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
입력 2017.04.21 (14:07)
수정 2017.04.2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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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의 겨드랑에는 날개가 있었다. 아이의 부모가 그 비범함을 두려워해 죽이려 하자 아이는 유언으로 콩과 팥 닷 섬을 함께 묻어달라고 청했다. 시간이 지난 후 관군이 찾아와 아이의 무덤을 파헤치자 무덤 안의 콩과 팥이 병졸들로 변하고 있는 중이었다. 결국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아이는 부활 직전에 들켜서 실패하고 만다."
우리 나라에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아기장수 설화'의 줄거리다. 역사는 다른 세상을 꿈꾸다가 좌절했던 인물들과 사건들의 연속이다. 우리 현대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나라의 안위가 풍전등화와 같았던 20세기 후반에 서양사상과 문물을 들여와 나라를 부강시키자는 개화파의 개혁정책이 수구파에게 짓밟혀 3일 천하로 끝난 갑신정변도 아기장수 설화의 데자뷰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는 개화파의 리더로 갑신정변을 이끌었던 김옥균과 그와 대척점에서 개혁을 저지하고 끝내는 김옥균을 암살까지 하는 홍종우의 삶을 여러면에서 조명하고 있다.
1894년 3월 28일 오후 4시쯤, 홍종우는 중국 상하이에 있는 김옥균의 숙소에서 책을 읽고 있는 김옥균을 권총 세발을 쏴 사살했다. 이 그림은 당시 상황을 묘사한 장면이다.
책은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 등이 단발령보다 훨씬 이전에 상투를 자르고 양복을 입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들은 제국열강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급했고, 정체된 조선과 불화하며 다른 조선을 꿈꿨던 몽상가'로 묘사한다.
홍종우는 황국협회 주역인 수구파로 기억되지만 한국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이고 파리 사교 무대에서 한복을 고집한 민족주의자였으며, 프랑스 체류시절의 경험으로 제국주의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아는 현실주의자로 표현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 두 사람을 제국주의 격랑에 휘말린 조선이 취할 수 있는 두 반응의 양극단에 서서 변혁을 시도했지만, 한 쪽은 제국주의 일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어설픔으로, 다른 한 쪽은 기득권 수구세력에 밀려 실패한 개혁가로 평가한다.
『촛불의 헌법학』은 헌법학자 이준일 교수가 2016년 말부터 지금까지 우리사회를 흔들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사건의 과정을 지켜보며, 각각의 사건들에서 제기된 헌법적 쟁점에 대해 쓴 글이다.
저자는 이화여대 사태,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사건, 정운호 게이트, 특별감찰관 문건 유출 사건, 최순실의 태블릿 PC,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 목사의 과거 행적이 각각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대통령 탄핵을 불러온 촛불집회로 이어지는 사건임을 드러내고 이를 '판도라 상자가 열린 것'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정치사회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이런 일련의 사건들에서 '헌법'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를 입체적으로 담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책은 국회의 '대통령 소추 결의서'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문' 내용을 하나하나 되짚어 가며, 헌법의 규정과 의미, 헌법 재판의 특성, 결정문의 의의와 한계 등을 헌법학자의 시각에서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의 책임을 묻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 이런 대규모 국가 재난에 즈음해서도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가 부인되고, 탄핵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장은 앞으로도 기대할 수 없다."는 말로 비판을 제기한다.
아울러, 국민주권주의는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 그치지 않고그 대표가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해석한다.
이 책은 부록으로 '대통령 탄핵 소추 의결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요지' '대통령 탄핵 심판 헌법재판소 결정' 전문을 싣고 있다.
계속되는 테러, 난민의 물결, 침체된 세계 경제, 놀라운 선거 결과, 뜻밖에 찾아온 부의 순간, 기적적인 의학의 진보... 이 모든 현상이 연결성의 산물이라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소셜미디어 등 혁신적 기술로 인해 인류는 초연결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그에 따라 생존은 물론 권력과 부 또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자에게 돌아가리라 전망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지의 권력과 부를 깨울 새로운 본능으로 '네트워크 시대의 작동원리를 간파해 이용하는 힘'을 제시하고, 이를 '제7의 감각'이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제7의 감각'은 어떤 사물이 연결에 의해 바뀌는 방식을 알아채는 능력으로 부연 설명한다. 나아가 오늘날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은 죽은 것과 마찬가지고, 무엇이든지 연결되어 있을 때만 완전하거나 유용하다며 '연결은 곧 권력'이라고 선언한다.
