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그램] ‘재키 로빈슨 데이’와 42번 이야기

입력 2017.04.17 (08:47) 수정 2017.04.17 (09: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를 알아보는 스포츠그램시간입니다.

제가 어제 오랜만에 메이저리그 경기를 봤는데, 모든 선수들이 같은 등 번호를 달고 있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저도 이런 장면을 예전에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질문>
한성윤 기자, 선수들이 왜 이렇게 같은 등 번호를 달고 경기에 나선 거죠?

<답변>
미국 프로야구 최초의 흑인 선수,재키 로빈슨을 기념하기 위해서 입니다.

재키 로빈슨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4월 15일에 모든 선수와 코칭 스탭 심판까지 42번이라는 같은 등 번호를 달고 경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재키 로빈슨은 1947년도에 브룩클린 다저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습니다.

그전까지 메이저리그는 백인들만의 무대였고, 흑인들은 니그로 리그에서만 야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재키 로빈슨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에 뛰어난 활약을 펼쳤구요,

지금은 백인보다 흑인이 훨씬 많은 정도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미국 야구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베이브 루스가 미국 야구를 바꾸었다면, 재키 로빈슨은 미국 역사를 바꾸었다.'

그정도로 재키 로빈슨은 단순한 야구 선수를 뛰어넘은 존재가 됐습니다.

<질문>
재키 로빈슨인 초창기에는 엄청난 차별과 모욕을 당했었다구요?

<답변>
그 당시만해도 화장실도 같이 쓰지 않던 시절이기 때문에, 엄청난 차별을 견뎌야했습니다.

심지에 살해 협박을 당하기도 했었는데, 재키 로빈슨은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위대한 선수가 됐습니다.

특히 원정 경기를 떠났을때 상대 관중들이 엄청난 야유와 위협을 했는데요,

'흑인아 너는 야구장이 아닌 정글로 돌아가라'같은 말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자 팀 동료 허마스키가 '괜찮아 우리 모두 42번을 달고 나가면 돼'라는 말로 재키 로빈슨을 위로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먼 훗날 현실이 됐습니다.

2004년부터 로빈슨의 데뷔일인 4월 15일에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심판이 42번을 달고 경기를 하게 된 것입니다.

심지어 관중들도 대부분 42번 유니폼을 입고 오기 때문에 이날만은 모두가 재키 로빈슨이 되는 축제의 무대로 변했습니다.

<질문>
처음 로빈슨을 메이저리그에 데뷔시킨 것은 굉장한 모험이었겠죠?

<답변>
사실 의도 자체는 좋은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다저스의 대표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로빈슨은 영입했느데 그의 안목은 야구 역사를 바꿨습니다.

다저스의 리키 대표가 했던 말은 '달러는 흰색도 검은색도 아닌 초록색이다'라고 말하면서 600달러에 로빈슨을 영입했습니다.

그는 백인들로만 구성된 메이저리그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상업적인 목적때문에 영입한 로빈슨이 흑인 인권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미국의 흑인 뿐 아니라 중남미 선수들이나 우리나라와 일본등 아시아계 선수들도 늘어나서 메이저리그가 세계화되었는데요,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바로 재키 로빈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는 영구 결번 처리되었죠?

<답변>
데뷔 50주년을 기념해서 1997년 메이저리그 전구단에서 영구 결번으로 지정됐습니다.

영구 결번은 구단별로 지정하는데, 로빈슨의 특별한 업적을 기념해서 모든 구단이 42번을 달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42번을 달고 있었던 선수들이 20명 정도 있었는데요,

기존에 달고 있던 선수들에게는 예외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다가 팀을 옮기던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더지 해서 하나 둘 씩 42번이 사라졌는데요,

마지막까지 남았던 선수가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였습니다.

리베라는 42번이 영구결번 지정된 97년부터 특급 마무리 대열에 올랐는데요,

2013년에 은퇴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는 아무도 42번을 달 수 없게 됐습니다.

결국 42번은 재키 로빈슨 데이에서만 볼 수 있는 등번호가 됐습니다.

<질문>
일본에서는 42번이 기피하는 등번호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뭐죠?

<답변>
일본프로야구에서 42번은 대부분 외국인 선수들이 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어도 42번의 어감이 나쁜데다, 외국인 선수들은 재키 로빈슨때문에 동경하는 번호여서 양쪽의 이해와 요구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중에 42번을 달고 있는 일본인 선수는 4명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외국인 선수들인데요,

일본어로 4가 시(し), 2가 니(に)인데요,

두개를 합치면 시니(死 に)라고해서 '죽으러'라는 뜻이 됩니다.

일본인 선수들은 이번호를 나쁘게 생각하는데요,

세이부 라이온즈는 이 번호를 단 선수가 없을 정도 입니다.

야쿠르트의 사카구치는 이번호를 자청하게 달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재키 로빈슨을 존경해서라고 합니다.

일본인 선수들이 꺼리다보니 자연스레 42번은 외국인 선수들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질문>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 선수 중에 42번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선수가 있다죠?

<답변>
한화의 비야누에바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선수가 메이저리그 생활을 굉장히 오래했는데, 42번을 받게 되자 너무나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비야누에바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선수인데요,

등번호로 42번을 추천받자, 정말 달아도되는지 재차 확인할 정도였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달고 싶어도 달 수 없는 번호를 달게 되어서 너무나 기쁘다며 42번에 대한 강한 애착을 나타냈습니다.

