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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같은 이유는?
입력 2017.04.12 (14:16) 수정 2017.04.12 (14:17) 멀티미디어 뉴스
백령도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같은 이유는?
얼마 전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 일간지에서 2015년 1월에서 2016년 6월까지 18개월 평균한 백령도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2.01㎍/㎥로 서울(23.77㎍/㎥)보다 훨씬 낮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며칠 뒤 환경과학원의 프로그램 오류로 에어코리아에 입력한 백령도의 농도가 약 10분의 1 정도로 과소 평가됐음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실제 백령도의 미세먼지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백령도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비슷'

같은 기간 입력 오류가 없었던 대기환경월보 자료를 입수해 두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재확인했다. 서울 중구 서소문동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47.72㎍/㎥, 초미세먼지 농도(PM2.5)는 23.77㎍/㎥였다. 백령도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47.88㎍/㎥, 초미세먼지 농도(PM2.5)는 23.71㎍/㎥였다. 소수점 아래 자리에서만 차이가 날 정도로 매우 비슷한 수치다.


백령도와 서울의 미세먼지 수준이 비슷하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던 바다. 지난해 6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2년 1월~2015년 7월 두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조사해 발표했다. 43개월 가운데 13개월이나 백령도가 서울보다 농도가 높았고,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는 내용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당시 이 사실을 두고 "차량이 적고 공장도 거의 없는 백령도의 오염도가 서울 중심가와 비슷하다는 건 중국을 포함해 해외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요인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똑같은 '사실'을 두고 전문가들은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다. 백령도와 서울의 농도가 단순히 중국의 영향으로만 결정되는 수치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미세먼지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급감



위 두 그래프의 차이를 살펴보자. 위쪽은 독일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유럽 다른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모습이다. 아래쪽은 지난 2013년 환경부가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 베이징-백령도-서울 구간의 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자료다.

베이징에서 200~500㎍/㎥까지 나타난 고농도 미세먼지는 서해를 지나며 백령도에 도달할 때까지는 독일과 비슷한 양상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서울까지는 더이상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미세먼지는 먼 거리를 이동하지만 거리가 멀어질수록 대기 중에서 확산되기 때문에 농도는 급격히 낮아진다"고 설명하면서 "베이징-백령도-서울 구간의 농도 변화는 단순히 오염 물질의 이동만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산둥성 동쪽 끝에서 서울까지 거리는 약 375km로 백령도까지의 거리(180km)의 두 배가 넘는다. 서울의 경우 백령도보다 중국 영향이 훨씬 적은데도 미세먼지 농도가 비슷하다는 것은 중국 이외의 요인이 상당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기상협회의 미세먼지 예측 모델일본기상협회의 미세먼지 예측 모델

비슷한 모습을 최근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며칠 전 '중국발 미세먼지 또 습격'이라는 제목으로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일본기상협회의 예측 모델이다. 얼핏 보기에는 중국에서 한반도까지 긴 먼지 띠가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모델에도 앞서 베이징-백령도-서울 구간의 농도 변화 양상이 그대로 나타난다. 중국 대륙에서 서해상까지는 농도가 꾸준히 줄어들지만 국내 내륙 지역에서는 농도가 다시 증가한다.

그렇다면 실제 국내 미세먼지에 미치는 중국발 오염 물질의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초미세먼지 영향, 국내 47% 中 41% 北 12%

그동안 국내와 국외 오염 물질을 구분한 기여율 추정치는 여러 차례 공개된 적이 있다. 지난 3월 21일 하루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국외 영향이 86%에 달한다는 자료도 발표됐다. 그러나 이러한 자료는 기간이 한정적이고, 국내와 국외 영향만 구분된 것이어서 구체적인 중국 영향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1년의 긴 기간 동안 국가별 기여율을 조사한 결과를 KBS 취재진이 입수했다.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연구진이 지난 2013년 1년 동안 국내와 중국, 북한, 일본을 대상으로 국가 간의 미세먼지 유입 비율을 모델을 통해 추정한 자료다.

결과를 보면 국내 자체 발생이 47%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중국의 영향은 41%로 나타났는데 이를 지역별로 나누면 베이징 등 중북부 지역이 16%로 가장 높았고, 상하이 등 남동부 지역이 12%, 북동부 지역은 11%로 나타났다. 인구밀도가 높고, 화력발전소나 공단이 많아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지역이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의 영향도 처음 분석됐다. 12%로 상당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이나 나무를 태워 연료로 사용하고, 지리적으로 가까워 유입되는 비율도 그만큼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렇다면 왜 2013년 자료일까? 연구진은 "중국이나 북한의 경우 배출량을 알기 어려워 국제 학계에서 공동으로 추산한 배출량을 초기 입력 자료로 사용하는데 가장 최신의 자료가 2013년 자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2013년의 환경이 최근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5㎍/㎥으로 지난해(26㎍/㎥)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고, 서풍의 빈도가 높아 중국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국내-국외 영향 모두 고려해야"

그동안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가 서울만큼 높다는 사실은 미세먼지의 중국 영향을 강조하는 근거로 많이 인용됐다. 그러나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를 결정하는 것은 중국 외에도 인근 해역의 오염물질 관리가 잘 안 되는 선박, 군대에서 배출되는 오염 물질, 지리적으로 인접한 북한의 영향 등 매우 복잡하게 작용한다. 서울의 미세먼지는 이보다 훨씬 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에도 그동안의 연구 결과로는 국내 미세먼지에 있어 자체 발생과 외부 유입 모두 상당량을 차지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미세먼지의 원인을 보다 정확히 밝히려는 노력과 함께 현재까지 연구된 결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저감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 백령도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같은 이유는?
    • 입력 2017.04.12 (14:16)
    • 수정 2017.04.12 (14:17)
    멀티미디어 뉴스
백령도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같은 이유는?
얼마 전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 일간지에서 2015년 1월에서 2016년 6월까지 18개월 평균한 백령도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2.01㎍/㎥로 서울(23.77㎍/㎥)보다 훨씬 낮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며칠 뒤 환경과학원의 프로그램 오류로 에어코리아에 입력한 백령도의 농도가 약 10분의 1 정도로 과소 평가됐음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실제 백령도의 미세먼지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백령도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비슷'