저자는 또 초연결 사회는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세계로, 여기서는 '제7의 감각'이 생존과 직결된다며, 어떤 방식으로 네트워크에 얽힐 것인가를 판단하는 직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반경환은 중진 비평가이자 시전문지 <애지>의 발행인으로 우리 문단에서 보기 드물게 자신이 이론을 갖고 있는 평론가다. 시를 행복한 글쓰기라고 하고 삶을 긍정하는 낙천주의가 문화 예술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어려운 용어를 많이 쓰고 순수문학적인 글을 좋아하는 다른 비평가들과는 달리 반경환은 누구보다도 대중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시 비평을 써 왔다.
< 사상의 꽃들 >은 ' 시는 사상의 꽃이며 사상은 시의 씨앗이다.'는 반경환의 지론을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생각, 즉 의미를 생성하고 부여하는 작업에서 시가 시작되며, 시는 깊은 사유의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가장 강하게 각인될 수 있는 예술의 정수(꽃)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반경환은 이 책에서 나태주와 정호승 오현정 문인수 복효근 장효종 등 국내 중견 시인 91명의 시를 ' 시는 사상의 꽃이며, 사상은 시의 씨앗이다.'라는 기반 위에서, 시인 중심의 미시적 관점, 시작품의 역사철학적인 의미를 밝혀보는 현상학적 관점, 모든 것을 종합하는 낙천주의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디어 랄프 로렌 』은 인생에서 크게 실패한 28살의 젊은 물리학도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한 여인의 청첩장을 발견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십 년 전 고등학생 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기억의 활동을 통해 어떤 기억은 오랜 시간에 잠복해 있다 정확한 순간에 찾아와 우리를 비참 속에서 건져올리기도 한다는 것을 이 소설은 증명해 보인다.
'주인공 종수는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지 9 년째 되는 해 물리학 공부에 한계를 느끼고 귀국해 술로 인생을 위로하며 방안을 뒹굴던 중 한 때 마음에 두었던 여인인 수영의 결혼식 청첩장을 발견한다.
그녀는 열여덟 살 여름에 불쑥 찾아와 랄프 로렌에게 시계를 만들어 달라는 편지를 써 달라고 부탁했다. 수영의 청첩장을 매개로 종수는 역동적인 기억의 활동을 펼친다. 종수는 미국에 머문 시기의 근 일 년 동안 랄프 로렌이 시계를 만들지 않은 이유를 찾아나서게 된다. 구두닦이 소년이었던 랄프 로렌을 집으로 데려와 아들처럼 키웠던 조셉 프랭클 등 주변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 어떤 사람도 결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인형 안에서 또 인형이 나오는 마트료시카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문을 열어 젖혀야 하는, 그래서 거대한 시간 낭비라는 낭패감을 느낀다.....이 세상에, 이 우주에, 내가 머무는 곳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깜깜한 방안에서 절망감에 빠져 있을 때 '똑똑'하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시작된다...'
작가는 망원경으로 이를 발견하고 우리에게 알려준다. 모든 게 부서졌다는 절망에 휩싸였을 때 들려오는 노크 소리, 이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우리 나라에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아기장수 설화'의 줄거리다. 역사는 다른 세상을 꿈꾸다가 좌절했던 인물들과 사건들의 연속이다. 우리 현대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나라의 안위가 풍전등화와 같았던 20세기 후반에 서양사상과 문물을 들여와 나라를 부강시키자는 개화파의 개혁정책이 수구파에게 짓밟혀 3일 천하로 끝난 갑신정변도 아기장수 설화의 데자뷰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는 개화파의 리더로 갑신정변을 이끌었던 김옥균과 그와 대척점에서 개혁을 저지하고 끝내는 김옥균을 암살까지 하는 홍종우의 삶을 여러면에서 조명하고 있다.