이처럼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는 야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등번호가 됐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스포츠그램] ‘재키 로빈슨 데이’와 42번 이야기
    • 입력 2017-04-17 08:48:03
    • 수정2017-04-17 09:20:23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를 알아보는 스포츠그램시간입니다.

제가 어제 오랜만에 메이저리그 경기를 봤는데, 모든 선수들이 같은 등 번호를 달고 있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저도 이런 장면을 예전에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질문>
한성윤 기자, 선수들이 왜 이렇게 같은 등 번호를 달고 경기에 나선 거죠?

<답변>
미국 프로야구 최초의 흑인 선수,재키 로빈슨을 기념하기 위해서 입니다.

재키 로빈슨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4월 15일에 모든 선수와 코칭 스탭 심판까지 42번이라는 같은 등 번호를 달고 경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재키 로빈슨은 1947년도에 브룩클린 다저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습니다.

그전까지 메이저리그는 백인들만의 무대였고, 흑인들은 니그로 리그에서만 야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재키 로빈슨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에 뛰어난 활약을 펼쳤구요,

지금은 백인보다 흑인이 훨씬 많은 정도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미국 야구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베이브 루스가 미국 야구를 바꾸었다면, 재키 로빈슨은 미국 역사를 바꾸었다.'

그정도로 재키 로빈슨은 단순한 야구 선수를 뛰어넘은 존재가 됐습니다.

<질문>
재키 로빈슨인 초창기에는 엄청난 차별과 모욕을 당했었다구요?

<답변>
그 당시만해도 화장실도 같이 쓰지 않던 시절이기 때문에, 엄청난 차별을 견뎌야했습니다.

심지에 살해 협박을 당하기도 했었는데, 재키 로빈슨은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위대한 선수가 됐습니다.

특히 원정 경기를 떠났을때 상대 관중들이 엄청난 야유와 위협을 했는데요,

'흑인아 너는 야구장이 아닌 정글로 돌아가라'같은 말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자 팀 동료 허마스키가 '괜찮아 우리 모두 42번을 달고 나가면 돼'라는 말로 재키 로빈슨을 위로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먼 훗날 현실이 됐습니다.

2004년부터 로빈슨의 데뷔일인 4월 15일에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심판이 42번을 달고 경기를 하게 된 것입니다.

심지어 관중들도 대부분 42번 유니폼을 입고 오기 때문에 이날만은 모두가 재키 로빈슨이 되는 축제의 무대로 변했습니다.

<질문>
처음 로빈슨을 메이저리그에 데뷔시킨 것은 굉장한 모험이었겠죠?

<답변>
사실 의도 자체는 좋은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다저스의 대표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로빈슨은 영입했느데 그의 안목은 야구 역사를 바꿨습니다.

다저스의 리키 대표가 했던 말은 '달러는 흰색도 검은색도 아닌 초록색이다'라고 말하면서 600달러에 로빈슨을 영입했습니다.

그는 백인들로만 구성된 메이저리그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상업적인 목적때문에 영입한 로빈슨이 흑인 인권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미국의 흑인 뿐 아니라 중남미 선수들이나 우리나라와 일본등 아시아계 선수들도 늘어나서 메이저리그가 세계화되었는데요,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바로 재키 로빈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는 영구 결번 처리되었죠?

<답변>
데뷔 50주년을 기념해서 1997년 메이저리그 전구단에서 영구 결번으로 지정됐습니다.

영구 결번은 구단별로 지정하는데, 로빈슨의 특별한 업적을 기념해서 모든 구단이 42번을 달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42번을 달고 있었던 선수들이 20명 정도 있었는데요,

기존에 달고 있던 선수들에게는 예외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다가 팀을 옮기던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더지 해서 하나 둘 씩 42번이 사라졌는데요,

마지막까지 남았던 선수가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였습니다.

리베라는 42번이 영구결번 지정된 97년부터 특급 마무리 대열에 올랐는데요,

2013년에 은퇴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는 아무도 42번을 달 수 없게 됐습니다.

결국 42번은 재키 로빈슨 데이에서만 볼 수 있는 등번호가 됐습니다.

<질문>
일본에서는 42번이 기피하는 등번호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뭐죠?

<답변>
일본프로야구에서 42번은 대부분 외국인 선수들이 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어도 42번의 어감이 나쁜데다, 외국인 선수들은 재키 로빈슨때문에 동경하는 번호여서 양쪽의 이해와 요구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중에 42번을 달고 있는 일본인 선수는 4명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외국인 선수들인데요,

일본어로 4가 시(し), 2가 니(に)인데요,

두개를 합치면 시니(死 に)라고해서 '죽으러'라는 뜻이 됩니다.

일본인 선수들은 이번호를 나쁘게 생각하는데요,

세이부 라이온즈는 이 번호를 단 선수가 없을 정도 입니다.

야쿠르트의 사카구치는 이번호를 자청하게 달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재키 로빈슨을 존경해서라고 합니다.

일본인 선수들이 꺼리다보니 자연스레 42번은 외국인 선수들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질문>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 선수 중에 42번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선수가 있다죠?

<답변>
한화의 비야누에바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선수가 메이저리그 생활을 굉장히 오래했는데, 42번을 받게 되자 너무나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비야누에바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선수인데요,

등번호로 42번을 추천받자, 정말 달아도되는지 재차 확인할 정도였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달고 싶어도 달 수 없는 번호를 달게 되어서 너무나 기쁘다며 42번에 대한 강한 애착을 나타냈습니다.

이처럼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는 야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등번호가 됐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