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체감 미세먼지 공포, 왜 통계와 다를까?

입력 2017.04.20 (15:55) 수정 2017.04.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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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알리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한 육아 커뮤니티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아기를 낳기 싫다'는 글이 올라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공포와 분노가 해마다 치솟아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실제 미세먼지도 우리가 느끼는 공포만큼 최근 들어 급증한 걸까?

미세먼지 농도, 2000년대 초반보다는 30% 이상 감소

고농도 미세먼지가 연이어 전국을 뒤덮었던 올해 1~3월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36㎍/㎥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지난해 평균 32㎍/㎥이나 최근 3년(2014~2016년) 평균 30㎍/㎥보다 높은 수치다. 연 평균 자료를 봐도 최근 몇 년간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연 평균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26㎍/㎥을 기록했다. 2012년 23㎍/㎥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0% 이상 높아졌다.


그런데 기간을 늘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2003년 서울의 연 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38㎍/㎥으로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높았다. 2000년대 중반까지도 30㎍/㎥ 안팎을 기록했다. 미세먼지(PM10) 농도 역시 2002년 76㎍/㎥에서 지난해 48㎍/㎥으로 낮아졌다. 미세먼지가 최근 몇 년 새 증가하고는 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많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농도는 낮아졌더라도 성분이 변해 독성이 강화됐을 거라는 주장도 제기한다. 큰 입자가 줄었더라도 작은 입자가 늘었다면 인체 유해성은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PM10과 PM2.5 농도 모두 2000년대 초반에 비하면 30% 이상 줄었다.

유해 중금속 농도, 1990년대보다 1/3~1/15로 감소

주요 중금속인 납의 농도 변화(서울 기준, 자료 : 환경과학원)주요 중금속인 납의 농도 변화(서울 기준, 자료 : 환경과학원)

중금속 등 유해 화학 성분이 늘었을 가능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환경과학원으로부터 1991~2015년 주요 중금속 농도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다.

1991년 0.3408㎍/㎥이었던 서울의 납 농도는 2015년 0.0239㎍/㎥으로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카드뮴 농도는 1991년 0.0057㎍/㎥에서 2015년 0.0009㎍/㎥으로, 크롬 농도는 1991년 0.0207㎍/㎥에서 2015년 0.0031㎍/㎥으로, 철 농도도 1991년 2.1963㎍/㎥에서 2015년 0.7507㎍/㎥으로 모두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와 올해 자료는 아직 최종 확정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실시간 공개된 자료로는 2015년과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보다 파란 하늘을 보기 어려워졌다"도 사실과 달라

예전에는 흔히 볼 수 있었던 파란 하늘을 최근에는 보기 어려워졌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파란 하늘과 뿌연 하늘의 차이는 가시거리의 차이로 판단할 수 있다. 대기 중에 떠다니는 입자들이 많을수록 하늘도 뿌옇게 변하고 가시거리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주요 대도시의 지난 20년간 가시거리 변화(자료 : 환경부 대기환경연보)주요 대도시의 지난 20년간 가시거리 변화(자료 : 환경부 대기환경연보)

그러나 지난 20년 간 주요 대도시의 가시거리 변화를 보면 뚜렷한 경향을 찾기 어렵다. 부산과 대전, 광주의 경우 과거보다 가시거리가 다소 짧아졌지만, 그외 도시들은 큰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서울의 경우 과거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기상청에서 관측한 '연무' 일수도 과거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미세먼지 관련 보도량은 2013년 이후 급증

미세먼지나 중금속 농도, 가시거리의 변화는 최근 급증한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감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런데 공포감과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는 그래프가 있다. 바로 언론의 보도량이다. 김영욱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의 연구 결과 2011년에는 5대 일간지의 미세먼지 보도량이 101건, 2012년에도 74건에 그쳤다. 2011년의 경우 지난해와 미세먼지 농도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보도량은 주요 일간지당 한 달에 1~2건에 그칠 만큼 적었다. 최근 하루에도 몇 건씩 보도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 2013년에는 전년보다 4.5배나 증가한 318건으로 늘었다. 2014년에는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져 상반기에만 996건이 보도됐다.

국내 5대 일간지의 미세먼지 관련 보도 건수(자료 : 김영욱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국내 5대 일간지의 미세먼지 관련 보도 건수(자료 : 김영욱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2013년을 기점으로 언론 보도량이 급증한 것은 미세먼지에 대한 국내외의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013년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이후 묻혀 있던 미세먼지 관련 연구들이 '발암물질'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됐다.

