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태순 정치 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다른 대선보다 TV 토론회 영향 커질 것” ②
입력 2017.04.14 (10:48)
수정 2017.04.1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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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4월 14일(금요일)
□ 출연자 : 황태순 정치 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다른 대선보다 TV 토론회 영향 커질 것”
[윤준호] 대선 후보 5명의 첫 TV토론회가 어제 열렸습니다. 각 후보들은 안보와 경제, 리더십 등 여러 주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는데요. 어제 토론회의 내용과 의미를 두 분 정치 평론가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황태순] 네, 안녕하세요.
[정연정]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어제 대선 후보들의 첫 번째 TV토론회가 열렸습니다. TV 토론이 중요하다고 많이 했는데요. 특히 어제는 원고가 거의 없이 주요 질문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진행했고 기존과는 차별화된 형식도 주목이 됐습니다. 황 평론가님께서는 어제 TV토론회를 어떻게 보셨습니까?
[황태순]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봤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대로 PPT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짧게 한 1, 2분 정도 이야기했습니다. 앞부분은 ‘정책 검증’이라고 해서 후보자 한 사람을 앞에 내고 네 사람의 다른 후보자가 한 후보자를 집중 공격했습니다. 또 뒤에 가서는 ‘자질 검증’이라고 해서 후보자 간 1:1 맞대결 구도였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후보자 한 명이 끝장 토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한 18분 정도 소요를 했습니다. 그동안 너무 밋밋한, 그야말로 짜여진 각본에 의해서 진행된 토론회를 보다가 어제 그나마 사전에 원고 없이 또 사전에 질문도 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자 간에 서로 상대방의 취약한 부분이나 정책에 있어서 어수룩한 부분을 공격하는 부분들은 상당히 흥미진진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을 빨려 들어가게 했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방금 황 평론가도 얘기하셨지만 5명 후보가 나서다 보니까 1인당 18분 제한시간, 그리고 2시간 반 좀 넘은 시간이 아무래도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 끝장 토론 이야기도 해 주셨는데요. 어제 토론회 보면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들은 어떤 게 있었습니까?
[정연정] 대부분 다 좋았는데요. 문제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형식적으로 후보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핵심 정책에 대해서 상호 토론을 하는 시간도 꽤 있었거든요. 그런데 정책에 대한 검증을 계속 사회자도 요구하고 그 형식으로 운영이 됐는데 후보자들이 너무 과열되다 보니까 서로 자질 문제나 시비들 등 약간의 네거티브전 공방들이 일부 오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자가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었는데요. 국민들이 알아야 될 것은, 후보들이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것이고 핵심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공약이 뭔지, 정책은 뭔지를 알고 싶은 것이었는데 그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 말씀하신 것처럼 후보자 수가 좀 많잖아요. 미국의 경우에는 양자 토론 형태로 해서 한 2시간, 3시간 하더라도 굉장히 심도 있는 정책 논의가 가능한데 우리의 경우에는 지금 다자가 출마를 한 상황이라서 2시간 넘게 토론을 하기는 했지만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조금 더 깊게 알고 싶었을 겁니다. 예를 들어 교육 공약이라든지 일자리 공약이라든지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에 관한 공약들을 조금 더 심도 있게 후보들이 논의했었으면 더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한 3시간 이상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어제 가장 부각된 이슈는 안보였을 것 같습니다. 최근 상황도 그렇고요. 안보 이슈를 놓고 벌인 각 후보들 간의 토론과 입장에 대해서 황 평론가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황태순] 어제 사회자 공통 질문으로 ‘만약에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을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런 질문으로 처음에 분위기를 띄웠죠. 5명 후보의 차이는 크게 없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에 어떤 자제를 요청하겠다, 북한에 자제를 요청하겠다, 경계를 더 강화하겠다’는 등 원론적인 답변이었습니다. 나중에 1:1 토론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각 후보들은 사드 문제를 가지고 논쟁이 붙었습니다.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아시겠지만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같은 경우 일관되게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어제 유승민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서로 간에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유승민 후보 같은 경우에는 기존 주한 미군의 1대 포대 외에도 우리 독자적으로 2개 포대를 가져야 된다는 주장을 하더군요.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입장이 지난해 7월 8일날 사드 배치 결정할 때 이후부터 많이 바뀌어 왔던 부분을 가지고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 속에서 앞서 우리 정연정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저도 시간이 전체적으로 짧았다고 느꼈습니다. 1분 30초 답변이다 보니까 하다가 마지막에 화룡점정이 안 되는 느낌은 분명히 들었습니다. 어쨌든 가장 최근에 한반도 주변의 위기상황 속에서 안보 문제에 대한 후보자 간의 생각이라든지, 특히 가장 쟁점이 돼 왔던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는 되었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사실 어제 보면서도 사드와 안보 부분에 대해서 서로 간에 공방이 이루어졌고 질문을 하고 답변했지만 뭔가 좀 얘기를 하다 만 것 같은 미진한 느낌이 들지 않았나요?
[정연정] 그렇죠. 사드에 대한 국방 안보적 효능에 대해서 국민께서 공분한 것도 꽤 있고 또 그것이 앞으로 한미 동맹이라든지 기타 대북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가져갈 것인가, 특히 중국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국민들은 굉장히 궁금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시간이 너무 적다 보니까 서로 얘기를 하다 말고 ‘말 바꾸기를 했네, 안 했네’를 가지고 공방을 해서 거기에 시간을 많이 차지하다 보니까, 사드를 둘러싼 대북 관계에다 개성공단 문제도 어제 일부 나왔습니다마는 그런 모든 것들이 내용적인 측면에서 심도 있는 토론이 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다만 저는 전향적으로 보는 것이, 심상정 후보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사드의 배치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의견이 수렴된 것 같습니다. 다만 사드 배치라는 것이 실제로 우리의 미사일 방어하는 데 있어서 효능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논의까지 갈 수 있었는데 그거까지는 또 갈 수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윤준호] 시간이 그랬죠. 정 교수님, 그리고 경제 이슈에 대해서는 어떤 차별점이 있었습니까?