책은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 등이 단발령보다 훨씬 이전에 상투를 자르고 양복을 입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들은 제국열강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급했고, 정체된 조선과 불화하며 다른 조선을 꿈꿨던 몽상가'로 묘사한다.
홍종우는 황국협회 주역인 수구파로 기억되지만 한국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이고 파리 사교 무대에서 한복을 고집한 민족주의자였으며, 프랑스 체류시절의 경험으로 제국주의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아는 현실주의자로 표현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 두 사람을 제국주의 격랑에 휘말린 조선이 취할 수 있는 두 반응의 양극단에 서서 변혁을 시도했지만, 한 쪽은 제국주의 일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어설픔으로, 다른 한 쪽은 기득권 수구세력에 밀려 실패한 개혁가로 평가한다.

『촛불의 헌법학』은 헌법학자 이준일 교수가 2016년 말부터 지금까지 우리사회를 흔들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사건의 과정을 지켜보며, 각각의 사건들에서 제기된 헌법적 쟁점에 대해 쓴 글이다.
저자는 이화여대 사태,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사건, 정운호 게이트, 특별감찰관 문건 유출 사건, 최순실의 태블릿 PC,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 목사의 과거 행적이 각각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대통령 탄핵을 불러온 촛불집회로 이어지는 사건임을 드러내고 이를 '판도라 상자가 열린 것'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정치사회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이런 일련의 사건들에서 '헌법'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를 입체적으로 담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책은 국회의 '대통령 소추 결의서'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문' 내용을 하나하나 되짚어 가며, 헌법의 규정과 의미, 헌법 재판의 특성, 결정문의 의의와 한계 등을 헌법학자의 시각에서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의 책임을 묻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 이런 대규모 국가 재난에 즈음해서도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가 부인되고, 탄핵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장은 앞으로도 기대할 수 없다."는 말로 비판을 제기한다.
아울러, 국민주권주의는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 그치지 않고그 대표가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해석한다.
이 책은 부록으로 '대통령 탄핵 소추 의결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요지' '대통령 탄핵 심판 헌법재판소 결정' 전문을 싣고 있다.

계속되는 테러, 난민의 물결, 침체된 세계 경제, 놀라운 선거 결과, 뜻밖에 찾아온 부의 순간, 기적적인 의학의 진보... 이 모든 현상이 연결성의 산물이라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소셜미디어 등 혁신적 기술로 인해 인류는 초연결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그에 따라 생존은 물론 권력과 부 또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자에게 돌아가리라 전망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지의 권력과 부를 깨울 새로운 본능으로 '네트워크 시대의 작동원리를 간파해 이용하는 힘'을 제시하고, 이를 '제7의 감각'이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제7의 감각'은 어떤 사물이 연결에 의해 바뀌는 방식을 알아채는 능력으로 부연 설명한다. 나아가 오늘날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은 죽은 것과 마찬가지고, 무엇이든지 연결되어 있을 때만 완전하거나 유용하다며 '연결은 곧 권력'이라고 선언한다.
저자는 또 초연결 사회는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세계로, 여기서는 '제7의 감각'이 생존과 직결된다며, 어떤 방식으로 네트워크에 얽힐 것인가를 판단하는 직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반경환은 중진 비평가이자 시전문지 <애지>의 발행인으로 우리 문단에서 보기 드물게 자신이 이론을 갖고 있는 평론가다. 시를 행복한 글쓰기라고 하고 삶을 긍정하는 낙천주의가 문화 예술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어려운 용어를 많이 쓰고 순수문학적인 글을 좋아하는 다른 비평가들과는 달리 반경환은 누구보다도 대중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시 비평을 써 왔다.