그보다 보도량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국내의 미세먼지 예보제 시행이다. 2013년 8월 수도권에 미세먼지 시범 예보를 시작해, 2014년 2월에는 전국에 정식 예보가 시행됐다. 분기별로 보더라도 보도량의 차이가 급증하는 시기와 일치한다. 그동안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미세먼지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공개된 시점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지각이 위험 인식으로 이어져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개인의 심리에도 영향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과거에는 건강에 어떤 변화가 느껴져도 원인이 미세먼지 때문인지 아닐지 몰랐지만, 언론을 통해 미세먼지를 접하면서 '내가 느끼는 변화가 미세먼지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기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봄철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도 증가하는 시기여서 과거에는 알레르기 때문으로 생각했던 건강의 변화도 지금은 미세먼지 때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증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야를 흐리게 하는 미세먼지의 시각적 효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황 교수는 "오존의 경우에도 심각한 유해성이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적다"면서 "미세먼지는 시각적으로 인지하면서 훨씬 위험하게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황 교수는 "미세먼지 성분의 변화에 대해 충분히 조사돼 있지 않기 때문에 미량 중금속 등이 증가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살펴봐야 한다"면서 "실제 건강 유해성의 변화에 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비교 대상은 20년 전 서울이 아니다."

미세먼지 공포감이 커진 데는 상대적인 요인도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미세먼지 농도는 2012년에 관측 사상 최소를 기록한 뒤 이후 정체하거나 오히려 조금 늘었다. 2013년 이후 보도량의 증가와 맞물려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크게 느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과거보다 평균 농도는 크게 줄었지만, 고농도 사례는 많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도 체감과 통계 사이의 차이를 가져왔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0일, 한때 서울의 공기질이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최악을 기록했다.(자료 : 에어비주얼)지난달 20일, 한때 서울의 공기질이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최악을 기록했다.(자료 : 에어비주얼)

여전히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무는 공기질 순위도 문제다. 김용표 이화여대 환경공학전공 교수는 "우리의 비교 대상이 20년 전의 서울, 10년 전의 서울이 아니라 현재의 선진국 대도시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선진국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임을 지적했다. 선진국의 경우 강력한 대기오염저감정책을 통해 과거보다 미세먼지를 더욱 큰 폭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과도한 공포감보다 적절한 대응과 대책 필요