[정연정] 저는 어제 경제 토론이 후보들 간에 상당히 좋았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전략의 패러다임이라고 할까요? 후보자들의 입장들을 보면서 이런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나 대기업 중심의 과거 수출 지향의 경제 정책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부분을 활성화시키고 내수시장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들이 공유되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보수 후보인 유승민 후보까지도 이른바 이런 패러다임의 상당 부분에 동조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그래서 아마 대한민국 미래 경제발전 전략이 중소기업과 자영업 중심의 내수시장 활성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 좋은 정보들이 오갔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노동 문제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후보자들 간에 공감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홍준표 후보는 입장이 다릅니다. 중소기업 중심이라든지 비정규직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한 입장이 조금 다르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일정 부분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고 이것을 하루속히 해소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에는 입장 통일이 있었다는 점에서 저는 소득이 있었다고 봅니다. 다만 일자리 창출 문제에 있어서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실제로 진보 부분에 있는 후보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일자리 나누기 문제에서는 양 후보가 조금 입장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노동 시간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가지고 크게는 아니지만 양 후보 간 차이를 볼 수 있는 토론이어서 저는 좀 흥미로웠습니다. 또 정규직 문제라든지 공공부문 일자리 문제에 특히나 홍준표 지사는 문재인 후보가 얘기하고 있는 81만개 공공부문 일자리를 어떻게 재원 조달이 가능하냐를 따져 물으면서 유권자 입장에서는 그것이 갖고 있는 실효성 문제라든지 그런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토론이었다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황 평론가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어제 논의가 있었죠?
[황태순] 그렇죠. 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다섯 후보들 중에서 심상정 후보 같은 경우에는 사면은 절대 안 된다고 하는 입장입니다.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후보 같은 경우에는 이런 입장이죠. 아직 재판도 시작되지 않았고 정확히 기소도 안 했는데 유죄 확정을 전제로 해서 사면 문제 논의를 하는 건 너무 빠른 얘기가 아닌가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원론적인 입장이죠. 그다음에 유승민 후보 같은 경우에는 거기에서 조금 더 하나 붙였죠. 일단 나중에 재판이 되고 난 다음에 유죄가 확정되고 났을 때 국민적 정서와 감정을 고려하면서 그때 가서 검토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토론 진행 중에 또 재미있었던 게, 이재용 삼성 부회장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습니다.
[윤준호] ‘말 안 바꾸겠냐’ 하는 얘기를 했었죠.
[황태순] 네. 확실히 여기에서 공약을 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무래도 5.9 조기 대선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정경유착 성격이 강한 이른바 최순실게이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파면으로 이루어진 조기 대선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까 거기에 대해서 가장 중심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문제가 잠시나마 뜨거운 쟁점으로 후보자 간 티격태격이 있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조금 티격태격이 아니고 어제 보면 ‘주적이다, 세탁기에 돌렸다’ 하면서 공방이 치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네거티브가 많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요. 정책 평가 말고 이러한 공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연정] 정책 검증하는 과정에서 띄엄띄엄 그런 문제들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회자가 제재하는 상황들도 나왔었는데요. 상대방의 약한 고리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문제점들을 지적하느라 여러 가지 상황이 있었죠. 구체적으로는 못하고 실제로 이른바 ‘프레임’이죠. ‘당신은 이렇다’라고 하면서 이야기가 된 건데요. 세탁기 발언 같은 경우, 보수의 적자 논쟁을 하고 있는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 또 유승민 후보와 홍준표 후보 간에 상당한 어떤 설전들이 오갔는데요. 시작은 홍준표 후보부터 시작이 된 거죠.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한번 넣어서 돌려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유승민 후보가 ‘홍 후보야말로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면서 설전이 오갔습니다.
[윤준호] ‘나는 들어갔다 나왔다’고 그러니까 심상정 후보가 ‘그 세탁기 불량 아니냐’라고 했죠.
[정연정] 네. 그러니까 ‘삼성 세탁기다’라고 하면서 서로 간에 설전이 오갔고요. 그리고 또 유승민 후보가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 다소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발언들로 질문을 하니까 홍준표 후보가 ‘왜 나를 공격하느냐. 이정희 의원 같다. 주적은 문재인 후보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특히나 홍준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사이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문제를 가지고 설전이 오갔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 사이에는 적폐 연대 문제를 가지고 상당한 설전이 오갔습니다.
[윤준호] 서로가 꼬리를 물었습니다.
[정연정] 그렇죠. 그렇게 꼬리의 꼬리를 물었습니다. 이게 일종에 상대 후보를 규정하고 있는 여러 가지 ‘프레임’에 대한 문제거든요. 그 부분을 가지고 얘기했지만 다만 다행인 것은, 시간이 많이 없어서인지 깊게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어제 토론을 쭉 보시면서 그래도 이게 첫 번째 토론회였는데 돋보인 후보들이 있었습니까?
[정연정] 저는 개인적으로 주관적인 평가, 개인적인 평가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후보자들이 실제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사전에 질문을 준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모든 후보들이 준비된 후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문제, 경제 안보 문제에 대해서 어쨌든 논란이 있었지만 다들 고민한 흔적들이 보이고요. 그래서 그렇게 사전 자료 준비 없이도 2시간 넘게 토론할 수 있었다는 건 어떤 후보든지 간에 지금 대한민국 현실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있었다는 것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괜찮은 후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방송에서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윤준호] 일부 언론에서도 그런 부분은 짚었더라고요. 어떤 후보들이 조금 더 돋보였다는 말들이 있었는데요. 황 평론가님, 방금 정 교수님께서도 말씀해 주셨지만, 적어도 이번 토론이 이전 대선 TV토론회보다는 신선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진행 방식이나 형식들이 조금 더 나아졌다는 평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네 차례 더 하지 않습니까? 남은 토론회에서는 ‘스탠딩 토론’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여러 가지 주제를 한꺼번에 해서 조금 미진했다는 평도 있지만 남은 토론회에서는 주제별로도 합니다. 그렇다면 토론회가 표심을 이동시키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황태순] 아침 조간을 쭉 훑어보니까 사회과학자들이 나중에 선거 끝나고 검증을 해 본 결과 2012년 같은 경우 유권자의 97%가 TV토론회를 봤다고 합니다. TV토론회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97%가 되고 그중에서 5% 내지 9%가 지지 후보를 변경했다고 얘기했습니다. 과거 5년 전 TV 토론만 해도 밋밋하기 짝이 없었거든요.
[윤준호] 그런데도 7, 8%가 표심을 바꿨다고 했죠.
[황태순] 네. 이번 같은 경우 중앙선관위에서 주관하는, 후보자는 정치, 경제, 사회 이렇게 하고 경제를 뺀 정치와 사회 부분은 스탠딩 토론을 하게 되죠. 스탠딩 토론을 하게 되면 ‘시간 총량제’, 그러니까 너무 기계적으로 분초를 다투는 게 아니라 총 시간을 주고 그 안에서 당신이 마음껏 요리해 보라는 방식입니다. 그런 식으로 스탠딩 토론을 하게 된다면 국민들도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될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가뜩이나 조기 대선이다 보니까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 기간이 짧지 않았습니까?
[윤준호] 네, 시간상 짧게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황태순] 네.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에 역대 다른 어느 대선보다도 TV토론회의 비중이나 영향이 더 커질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두 분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황태순] 네, 감사합니다.
