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홍준표 “노무현 정부 (재벌서) 8천억 받았다”

입력 2017.04.14 (16:04) 수정 2017.08.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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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재벌로부터) 돈 받았죠? 적게 받은 거 아니고 많이 받았죠. 8천억도 받았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13일 오전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SBS 공동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선거 때마다 재벌한테 차떼기로 정치자금 거두고 국정농단해서 재벌들로부터 돈 받아내고 이런 것이 반기업이지 재벌 건강하게 되라는 게 반기업인가"라는 문 후보의 말에 대해 위와 같이 답했다.

한국기자협회와 SBS 공동으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공개홀에서 열린 대선후보 첫 합동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토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한국기자협회와 SBS 공동으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공개홀에서 열린 대선후보 첫 합동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토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팩트 체크

홍준표 후보가 언급한 노무현 정부가 (재벌로부터) 받았다는 8천억 원은 삼성이 지난 2006년 이건희 회장 일가의 재산 8천억 원을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한 돈을 말한다.

홍 후보는 앞서 지난 2월 27일 주간조선 인터뷰와 3월 1일 주간동아 인터뷰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이건희 회장이 8천억 원을 내놨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지난 2006년 2월 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건희 회장 자녀들이 취득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등의 증여문제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하고, 운영 중인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을 포함해 8천억 원 규모의 기금을 아무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후 같은 해 5월까지 이건희 회장의 사재와 이 회장 자녀들의 주식 등을 출연해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의 보유재산을 8천억원으로 확대한 후 이 재단의 운영권 일체를 교육부에 넘겼다.


이에 따라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은 '삼성고른기회교육재단'으로 새롭게 출범했고, 2010년 재단명칭을 현재의 '삼성꿈장학재단'으로 변경해 지금까지 장학사업을 해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장을 맡았던 송석구 동국대학교 명예교수가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단은 지난 10년간 재원 2955억원을 투입해 국내장학생 7만5000여 명, 8400여 개 배움터 소속 17만3000여 명 교육소외 아동청소년, 글로벌장학생 7만여 명 등 총 31만8000여 명의 학생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고 밝히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삼성이 출연한 8천억 원이 노무현 정부가 받은 돈이라는 주장은 최순실 게이트가 한창일 때 나온 것이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이 지난해 11월 19일 '박사모' 등 보수단체가 서울역 광장에서 주최한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반대 집회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도 삼성에서 8천억원을 걷었다"면서 "돈을 걷은 사람은 이해찬 총리의 형과 이학영 전 의원인데 기술을 좋게 해서 안 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고, 민주당 이해찬 의원 측도 "노무현 재단 등 관계 기관·단체들과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27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한국자유총연맹 김경재 총재지난 2월 27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한국자유총연맹 김경재 총재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발언 다음 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미르 재단과 삼성하고 대비한 것"이라면서도 "노 전 대통령이 돈을 걷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았다. 그 점은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 씨와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그 다음 날인 21일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을 '사자 명예훼손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팩트 체크 결과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재벌로부터) 8천억을 받았다'는 홍 후보의 주장이 사실이려면 노무현 정부 시절 삼성이 사회환원을 위해 출연한 8천억 원이 일부라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측근 등 당시 정부 관계자들에게 흘러들어갔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하지만 홍 후보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도 내놓지 않았다.

당초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이건희 회장이 8천억 원을 내놨다" 발언은 사실관계가 틀리지 않은 발언이지만, 13일 대선 토론회에서 밝힌 "노무현 정부가 (재벌로부터) 8천억을 받았다"는 주장은 사실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거짓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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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 홍준표 “노무현 정부 (재벌서) 8천억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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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8-28 11: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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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재벌로부터) 돈 받았죠? 적게 받은 거 아니고 많이 받았죠. 8천억도 받았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13일 오전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SBS 공동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선거 때마다 재벌한테 차떼기로 정치자금 거두고 국정농단해서 재벌들로부터 돈 받아내고 이런 것이 반기업이지 재벌 건강하게 되라는 게 반기업인가"라는 문 후보의 말에 대해 위와 같이 답했다. 한국기자협회와 SBS 공동으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공개홀에서 열린 대선후보 첫 합동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토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팩트 체크 홍준표 후보가 언급한 노무현 정부가 (재벌로부터) 받았다는 8천억 원은 삼성이 지난 2006년 이건희 회장 일가의 재산 8천억 원을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한 돈을 말한다. 홍 후보는 앞서 지난 2월 27일 주간조선 인터뷰와 3월 1일 주간동아 인터뷰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이건희 회장이 8천억 원을 내놨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지난 2006년 2월 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건희 회장 자녀들이 취득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등의 증여문제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하고, 운영 중인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을 포함해 8천억 원 규모의 기금을 아무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후 같은 해 5월까지 이건희 회장의 사재와 이 회장 자녀들의 주식 등을 출연해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의 보유재산을 8천억원으로 확대한 후 이 재단의 운영권 일체를 교육부에 넘겼다. 이에 따라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은 '삼성고른기회교육재단'으로 새롭게 출범했고, 2010년 재단명칭을 현재의 '삼성꿈장학재단'으로 변경해 지금까지 장학사업을 해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장을 맡았던 송석구 동국대학교 명예교수가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단은 지난 10년간 재원 2955억원을 투입해 국내장학생 7만5000여 명, 8400여 개 배움터 소속 17만3000여 명 교육소외 아동청소년, 글로벌장학생 7만여 명 등 총 31만8000여 명의 학생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고 밝히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삼성이 출연한 8천억 원이 노무현 정부가 받은 돈이라는 주장은 최순실 게이트가 한창일 때 나온 것이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이 지난해 11월 19일 '박사모' 등 보수단체가 서울역 광장에서 주최한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반대 집회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도 삼성에서 8천억원을 걷었다"면서 "돈을 걷은 사람은 이해찬 총리의 형과 이학영 전 의원인데 기술을 좋게 해서 안 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고, 민주당 이해찬 의원 측도 "노무현 재단 등 관계 기관·단체들과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27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한국자유총연맹 김경재 총재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발언 다음 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미르 재단과 삼성하고 대비한 것"이라면서도 "노 전 대통령이 돈을 걷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았다. 그 점은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 씨와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그 다음 날인 21일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을 '사자 명예훼손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팩트 체크 결과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재벌로부터) 8천억을 받았다'는 홍 후보의 주장이 사실이려면 노무현 정부 시절 삼성이 사회환원을 위해 출연한 8천억 원이 일부라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측근 등 당시 정부 관계자들에게 흘러들어갔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하지만 홍 후보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도 내놓지 않았다. 당초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이건희 회장이 8천억 원을 내놨다" 발언은 사실관계가 틀리지 않은 발언이지만, 13일 대선 토론회에서 밝힌 "노무현 정부가 (재벌로부터) 8천억을 받았다"는 주장은 사실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거짓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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