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42번은 왜 영구 결번일까?

입력 2017.04.1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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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야구팬들에게 현지시간 4월 15일은 이제 재키 로빈슨의 날로 유명하다. 선수와 코치진 등 모든 관계자가 같은 등번호를 착용한다는 것은 분명 특별한 행사이다. 그것도 30개 구단이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재키 로빈슨의 '42'번은 야구 선수의 등번호를 넘어, 차별을 이겨낸 위대한 인간에 대한 숭배 의식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재키 로빈슨 데이의 42번 착용 행사는 야구뿐 아니라 전 세계 스포츠계에서 가장 획기적인 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재키 로빈슨 42번,1997년 메이저리그 전구단 영구 결번으로 지정

재키 로빈슨의 42번은 그의 데뷔 50년을 기념해서 지난 1997년 영구 결번으로 지정되었지만, 그 당시 42번을 달았던 선수들은 예외였다. 42번의 주인공들이 팀을 옮기거나 은퇴를 하면서 하나둘씩 사라졌지만 뉴욕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는 2013년 은퇴할 때까지 42번을 달고 뛰었다.

지난 96년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중간 계투였던 리베라는 42번이 메이저리그 전 구단에서 영구 결번이 된 뒤, 최고의 마무리로 거듭났고, 마지막 42번의 주인공으로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게 되었다. 그가 은퇴하면서 이제 그 누구도 메이저리그에서 42번을 달 수 없게 되었다.


한화 외국인 투수 비야누에바 '42번은 영광스런 번호'

지난 프로야구 미디어 데이 행사 때 한화 김성근 감독은 개막전 투수를 발표하면서 '비야누에바'라는 이름 대신 42번이라고 지칭했다. 42번을 단 비야누에바는 한화에 합류한 뒤, 등번호가 42번으로 배정되었다는 말을 듣고 너무나 기뻐했다고 한다.

메이저리그에선 달고 싶어도 달 수 없는 번호, 재키 로빈슨의 번호이자 마리아노 리베라의 번호를 달게 되었기 때문이다. 42번을 영광의 번호로 생각하는 비야누에바이기에 소속팀 감독이 42번으로 지칭한 것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영광의 번호인 42번이 유독 인기 없는 곳이 있으니 바로 일본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42번은 외국인 선수의 번호, 그중에서도 새롭게 입단한 외국인 선수가 주로 사용하는 번호로 통한다. 그 이유는 일본어로 42번의 어감이 나쁜 데다, 외국인 선수들은 재키 로빈슨 때문에 동경하는 번호여서 양쪽의 이해와 요구가 정확히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본프로야구,어감 나쁜 42번은 대부분 외국인 선수들의 번호

일본어로 4가 시(し),2가 니(に)로 발음되는데,두 개를 합치면 시니(死 に)라고해서 '죽으러'라는 뜻이 된다. 자연스레 일본인 선수들은 이 번호를 꺼림칙하게 생각하는데, 세이부 라이온즈는 현재 42번을 단 선수가 아무도 없다. 요미우리는 요코하마에서 이적한 야마구치가 42번을 달고 있는데, 요미우리에서 42번을 일본인이 단 것은 지난 68년 오오스미가 잠깐 사용한 뒤, 무려 49년 만이다.

반면 야쿠르트의 사카구치는 이 번호를 자청하게 달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재키 로빈슨을 존경해서라고 한다.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 중에 42번을 달고 있는 일본인 선수는 공교롭게 죽음을 의미하는 4명이다.