[정연정]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배재대 정연정 교수, 황태순 정치 평론가였습니다.
□ 출연자 : 황태순 정치 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다른 대선보다 TV 토론회 영향 커질 것”
[윤준호] 대선 후보 5명의 첫 TV토론회가 어제 열렸습니다. 각 후보들은 안보와 경제, 리더십 등 여러 주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는데요. 어제 토론회의 내용과 의미를 두 분 정치 평론가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황태순] 네, 안녕하세요.
[정연정]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어제 대선 후보들의 첫 번째 TV토론회가 열렸습니다. TV 토론이 중요하다고 많이 했는데요. 특히 어제는 원고가 거의 없이 주요 질문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진행했고 기존과는 차별화된 형식도 주목이 됐습니다. 황 평론가님께서는 어제 TV토론회를 어떻게 보셨습니까?
[황태순]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봤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대로 PPT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짧게 한 1, 2분 정도 이야기했습니다. 앞부분은 ‘정책 검증’이라고 해서 후보자 한 사람을 앞에 내고 네 사람의 다른 후보자가 한 후보자를 집중 공격했습니다. 또 뒤에 가서는 ‘자질 검증’이라고 해서 후보자 간 1:1 맞대결 구도였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후보자 한 명이 끝장 토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한 18분 정도 소요를 했습니다. 그동안 너무 밋밋한, 그야말로 짜여진 각본에 의해서 진행된 토론회를 보다가 어제 그나마 사전에 원고 없이 또 사전에 질문도 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자 간에 서로 상대방의 취약한 부분이나 정책에 있어서 어수룩한 부분을 공격하는 부분들은 상당히 흥미진진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을 빨려 들어가게 했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방금 황 평론가도 얘기하셨지만 5명 후보가 나서다 보니까 1인당 18분 제한시간, 그리고 2시간 반 좀 넘은 시간이 아무래도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 끝장 토론 이야기도 해 주셨는데요. 어제 토론회 보면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들은 어떤 게 있었습니까?
[정연정] 대부분 다 좋았는데요. 문제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형식적으로 후보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핵심 정책에 대해서 상호 토론을 하는 시간도 꽤 있었거든요. 그런데 정책에 대한 검증을 계속 사회자도 요구하고 그 형식으로 운영이 됐는데 후보자들이 너무 과열되다 보니까 서로 자질 문제나 시비들 등 약간의 네거티브전 공방들이 일부 오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자가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었는데요. 국민들이 알아야 될 것은, 후보들이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것이고 핵심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공약이 뭔지, 정책은 뭔지를 알고 싶은 것이었는데 그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 말씀하신 것처럼 후보자 수가 좀 많잖아요. 미국의 경우에는 양자 토론 형태로 해서 한 2시간, 3시간 하더라도 굉장히 심도 있는 정책 논의가 가능한데 우리의 경우에는 지금 다자가 출마를 한 상황이라서 2시간 넘게 토론을 하기는 했지만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조금 더 깊게 알고 싶었을 겁니다. 예를 들어 교육 공약이라든지 일자리 공약이라든지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에 관한 공약들을 조금 더 심도 있게 후보들이 논의했었으면 더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한 3시간 이상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어제 가장 부각된 이슈는 안보였을 것 같습니다. 최근 상황도 그렇고요. 안보 이슈를 놓고 벌인 각 후보들 간의 토론과 입장에 대해서 황 평론가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황태순] 어제 사회자 공통 질문으로 ‘만약에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을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런 질문으로 처음에 분위기를 띄웠죠. 5명 후보의 차이는 크게 없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에 어떤 자제를 요청하겠다, 북한에 자제를 요청하겠다, 경계를 더 강화하겠다’는 등 원론적인 답변이었습니다. 나중에 1:1 토론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각 후보들은 사드 문제를 가지고 논쟁이 붙었습니다.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아시겠지만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같은 경우 일관되게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어제 유승민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서로 간에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유승민 후보 같은 경우에는 기존 주한 미군의 1대 포대 외에도 우리 독자적으로 2개 포대를 가져야 된다는 주장을 하더군요.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입장이 지난해 7월 8일날 사드 배치 결정할 때 이후부터 많이 바뀌어 왔던 부분을 가지고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 속에서 앞서 우리 정연정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저도 시간이 전체적으로 짧았다고 느꼈습니다. 1분 30초 답변이다 보니까 하다가 마지막에 화룡점정이 안 되는 느낌은 분명히 들었습니다. 어쨌든 가장 최근에 한반도 주변의 위기상황 속에서 안보 문제에 대한 후보자 간의 생각이라든지, 특히 가장 쟁점이 돼 왔던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는 되었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사실 어제 보면서도 사드와 안보 부분에 대해서 서로 간에 공방이 이루어졌고 질문을 하고 답변했지만 뭔가 좀 얘기를 하다 만 것 같은 미진한 느낌이 들지 않았나요?
[정연정] 그렇죠. 사드에 대한 국방 안보적 효능에 대해서 국민께서 공분한 것도 꽤 있고 또 그것이 앞으로 한미 동맹이라든지 기타 대북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가져갈 것인가, 특히 중국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국민들은 굉장히 궁금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시간이 너무 적다 보니까 서로 얘기를 하다 말고 ‘말 바꾸기를 했네, 안 했네’를 가지고 공방을 해서 거기에 시간을 많이 차지하다 보니까, 사드를 둘러싼 대북 관계에다 개성공단 문제도 어제 일부 나왔습니다마는 그런 모든 것들이 내용적인 측면에서 심도 있는 토론이 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다만 저는 전향적으로 보는 것이, 심상정 후보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사드의 배치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의견이 수렴된 것 같습니다. 다만 사드 배치라는 것이 실제로 우리의 미사일 방어하는 데 있어서 효능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논의까지 갈 수 있었는데 그거까지는 또 갈 수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윤준호] 시간이 그랬죠. 정 교수님, 그리고 경제 이슈에 대해서는 어떤 차별점이 있었습니까?