< 사상의 꽃들 >은 ' 시는 사상의 꽃이며 사상은 시의 씨앗이다.'는 반경환의 지론을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생각, 즉 의미를 생성하고 부여하는 작업에서 시가 시작되며, 시는 깊은 사유의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가장 강하게 각인될 수 있는 예술의 정수(꽃)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반경환은 이 책에서 나태주와 정호승 오현정 문인수 복효근 장효종 등 국내 중견 시인 91명의 시를 ' 시는 사상의 꽃이며, 사상은 시의 씨앗이다.'라는 기반 위에서, 시인 중심의 미시적 관점, 시작품의 역사철학적인 의미를 밝혀보는 현상학적 관점, 모든 것을 종합하는 낙천주의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디어 랄프 로렌 』은 인생에서 크게 실패한 28살의 젊은 물리학도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한 여인의 청첩장을 발견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십 년 전 고등학생 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기억의 활동을 통해 어떤 기억은 오랜 시간에 잠복해 있다 정확한 순간에 찾아와 우리를 비참 속에서 건져올리기도 한다는 것을 이 소설은 증명해 보인다.
'주인공 종수는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지 9 년째 되는 해 물리학 공부에 한계를 느끼고 귀국해 술로 인생을 위로하며 방안을 뒹굴던 중 한 때 마음에 두었던 여인인 수영의 결혼식 청첩장을 발견한다.
그녀는 열여덟 살 여름에 불쑥 찾아와 랄프 로렌에게 시계를 만들어 달라는 편지를 써 달라고 부탁했다. 수영의 청첩장을 매개로 종수는 역동적인 기억의 활동을 펼친다. 종수는 미국에 머문 시기의 근 일 년 동안 랄프 로렌이 시계를 만들지 않은 이유를 찾아나서게 된다. 구두닦이 소년이었던 랄프 로렌을 집으로 데려와 아들처럼 키웠던 조셉 프랭클 등 주변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 어떤 사람도 결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인형 안에서 또 인형이 나오는 마트료시카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문을 열어 젖혀야 하는, 그래서 거대한 시간 낭비라는 낭패감을 느낀다.....이 세상에, 이 우주에, 내가 머무는 곳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깜깜한 방안에서 절망감에 빠져 있을 때 '똑똑'하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시작된다...'

작가는 망원경으로 이를 발견하고 우리에게 알려준다. 모든 게 부서졌다는 절망에 휩싸였을 때 들려오는 노크 소리, 이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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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나온 책]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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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4-21 14:07:51
- 수정2017-04-24 14:06:05

" 아이의 겨드랑에는 날개가 있었다. 아이의 부모가 그 비범함을 두려워해 죽이려 하자 아이는 유언으로 콩과 팥 닷 섬을 함께 묻어달라고 청했다. 시간이 지난 후 관군이 찾아와 아이의 무덤을 파헤치자 무덤 안의 콩과 팥이 병졸들로 변하고 있는 중이었다. 결국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아이는 부활 직전에 들켜서 실패하고 만다."
우리 나라에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아기장수 설화'의 줄거리다. 역사는 다른 세상을 꿈꾸다가 좌절했던 인물들과 사건들의 연속이다. 우리 현대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나라의 안위가 풍전등화와 같았던 20세기 후반에 서양사상과 문물을 들여와 나라를 부강시키자는 개화파의 개혁정책이 수구파에게 짓밟혀 3일 천하로 끝난 갑신정변도 아기장수 설화의 데자뷰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는 개화파의 리더로 갑신정변을 이끌었던 김옥균과 그와 대척점에서 개혁을 저지하고 끝내는 김옥균을 암살까지 하는 홍종우의 삶을 여러면에서 조명하고 있다.
책은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 등이 단발령보다 훨씬 이전에 상투를 자르고 양복을 입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들은 제국열강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급했고, 정체된 조선과 불화하며 다른 조선을 꿈꿨던 몽상가'로 묘사한다.
홍종우는 황국협회 주역인 수구파로 기억되지만 한국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이고 파리 사교 무대에서 한복을 고집한 민족주의자였으며, 프랑스 체류시절의 경험으로 제국주의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아는 현실주의자로 표현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 두 사람을 제국주의 격랑에 휘말린 조선이 취할 수 있는 두 반응의 양극단에 서서 변혁을 시도했지만, 한 쪽은 제국주의 일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어설픔으로, 다른 한 쪽은 기득권 수구세력에 밀려 실패한 개혁가로 평가한다.
