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창밖도 못 보고…재활원 장애인의 ‘눈물’

입력 2017.04.11 (12:33) 수정 2017.04.1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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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재활시설은 물론 엘리베이터도 없는 빌라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는 50명의 장애인들이 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이 항의해 창문도 가린 채 4년째 답답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이세중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5층짜리 빌라.

보통 빌라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창문마다 나무판자로 가림막을 하고 있습니다.

집 안에서 밖을 볼 수 없게 막아 놓은 겁니다.

<녹취> "자꾸 항의가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창문마다 다 (막아놨어요.)"

지적·지체 장애인들이 임시로 사는 곳인데, 이웃 주민들이 자꾸 창밖을 쳐다본다고 항의해 창문을 가려놨습니다.

하늘도 마음껏 볼 수 없는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건 블록 놀이 정도입니다.

<인터뷰> 조명희(은평재활원 사회복지사) : "숙소 안에만 있다 보니까 서로 갈등도 많이 생기고 스트레스도 많이 생겨서 싸움도 자주 일어나고.."

<녹취> "하나 둘 셋 으쌰!"

엘리베이터가 없다 보니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매번 들어서 옮겨야 하고, 별도의 치료실도 없어 방 한쪽에서 재활 치료를 합니다.

<인터뷰> 이승연(가명·12세/지적·지체장애 1급) : "좁아서 불편해요.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좋겠고, 방이 좀 넓었으면 좋겠어요."

쉰 명의 장애인이 이곳에 자리를 잡은 건 4년 전.

재활원이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철거되면서 근처 빌라와 아파트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올해 말까지는 새 건물을 지어 옮길 계획이었지만 공사비가 부족해 착공도 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이상원(은평재활원 운영지원팀) : "바자회라든지 5월에 저희가 음악회를 통한 모금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980년 처음 문을 연 뒤 장애인 천여 명의 보금자리 역할을 했던 은평재활원.

남아 있는 쉰 명의 식구들은 하루빨리 새 시설에서 친구들과 재회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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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째 창밖도 못 보고…재활원 장애인의 ‘눈물’
    • 입력 2017-04-11 12:35:16
    • 수정2017-04-11 12:40:20
    뉴스 12
<앵커 멘트>

재활시설은 물론 엘리베이터도 없는 빌라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는 50명의 장애인들이 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이 항의해 창문도 가린 채 4년째 답답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이세중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5층짜리 빌라.

보통 빌라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창문마다 나무판자로 가림막을 하고 있습니다.

집 안에서 밖을 볼 수 없게 막아 놓은 겁니다.

<녹취> "자꾸 항의가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창문마다 다 (막아놨어요.)"

지적·지체 장애인들이 임시로 사는 곳인데, 이웃 주민들이 자꾸 창밖을 쳐다본다고 항의해 창문을 가려놨습니다.

하늘도 마음껏 볼 수 없는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건 블록 놀이 정도입니다.

<인터뷰> 조명희(은평재활원 사회복지사) : "숙소 안에만 있다 보니까 서로 갈등도 많이 생기고 스트레스도 많이 생겨서 싸움도 자주 일어나고.."

<녹취> "하나 둘 셋 으쌰!"

엘리베이터가 없다 보니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매번 들어서 옮겨야 하고, 별도의 치료실도 없어 방 한쪽에서 재활 치료를 합니다.

<인터뷰> 이승연(가명·12세/지적·지체장애 1급) : "좁아서 불편해요.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좋겠고, 방이 좀 넓었으면 좋겠어요."

쉰 명의 장애인이 이곳에 자리를 잡은 건 4년 전.

재활원이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철거되면서 근처 빌라와 아파트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올해 말까지는 새 건물을 지어 옮길 계획이었지만 공사비가 부족해 착공도 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이상원(은평재활원 운영지원팀) : "바자회라든지 5월에 저희가 음악회를 통한 모금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980년 처음 문을 연 뒤 장애인 천여 명의 보금자리 역할을 했던 은평재활원.

남아 있는 쉰 명의 식구들은 하루빨리 새 시설에서 친구들과 재회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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