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스타 이근호…‘세젤멋’ 기부하는 남자

입력 2017.04.10 (15:53) 수정 2017.04.10 (15: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근호 푸르메재단 홍보대사 위촉식 2015.06.24이근호 푸르메재단 홍보대사 위촉식 2015.06.24

언제부턴가 축구 선수 이근호에겐 '천사'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기 시작했다. 그가 천사로 불리게 된 이유는 바로 '기부'때문이다.

올해도 계속되는 기부천사

이근호의 소속팀 프로축구 K리그 강원 구단은 10일 이근호에 관한 보도 자료를 냈다. 지난 8일 이근호가 전북 현대와의 K리그 경기에 앞서 물품 후원식을 통해 K3리그 선수들에게 스포츠 테이프 후원을 약속했다는 내용이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3천만 원에 달하는 물품 지원이다.

프로축구가 아닌 아마추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팬들의 관심은 물론 후원사의 지원도 프로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그래서 이들에겐 부상 방지용으로 쓰는 스포츠 테이프 하나도 큰 도움이 된다.

이근호는 "좋은 기회가 생겨 K3리그 선수들을 도울 수 있었다.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지금의 이근호로 성장하게 됐다. 내가 받은 도움을 필요한 분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며 후원 이유를 설명했다.

이근호, K3 물품 지원 후원 약속 사진 2017.04.08이근호, K3 물품 지원 후원 약속 사진 2017.04.08

이근호는 고교 시절 엄청난 활약으로 주목받았지만, 프로축구 인천에 입단해서는 2군 생활의 어려움을 겪었다. 부진을 털고 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득점을 기록하기까지 말 그대로 산전수전을 겪은 그였기에 자신의 기부가 받는 이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잘 알고 있다.

습관성 기부자

이근호의 천사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이근호 유소년자선축구대회'를 열어 성금을 모았다. 현금 5천만 원과 2천만 원 상당의 축구용품을 축구사랑 나눔재단에 기부했다.

이근호 유소년자선축구대회 2016.8.28이근호 유소년자선축구대회 2016.8.28

지난 2015년에는 어린이재활병원건립기금 4천만 원을 기부했다. 더불어 이후 5년 동안 1억 원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장에서 쓰러진 '영록바' 신영록에게 천만 원의 재활 성금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곳에 다양한 방법(금액, 물품, 재능 등)으로 사랑 나눔을 생활화하고 있다.

[연관기사] ‘받은 사랑 나눌 줄 아는’ 축구 ★들의 실천 (2015.05.28)

기부해야 한다는 생각은 막연하게 있었다. 사비를 털어 재단을 만들고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자선 축구 경기와 장학금 전달 등을 통해 나눔을 해 온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보며 '언젠간, 나도' 라는 생각을 했다.

사랑 나눔의 모범을 보고 배운 이근호가 이후 본격 기부 활동에 나섰고 이근호를 보고 배운 후배들도 기부 활동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근호와 지난해 제주에서 함께 뛰었던 안현범은 지난해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받은 상금 500만 원을 한국 백혈병 소아암 협회에 기부했다. 축구판에 기분 좋은 사랑나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연관기사] 홍명보, ‘기부자 명예의 전당’ 가입 (2009.04.14)

이근호가 기부에 눈을 뜨게 된 건 2009년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 진출했을 때부터였다. K리그보다 적극적으로 팬 서비스 활동을 하는 J리그의 문화를 직접 경험하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나눔은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의무적으로 해야 함을 자연스레 깨달았다.

이후 국내에 복귀해서 지속해서 나눔 활동을 했고 자신의 스포츠용품 후원업체 미즈노와 계약 연장을 할 때엔 수익금 전액을 기부에 사용하는 조건까지 제시할 정도로 의욕적으로 기부를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미뤄둔 숙제…‘세젤멋’ 기부하는 남자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축구 분야를 취재해오며 꾸준히 이근호의 나눔 활동을 지켜봐 온 기자가 판단하기에 이근호에게 기부는 마치 '미뤄둔 숙제' 같다. 학창시절 방학 기간 내내 놀면서도 '방학숙제 해야 하는데….'하는 부담감에 제대로 놀지도 못했던 기억. 그리고 개학이 다가오면 그 '미뤄둔 방학숙제'를 단 며칠 안에 해치워낸(?) 발 빠른 실천력과 행동력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될까?

이근호에게 기부는 여유가 있을 때 하는 일회성 활동이 아니다. 간헐적인 행사가 아니다. 그에게 나눔이란 축구 선수 생활 내내 지속해서 무조건 해내야 하는 '미뤄둔 숙제'같은 것이다.

