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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아버지 아직 살아계시냐?”…‘고리 대출’의 독배
입력 2017.04.21 (14:10) | 수정 2017.04.21 (14:10) 취재후
[취재후] “아버지 아직 살아계시냐?”…‘고리 대출’의 독배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아직도 살아 있느냐고... 네 자식이 돈 빌려 가놓고 돈 안 갚고 있다고..."

암 투병 중인 아버지의 병원비가 급하게 필요했던 A 씨. '30만 원을 빌리고 일주일 뒤 50만 원으로 갚으면 된다'는 인터넷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곧 수입이 생길 거로 생각했던 A 씨는 광고에 적힌 번호로 연락했다.

대출은 일사천리도 이뤄졌다. 전화를 걸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직원이 직접 A 씨를 만나러 왔다. 직원은 대부업 표준계약서라고 적힌 종이를 내밀었다. 이름과 주소를 적고 나니 또 다른 절차가 남아있었다. 준비해 온 등본에 가족, 친척, 친구, 회사동료의 이름·주소·전화번호도 적어야 했다. 직원은 직접 전화를 걸어 사실관계가 맞는지 확인까지 했다.

약속된 일주일이 지났다. 자정이 되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상대방은 빨리 돈을 갚으라고 했다. 50만 원을 못 갚을 것 같으면 우선 이자(20만 원)부터 갚으라고 했다. 다음날 갚아야 할 돈은 또다시 50만 원으로 늘어나 있었다.

대출 상환이 늦어지자 직원은 "암 투병 중인 아버지 아직 살아계시냐"며 "돈을 갚지 않으면 아버지에게 전화하겠다"고 A 씨를 협박했다. 그리고 다음날 직원은 아버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돈을 갚으라고 폭언을 했다. A 씨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아버지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며 후회했다.


30만 원 대출 50만 원 상환...연이율은?

[연관 기사] ‘4400% 폭탄 이자율’ 암투병 부모에도 협박

A 씨처럼 해당 업체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은 모두 5,300여 명이다. 저마다 사연들은 다양했지만, 대부업체를 찾아온 이유는 비슷했다. 제도권 은행 대출이 불가능한데 급하게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소액인 30만 원을 빌려주고 일주일 뒤 50만 원으로 갚으면 된다는 광고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소액 단기 대출이기 때문에 피해자 대부분은 다른 곳에서 돈이 들어오면 금방 갚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해당 대부업체 총책 권 모(39) 씨 등 11명은 피해자들의 이런 심리를 노렸다. 이들은 30, 50, 70만 원을 빌려주고 일주일 뒤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 80, 100만 원을 받아냈다. 이는 연이율로 따지면 3,466~4,400%로 법정 최고 이자율(연 27.9%)의 150배를 넘는 수준이다.

권 씨 등은 이런 영업 방식으로 이자로만 64억 원을 받아냈다. 이들은 돈을 제때 갚지 못한 채무자에게 폭언과 협박도 일삼았다. 하루만 연체돼도 채무 사실을 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채무자 누나에게 전화해 "장기를 팔아서라도 갚아라"고 하거나, 아버지에게 전화해 "아들이 돈을 갚지 않는다"고 겁을 주는 방식이었다.


협박·공포심 조장…여전한 '불법채권추심'

불법 채권추심의 유형은 다양하다. 수백%의 고리를 받으면서 채무를 갚지 못하는 채권자들을 채무자의 직장에 찾아가 소란을 피우거나, 심지어 채무자를 감금·위협하거나, 차량을 갈취하는 등 도를 넘어선 채권추심으로 채무자들을 괴롭힌다.

채권추심에 대한 민원도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채권추심 관련 민원은 3,776건으로 전년(2,167건) 대비 74.3%(1,609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불법 채권추심 근절을 위해 올해 상반기 중 금융사들의 업무행태에 대한 전면 점검에 나서는 한편, 경찰과 공조해 지자체에 등록된 대부업체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예정이다.


불법 채권 추심 피해 발생시 대처 방법은?

경찰은 "대출 받을 때 연이율이 법정 최고금(27.9%)을 초과하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며 "이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이자계약은 무효이기 때문에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또 "선이자나 사례금, 수수료 등 각종 명목으로 떼는 돈도 모두 이자에 해당되니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등록 대부업자는 주로 대포폰을 사용해 채무자나 가족에게 전화로 폭언을 하면서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대출 시 채무자 가족 및 친척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면 이를 거절할 필요가 있다. 대부업자들은 대부분 불법 채권추심행위에 대한 사실 입증이 어려운 점 등을 악용하기 때문에 녹음하는 등 증거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사금융을 이용하려 한다면 반드시 금융감독원의 '서민금융 1332' 홈페이지나 지자체 지역경제과 등에 문의해 대부업 등록을 한 정상적인 업체인지 확인하라"며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제도나 법원의 회생·파산 등 법적 절차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사정이 급하더라도 무등록 불법업체 이용은 최대한 자제하는 게 피해를 사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취재후] “아버지 아직 살아계시냐?”…‘고리 대출’의 독배
    • 입력 2017.04.21 (14:10)
    • 수정 2017.04.21 (14:10)
    취재후
[취재후] “아버지 아직 살아계시냐?”…‘고리 대출’의 독배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아직도 살아 있느냐고... 네 자식이 돈 빌려 가놓고 돈 안 갚고 있다고..."