『촛불의 헌법학』은 헌법학자 이준일 교수가 2016년 말부터 지금까지 우리사회를 흔들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사건의 과정을 지켜보며, 각각의 사건들에서 제기된 헌법적 쟁점에 대해 쓴 글이다.
저자는 이화여대 사태,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사건, 정운호 게이트, 특별감찰관 문건 유출 사건, 최순실의 태블릿 PC,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 목사의 과거 행적이 각각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대통령 탄핵을 불러온 촛불집회로 이어지는 사건임을 드러내고 이를 '판도라 상자가 열린 것'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정치사회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이런 일련의 사건들에서 '헌법'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를 입체적으로 담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책은 국회의 '대통령 소추 결의서'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문' 내용을 하나하나 되짚어 가며, 헌법의 규정과 의미, 헌법 재판의 특성, 결정문의 의의와 한계 등을 헌법학자의 시각에서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의 책임을 묻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 이런 대규모 국가 재난에 즈음해서도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가 부인되고, 탄핵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장은 앞으로도 기대할 수 없다."는 말로 비판을 제기한다.
아울러, 국민주권주의는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 그치지 않고그 대표가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해석한다.
이 책은 부록으로 '대통령 탄핵 소추 의결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요지' '대통령 탄핵 심판 헌법재판소 결정' 전문을 싣고 있다.
계속되는 테러, 난민의 물결, 침체된 세계 경제, 놀라운 선거 결과, 뜻밖에 찾아온 부의 순간, 기적적인 의학의 진보... 이 모든 현상이 연결성의 산물이라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소셜미디어 등 혁신적 기술로 인해 인류는 초연결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그에 따라 생존은 물론 권력과 부 또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자에게 돌아가리라 전망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지의 권력과 부를 깨울 새로운 본능으로 '네트워크 시대의 작동원리를 간파해 이용하는 힘'을 제시하고, 이를 '제7의 감각'이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제7의 감각'은 어떤 사물이 연결에 의해 바뀌는 방식을 알아채는 능력으로 부연 설명한다. 나아가 오늘날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은 죽은 것과 마찬가지고, 무엇이든지 연결되어 있을 때만 완전하거나 유용하다며 '연결은 곧 권력'이라고 선언한다.
저자는 또 초연결 사회는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세계로, 여기서는 '제7의 감각'이 생존과 직결된다며, 어떤 방식으로 네트워크에 얽힐 것인가를 판단하는 직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반경환은 중진 비평가이자 시전문지 <애지>의 발행인으로 우리 문단에서 보기 드물게 자신이 이론을 갖고 있는 평론가다. 시를 행복한 글쓰기라고 하고 삶을 긍정하는 낙천주의가 문화 예술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어려운 용어를 많이 쓰고 순수문학적인 글을 좋아하는 다른 비평가들과는 달리 반경환은 누구보다도 대중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시 비평을 써 왔다.
< 사상의 꽃들 >은 ' 시는 사상의 꽃이며 사상은 시의 씨앗이다.'는 반경환의 지론을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생각, 즉 의미를 생성하고 부여하는 작업에서 시가 시작되며, 시는 깊은 사유의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가장 강하게 각인될 수 있는 예술의 정수(꽃)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반경환은 이 책에서 나태주와 정호승 오현정 문인수 복효근 장효종 등 국내 중견 시인 91명의 시를 ' 시는 사상의 꽃이며, 사상은 시의 씨앗이다.'라는 기반 위에서, 시인 중심의 미시적 관점, 시작품의 역사철학적인 의미를 밝혀보는 현상학적 관점, 모든 것을 종합하는 낙천주의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디어 랄프 로렌 』은 인생에서 크게 실패한 28살의 젊은 물리학도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한 여인의 청첩장을 발견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십 년 전 고등학생 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기억의 활동을 통해 어떤 기억은 오랜 시간에 잠복해 있다 정확한 순간에 찾아와 우리를 비참 속에서 건져올리기도 한다는 것을 이 소설은 증명해 보인다.
