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평양에서 기사 송고는 ‘PC 메신저’로!

입력 2017.04.18 (18:41) 수정 2017.04.18 (18: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주말 한반도는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고, 미사일 발사를 시도하는 등 무력시위를 이어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북한이 태양절이라고 이름 붙인 김일성 생일 105주년(4월 15일)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이 진행됐다.

여자축구 취재 기자단이 평양에 도착했던 첫날 저녁 지났던 김일성 광장이 그 무대다.
태양절이 열흘 넘게 남아있던 당시에도 많은 평양 시민들이 퇴근 시간에 모여 행사를 준비하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편으로는 공연 연습이 한창이었던 그곳에 신형 미사일을 앞세운 무기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북한 측 안내원이 이끄는 대로 미니버스에 몸을 싣고 움직이느라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위 사진이 보여주듯 곳곳에서 동원된 시민들은 북한 최고의 명절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2년 사이 달라진 ‘인터넷’…PC 메신저도 가능

평양 출장을 앞두고 가장 걱정했던 점 중 하나가 기사와 영상의 송출 문제였다. 2년 전 평양에서 펼쳐진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다녀온 촬영기자 선배에 의하면 호텔에 인터넷망이 설치되는 데 사흘이 걸렸고, 그마저 1분 30초 영상을 방송이 가능한 가장 낮은 화질로 보내는 데 두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내부 광케이블로 연결됐다는 인터넷이 숙소였던 양각도 국제 호텔 객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가격은 1시간에 미화 10달러로 다소 비싼 편이었지만 영상을 송출할 수 있다는데 만족할 만했다.

경기장은 더 빠른 속도를 자랑해 기자단을 놀라게 했다. 국내와의 연락이 끊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텔*그램', '카*오톡' 등 PC 메신저를 쓸 수 있었다. 한국 사이트는 불가능했지만, 구글과 페이스북 접속도 가능했다.

해킹당할까 봐 대부분은 이용하지 않았지만, '텔*그램'을 통해 서울에 있는 부서원들과 실시간으로 업무적인 소통을 할 수 있었고, 작성된 기사와 출고된 기사도 이를 통해 주고받았다.
출장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신기한 경험, 2년 사이 평양이 맞은 커다란 변화였다.


국제 대회에 자신감…앞으로도 유치?

북한에서 이례적으로 열린 이번 아시안컵 예선은 당국의 철저한 통제 아래 이뤄졌지만 별다른 사고 없이 잘 마무리됐다. 동원된 관중이지만 뜨거웠던 응원 열기와 축구에 대한 북한 국민들의 관심도 인상적이었다. 북한은 수입을 창출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 국제 스포츠 행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말부터 열리는 19세 이하 아시아 선수권대회 예선 유치를 아시아 축구연맹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기자단이 머무는 기간 동안 외국인들이 많아져 눈길을 끌었는데 만경대 국제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한 동호인들이었다.

이들 역시 행동이 감시당하고, 북한 측이 보여주고 싶은 곳만 관광이 가능할 정도로 제약이 많은 편이었지만 쉽게 가볼 수 없는 특이한 곳에 대한 호기심 덕분인지 북한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불과 며칠 사이에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긴장이 고조돼 앞으로 국제 대회 개최가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말레이시아 남자축구 대표팀이 평양 원정에 나서지 않고, 중립지역 경기를 요구했던 사례처럼 이 같은 문제의 실마리는 북한의 평화에 대한 의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취재후] 평양에서 기사 송고는 ‘PC 메신저’로!
    • 입력 2017-04-18 18:41:22
    • 수정2017-04-18 18:44:34
    취재후·사건후
지난 주말 한반도는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고, 미사일 발사를 시도하는 등 무력시위를 이어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북한이 태양절이라고 이름 붙인 김일성 생일 105주년(4월 15일)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이 진행됐다.

여자축구 취재 기자단이 평양에 도착했던 첫날 저녁 지났던 김일성 광장이 그 무대다.
태양절이 열흘 넘게 남아있던 당시에도 많은 평양 시민들이 퇴근 시간에 모여 행사를 준비하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편으로는 공연 연습이 한창이었던 그곳에 신형 미사일을 앞세운 무기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북한 측 안내원이 이끄는 대로 미니버스에 몸을 싣고 움직이느라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위 사진이 보여주듯 곳곳에서 동원된 시민들은 북한 최고의 명절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2년 사이 달라진 ‘인터넷’…PC 메신저도 가능

평양 출장을 앞두고 가장 걱정했던 점 중 하나가 기사와 영상의 송출 문제였다. 2년 전 평양에서 펼쳐진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다녀온 촬영기자 선배에 의하면 호텔에 인터넷망이 설치되는 데 사흘이 걸렸고, 그마저 1분 30초 영상을 방송이 가능한 가장 낮은 화질로 보내는 데 두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내부 광케이블로 연결됐다는 인터넷이 숙소였던 양각도 국제 호텔 객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가격은 1시간에 미화 10달러로 다소 비싼 편이었지만 영상을 송출할 수 있다는데 만족할 만했다.

경기장은 더 빠른 속도를 자랑해 기자단을 놀라게 했다. 국내와의 연락이 끊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텔*그램', '카*오톡' 등 PC 메신저를 쓸 수 있었다. 한국 사이트는 불가능했지만, 구글과 페이스북 접속도 가능했다.

해킹당할까 봐 대부분은 이용하지 않았지만, '텔*그램'을 통해 서울에 있는 부서원들과 실시간으로 업무적인 소통을 할 수 있었고, 작성된 기사와 출고된 기사도 이를 통해 주고받았다.
출장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신기한 경험, 2년 사이 평양이 맞은 커다란 변화였다.


국제 대회에 자신감…앞으로도 유치?

북한에서 이례적으로 열린 이번 아시안컵 예선은 당국의 철저한 통제 아래 이뤄졌지만 별다른 사고 없이 잘 마무리됐다. 동원된 관중이지만 뜨거웠던 응원 열기와 축구에 대한 북한 국민들의 관심도 인상적이었다. 북한은 수입을 창출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 국제 스포츠 행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말부터 열리는 19세 이하 아시아 선수권대회 예선 유치를 아시아 축구연맹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기자단이 머무는 기간 동안 외국인들이 많아져 눈길을 끌었는데 만경대 국제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한 동호인들이었다.

이들 역시 행동이 감시당하고, 북한 측이 보여주고 싶은 곳만 관광이 가능할 정도로 제약이 많은 편이었지만 쉽게 가볼 수 없는 특이한 곳에 대한 호기심 덕분인지 북한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불과 며칠 사이에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긴장이 고조돼 앞으로 국제 대회 개최가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말레이시아 남자축구 대표팀이 평양 원정에 나서지 않고, 중립지역 경기를 요구했던 사례처럼 이 같은 문제의 실마리는 북한의 평화에 대한 의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