암 투병 중인 아버지의 병원비가 급하게 필요했던 A 씨. '30만 원을 빌리고 일주일 뒤 50만 원으로 갚으면 된다'는 인터넷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곧 수입이 생길 거로 생각했던 A 씨는 광고에 적힌 번호로 연락했다.

대출은 일사천리도 이뤄졌다. 전화를 걸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직원이 직접 A 씨를 만나러 왔다. 직원은 대부업 표준계약서라고 적힌 종이를 내밀었다. 이름과 주소를 적고 나니 또 다른 절차가 남아있었다. 준비해 온 등본에 가족, 친척, 친구, 회사동료의 이름·주소·전화번호도 적어야 했다. 직원은 직접 전화를 걸어 사실관계가 맞는지 확인까지 했다.

약속된 일주일이 지났다. 자정이 되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상대방은 빨리 돈을 갚으라고 했다. 50만 원을 못 갚을 것 같으면 우선 이자(20만 원)부터 갚으라고 했다. 다음날 갚아야 할 돈은 또다시 50만 원으로 늘어나 있었다.

대출 상환이 늦어지자 직원은 "암 투병 중인 아버지 아직 살아계시냐"며 "돈을 갚지 않으면 아버지에게 전화하겠다"고 A 씨를 협박했다. 그리고 다음날 직원은 아버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돈을 갚으라고 폭언을 했다. A 씨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아버지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며 후회했다.


30만 원 대출 50만 원 상환...연이율은?

[연관 기사] ‘4400% 폭탄 이자율’ 암투병 부모에도 협박

A 씨처럼 해당 업체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은 모두 5,300여 명이다. 저마다 사연들은 다양했지만, 대부업체를 찾아온 이유는 비슷했다. 제도권 은행 대출이 불가능한데 급하게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소액인 30만 원을 빌려주고 일주일 뒤 50만 원으로 갚으면 된다는 광고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소액 단기 대출이기 때문에 피해자 대부분은 다른 곳에서 돈이 들어오면 금방 갚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해당 대부업체 총책 권 모(39) 씨 등 11명은 피해자들의 이런 심리를 노렸다. 이들은 30, 50, 70만 원을 빌려주고 일주일 뒤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 80, 100만 원을 받아냈다. 이는 연이율로 따지면 3,466~4,400%로 법정 최고 이자율(연 27.9%)의 150배를 넘는 수준이다.

권 씨 등은 이런 영업 방식으로 이자로만 64억 원을 받아냈다. 이들은 돈을 제때 갚지 못한 채무자에게 폭언과 협박도 일삼았다. 하루만 연체돼도 채무 사실을 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채무자 누나에게 전화해 "장기를 팔아서라도 갚아라"고 하거나, 아버지에게 전화해 "아들이 돈을 갚지 않는다"고 겁을 주는 방식이었다.


협박·공포심 조장…여전한 '불법채권추심'

불법 채권추심의 유형은 다양하다. 수백%의 고리를 받으면서 채무를 갚지 못하는 채권자들을 채무자의 직장에 찾아가 소란을 피우거나, 심지어 채무자를 감금·위협하거나, 차량을 갈취하는 등 도를 넘어선 채권추심으로 채무자들을 괴롭힌다.

채권추심에 대한 민원도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채권추심 관련 민원은 3,776건으로 전년(2,167건) 대비 74.3%(1,609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불법 채권추심 근절을 위해 올해 상반기 중 금융사들의 업무행태에 대한 전면 점검에 나서는 한편, 경찰과 공조해 지자체에 등록된 대부업체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예정이다.


불법 채권 추심 피해 발생시 대처 방법은?

경찰은 "대출 받을 때 연이율이 법정 최고금(27.9%)을 초과하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며 "이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이자계약은 무효이기 때문에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또 "선이자나 사례금, 수수료 등 각종 명목으로 떼는 돈도 모두 이자에 해당되니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등록 대부업자는 주로 대포폰을 사용해 채무자나 가족에게 전화로 폭언을 하면서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대출 시 채무자 가족 및 친척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면 이를 거절할 필요가 있다. 대부업자들은 대부분 불법 채권추심행위에 대한 사실 입증이 어려운 점 등을 악용하기 때문에 녹음하는 등 증거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사금융을 이용하려 한다면 반드시 금융감독원의 '서민금융 1332' 홈페이지나 지자체 지역경제과 등에 문의해 대부업 등록을 한 정상적인 업체인지 확인하라"며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제도나 법원의 회생·파산 등 법적 절차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사정이 급하더라도 무등록 불법업체 이용은 최대한 자제하는 게 피해를 사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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