봉사와 나눔. 말은 쉽지만 행동하기엔 어려운 가치 있는 행동.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자신이 받은 사랑을 우리에게 되돌려주고 있는 이근호. 수많은 축구 선수를 지켜봐 왔지만 이런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세젤멋(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기부하는 남자, 이근호의 사랑 나눔이 축구 경기장에 냉기 없는 훈훈함을 안겨주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축구 스타 이근호…‘세젤멋’ 기부하는 남자
    • 입력 2017-04-10 15:53:06
    • 수정2017-04-10 15:53:16
    취재K
이근호 푸르메재단 홍보대사 위촉식 2015.06.24 언제부턴가 축구 선수 이근호에겐 '천사'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기 시작했다. 그가 천사로 불리게 된 이유는 바로 '기부'때문이다. 올해도 계속되는 기부천사 이근호의 소속팀 프로축구 K리그 강원 구단은 10일 이근호에 관한 보도 자료를 냈다. 지난 8일 이근호가 전북 현대와의 K리그 경기에 앞서 물품 후원식을 통해 K3리그 선수들에게 스포츠 테이프 후원을 약속했다는 내용이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3천만 원에 달하는 물품 지원이다. 프로축구가 아닌 아마추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팬들의 관심은 물론 후원사의 지원도 프로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그래서 이들에겐 부상 방지용으로 쓰는 스포츠 테이프 하나도 큰 도움이 된다. 이근호는 "좋은 기회가 생겨 K3리그 선수들을 도울 수 있었다.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지금의 이근호로 성장하게 됐다. 내가 받은 도움을 필요한 분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며 후원 이유를 설명했다. 이근호, K3 물품 지원 후원 약속 사진 2017.04.08 이근호는 고교 시절 엄청난 활약으로 주목받았지만, 프로축구 인천에 입단해서는 2군 생활의 어려움을 겪었다. 부진을 털고 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득점을 기록하기까지 말 그대로 산전수전을 겪은 그였기에 자신의 기부가 받는 이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잘 알고 있다. 습관성 기부자 이근호의 천사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이근호 유소년자선축구대회'를 열어 성금을 모았다. 현금 5천만 원과 2천만 원 상당의 축구용품을 축구사랑 나눔재단에 기부했다. 이근호 유소년자선축구대회 2016.8.28 지난 2015년에는 어린이재활병원건립기금 4천만 원을 기부했다. 더불어 이후 5년 동안 1억 원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장에서 쓰러진 '영록바' 신영록에게 천만 원의 재활 성금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곳에 다양한 방법(금액, 물품, 재능 등)으로 사랑 나눔을 생활화하고 있다. [연관기사] ‘받은 사랑 나눌 줄 아는’ 축구 ★들의 실천 (2015.05.28) 기부해야 한다는 생각은 막연하게 있었다. 사비를 털어 재단을 만들고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자선 축구 경기와 장학금 전달 등을 통해 나눔을 해 온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보며 '언젠간, 나도' 라는 생각을 했다. 사랑 나눔의 모범을 보고 배운 이근호가 이후 본격 기부 활동에 나섰고 이근호를 보고 배운 후배들도 기부 활동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근호와 지난해 제주에서 함께 뛰었던 안현범은 지난해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받은 상금 500만 원을 한국 백혈병 소아암 협회에 기부했다. 축구판에 기분 좋은 사랑나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연관기사] 홍명보, ‘기부자 명예의 전당’ 가입 (2009.04.14) 이근호가 기부에 눈을 뜨게 된 건 2009년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 진출했을 때부터였다. K리그보다 적극적으로 팬 서비스 활동을 하는 J리그의 문화를 직접 경험하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나눔은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의무적으로 해야 함을 자연스레 깨달았다. 이후 국내에 복귀해서 지속해서 나눔 활동을 했고 자신의 스포츠용품 후원업체 미즈노와 계약 연장을 할 때엔 수익금 전액을 기부에 사용하는 조건까지 제시할 정도로 의욕적으로 기부를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미뤄둔 숙제…‘세젤멋’ 기부하는 남자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축구 분야를 취재해오며 꾸준히 이근호의 나눔 활동을 지켜봐 온 기자가 판단하기에 이근호에게 기부는 마치 '미뤄둔 숙제' 같다. 학창시절 방학 기간 내내 놀면서도 '방학숙제 해야 하는데….'하는 부담감에 제대로 놀지도 못했던 기억. 그리고 개학이 다가오면 그 '미뤄둔 방학숙제'를 단 며칠 안에 해치워낸(?) 발 빠른 실천력과 행동력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될까? 이근호에게 기부는 여유가 있을 때 하는 일회성 활동이 아니다. 간헐적인 행사가 아니다. 그에게 나눔이란 축구 선수 생활 내내 지속해서 무조건 해내야 하는 '미뤄둔 숙제'같은 것이다. 봉사와 나눔. 말은 쉽지만 행동하기엔 어려운 가치 있는 행동.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자신이 받은 사랑을 우리에게 되돌려주고 있는 이근호. 수많은 축구 선수를 지켜봐 왔지만 이런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세젤멋(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기부하는 남자, 이근호의 사랑 나눔이 축구 경기장에 냉기 없는 훈훈함을 안겨주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