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문재인 “광화문광장 조성 논의는 참여정부 때부터”?

입력 2017.04.10 (18:19) 수정 2017.04.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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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0일 "광화문광장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역사, 문화 거리로 조성하자는 논의는 참여정부 때부터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실제 광화문광장이 만들어질 때 도로 중앙에 마치 거대한 '중앙분리대'처럼 만들어졌기 때문에 굉장히 아쉽습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문재인 후보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을 세종문화회관 방향으로 옮기는 구상을 설명하고 중앙정부의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재인 후보는 현재 광화문광장의 배치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한 뒤 "당초의 구상대로 광화문광장이 우리 역사문화를 상징하는, 의정부 제대로 복원하고 육조거리도 부분적으로 좀 복원하고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광화문광장 조성 논의가 참여정부 때부터 있었다는 문재인 후보의 발언은 사실일까?


팩트 체크

서울시 광화문광장 홈페이지에 따르면, 광화문광장 조성 논의가 시작된 것은 1990년대이다. 당시 세종로에 광장을 포함한 보행공간조성계획이 거론된 배경은 1994년 서울 정도 600년, 1995년 광복 50주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이전된 광화문을 제자리로 이전하고, 조선총독부로 인해 왜곡된 도시 축을 회복할 필요성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역사도시로서 서울의 정체성을 복원하기 위해 상징거리를 조성하려는 노력이 이때부터 시작됐다.

1994년 서울시의 의뢰로 서울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이 펴낸 '서울 상징거리 조성계획'은 구체적으로 상징거리 조성의 필요성과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6개 대상지 가운데 최종적으로 선정된 구간은 경복궁에서 남산을 거쳐 한강대교-예술의 전당에 이르는 구간으로, 상징거리의 특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8개의 상징 경관을 구상했다. 그 가운데 도심 구간인 광화문과 세종로의 주요 사업으로 광화문광장이 처음 등장한다.

1994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펴낸 ‘서울 상징거리 조성계획’에 실린 광화문광장 및 주변계획안. 현재의광화문광장과 달리 경복궁과 연결된 대형 광장을 조성하고 세종로의 교통체계와 가로수를 정비해 양쪽으로 보행로를 확보하였다.1994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펴낸 ‘서울 상징거리 조성계획’에 실린 광화문광장 및 주변계획안. 현재의광화문광장과 달리 경복궁과 연결된 대형 광장을 조성하고 세종로의 교통체계와 가로수를 정비해 양쪽으로 보행로를 확보하였다.

당시부터 광화문광장의 기본개념은 국가중심거리로서 품격을 회복하고 가로경관을 개선하며 쾌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현재 서울시의 추진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05년 완공을 목표로 한 이 계획은 1995년 언론에도 보도됐다. 그러나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서울시장이 관선에서 민선으로 바뀌고, 초대 민선시장이 된 조순 서울시장이 이 계획을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하면서 시행에 옮겨지지 못했다.

이후에도 광화문광장은 1995년 서울시의 '국가중심가로 조성계획', 1999년 서울시의 '시범 조망가로 기본계획'에서 그 구상이 이어지다가 2002년 문화재청의 '경복궁·광화문권역 문화재 환경정비'에 따라 계획이 구체화됐다. 이 때부터 광화문광장의 배치를 중심으로 좀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2003년 서울시는 '시민광장 조성 기본계획'을 통해 양측 배치안을 제시했다. 반면 2005년 문화재청은 '광화문 역사광장 조성계획'에서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치우친 안을 제시했다. 같은 해 서울시는 '시민광장 조성계획'을 통해 중앙배치안을 확정했다.

문재인 후보가 10일 언급한 참여정부 당시의 광화문광장안은 2005년 문화재청의 구상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다.

2005년 문화재청이 발간한 ‘경복궁 광화문 역사광장 조성 기본방향 수립 연구용역’에 실린 광화문광장안. 차로를 동쪽으로 치우치게 배치하고 12차선을 확보하였다.2005년 문화재청이 발간한 ‘경복궁 광화문 역사광장 조성 기본방향 수립 연구용역’에 실린 광화문광장안. 차로를 동쪽으로 치우치게 배치하고 12차선을 확보하였다.

국가중심거리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왕복 16차로인 세종로의 교통 기능 때문에 광화문광장 계획은 오랜 시간 계획에 그쳤다. 현재의 광화문광장은 오세훈 시장 시기에 추진된 것으로, 광화문-세종로사거리-청계광장으로 이어지는 세종로 중앙에 길이 555m, 너미 34m로 조성됐다. 16차로의 차도는 10차도로 축소하고 광장에는 거대한 세종대왕 동상이 세워졌다. 광화문광장은 2008년 5월 27일 착공해 2009년 7월말 완공됐다.