'주인공 종수는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지 9 년째 되는 해 물리학 공부에 한계를 느끼고 귀국해 술로 인생을 위로하며 방안을 뒹굴던 중 한 때 마음에 두었던 여인인 수영의 결혼식 청첩장을 발견한다.
그녀는 열여덟 살 여름에 불쑥 찾아와 랄프 로렌에게 시계를 만들어 달라는 편지를 써 달라고 부탁했다. 수영의 청첩장을 매개로 종수는 역동적인 기억의 활동을 펼친다. 종수는 미국에 머문 시기의 근 일 년 동안 랄프 로렌이 시계를 만들지 않은 이유를 찾아나서게 된다. 구두닦이 소년이었던 랄프 로렌을 집으로 데려와 아들처럼 키웠던 조셉 프랭클 등 주변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 어떤 사람도 결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인형 안에서 또 인형이 나오는 마트료시카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문을 열어 젖혀야 하는, 그래서 거대한 시간 낭비라는 낭패감을 느낀다.....이 세상에, 이 우주에, 내가 머무는 곳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깜깜한 방안에서 절망감에 빠져 있을 때 '똑똑'하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시작된다...'
작가는 망원경으로 이를 발견하고 우리에게 알려준다. 모든 게 부서졌다는 절망에 휩싸였을 때 들려오는 노크 소리, 이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우리 나라에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아기장수 설화'의 줄거리다. 역사는 다른 세상을 꿈꾸다가 좌절했던 인물들과 사건들의 연속이다. 우리 현대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나라의 안위가 풍전등화와 같았던 20세기 후반에 서양사상과 문물을 들여와 나라를 부강시키자는 개화파의 개혁정책이 수구파에게 짓밟혀 3일 천하로 끝난 갑신정변도 아기장수 설화의 데자뷰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는 개화파의 리더로 갑신정변을 이끌었던 김옥균과 그와 대척점에서 개혁을 저지하고 끝내는 김옥균을 암살까지 하는 홍종우의 삶을 여러면에서 조명하고 있다.

책은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 등이 단발령보다 훨씬 이전에 상투를 자르고 양복을 입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들은 제국열강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급했고, 정체된 조선과 불화하며 다른 조선을 꿈꿨던 몽상가'로 묘사한다.
홍종우는 황국협회 주역인 수구파로 기억되지만 한국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이고 파리 사교 무대에서 한복을 고집한 민족주의자였으며, 프랑스 체류시절의 경험으로 제국주의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아는 현실주의자로 표현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 두 사람을 제국주의 격랑에 휘말린 조선이 취할 수 있는 두 반응의 양극단에 서서 변혁을 시도했지만, 한 쪽은 제국주의 일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어설픔으로, 다른 한 쪽은 기득권 수구세력에 밀려 실패한 개혁가로 평가한다.

『촛불의 헌법학』은 헌법학자 이준일 교수가 2016년 말부터 지금까지 우리사회를 흔들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사건의 과정을 지켜보며, 각각의 사건들에서 제기된 헌법적 쟁점에 대해 쓴 글이다.
저자는 이화여대 사태,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사건, 정운호 게이트, 특별감찰관 문건 유출 사건, 최순실의 태블릿 PC,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 목사의 과거 행적이 각각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대통령 탄핵을 불러온 촛불집회로 이어지는 사건임을 드러내고 이를 '판도라 상자가 열린 것'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정치사회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이런 일련의 사건들에서 '헌법'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를 입체적으로 담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책은 국회의 '대통령 소추 결의서'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문' 내용을 하나하나 되짚어 가며, 헌법의 규정과 의미, 헌법 재판의 특성, 결정문의 의의와 한계 등을 헌법학자의 시각에서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의 책임을 묻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 이런 대규모 국가 재난에 즈음해서도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가 부인되고, 탄핵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장은 앞으로도 기대할 수 없다."는 말로 비판을 제기한다.
아울러, 국민주권주의는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 그치지 않고그 대표가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해석한다.
이 책은 부록으로 '대통령 탄핵 소추 의결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요지' '대통령 탄핵 심판 헌법재판소 결정' 전문을 싣고 있다.