[정연정] 저는 어제 경제 토론이 후보들 간에 상당히 좋았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전략의 패러다임이라고 할까요? 후보자들의 입장들을 보면서 이런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나 대기업 중심의 과거 수출 지향의 경제 정책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부분을 활성화시키고 내수시장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들이 공유되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보수 후보인 유승민 후보까지도 이른바 이런 패러다임의 상당 부분에 동조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그래서 아마 대한민국 미래 경제발전 전략이 중소기업과 자영업 중심의 내수시장 활성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 좋은 정보들이 오갔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노동 문제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후보자들 간에 공감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홍준표 후보는 입장이 다릅니다. 중소기업 중심이라든지 비정규직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한 입장이 조금 다르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일정 부분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고 이것을 하루속히 해소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에는 입장 통일이 있었다는 점에서 저는 소득이 있었다고 봅니다. 다만 일자리 창출 문제에 있어서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실제로 진보 부분에 있는 후보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일자리 나누기 문제에서는 양 후보가 조금 입장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노동 시간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가지고 크게는 아니지만 양 후보 간 차이를 볼 수 있는 토론이어서 저는 좀 흥미로웠습니다. 또 정규직 문제라든지 공공부문 일자리 문제에 특히나 홍준표 지사는 문재인 후보가 얘기하고 있는 81만개 공공부문 일자리를 어떻게 재원 조달이 가능하냐를 따져 물으면서 유권자 입장에서는 그것이 갖고 있는 실효성 문제라든지 그런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토론이었다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황 평론가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어제 논의가 있었죠?
[황태순] 그렇죠. 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다섯 후보들 중에서 심상정 후보 같은 경우에는 사면은 절대 안 된다고 하는 입장입니다.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후보 같은 경우에는 이런 입장이죠. 아직 재판도 시작되지 않았고 정확히 기소도 안 했는데 유죄 확정을 전제로 해서 사면 문제 논의를 하는 건 너무 빠른 얘기가 아닌가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원론적인 입장이죠. 그다음에 유승민 후보 같은 경우에는 거기에서 조금 더 하나 붙였죠. 일단 나중에 재판이 되고 난 다음에 유죄가 확정되고 났을 때 국민적 정서와 감정을 고려하면서 그때 가서 검토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토론 진행 중에 또 재미있었던 게, 이재용 삼성 부회장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습니다.
[윤준호] ‘말 안 바꾸겠냐’ 하는 얘기를 했었죠.
[황태순] 네. 확실히 여기에서 공약을 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무래도 5.9 조기 대선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정경유착 성격이 강한 이른바 최순실게이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파면으로 이루어진 조기 대선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까 거기에 대해서 가장 중심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문제가 잠시나마 뜨거운 쟁점으로 후보자 간 티격태격이 있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조금 티격태격이 아니고 어제 보면 ‘주적이다, 세탁기에 돌렸다’ 하면서 공방이 치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네거티브가 많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요. 정책 평가 말고 이러한 공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연정] 정책 검증하는 과정에서 띄엄띄엄 그런 문제들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회자가 제재하는 상황들도 나왔었는데요. 상대방의 약한 고리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문제점들을 지적하느라 여러 가지 상황이 있었죠. 구체적으로는 못하고 실제로 이른바 ‘프레임’이죠. ‘당신은 이렇다’라고 하면서 이야기가 된 건데요. 세탁기 발언 같은 경우, 보수의 적자 논쟁을 하고 있는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 또 유승민 후보와 홍준표 후보 간에 상당한 어떤 설전들이 오갔는데요. 시작은 홍준표 후보부터 시작이 된 거죠.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한번 넣어서 돌려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유승민 후보가 ‘홍 후보야말로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면서 설전이 오갔습니다.
[윤준호] ‘나는 들어갔다 나왔다’고 그러니까 심상정 후보가 ‘그 세탁기 불량 아니냐’라고 했죠.
[정연정] 네. 그러니까 ‘삼성 세탁기다’라고 하면서 서로 간에 설전이 오갔고요. 그리고 또 유승민 후보가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 다소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발언들로 질문을 하니까 홍준표 후보가 ‘왜 나를 공격하느냐. 이정희 의원 같다. 주적은 문재인 후보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특히나 홍준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사이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문제를 가지고 설전이 오갔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 사이에는 적폐 연대 문제를 가지고 상당한 설전이 오갔습니다.
[윤준호] 서로가 꼬리를 물었습니다.
[정연정] 그렇죠. 그렇게 꼬리의 꼬리를 물었습니다. 이게 일종에 상대 후보를 규정하고 있는 여러 가지 ‘프레임’에 대한 문제거든요. 그 부분을 가지고 얘기했지만 다만 다행인 것은, 시간이 많이 없어서인지 깊게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어제 토론을 쭉 보시면서 그래도 이게 첫 번째 토론회였는데 돋보인 후보들이 있었습니까?
[정연정] 저는 개인적으로 주관적인 평가, 개인적인 평가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후보자들이 실제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사전에 질문을 준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모든 후보들이 준비된 후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문제, 경제 안보 문제에 대해서 어쨌든 논란이 있었지만 다들 고민한 흔적들이 보이고요. 그래서 그렇게 사전 자료 준비 없이도 2시간 넘게 토론할 수 있었다는 건 어떤 후보든지 간에 지금 대한민국 현실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있었다는 것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괜찮은 후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방송에서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윤준호] 일부 언론에서도 그런 부분은 짚었더라고요. 어떤 후보들이 조금 더 돋보였다는 말들이 있었는데요. 황 평론가님, 방금 정 교수님께서도 말씀해 주셨지만, 적어도 이번 토론이 이전 대선 TV토론회보다는 신선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진행 방식이나 형식들이 조금 더 나아졌다는 평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네 차례 더 하지 않습니까? 남은 토론회에서는 ‘스탠딩 토론’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여러 가지 주제를 한꺼번에 해서 조금 미진했다는 평도 있지만 남은 토론회에서는 주제별로도 합니다. 그렇다면 토론회가 표심을 이동시키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황태순] 아침 조간을 쭉 훑어보니까 사회과학자들이 나중에 선거 끝나고 검증을 해 본 결과 2012년 같은 경우 유권자의 97%가 TV토론회를 봤다고 합니다. TV토론회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97%가 되고 그중에서 5% 내지 9%가 지지 후보를 변경했다고 얘기했습니다. 과거 5년 전 TV 토론만 해도 밋밋하기 짝이 없었거든요.
[윤준호] 그런데도 7, 8%가 표심을 바꿨다고 했죠.
[황태순] 네. 이번 같은 경우 중앙선관위에서 주관하는, 후보자는 정치, 경제, 사회 이렇게 하고 경제를 뺀 정치와 사회 부분은 스탠딩 토론을 하게 되죠. 스탠딩 토론을 하게 되면 ‘시간 총량제’, 그러니까 너무 기계적으로 분초를 다투는 게 아니라 총 시간을 주고 그 안에서 당신이 마음껏 요리해 보라는 방식입니다. 그런 식으로 스탠딩 토론을 하게 된다면 국민들도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될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가뜩이나 조기 대선이다 보니까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 기간이 짧지 않았습니까?
[윤준호] 네, 시간상 짧게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황태순] 네.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에 역대 다른 어느 대선보다도 TV토론회의 비중이나 영향이 더 커질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두 분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황태순] 네, 감사합니다.