미세먼지는 최근 몇 년 새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알려지지 않았을 뿐 오랜 시간 전부터 사람들의 숨 속에 공존해 왔다. 그러나 미세먼지의 유해성은 최근에 와서야 널리 알려졌다. 국내 대기질이 심각한 상황인 것도 외국과의 비교를 통해 알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고, 국민들에게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미세먼지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잘못 알려진 정보로 만들어진 과도한 공포감은 미세먼지의 유해성 이상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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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체감 미세먼지 공포, 왜 통계와 다를까?
    • 입력 2017-04-20 15:55:29
    • 수정2017-04-20 17:22:01
    취재후·사건후
연일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알리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한 육아 커뮤니티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아기를 낳기 싫다'는 글이 올라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공포와 분노가 해마다 치솟아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실제 미세먼지도 우리가 느끼는 공포만큼 최근 들어 급증한 걸까? 미세먼지 농도, 2000년대 초반보다는 30% 이상 감소 고농도 미세먼지가 연이어 전국을 뒤덮었던 올해 1~3월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36㎍/㎥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지난해 평균 32㎍/㎥이나 최근 3년(2014~2016년) 평균 30㎍/㎥보다 높은 수치다. 연 평균 자료를 봐도 최근 몇 년간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연 평균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26㎍/㎥을 기록했다. 2012년 23㎍/㎥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0% 이상 높아졌다. 그런데 기간을 늘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2003년 서울의 연 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38㎍/㎥으로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높았다. 2000년대 중반까지도 30㎍/㎥ 안팎을 기록했다. 미세먼지(PM10) 농도 역시 2002년 76㎍/㎥에서 지난해 48㎍/㎥으로 낮아졌다. 미세먼지가 최근 몇 년 새 증가하고는 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많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농도는 낮아졌더라도 성분이 변해 독성이 강화됐을 거라는 주장도 제기한다. 큰 입자가 줄었더라도 작은 입자가 늘었다면 인체 유해성은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PM10과 PM2.5 농도 모두 2000년대 초반에 비하면 30% 이상 줄었다. 유해 중금속 농도, 1990년대보다 1/3~1/15로 감소 주요 중금속인 납의 농도 변화(서울 기준, 자료 : 환경과학원) 중금속 등 유해 화학 성분이 늘었을 가능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환경과학원으로부터 1991~2015년 주요 중금속 농도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다. 1991년 0.3408㎍/㎥이었던 서울의 납 농도는 2015년 0.0239㎍/㎥으로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카드뮴 농도는 1991년 0.0057㎍/㎥에서 2015년 0.0009㎍/㎥으로, 크롬 농도는 1991년 0.0207㎍/㎥에서 2015년 0.0031㎍/㎥으로, 철 농도도 1991년 2.1963㎍/㎥에서 2015년 0.7507㎍/㎥으로 모두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와 올해 자료는 아직 최종 확정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실시간 공개된 자료로는 2015년과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보다 파란 하늘을 보기 어려워졌다"도 사실과 달라 예전에는 흔히 볼 수 있었던 파란 하늘을 최근에는 보기 어려워졌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파란 하늘과 뿌연 하늘의 차이는 가시거리의 차이로 판단할 수 있다. 대기 중에 떠다니는 입자들이 많을수록 하늘도 뿌옇게 변하고 가시거리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주요 대도시의 지난 20년간 가시거리 변화(자료 : 환경부 대기환경연보) 그러나 지난 20년 간 주요 대도시의 가시거리 변화를 보면 뚜렷한 경향을 찾기 어렵다. 부산과 대전, 광주의 경우 과거보다 가시거리가 다소 짧아졌지만, 그외 도시들은 큰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서울의 경우 과거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기상청에서 관측한 '연무' 일수도 과거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미세먼지 관련 보도량은 2013년 이후 급증 미세먼지나 중금속 농도, 가시거리의 변화는 최근 급증한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감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런데 공포감과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는 그래프가 있다. 바로 언론의 보도량이다. 김영욱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의 연구 결과 2011년에는 5대 일간지의 미세먼지 보도량이 101건, 2012년에도 74건에 그쳤다. 2011년의 경우 지난해와 미세먼지 농도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보도량은 주요 일간지당 한 달에 1~2건에 그칠 만큼 적었다. 최근 하루에도 몇 건씩 보도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 2013년에는 전년보다 4.5배나 증가한 318건으로 늘었다. 2014년에는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져 상반기에만 996건이 보도됐다. 국내 5대 일간지의 미세먼지 관련 보도 건수(자료 : 김영욱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2013년을 기점으로 언론 보도량이 급증한 것은 미세먼지에 대한 국내외의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013년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이후 묻혀 있던 미세먼지 관련 연구들이 '발암물질'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됐다. 그보다 보도량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국내의 미세먼지 예보제 시행이다. 2013년 8월 수도권에 미세먼지 시범 예보를 시작해, 2014년 2월에는 전국에 정식 예보가 시행됐다. 분기별로 보더라도 보도량의 차이가 급증하는 시기와 일치한다. 그동안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미세먼지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공개된 시점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지각이 위험 인식으로 이어져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개인의 심리에도 영향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과거에는 건강에 어떤 변화가 느껴져도 원인이 미세먼지 때문인지 아닐지 몰랐지만, 언론을 통해 미세먼지를 접하면서 '내가 느끼는 변화가 미세먼지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기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봄철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도 증가하는 시기여서 과거에는 알레르기 때문으로 생각했던 건강의 변화도 지금은 미세먼지 때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증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야를 흐리게 하는 미세먼지의 시각적 효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황 교수는 "오존의 경우에도 심각한 유해성이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적다"면서 "미세먼지는 시각적으로 인지하면서 훨씬 위험하게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황 교수는 "미세먼지 성분의 변화에 대해 충분히 조사돼 있지 않기 때문에 미량 중금속 등이 증가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살펴봐야 한다"면서 "실제 건강 유해성의 변화에 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비교 대상은 20년 전 서울이 아니다." 미세먼지 공포감이 커진 데는 상대적인 요인도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미세먼지 농도는 2012년에 관측 사상 최소를 기록한 뒤 이후 정체하거나 오히려 조금 늘었다. 2013년 이후 보도량의 증가와 맞물려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크게 느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과거보다 평균 농도는 크게 줄었지만, 고농도 사례는 많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도 체감과 통계 사이의 차이를 가져왔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0일, 한때 서울의 공기질이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최악을 기록했다.(자료 : 에어비주얼) 여전히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무는 공기질 순위도 문제다. 김용표 이화여대 환경공학전공 교수는 "우리의 비교 대상이 20년 전의 서울, 10년 전의 서울이 아니라 현재의 선진국 대도시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선진국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임을 지적했다. 선진국의 경우 강력한 대기오염저감정책을 통해 과거보다 미세먼지를 더욱 큰 폭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과도한 공포감보다 적절한 대응과 대책 필요 미세먼지는 최근 몇 년 새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알려지지 않았을 뿐 오랜 시간 전부터 사람들의 숨 속에 공존해 왔다. 그러나 미세먼지의 유해성은 최근에 와서야 널리 알려졌다. 국내 대기질이 심각한 상황인 것도 외국과의 비교를 통해 알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고, 국민들에게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미세먼지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잘못 알려진 정보로 만들어진 과도한 공포감은 미세먼지의 유해성 이상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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