팩트 판정 : 사실 반 거짓 반

광화문광장의 조성 논의가 시작된 것은 김영삼 정부 중반이다. 그런데 참여정부 당시 중앙정부 차원에서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이 본격화된 사실이 있다. 사실과 거짓의 근거가 모두 있으므로 "광화문광장 조성 논의는 참여정부 때부터"라는 문재인 후보의 발언은 '사실 반 거짓 반'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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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4-12 11:04:53
    팩트체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0일 "광화문광장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역사, 문화 거리로 조성하자는 논의는 참여정부 때부터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실제 광화문광장이 만들어질 때 도로 중앙에 마치 거대한 '중앙분리대'처럼 만들어졌기 때문에 굉장히 아쉽습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문재인 후보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을 세종문화회관 방향으로 옮기는 구상을 설명하고 중앙정부의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재인 후보는 현재 광화문광장의 배치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한 뒤 "당초의 구상대로 광화문광장이 우리 역사문화를 상징하는, 의정부 제대로 복원하고 육조거리도 부분적으로 좀 복원하고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광화문광장 조성 논의가 참여정부 때부터 있었다는 문재인 후보의 발언은 사실일까?


팩트 체크

서울시 광화문광장 홈페이지에 따르면, 광화문광장 조성 논의가 시작된 것은 1990년대이다. 당시 세종로에 광장을 포함한 보행공간조성계획이 거론된 배경은 1994년 서울 정도 600년, 1995년 광복 50주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이전된 광화문을 제자리로 이전하고, 조선총독부로 인해 왜곡된 도시 축을 회복할 필요성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역사도시로서 서울의 정체성을 복원하기 위해 상징거리를 조성하려는 노력이 이때부터 시작됐다.

1994년 서울시의 의뢰로 서울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이 펴낸 '서울 상징거리 조성계획'은 구체적으로 상징거리 조성의 필요성과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6개 대상지 가운데 최종적으로 선정된 구간은 경복궁에서 남산을 거쳐 한강대교-예술의 전당에 이르는 구간으로, 상징거리의 특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8개의 상징 경관을 구상했다. 그 가운데 도심 구간인 광화문과 세종로의 주요 사업으로 광화문광장이 처음 등장한다.

1994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펴낸 ‘서울 상징거리 조성계획’에 실린 광화문광장 및 주변계획안. 현재의광화문광장과 달리 경복궁과 연결된 대형 광장을 조성하고 세종로의 교통체계와 가로수를 정비해 양쪽으로 보행로를 확보하였다.
당시부터 광화문광장의 기본개념은 국가중심거리로서 품격을 회복하고 가로경관을 개선하며 쾌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현재 서울시의 추진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05년 완공을 목표로 한 이 계획은 1995년 언론에도 보도됐다. 그러나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서울시장이 관선에서 민선으로 바뀌고, 초대 민선시장이 된 조순 서울시장이 이 계획을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하면서 시행에 옮겨지지 못했다.

이후에도 광화문광장은 1995년 서울시의 '국가중심가로 조성계획', 1999년 서울시의 '시범 조망가로 기본계획'에서 그 구상이 이어지다가 2002년 문화재청의 '경복궁·광화문권역 문화재 환경정비'에 따라 계획이 구체화됐다. 이 때부터 광화문광장의 배치를 중심으로 좀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2003년 서울시는 '시민광장 조성 기본계획'을 통해 양측 배치안을 제시했다. 반면 2005년 문화재청은 '광화문 역사광장 조성계획'에서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치우친 안을 제시했다. 같은 해 서울시는 '시민광장 조성계획'을 통해 중앙배치안을 확정했다.

문재인 후보가 10일 언급한 참여정부 당시의 광화문광장안은 2005년 문화재청의 구상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다.

2005년 문화재청이 발간한 ‘경복궁 광화문 역사광장 조성 기본방향 수립 연구용역’에 실린 광화문광장안. 차로를 동쪽으로 치우치게 배치하고 12차선을 확보하였다.
국가중심거리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왕복 16차로인 세종로의 교통 기능 때문에 광화문광장 계획은 오랜 시간 계획에 그쳤다. 현재의 광화문광장은 오세훈 시장 시기에 추진된 것으로, 광화문-세종로사거리-청계광장으로 이어지는 세종로 중앙에 길이 555m, 너미 34m로 조성됐다. 16차로의 차도는 10차도로 축소하고 광장에는 거대한 세종대왕 동상이 세워졌다. 광화문광장은 2008년 5월 27일 착공해 2009년 7월말 완공됐다.


팩트 판정 : 사실 반 거짓 반

광화문광장의 조성 논의가 시작된 것은 김영삼 정부 중반이다. 그런데 참여정부 당시 중앙정부 차원에서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이 본격화된 사실이 있다. 사실과 거짓의 근거가 모두 있으므로 "광화문광장 조성 논의는 참여정부 때부터"라는 문재인 후보의 발언은 '사실 반 거짓 반'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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