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연구원가제도…과학자 발목 잡아

입력 2017.04.21 (19:27) 수정 2017.04.21 (19: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오늘은 50번째 과학의 날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결과를 내놓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20년전 도입된 제도때문인데 여러 개의 단기 연구 과제를 수행할 수 밖에 없는 구조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 인재들이 모인 대덕연구단지.

김도영 박사가 신물질 개발 제안서를 쓰기 위해 동료들과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회의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쓰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본업인 실험과 연구는 밤이 돼서야 시작합니다.

이렇게 보고서와 행정 업무가 많은 이유는 20년 전 도입된 PBS라는 연구원가제도 때문입니다.

연구 인건비의 약 40%를 프로젝트 비용에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프로젝트를 구하지 못하면 연구원들은 그만큼 월급이 깎이게 됩니다.

<인터뷰> 김도영(정부출연연구소 선임연구원) : "프로젝트 4개를 하다 보니 각각 주제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관심을 갖고 집중을 해야하는 분야도 다릅니다."

이 때문에 깊이있는 연구로 성과를 낼만한 연구보다는 논문 숫자를 늘리는 데 급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홍성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미래 기술은 이거다 꼭 찍어서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그런 정도의 PBS 운영보다는 차라리 우수한 인재, 우수한 과학자, 우수한 미래 세대를 양성하는 데 그 자금을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5개 정부 출연기관이 쓰는 연구비는 한해 4조 6천억 원.

지난 20년간 연구개발비도 10배나 늘었습니다.

이제는 질 높은 연구 성과를 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만큼, 시대에 맞게 제도를 손봐야 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20년 된 연구원가제도…과학자 발목 잡아
    • 입력 2017-04-21 19:32:14
    • 수정2017-04-21 19:52:16
    뉴스 7
<앵커 멘트>

오늘은 50번째 과학의 날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결과를 내놓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20년전 도입된 제도때문인데 여러 개의 단기 연구 과제를 수행할 수 밖에 없는 구조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 인재들이 모인 대덕연구단지.

김도영 박사가 신물질 개발 제안서를 쓰기 위해 동료들과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회의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쓰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본업인 실험과 연구는 밤이 돼서야 시작합니다.

이렇게 보고서와 행정 업무가 많은 이유는 20년 전 도입된 PBS라는 연구원가제도 때문입니다.

연구 인건비의 약 40%를 프로젝트 비용에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프로젝트를 구하지 못하면 연구원들은 그만큼 월급이 깎이게 됩니다.

<인터뷰> 김도영(정부출연연구소 선임연구원) : "프로젝트 4개를 하다 보니 각각 주제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관심을 갖고 집중을 해야하는 분야도 다릅니다."

이 때문에 깊이있는 연구로 성과를 낼만한 연구보다는 논문 숫자를 늘리는 데 급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홍성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미래 기술은 이거다 꼭 찍어서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그런 정도의 PBS 운영보다는 차라리 우수한 인재, 우수한 과학자, 우수한 미래 세대를 양성하는 데 그 자금을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5개 정부 출연기관이 쓰는 연구비는 한해 4조 6천억 원.

지난 20년간 연구개발비도 10배나 늘었습니다.

이제는 질 높은 연구 성과를 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만큼, 시대에 맞게 제도를 손봐야 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