[정연정]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배재대 정연정 교수, 황태순 정치 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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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황태순 정치 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다른 대선보다 TV 토론회 영향 커질 것”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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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4-14 10:48:51
- 수정2017-04-14 10:49:50

□ 방송일시 : 2017년 4월 14일(금요일)
□ 출연자 : 황태순 정치 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다른 대선보다 TV 토론회 영향 커질 것”
[윤준호] 대선 후보 5명의 첫 TV토론회가 어제 열렸습니다. 각 후보들은 안보와 경제, 리더십 등 여러 주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는데요. 어제 토론회의 내용과 의미를 두 분 정치 평론가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황태순] 네, 안녕하세요.
[정연정]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어제 대선 후보들의 첫 번째 TV토론회가 열렸습니다. TV 토론이 중요하다고 많이 했는데요. 특히 어제는 원고가 거의 없이 주요 질문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진행했고 기존과는 차별화된 형식도 주목이 됐습니다. 황 평론가님께서는 어제 TV토론회를 어떻게 보셨습니까?
[황태순]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봤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대로 PPT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짧게 한 1, 2분 정도 이야기했습니다. 앞부분은 ‘정책 검증’이라고 해서 후보자 한 사람을 앞에 내고 네 사람의 다른 후보자가 한 후보자를 집중 공격했습니다. 또 뒤에 가서는 ‘자질 검증’이라고 해서 후보자 간 1:1 맞대결 구도였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후보자 한 명이 끝장 토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한 18분 정도 소요를 했습니다. 그동안 너무 밋밋한, 그야말로 짜여진 각본에 의해서 진행된 토론회를 보다가 어제 그나마 사전에 원고 없이 또 사전에 질문도 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자 간에 서로 상대방의 취약한 부분이나 정책에 있어서 어수룩한 부분을 공격하는 부분들은 상당히 흥미진진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을 빨려 들어가게 했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방금 황 평론가도 얘기하셨지만 5명 후보가 나서다 보니까 1인당 18분 제한시간, 그리고 2시간 반 좀 넘은 시간이 아무래도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 끝장 토론 이야기도 해 주셨는데요. 어제 토론회 보면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들은 어떤 게 있었습니까?
[정연정] 대부분 다 좋았는데요. 문제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형식적으로 후보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핵심 정책에 대해서 상호 토론을 하는 시간도 꽤 있었거든요. 그런데 정책에 대한 검증을 계속 사회자도 요구하고 그 형식으로 운영이 됐는데 후보자들이 너무 과열되다 보니까 서로 자질 문제나 시비들 등 약간의 네거티브전 공방들이 일부 오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자가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었는데요. 국민들이 알아야 될 것은, 후보들이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것이고 핵심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공약이 뭔지, 정책은 뭔지를 알고 싶은 것이었는데 그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 말씀하신 것처럼 후보자 수가 좀 많잖아요. 미국의 경우에는 양자 토론 형태로 해서 한 2시간, 3시간 하더라도 굉장히 심도 있는 정책 논의가 가능한데 우리의 경우에는 지금 다자가 출마를 한 상황이라서 2시간 넘게 토론을 하기는 했지만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조금 더 깊게 알고 싶었을 겁니다. 예를 들어 교육 공약이라든지 일자리 공약이라든지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에 관한 공약들을 조금 더 심도 있게 후보들이 논의했었으면 더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한 3시간 이상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어제 가장 부각된 이슈는 안보였을 것 같습니다. 최근 상황도 그렇고요. 안보 이슈를 놓고 벌인 각 후보들 간의 토론과 입장에 대해서 황 평론가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황태순] 어제 사회자 공통 질문으로 ‘만약에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을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런 질문으로 처음에 분위기를 띄웠죠. 5명 후보의 차이는 크게 없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에 어떤 자제를 요청하겠다, 북한에 자제를 요청하겠다, 경계를 더 강화하겠다’는 등 원론적인 답변이었습니다. 나중에 1:1 토론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각 후보들은 사드 문제를 가지고 논쟁이 붙었습니다.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아시겠지만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같은 경우 일관되게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어제 유승민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서로 간에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유승민 후보 같은 경우에는 기존 주한 미군의 1대 포대 외에도 우리 독자적으로 2개 포대를 가져야 된다는 주장을 하더군요.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입장이 지난해 7월 8일날 사드 배치 결정할 때 이후부터 많이 바뀌어 왔던 부분을 가지고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 속에서 앞서 우리 정연정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저도 시간이 전체적으로 짧았다고 느꼈습니다. 1분 30초 답변이다 보니까 하다가 마지막에 화룡점정이 안 되는 느낌은 분명히 들었습니다. 어쨌든 가장 최근에 한반도 주변의 위기상황 속에서 안보 문제에 대한 후보자 간의 생각이라든지, 특히 가장 쟁점이 돼 왔던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는 되었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사실 어제 보면서도 사드와 안보 부분에 대해서 서로 간에 공방이 이루어졌고 질문을 하고 답변했지만 뭔가 좀 얘기를 하다 만 것 같은 미진한 느낌이 들지 않았나요?
[정연정] 그렇죠. 사드에 대한 국방 안보적 효능에 대해서 국민께서 공분한 것도 꽤 있고 또 그것이 앞으로 한미 동맹이라든지 기타 대북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가져갈 것인가, 특히 중국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국민들은 굉장히 궁금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시간이 너무 적다 보니까 서로 얘기를 하다 말고 ‘말 바꾸기를 했네, 안 했네’를 가지고 공방을 해서 거기에 시간을 많이 차지하다 보니까, 사드를 둘러싼 대북 관계에다 개성공단 문제도 어제 일부 나왔습니다마는 그런 모든 것들이 내용적인 측면에서 심도 있는 토론이 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다만 저는 전향적으로 보는 것이, 심상정 후보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사드의 배치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의견이 수렴된 것 같습니다. 다만 사드 배치라는 것이 실제로 우리의 미사일 방어하는 데 있어서 효능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논의까지 갈 수 있었는데 그거까지는 또 갈 수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윤준호] 시간이 그랬죠. 정 교수님, 그리고 경제 이슈에 대해서는 어떤 차별점이 있었습니까?