같은 기간 입력 오류가 없었던 대기환경월보 자료를 입수해 두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재확인했다. 서울 중구 서소문동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47.72㎍/㎥, 초미세먼지 농도(PM2.5)는 23.77㎍/㎥였다. 백령도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47.88㎍/㎥, 초미세먼지 농도(PM2.5)는 23.71㎍/㎥였다. 소수점 아래 자리에서만 차이가 날 정도로 매우 비슷한 수치다.


백령도와 서울의 미세먼지 수준이 비슷하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던 바다. 지난해 6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2년 1월~2015년 7월 두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조사해 발표했다. 43개월 가운데 13개월이나 백령도가 서울보다 농도가 높았고,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는 내용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당시 이 사실을 두고 "차량이 적고 공장도 거의 없는 백령도의 오염도가 서울 중심가와 비슷하다는 건 중국을 포함해 해외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요인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똑같은 '사실'을 두고 전문가들은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다. 백령도와 서울의 농도가 단순히 중국의 영향으로만 결정되는 수치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미세먼지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급감



위 두 그래프의 차이를 살펴보자. 위쪽은 독일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유럽 다른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모습이다. 아래쪽은 지난 2013년 환경부가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 베이징-백령도-서울 구간의 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자료다.

베이징에서 200~500㎍/㎥까지 나타난 고농도 미세먼지는 서해를 지나며 백령도에 도달할 때까지는 독일과 비슷한 양상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서울까지는 더이상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미세먼지는 먼 거리를 이동하지만 거리가 멀어질수록 대기 중에서 확산되기 때문에 농도는 급격히 낮아진다"고 설명하면서 "베이징-백령도-서울 구간의 농도 변화는 단순히 오염 물질의 이동만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산둥성 동쪽 끝에서 서울까지 거리는 약 375km로 백령도까지의 거리(180km)의 두 배가 넘는다. 서울의 경우 백령도보다 중국 영향이 훨씬 적은데도 미세먼지 농도가 비슷하다는 것은 중국 이외의 요인이 상당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기상협회의 미세먼지 예측 모델일본기상협회의 미세먼지 예측 모델

비슷한 모습을 최근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며칠 전 '중국발 미세먼지 또 습격'이라는 제목으로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일본기상협회의 예측 모델이다. 얼핏 보기에는 중국에서 한반도까지 긴 먼지 띠가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모델에도 앞서 베이징-백령도-서울 구간의 농도 변화 양상이 그대로 나타난다. 중국 대륙에서 서해상까지는 농도가 꾸준히 줄어들지만 국내 내륙 지역에서는 농도가 다시 증가한다.

그렇다면 실제 국내 미세먼지에 미치는 중국발 오염 물질의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초미세먼지 영향, 국내 47% 中 41% 北 12%

그동안 국내와 국외 오염 물질을 구분한 기여율 추정치는 여러 차례 공개된 적이 있다. 지난 3월 21일 하루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국외 영향이 86%에 달한다는 자료도 발표됐다. 그러나 이러한 자료는 기간이 한정적이고, 국내와 국외 영향만 구분된 것이어서 구체적인 중국 영향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1년의 긴 기간 동안 국가별 기여율을 조사한 결과를 KBS 취재진이 입수했다.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연구진이 지난 2013년 1년 동안 국내와 중국, 북한, 일본을 대상으로 국가 간의 미세먼지 유입 비율을 모델을 통해 추정한 자료다.

결과를 보면 국내 자체 발생이 47%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중국의 영향은 41%로 나타났는데 이를 지역별로 나누면 베이징 등 중북부 지역이 16%로 가장 높았고, 상하이 등 남동부 지역이 12%, 북동부 지역은 11%로 나타났다. 인구밀도가 높고, 화력발전소나 공단이 많아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지역이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의 영향도 처음 분석됐다. 12%로 상당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이나 나무를 태워 연료로 사용하고, 지리적으로 가까워 유입되는 비율도 그만큼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렇다면 왜 2013년 자료일까? 연구진은 "중국이나 북한의 경우 배출량을 알기 어려워 국제 학계에서 공동으로 추산한 배출량을 초기 입력 자료로 사용하는데 가장 최신의 자료가 2013년 자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2013년의 환경이 최근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5㎍/㎥으로 지난해(26㎍/㎥)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고, 서풍의 빈도가 높아 중국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국내-국외 영향 모두 고려해야"

그동안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가 서울만큼 높다는 사실은 미세먼지의 중국 영향을 강조하는 근거로 많이 인용됐다. 그러나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를 결정하는 것은 중국 외에도 인근 해역의 오염물질 관리가 잘 안 되는 선박, 군대에서 배출되는 오염 물질, 지리적으로 인접한 북한의 영향 등 매우 복잡하게 작용한다. 서울의 미세먼지는 이보다 훨씬 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에도 그동안의 연구 결과로는 국내 미세먼지에 있어 자체 발생과 외부 유입 모두 상당량을 차지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미세먼지의 원인을 보다 정확히 밝히려는 노력과 함께 현재까지 연구된 결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저감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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