재키 로빈슨의 42번,야구계에선 중요한 번호

우리나라에선 42번이 영광의 번호도 불운의 번호도 아닌, 큰 의미가 있기 어려운 번호로 통해왔다. 넥센의 조상우, LG의 정상호 등이 42번을 달고 있는데, 두산처럼 42번의 주인공이 아예 없는 구단도 있다. 국내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42번의 주인공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대거 돌아갈 가능성도 클 것이다.또한, 일본 사카구치처럼 의식적으로 42번을 달고 싶어하는 선수들도 조만간 나타날지도 모른다. 어쨌든 야구에서 42번은 무관심이 되어서는 안 되는 번호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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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저리그 42번은 왜 영구 결번일까?
    • 입력 2017-04-17 11:13:15
    취재K
메이저리그 야구팬들에게 현지시간 4월 15일은 이제 재키 로빈슨의 날로 유명하다. 선수와 코치진 등 모든 관계자가 같은 등번호를 착용한다는 것은 분명 특별한 행사이다. 그것도 30개 구단이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재키 로빈슨의 '42'번은 야구 선수의 등번호를 넘어, 차별을 이겨낸 위대한 인간에 대한 숭배 의식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재키 로빈슨 데이의 42번 착용 행사는 야구뿐 아니라 전 세계 스포츠계에서 가장 획기적인 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재키 로빈슨 42번,1997년 메이저리그 전구단 영구 결번으로 지정

재키 로빈슨의 42번은 그의 데뷔 50년을 기념해서 지난 1997년 영구 결번으로 지정되었지만, 그 당시 42번을 달았던 선수들은 예외였다. 42번의 주인공들이 팀을 옮기거나 은퇴를 하면서 하나둘씩 사라졌지만 뉴욕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는 2013년 은퇴할 때까지 42번을 달고 뛰었다.

지난 96년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중간 계투였던 리베라는 42번이 메이저리그 전 구단에서 영구 결번이 된 뒤, 최고의 마무리로 거듭났고, 마지막 42번의 주인공으로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게 되었다. 그가 은퇴하면서 이제 그 누구도 메이저리그에서 42번을 달 수 없게 되었다.


한화 외국인 투수 비야누에바 '42번은 영광스런 번호'

지난 프로야구 미디어 데이 행사 때 한화 김성근 감독은 개막전 투수를 발표하면서 '비야누에바'라는 이름 대신 42번이라고 지칭했다. 42번을 단 비야누에바는 한화에 합류한 뒤, 등번호가 42번으로 배정되었다는 말을 듣고 너무나 기뻐했다고 한다.

메이저리그에선 달고 싶어도 달 수 없는 번호, 재키 로빈슨의 번호이자 마리아노 리베라의 번호를 달게 되었기 때문이다. 42번을 영광의 번호로 생각하는 비야누에바이기에 소속팀 감독이 42번으로 지칭한 것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영광의 번호인 42번이 유독 인기 없는 곳이 있으니 바로 일본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42번은 외국인 선수의 번호, 그중에서도 새롭게 입단한 외국인 선수가 주로 사용하는 번호로 통한다. 그 이유는 일본어로 42번의 어감이 나쁜 데다, 외국인 선수들은 재키 로빈슨 때문에 동경하는 번호여서 양쪽의 이해와 요구가 정확히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본프로야구,어감 나쁜 42번은 대부분 외국인 선수들의 번호

일본어로 4가 시(し),2가 니(に)로 발음되는데,두 개를 합치면 시니(死 に)라고해서 '죽으러'라는 뜻이 된다. 자연스레 일본인 선수들은 이 번호를 꺼림칙하게 생각하는데, 세이부 라이온즈는 현재 42번을 단 선수가 아무도 없다. 요미우리는 요코하마에서 이적한 야마구치가 42번을 달고 있는데, 요미우리에서 42번을 일본인이 단 것은 지난 68년 오오스미가 잠깐 사용한 뒤, 무려 49년 만이다.

반면 야쿠르트의 사카구치는 이 번호를 자청하게 달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재키 로빈슨을 존경해서라고 한다.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 중에 42번을 달고 있는 일본인 선수는 공교롭게 죽음을 의미하는 4명이다.

재키 로빈슨의 42번,야구계에선 중요한 번호

우리나라에선 42번이 영광의 번호도 불운의 번호도 아닌, 큰 의미가 있기 어려운 번호로 통해왔다. 넥센의 조상우, LG의 정상호 등이 42번을 달고 있는데, 두산처럼 42번의 주인공이 아예 없는 구단도 있다. 국내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42번의 주인공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대거 돌아갈 가능성도 클 것이다.또한, 일본 사카구치처럼 의식적으로 42번을 달고 싶어하는 선수들도 조만간 나타날지도 모른다. 어쨌든 야구에서 42번은 무관심이 되어서는 안 되는 번호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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