[정연정] 저는 어제 경제 토론이 후보들 간에 상당히 좋았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전략의 패러다임이라고 할까요? 후보자들의 입장들을 보면서 이런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나 대기업 중심의 과거 수출 지향의 경제 정책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부분을 활성화시키고 내수시장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들이 공유되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보수 후보인 유승민 후보까지도 이른바 이런 패러다임의 상당 부분에 동조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그래서 아마 대한민국 미래 경제발전 전략이 중소기업과 자영업 중심의 내수시장 활성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 좋은 정보들이 오갔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노동 문제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후보자들 간에 공감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홍준표 후보는 입장이 다릅니다. 중소기업 중심이라든지 비정규직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한 입장이 조금 다르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일정 부분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고 이것을 하루속히 해소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에는 입장 통일이 있었다는 점에서 저는 소득이 있었다고 봅니다. 다만 일자리 창출 문제에 있어서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실제로 진보 부분에 있는 후보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일자리 나누기 문제에서는 양 후보가 조금 입장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노동 시간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가지고 크게는 아니지만 양 후보 간 차이를 볼 수 있는 토론이어서 저는 좀 흥미로웠습니다. 또 정규직 문제라든지 공공부문 일자리 문제에 특히나 홍준표 지사는 문재인 후보가 얘기하고 있는 81만개 공공부문 일자리를 어떻게 재원 조달이 가능하냐를 따져 물으면서 유권자 입장에서는 그것이 갖고 있는 실효성 문제라든지 그런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토론이었다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황 평론가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어제 논의가 있었죠?
[황태순] 그렇죠. 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다섯 후보들 중에서 심상정 후보 같은 경우에는 사면은 절대 안 된다고 하는 입장입니다.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후보 같은 경우에는 이런 입장이죠. 아직 재판도 시작되지 않았고 정확히 기소도 안 했는데 유죄 확정을 전제로 해서 사면 문제 논의를 하는 건 너무 빠른 얘기가 아닌가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원론적인 입장이죠. 그다음에 유승민 후보 같은 경우에는 거기에서 조금 더 하나 붙였죠. 일단 나중에 재판이 되고 난 다음에 유죄가 확정되고 났을 때 국민적 정서와 감정을 고려하면서 그때 가서 검토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토론 진행 중에 또 재미있었던 게, 이재용 삼성 부회장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습니다.
[윤준호] ‘말 안 바꾸겠냐’ 하는 얘기를 했었죠.
[황태순] 네. 확실히 여기에서 공약을 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무래도 5.9 조기 대선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정경유착 성격이 강한 이른바 최순실게이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파면으로 이루어진 조기 대선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까 거기에 대해서 가장 중심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문제가 잠시나마 뜨거운 쟁점으로 후보자 간 티격태격이 있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조금 티격태격이 아니고 어제 보면 ‘주적이다, 세탁기에 돌렸다’ 하면서 공방이 치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네거티브가 많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요. 정책 평가 말고 이러한 공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연정] 정책 검증하는 과정에서 띄엄띄엄 그런 문제들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회자가 제재하는 상황들도 나왔었는데요. 상대방의 약한 고리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문제점들을 지적하느라 여러 가지 상황이 있었죠. 구체적으로는 못하고 실제로 이른바 ‘프레임’이죠. ‘당신은 이렇다’라고 하면서 이야기가 된 건데요. 세탁기 발언 같은 경우, 보수의 적자 논쟁을 하고 있는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 또 유승민 후보와 홍준표 후보 간에 상당한 어떤 설전들이 오갔는데요. 시작은 홍준표 후보부터 시작이 된 거죠.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한번 넣어서 돌려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유승민 후보가 ‘홍 후보야말로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면서 설전이 오갔습니다.
[윤준호] ‘나는 들어갔다 나왔다’고 그러니까 심상정 후보가 ‘그 세탁기 불량 아니냐’라고 했죠.
[정연정] 네. 그러니까 ‘삼성 세탁기다’라고 하면서 서로 간에 설전이 오갔고요. 그리고 또 유승민 후보가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 다소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발언들로 질문을 하니까 홍준표 후보가 ‘왜 나를 공격하느냐. 이정희 의원 같다. 주적은 문재인 후보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특히나 홍준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사이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문제를 가지고 설전이 오갔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 사이에는 적폐 연대 문제를 가지고 상당한 설전이 오갔습니다.
[윤준호] 서로가 꼬리를 물었습니다.
[정연정] 그렇죠. 그렇게 꼬리의 꼬리를 물었습니다. 이게 일종에 상대 후보를 규정하고 있는 여러 가지 ‘프레임’에 대한 문제거든요. 그 부분을 가지고 얘기했지만 다만 다행인 것은, 시간이 많이 없어서인지 깊게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어제 토론을 쭉 보시면서 그래도 이게 첫 번째 토론회였는데 돋보인 후보들이 있었습니까?
[정연정] 저는 개인적으로 주관적인 평가, 개인적인 평가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후보자들이 실제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사전에 질문을 준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모든 후보들이 준비된 후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문제, 경제 안보 문제에 대해서 어쨌든 논란이 있었지만 다들 고민한 흔적들이 보이고요. 그래서 그렇게 사전 자료 준비 없이도 2시간 넘게 토론할 수 있었다는 건 어떤 후보든지 간에 지금 대한민국 현실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있었다는 것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괜찮은 후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방송에서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윤준호] 일부 언론에서도 그런 부분은 짚었더라고요. 어떤 후보들이 조금 더 돋보였다는 말들이 있었는데요. 황 평론가님, 방금 정 교수님께서도 말씀해 주셨지만, 적어도 이번 토론이 이전 대선 TV토론회보다는 신선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진행 방식이나 형식들이 조금 더 나아졌다는 평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네 차례 더 하지 않습니까? 남은 토론회에서는 ‘스탠딩 토론’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여러 가지 주제를 한꺼번에 해서 조금 미진했다는 평도 있지만 남은 토론회에서는 주제별로도 합니다. 그렇다면 토론회가 표심을 이동시키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황태순] 아침 조간을 쭉 훑어보니까 사회과학자들이 나중에 선거 끝나고 검증을 해 본 결과 2012년 같은 경우 유권자의 97%가 TV토론회를 봤다고 합니다. TV토론회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97%가 되고 그중에서 5% 내지 9%가 지지 후보를 변경했다고 얘기했습니다. 과거 5년 전 TV 토론만 해도 밋밋하기 짝이 없었거든요.
[윤준호] 그런데도 7, 8%가 표심을 바꿨다고 했죠.
[황태순] 네. 이번 같은 경우 중앙선관위에서 주관하는, 후보자는 정치, 경제, 사회 이렇게 하고 경제를 뺀 정치와 사회 부분은 스탠딩 토론을 하게 되죠. 스탠딩 토론을 하게 되면 ‘시간 총량제’, 그러니까 너무 기계적으로 분초를 다투는 게 아니라 총 시간을 주고 그 안에서 당신이 마음껏 요리해 보라는 방식입니다. 그런 식으로 스탠딩 토론을 하게 된다면 국민들도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될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가뜩이나 조기 대선이다 보니까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 기간이 짧지 않았습니까?
[윤준호] 네, 시간상 짧게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황태순] 네.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에 역대 다른 어느 대선보다도 TV토론회의 비중이나 영향이 더 커질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두 분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황태순] 네, 감사합니다.