계속되는 테러, 난민의 물결, 침체된 세계 경제, 놀라운 선거 결과, 뜻밖에 찾아온 부의 순간, 기적적인 의학의 진보... 이 모든 현상이 연결성의 산물이라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소셜미디어 등 혁신적 기술로 인해 인류는 초연결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그에 따라 생존은 물론 권력과 부 또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자에게 돌아가리라 전망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지의 권력과 부를 깨울 새로운 본능으로 '네트워크 시대의 작동원리를 간파해 이용하는 힘'을 제시하고, 이를 '제7의 감각'이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제7의 감각'은 어떤 사물이 연결에 의해 바뀌는 방식을 알아채는 능력으로 부연 설명한다. 나아가 오늘날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은 죽은 것과 마찬가지고, 무엇이든지 연결되어 있을 때만 완전하거나 유용하다며 '연결은 곧 권력'이라고 선언한다.
저자는 또 초연결 사회는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세계로, 여기서는 '제7의 감각'이 생존과 직결된다며, 어떤 방식으로 네트워크에 얽힐 것인가를 판단하는 직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반경환은 중진 비평가이자 시전문지 <애지>의 발행인으로 우리 문단에서 보기 드물게 자신이 이론을 갖고 있는 평론가다. 시를 행복한 글쓰기라고 하고 삶을 긍정하는 낙천주의가 문화 예술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어려운 용어를 많이 쓰고 순수문학적인 글을 좋아하는 다른 비평가들과는 달리 반경환은 누구보다도 대중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시 비평을 써 왔다.
< 사상의 꽃들 >은 ' 시는 사상의 꽃이며 사상은 시의 씨앗이다.'는 반경환의 지론을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생각, 즉 의미를 생성하고 부여하는 작업에서 시가 시작되며, 시는 깊은 사유의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가장 강하게 각인될 수 있는 예술의 정수(꽃)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반경환은 이 책에서 나태주와 정호승 오현정 문인수 복효근 장효종 등 국내 중견 시인 91명의 시를 ' 시는 사상의 꽃이며, 사상은 시의 씨앗이다.'라는 기반 위에서, 시인 중심의 미시적 관점, 시작품의 역사철학적인 의미를 밝혀보는 현상학적 관점, 모든 것을 종합하는 낙천주의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디어 랄프 로렌 』은 인생에서 크게 실패한 28살의 젊은 물리학도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한 여인의 청첩장을 발견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십 년 전 고등학생 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기억의 활동을 통해 어떤 기억은 오랜 시간에 잠복해 있다 정확한 순간에 찾아와 우리를 비참 속에서 건져올리기도 한다는 것을 이 소설은 증명해 보인다.
'주인공 종수는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지 9 년째 되는 해 물리학 공부에 한계를 느끼고 귀국해 술로 인생을 위로하며 방안을 뒹굴던 중 한 때 마음에 두었던 여인인 수영의 결혼식 청첩장을 발견한다.
그녀는 열여덟 살 여름에 불쑥 찾아와 랄프 로렌에게 시계를 만들어 달라는 편지를 써 달라고 부탁했다. 수영의 청첩장을 매개로 종수는 역동적인 기억의 활동을 펼친다. 종수는 미국에 머문 시기의 근 일 년 동안 랄프 로렌이 시계를 만들지 않은 이유를 찾아나서게 된다. 구두닦이 소년이었던 랄프 로렌을 집으로 데려와 아들처럼 키웠던 조셉 프랭클 등 주변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 어떤 사람도 결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인형 안에서 또 인형이 나오는 마트료시카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문을 열어 젖혀야 하는, 그래서 거대한 시간 낭비라는 낭패감을 느낀다.....이 세상에, 이 우주에, 내가 머무는 곳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깜깜한 방안에서 절망감에 빠져 있을 때 '똑똑'하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시작된다...'

작가는 망원경으로 이를 발견하고 우리에게 알려준다. 모든 게 부서졌다는 절망에 휩싸였을 때 들려오는 노크 소리, 이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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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태 기자 ji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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