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뻗을 자유도 없는 고시원…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입력 2017.04.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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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테트리스 조각처럼 몸을 구부린 청년이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TV를 보고 있네요. 쉬고 있지만 편해 보이진 않습니다. 두 사람이나 들어갈 수 있을까요. 좁은 방은 보기만 해도 숨이 막혀옵니다. 이제는 웬만한 동네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곳. 고시원의 모습입니다. 심규동 작가의 사진전 '고시텔'에서 소개될 작품입니다.



새우잠은 기본, 먹고 씻기도 부족한 공간

또 다른 방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머리와 발이 벽에 닿습니다. 두 팔 벌려 기지개를 켜지도 못합니다. 몇 안 되는 외투를 벽에 걸고 얼마 안 되는 세간살이를 바닥에 놓으면 그걸로 끝입니다.



돌아오는 끼니는 지나간 끼니가 어땠는지 인정사정 봐주지 않습니다. 손바닥만한 창문에 환풍기를 달아놓고 한 끼를 또 그렇게 때웁니다. 라면 하나 삼킬 공간도 방 못지 않게 좁고 어둡습니다.



세면대가 절반을 차지해버린 샤워실. 쏟아지는 물줄기를 그냥 맞고 있기도 부족한 공간입니다. 편하게 용변을 보는 것 역시 사치입니다.


채워지지 않은 삶의 기본 조건, 자괴감에 우울감까지

제3세계 사진이 아닙니다. 같은 시대를 고시원에서 보내고 있는 이웃들의 모습입니다. 심규동 작가는 본인 역시 서울 생활을 고시원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었는데, 마치 자신의 모습인양 고시원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았습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사업에 실패한 사람, 갓 상경해 취업한 사람…. 고시원에는 고시생 대신 주거 한계 상황에 내몰린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전·월세를 얻을 보증금도 없고 방값이 비교적 싸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싸다고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요? 심규동 작가는 "워낙 좁다 보니까 답답함을 많이 느끼고 자괴감도 느꼈다. 내가 이런 공간에 살고 있구나…. 어떻게 보면 남들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학생들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전국 고시원 만 천여 개,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2015년 현재 전국의 고시원은 11,784곳에 이릅니다. PC방(11,676)보다도 많습니다. (2016년도 국민안전처 통계연보) 고시원 한 곳에 수십 개의 방이 있다고 가정하면, 고시원에 거주하는 사람은 수십만 명으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의 생존조건을 갖추지 못한 삶은 여러 가지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에게도 사회에도 말입니다. 이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호소를 넘겨버리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심규동 작가의 사진전 '고시텔'은 다음 달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립니다. 새로 들어설 정부와 정치권은 이 호소에 어떤 답을 내놓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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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 뻗을 자유도 없는 고시원…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 입력 2017-04-17 15:51:17
    취재K
마치 테트리스 조각처럼 몸을 구부린 청년이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TV를 보고 있네요. 쉬고 있지만 편해 보이진 않습니다. 두 사람이나 들어갈 수 있을까요. 좁은 방은 보기만 해도 숨이 막혀옵니다. 이제는 웬만한 동네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곳. 고시원의 모습입니다. 심규동 작가의 사진전 '고시텔'에서 소개될 작품입니다.



새우잠은 기본, 먹고 씻기도 부족한 공간

또 다른 방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머리와 발이 벽에 닿습니다. 두 팔 벌려 기지개를 켜지도 못합니다. 몇 안 되는 외투를 벽에 걸고 얼마 안 되는 세간살이를 바닥에 놓으면 그걸로 끝입니다.



돌아오는 끼니는 지나간 끼니가 어땠는지 인정사정 봐주지 않습니다. 손바닥만한 창문에 환풍기를 달아놓고 한 끼를 또 그렇게 때웁니다. 라면 하나 삼킬 공간도 방 못지 않게 좁고 어둡습니다.



세면대가 절반을 차지해버린 샤워실. 쏟아지는 물줄기를 그냥 맞고 있기도 부족한 공간입니다. 편하게 용변을 보는 것 역시 사치입니다.


채워지지 않은 삶의 기본 조건, 자괴감에 우울감까지

제3세계 사진이 아닙니다. 같은 시대를 고시원에서 보내고 있는 이웃들의 모습입니다. 심규동 작가는 본인 역시 서울 생활을 고시원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었는데, 마치 자신의 모습인양 고시원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았습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사업에 실패한 사람, 갓 상경해 취업한 사람…. 고시원에는 고시생 대신 주거 한계 상황에 내몰린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전·월세를 얻을 보증금도 없고 방값이 비교적 싸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싸다고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요? 심규동 작가는 "워낙 좁다 보니까 답답함을 많이 느끼고 자괴감도 느꼈다. 내가 이런 공간에 살고 있구나…. 어떻게 보면 남들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이었다. 학생들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전국 고시원 만 천여 개,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2015년 현재 전국의 고시원은 11,784곳에 이릅니다. PC방(11,676)보다도 많습니다. (2016년도 국민안전처 통계연보) 고시원 한 곳에 수십 개의 방이 있다고 가정하면, 고시원에 거주하는 사람은 수십만 명으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의 생존조건을 갖추지 못한 삶은 여러 가지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에게도 사회에도 말입니다. 이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호소를 넘겨버리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심규동 작가의 사진전 '고시텔'은 다음 달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립니다. 새로 들어설 정부와 정치권은 이 호소에 어떤 답을 내놓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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