic arteries)에 가장 가깝게 사는 사람의 경우, 치매 발병률이 평균에 비해 최대 12%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좀 더 정밀하게 보면, 주요 도로 50m 이내에 살면서 조사 기간 동안 집을 이사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최대 12% 높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수치가 "작지만 의미심장한 위험률 증가"(a small but significant increase in risk)라고 평가했다.


거리에 따른 치매 발병률 위험도를 평균적으로 계산하면, 주요 도로 50m 이내에 거주할 경우 치매 발병률은 평균 7% 상승하고 50~100m 사이에 거주할 경우 4% 상승, 100~200m 사이는 2%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m를 벗어날 경우에는 치매 발병률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 결과를 좀 더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인자, 즉 흡연, 비만, 운동, 교육 등으로 보정을 해봐도 "주요 도로에 가까이 살수록 치매 위험률이 높다"는 경향성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도시의 대기오염으로 발생한 초미세먼지가 치매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발표된 바 있다. 영국 랭커스터대 교수팀이 치매 등의 질환으로 사망한 환자 37명의 뇌를 분석한 결과, 뇌 조직에서 초미세먼지 입자 수백만 개가 검출됐다. 자철석 입자를 비롯해 백금이나 니켈 등 금속도 함께 발견됐다.

[링크] “미세먼지, 치매 발병 높인다”

바버라 메히어 영국 랭커스터대 교수는 "뇌 조직 1그램에서 수백만 개의 자철석 입자가 발견됐다. 자철석 입자들이 뇌세포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뇌에서 미세먼지 입자가 발견된 환자들은 모두 멕시코시티나 영국 맨체스터 등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에서 거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기 중에서 흡입하는 초미세먼지가 폐를 거치지 않고, 뇌로 직접 침투할 가능성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연구진은 뇌세포에서 발견된 초미세먼지 입자들은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위험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뇌에 침투한 초미세먼지가 뇌세포를 손상시켜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초미세먼지와 치매의 연관성에 대해선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다만 대도시의 오염된 공기와 소음에 자주, 오래 노출될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도시 주요 도로에 살면 치매 12% 증가”
    • 입력 2017-04-04 18:15:22
    취재K
대도시의 주요 도로 주변에 살면 치매 발병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영국 의학저널 <랜싯>에 실렸다. 연구를 진행한 기관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중 보건 연구진이다. 연구진은 거주지와 주요 도로 사이의 인접성, 즉 거리에 따른 신경퇴행성 질환(치매,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발병의 연관 관계를 조사하기로 했다. 최근 그 연관성에 대한 증거 자료가 나오자 대규모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링크] 영국 의학저널 ‘랜싯’ 연구논문

연구 대상은 5년 이상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거주한 20살에서 85살까지 660만 명이다. 연구 대상에 포함된 성인 가운데 신경계통 질환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거주지와 주요 도로의 거리를 조사했고, 치매와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의 발병 여부도 함께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2001년에서 2012년까지 치매 발병 환자는 243,611명, 파킨슨병 발병 환자는 31,577명, 다발성경화증 발병 환자는 9,247명이었다. 이들 환자의 거주지와 주요 도로간 거리를 분석해 질병 위험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파킨슨병과 다발성경화증 발병 환자들은 거주지와 주요 도로간 거리에 따른 통계학적 상관관계가 유의미하게 관측되지 않았지만, 치매 발병 환자들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도출됐다.


먼저 대도시의 주요 도로망(major traffic arteries)에 가장 가깝게 사는 사람의 경우, 치매 발병률이 평균에 비해 최대 12%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좀 더 정밀하게 보면, 주요 도로 50m 이내에 살면서 조사 기간 동안 집을 이사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최대 12% 높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수치가 "작지만 의미심장한 위험률 증가"(a small but significant increase in risk)라고 평가했다.


거리에 따른 치매 발병률 위험도를 평균적으로 계산하면, 주요 도로 50m 이내에 거주할 경우 치매 발병률은 평균 7% 상승하고 50~100m 사이에 거주할 경우 4% 상승, 100~200m 사이는 2%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m를 벗어날 경우에는 치매 발병률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 결과를 좀 더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인자, 즉 흡연, 비만, 운동, 교육 등으로 보정을 해봐도 "주요 도로에 가까이 살수록 치매 위험률이 높다"는 경향성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도시의 대기오염으로 발생한 초미세먼지가 치매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발표된 바 있다. 영국 랭커스터대 교수팀이 치매 등의 질환으로 사망한 환자 37명의 뇌를 분석한 결과, 뇌 조직에서 초미세먼지 입자 수백만 개가 검출됐다. 자철석 입자를 비롯해 백금이나 니켈 등 금속도 함께 발견됐다.

[링크] “미세먼지, 치매 발병 높인다”

바버라 메히어 영국 랭커스터대 교수는 "뇌 조직 1그램에서 수백만 개의 자철석 입자가 발견됐다. 자철석 입자들이 뇌세포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뇌에서 미세먼지 입자가 발견된 환자들은 모두 멕시코시티나 영국 맨체스터 등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에서 거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기 중에서 흡입하는 초미세먼지가 폐를 거치지 않고, 뇌로 직접 침투할 가능성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연구진은 뇌세포에서 발견된 초미세먼지 입자들은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위험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뇌에 침투한 초미세먼지가 뇌세포를 손상시켜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초미세먼지와 치매의 연관성에 대해선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다만 대도시의 오염된 공기와 소음에 자주, 오래 노출될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