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요격…미국의 시나리오는?

입력 2017.04.12 (14:11) 수정 2017.04.1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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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뉴스9] 美, 北 미사일 어떻게 요격하나?…SM-3 이용 유력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이 이를 요격할 준비가 돼 있음을 호주 등 동맹국에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호주의 한 일간지가 지난 11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호주 언론의 신빙성 여부를 떠나서 미국 행정부에게 '대북 미사일 요격'은 분명 매력적인 카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폐기하고 '전략적 응징'으로의 대전환을 공헌해왔다.

북한이 추가 무력 도발에 나설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어떤 식이든 이 '대전환'을 실제로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북한 선제타격론'은 미국 입장에서 제약이 많다.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과 미군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고, 북한이 일본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 국가들을 최우선 공격할 수 있는 점이 부담이다. 또, 북한 핵심 군사전력의 대부분이 굴속에 있어 군사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북한과의 직접적 무력 충돌은 피하면서, 미국의 군사력을 직접 김정은에게 과시할 수 있는 '대북 미사일 요격'이 힘을 받는 이유다.


    미국 미사일방어청이 공개한 SM-3 요격 미사일 시험 발사 모습(2014년 5월 20일)

'대북 미사일 요격' 시나리오는 무엇?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대북 미사일 요격' 시나리오는 이렇다.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나 함경북도 무수단리 인근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나 무수단 미사일 쏠 경우,

①이르면 오는 15일 한반도에 도착하는 칼빈슨함과 SM-3를 탑재한 이지스함이 높은 고도에서 비행 중인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고,

②이때 분석한 북한 미사일 발사 궤도 등 정보를 호위함과 공유해,

③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 시도마다 발사대와 근접한 호위함이 미사일 발사 초기인 저고도부터 격추하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이지스함에 실전 배치된 SM-3 블록1A의 요격 고도는 500km, 현재 실험 중인 SM-3 블록 2A의 요격 고도는 1,500km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SM-3 미사일의 요격률이 84%에 달한다며, SM-3를 MD 체제의 핵심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ICBM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낙하할 때 상당히 높은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북 미사일 요격' 카드의 함정

하지만 '대북 미사일 요격' 카드가 한미에게 마냥 꽃놀이패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나에게 날아와야 요격할 수 있는' 요격 미사일의 한계를 지적한다.

미국의 요격 미사일이 시나리오대로 작동하려면, 북한이 동해 상에서 일본 정동 쪽 방향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 때 SM-3를 탑재한 이지스함이 동해에 있어야 한다.

북한이 동북 방향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요격 성공 확률 '84%'는 보장이 안 될 수 있다.

만일 미국의 요격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우선 미국이 지금까지 자랑해왔던 MD(미사일 방어체계) 전력에 대한 의심이 커지게 된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를 상쇄시킬만한 다른 군사적 카드를 제시해야 하고, 그만큼 대북 압박 선택지는 줄어든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도입 결정 초기부터 존재했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무용론으로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군사, 경제, 문화적 압박 수위도 더 높아질 수도 있다.

미국도 우리 군 당국도 '대북 미사일 요격'을 공식적으로는 언급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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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미사일 요격…미국의 시나리오는?
    • 입력 2017-04-12 14:11:05
    • 수정2017-04-12 22:30:37
    취재K
[연관 기사] [뉴스9] 美, 北 미사일 어떻게 요격하나?…SM-3 이용 유력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이 이를 요격할 준비가 돼 있음을 호주 등 동맹국에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호주의 한 일간지가 지난 11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호주 언론의 신빙성 여부를 떠나서 미국 행정부에게 '대북 미사일 요격'은 분명 매력적인 카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폐기하고 '전략적 응징'으로의 대전환을 공헌해왔다. 북한이 추가 무력 도발에 나설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어떤 식이든 이 '대전환'을 실제로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북한 선제타격론'은 미국 입장에서 제약이 많다.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과 미군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고, 북한이 일본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 국가들을 최우선 공격할 수 있는 점이 부담이다. 또, 북한 핵심 군사전력의 대부분이 굴속에 있어 군사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북한과의 직접적 무력 충돌은 피하면서, 미국의 군사력을 직접 김정은에게 과시할 수 있는 '대북 미사일 요격'이 힘을 받는 이유다.
    미국 미사일방어청이 공개한 SM-3 요격 미사일 시험 발사 모습(2014년 5월 20일) '대북 미사일 요격' 시나리오는 무엇?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대북 미사일 요격' 시나리오는 이렇다.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나 함경북도 무수단리 인근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나 무수단 미사일 쏠 경우, ①이르면 오는 15일 한반도에 도착하는 칼빈슨함과 SM-3를 탑재한 이지스함이 높은 고도에서 비행 중인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고, ②이때 분석한 북한 미사일 발사 궤도 등 정보를 호위함과 공유해, ③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 시도마다 발사대와 근접한 호위함이 미사일 발사 초기인 저고도부터 격추하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이지스함에 실전 배치된 SM-3 블록1A의 요격 고도는 500km, 현재 실험 중인 SM-3 블록 2A의 요격 고도는 1,500km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SM-3 미사일의 요격률이 84%에 달한다며, SM-3를 MD 체제의 핵심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ICBM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낙하할 때 상당히 높은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북 미사일 요격' 카드의 함정 하지만 '대북 미사일 요격' 카드가 한미에게 마냥 꽃놀이패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나에게 날아와야 요격할 수 있는' 요격 미사일의 한계를 지적한다. 미국의 요격 미사일이 시나리오대로 작동하려면, 북한이 동해 상에서 일본 정동 쪽 방향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 때 SM-3를 탑재한 이지스함이 동해에 있어야 한다. 북한이 동북 방향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요격 성공 확률 '84%'는 보장이 안 될 수 있다. 만일 미국의 요격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우선 미국이 지금까지 자랑해왔던 MD(미사일 방어체계) 전력에 대한 의심이 커지게 된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를 상쇄시킬만한 다른 군사적 카드를 제시해야 하고, 그만큼 대북 압박 선택지는 줄어든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도입 결정 초기부터 존재했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무용론으로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군사, 경제, 문화적 압박 수위도 더 높아질 수도 있다. 미국도 우리 군 당국도 '대북 미사일 요격'을 공식적으로는 언급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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