[정연정]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배재대 정연정 교수, 황태순 정치 평론가였습니다.
□ 출연자 : 황태순 정치 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다른 대선보다 TV 토론회 영향 커질 것”
[윤준호] 대선 후보 5명의 첫 TV토론회가 어제 열렸습니다. 각 후보들은 안보와 경제, 리더십 등 여러 주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는데요. 어제 토론회의 내용과 의미를 두 분 정치 평론가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황태순] 네, 안녕하세요.
[정연정]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어제 대선 후보들의 첫 번째 TV토론회가 열렸습니다. TV 토론이 중요하다고 많이 했는데요. 특히 어제는 원고가 거의 없이 주요 질문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진행했고 기존과는 차별화된 형식도 주목이 됐습니다. 황 평론가님께서는 어제 TV토론회를 어떻게 보셨습니까?
[황태순]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봤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대로 PPT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짧게 한 1, 2분 정도 이야기했습니다. 앞부분은 ‘정책 검증’이라고 해서 후보자 한 사람을 앞에 내고 네 사람의 다른 후보자가 한 후보자를 집중 공격했습니다. 또 뒤에 가서는 ‘자질 검증’이라고 해서 후보자 간 1:1 맞대결 구도였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후보자 한 명이 끝장 토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한 18분 정도 소요를 했습니다. 그동안 너무 밋밋한, 그야말로 짜여진 각본에 의해서 진행된 토론회를 보다가 어제 그나마 사전에 원고 없이 또 사전에 질문도 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자 간에 서로 상대방의 취약한 부분이나 정책에 있어서 어수룩한 부분을 공격하는 부분들은 상당히 흥미진진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을 빨려 들어가게 했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방금 황 평론가도 얘기하셨지만 5명 후보가 나서다 보니까 1인당 18분 제한시간, 그리고 2시간 반 좀 넘은 시간이 아무래도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 끝장 토론 이야기도 해 주셨는데요. 어제 토론회 보면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들은 어떤 게 있었습니까?
[정연정] 대부분 다 좋았는데요. 문제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형식적으로 후보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핵심 정책에 대해서 상호 토론을 하는 시간도 꽤 있었거든요. 그런데 정책에 대한 검증을 계속 사회자도 요구하고 그 형식으로 운영이 됐는데 후보자들이 너무 과열되다 보니까 서로 자질 문제나 시비들 등 약간의 네거티브전 공방들이 일부 오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자가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었는데요. 국민들이 알아야 될 것은, 후보들이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것이고 핵심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공약이 뭔지, 정책은 뭔지를 알고 싶은 것이었는데 그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 말씀하신 것처럼 후보자 수가 좀 많잖아요. 미국의 경우에는 양자 토론 형태로 해서 한 2시간, 3시간 하더라도 굉장히 심도 있는 정책 논의가 가능한데 우리의 경우에는 지금 다자가 출마를 한 상황이라서 2시간 넘게 토론을 하기는 했지만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조금 더 깊게 알고 싶었을 겁니다. 예를 들어 교육 공약이라든지 일자리 공약이라든지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에 관한 공약들을 조금 더 심도 있게 후보들이 논의했었으면 더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한 3시간 이상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어제 가장 부각된 이슈는 안보였을 것 같습니다. 최근 상황도 그렇고요. 안보 이슈를 놓고 벌인 각 후보들 간의 토론과 입장에 대해서 황 평론가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황태순] 어제 사회자 공통 질문으로 ‘만약에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을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런 질문으로 처음에 분위기를 띄웠죠. 5명 후보의 차이는 크게 없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에 어떤 자제를 요청하겠다, 북한에 자제를 요청하겠다, 경계를 더 강화하겠다’는 등 원론적인 답변이었습니다. 나중에 1:1 토론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각 후보들은 사드 문제를 가지고 논쟁이 붙었습니다.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아시겠지만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같은 경우 일관되게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어제 유승민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서로 간에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유승민 후보 같은 경우에는 기존 주한 미군의 1대 포대 외에도 우리 독자적으로 2개 포대를 가져야 된다는 주장을 하더군요.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입장이 지난해 7월 8일날 사드 배치 결정할 때 이후부터 많이 바뀌어 왔던 부분을 가지고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 속에서 앞서 우리 정연정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저도 시간이 전체적으로 짧았다고 느꼈습니다. 1분 30초 답변이다 보니까 하다가 마지막에 화룡점정이 안 되는 느낌은 분명히 들었습니다. 어쨌든 가장 최근에 한반도 주변의 위기상황 속에서 안보 문제에 대한 후보자 간의 생각이라든지, 특히 가장 쟁점이 돼 왔던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는 되었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사실 어제 보면서도 사드와 안보 부분에 대해서 서로 간에 공방이 이루어졌고 질문을 하고 답변했지만 뭔가 좀 얘기를 하다 만 것 같은 미진한 느낌이 들지 않았나요?
[정연정] 그렇죠. 사드에 대한 국방 안보적 효능에 대해서 국민께서 공분한 것도 꽤 있고 또 그것이 앞으로 한미 동맹이라든지 기타 대북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가져갈 것인가, 특히 중국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국민들은 굉장히 궁금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시간이 너무 적다 보니까 서로 얘기를 하다 말고 ‘말 바꾸기를 했네, 안 했네’를 가지고 공방을 해서 거기에 시간을 많이 차지하다 보니까, 사드를 둘러싼 대북 관계에다 개성공단 문제도 어제 일부 나왔습니다마는 그런 모든 것들이 내용적인 측면에서 심도 있는 토론이 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다만 저는 전향적으로 보는 것이, 심상정 후보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사드의 배치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의견이 수렴된 것 같습니다. 다만 사드 배치라는 것이 실제로 우리의 미사일 방어하는 데 있어서 효능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논의까지 갈 수 있었는데 그거까지는 또 갈 수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윤준호] 시간이 그랬죠. 정 교수님, 그리고 경제 이슈에 대해서는 어떤 차별점이 있었습니까?
[정연정] 저는 어제 경제 토론이 후보들 간에 상당히 좋았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전략의 패러다임이라고 할까요? 후보자들의 입장들을 보면서 이런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나 대기업 중심의 과거 수출 지향의 경제 정책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부분을 활성화시키고 내수시장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들이 공유되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보수 후보인 유승민 후보까지도 이른바 이런 패러다임의 상당 부분에 동조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그래서 아마 대한민국 미래 경제발전 전략이 중소기업과 자영업 중심의 내수시장 활성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 좋은 정보들이 오갔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노동 문제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후보자들 간에 공감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홍준표 후보는 입장이 다릅니다. 중소기업 중심이라든지 비정규직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한 입장이 조금 다르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일정 부분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고 이것을 하루속히 해소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에는 입장 통일이 있었다는 점에서 저는 소득이 있었다고 봅니다. 다만 일자리 창출 문제에 있어서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실제로 진보 부분에 있는 후보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일자리 나누기 문제에서는 양 후보가 조금 입장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노동 시간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가지고 크게는 아니지만 양 후보 간 차이를 볼 수 있는 토론이어서 저는 좀 흥미로웠습니다. 또 정규직 문제라든지 공공부문 일자리 문제에 특히나 홍준표 지사는 문재인 후보가 얘기하고 있는 81만개 공공부문 일자리를 어떻게 재원 조달이 가능하냐를 따져 물으면서 유권자 입장에서는 그것이 갖고 있는 실효성 문제라든지 그런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토론이었다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황 평론가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어제 논의가 있었죠?
[황태순] 그렇죠. 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다섯 후보들 중에서 심상정 후보 같은 경우에는 사면은 절대 안 된다고 하는 입장입니다.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후보 같은 경우에는 이런 입장이죠. 아직 재판도 시작되지 않았고 정확히 기소도 안 했는데 유죄 확정을 전제로 해서 사면 문제 논의를 하는 건 너무 빠른 얘기가 아닌가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원론적인 입장이죠. 그다음에 유승민 후보 같은 경우에는 거기에서 조금 더 하나 붙였죠. 일단 나중에 재판이 되고 난 다음에 유죄가 확정되고 났을 때 국민적 정서와 감정을 고려하면서 그때 가서 검토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토론 진행 중에 또 재미있었던 게, 이재용 삼성 부회장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습니다.
[윤준호] ‘말 안 바꾸겠냐’ 하는 얘기를 했었죠.
[황태순] 네. 확실히 여기에서 공약을 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무래도 5.9 조기 대선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정경유착 성격이 강한 이른바 최순실게이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파면으로 이루어진 조기 대선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까 거기에 대해서 가장 중심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문제가 잠시나마 뜨거운 쟁점으로 후보자 간 티격태격이 있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조금 티격태격이 아니고 어제 보면 ‘주적이다, 세탁기에 돌렸다’ 하면서 공방이 치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네거티브가 많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요. 정책 평가 말고 이러한 공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연정] 정책 검증하는 과정에서 띄엄띄엄 그런 문제들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회자가 제재하는 상황들도 나왔었는데요. 상대방의 약한 고리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문제점들을 지적하느라 여러 가지 상황이 있었죠. 구체적으로는 못하고 실제로 이른바 ‘프레임’이죠. ‘당신은 이렇다’라고 하면서 이야기가 된 건데요. 세탁기 발언 같은 경우, 보수의 적자 논쟁을 하고 있는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 또 유승민 후보와 홍준표 후보 간에 상당한 어떤 설전들이 오갔는데요. 시작은 홍준표 후보부터 시작이 된 거죠.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한번 넣어서 돌려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유승민 후보가 ‘홍 후보야말로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면서 설전이 오갔습니다.
[윤준호] ‘나는 들어갔다 나왔다’고 그러니까 심상정 후보가 ‘그 세탁기 불량 아니냐’라고 했죠.
[정연정] 네. 그러니까 ‘삼성 세탁기다’라고 하면서 서로 간에 설전이 오갔고요. 그리고 또 유승민 후보가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 다소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발언들로 질문을 하니까 홍준표 후보가 ‘왜 나를 공격하느냐. 이정희 의원 같다. 주적은 문재인 후보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특히나 홍준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사이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문제를 가지고 설전이 오갔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 사이에는 적폐 연대 문제를 가지고 상당한 설전이 오갔습니다.
[윤준호] 서로가 꼬리를 물었습니다.
[정연정] 그렇죠. 그렇게 꼬리의 꼬리를 물었습니다. 이게 일종에 상대 후보를 규정하고 있는 여러 가지 ‘프레임’에 대한 문제거든요. 그 부분을 가지고 얘기했지만 다만 다행인 것은, 시간이 많이 없어서인지 깊게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어제 토론을 쭉 보시면서 그래도 이게 첫 번째 토론회였는데 돋보인 후보들이 있었습니까?
[정연정] 저는 개인적으로 주관적인 평가, 개인적인 평가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후보자들이 실제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사전에 질문을 준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모든 후보들이 준비된 후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문제, 경제 안보 문제에 대해서 어쨌든 논란이 있었지만 다들 고민한 흔적들이 보이고요. 그래서 그렇게 사전 자료 준비 없이도 2시간 넘게 토론할 수 있었다는 건 어떤 후보든지 간에 지금 대한민국 현실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있었다는 것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괜찮은 후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방송에서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윤준호] 일부 언론에서도 그런 부분은 짚었더라고요. 어떤 후보들이 조금 더 돋보였다는 말들이 있었는데요. 황 평론가님, 방금 정 교수님께서도 말씀해 주셨지만, 적어도 이번 토론이 이전 대선 TV토론회보다는 신선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진행 방식이나 형식들이 조금 더 나아졌다는 평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네 차례 더 하지 않습니까? 남은 토론회에서는 ‘스탠딩 토론’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여러 가지 주제를 한꺼번에 해서 조금 미진했다는 평도 있지만 남은 토론회에서는 주제별로도 합니다. 그렇다면 토론회가 표심을 이동시키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황태순] 아침 조간을 쭉 훑어보니까 사회과학자들이 나중에 선거 끝나고 검증을 해 본 결과 2012년 같은 경우 유권자의 97%가 TV토론회를 봤다고 합니다. TV토론회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97%가 되고 그중에서 5% 내지 9%가 지지 후보를 변경했다고 얘기했습니다. 과거 5년 전 TV 토론만 해도 밋밋하기 짝이 없었거든요.
[윤준호] 그런데도 7, 8%가 표심을 바꿨다고 했죠.
[황태순] 네. 이번 같은 경우 중앙선관위에서 주관하는, 후보자는 정치, 경제, 사회 이렇게 하고 경제를 뺀 정치와 사회 부분은 스탠딩 토론을 하게 되죠. 스탠딩 토론을 하게 되면 ‘시간 총량제’, 그러니까 너무 기계적으로 분초를 다투는 게 아니라 총 시간을 주고 그 안에서 당신이 마음껏 요리해 보라는 방식입니다. 그런 식으로 스탠딩 토론을 하게 된다면 국민들도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될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가뜩이나 조기 대선이다 보니까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 기간이 짧지 않았습니까?
[윤준호] 네, 시간상 짧게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황태순] 네.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에 역대 다른 어느 대선보다도 TV토론회의 비중이나 영향이 더 커질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두 분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황태순] 네, 감사합니다.
[정연정]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배재대 정연정 교수, 황태순 정치 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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