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라디오의 부활

입력 2017.04.23 (23:03) 수정 2017.04.2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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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구대회(카페 대표) : "아침 7시 전에 와서 준비하고 7시가 되면 문을 열고 이렇게 하거든요. 그 전에 라디오를 틀어놓는데 89. 1에 황정민 아나운서가 하는 라디오 프로인데 7시에 그 시그널 빠빠 막 이러면서 기차 소리처럼 나오는 게 있어요. 근데 그게 굉장히 신나요.아 그래 이제 하루 시작하는구나 그런 느낌이 나요."

<녹취> 황정민(라디오 진행자) : "아침에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내딛는 한걸음. 남이 볼 땐 출근길, 어느 직장인의 흔한 기상 시간이지만 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었다."

<인터뷰> 구대회(카페 대표) : "하루의 시작을 라디오를 틀어놓고 하면 저도 기분이 좋고 손님들도 아 뭔가 내가 시작하는구나.. 커피와 함께 뭔가 시작하는구나 그런 느낌도 줄 수 있어서..."

<인터뷰> 황정민(라디오 진행자) : "이 시간에 늘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부지런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잖아요, 조금씩 이렇게 뭔가 응원한다고 할까요?"

일분 일초가 아까운 바쁜 현대인들.

한물간 퇴물로 취급받던 라디오가 이들과 호흡하며 디지털 시대를 맞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봉제공장의 재봉틀이 라디오와 함께 돌아갑니다.

디지털 시대라고 하지만, 라디오는 여기선 여전히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벗입니다.

<인터뷰> "라디오 우리는 하루도 안 틀어놓는 날 없어요. 아침에 딱 출근하면 시작하면 이거 하고 똑같이 시작해요, 끝날 때까지. 아침에 9시에 딱 오면 틀어놓고 그때부터 저녁까지."

<인터뷰> 김애경(57살)·이은실(52살) : "이 나이 먹었어도 신 나는 거 나오면 살짝 밑에서 다리도 이렇게 한 번씩 하고. (뭐 크게는 못하고.) 좋아요. 고개는 이렇게 하고. 들썩들썩하지. (아직도 좀 그런 게 있는 것 같아, 나이가 있어도.) 좋은 것 같아요, 음악은 그래서. "

<인터뷰> 고영덕(59살) : "완전 동반자지 뭐. 돈 버는 데 일조를 했다고 봐야죠 라디오 때문에도 이렇게 또 삶이 즐거웠고 이렇게 할 수 있었고 안 좋은 집 하나 있고 뭐 애들 시집가고 다 애들 다 장가가서 애들 낳고, 그게 행복인 것 같아요."

매일 커피콩을 볶는 구대회 씨.

구 씨는 이때 마치 의식처럼 꼭 라디오로 클래식 음악을 듣습니다.

<인터뷰> 구대회(카페 대표) : "커피를 볶는 행위 자체가 굉장한 집중을 요구하는 작업이에요. 콩이 볶이는 색깔도 봐야 하고, 소리도 들어야 하고, 향도 맡아야 하거든요? 그러려면 제 감각들이 살아나야 하는데 라디오는 귀로만 듣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점들을 깨워주기 때문에 도움이 되죠. 제 느낌상으로 (라디오를 들으면서) 커피를 볶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실제로도 잘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사람이 하는 거니까요."

<인터뷰> 김난도(서울대 교수·라디오 진행자) : "라디오는 기본적으로 뭔가를 하면서 함께하는 매체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 다매체 시대에도 동반자로서의 역할은 전혀 줄지 않았다. 그래서 라디오의 영향력이 많은 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듣기만 하던 라디오는 이제 청취자들과 상호 소통하는 장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민 : "음악을 하는 31살 박민이라고 합니다. 혼자서 음악을 만들고 혼자서 부르고 그렇게 앨범도 간간이 내고 이런 음악 활동을 하면서 그 활동을 위해서 이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거든요, 사연을 보냈는데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전화가 걸려온 거예요, 제가 앨범이 나왔는데 이거를 한 번만 라디오에서 듣고 싶다 하니까 틀어주셨어요, 실시간 검색에 2위까지 된 거예요. 와 이런 일도 있구나."

박민 씨는 이후 라디오 생방송에 직접 출연하는 기회까지 얻었습니다.

<녹취> 박민 : "안녕하세요."

<녹취> 박명수 : "아유 반갑습니다. 꿈이 이루어지네요. 그렇죠? 오늘은요. 아주 특별한 시간을 한번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름하여 한 사람을 위한 방송, 박민데이."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고 방송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이런 강력한 소통 효과 때문에 라디오는 오래된 매체라는 선입견을 깨고 새로운 젊은 층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명수('박명수의 라디오 쇼' 진행자) : "쌍방향으로 느낄 수 있는 그 교감. 살아있는 그대로.. 실시간으로 서로 이렇게.. 교감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좀 뜬구름 잡는 얘기보다는 요즘 트렌드나..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젊은 친구들하고도 이야기하기가 편하죠..."

<녹취> "JODK, 여기는 경성방송국입니다."

이 땅에 라디오가 전파를 탄지 90년.

<녹취> "제가 뭐 편하자고 그러는 거예요?"

TV가 귀하던 시절 라디오는 장안의 화제였고, 7-80년대 라디오는 팝 음악이라는 유행을 이끌며 청춘의 자양분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TV가 등장하고, 디지털,뉴미디어시대가 되면서 라디오는 한물간 퇴물 취급을 받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디지털 시대에 다시 라디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히려 디지털 기술이 라디오의 부활을 불렀습니다.

PC나 스마트 폰에 내려받아 언제 어디서나 깨끗한 음질로 라디오를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연이나 감상을 바로 올릴 수 있어 듣는 라디오에서 참여하는 라디오로 변신했습니다.

<인터뷰> 박민 : "제가 쓴 글 말고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볼 수 있고 저랑 비슷한 처지의 상황이나 사연들이 나오면 거기에 저를 대입해서 생각할 수 있고 많은 사람이 진짜 의견들이 다 제각각이더라고요. 그래서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듣는 라디오는 '보이는 라디오'로도 진화했습니다.

<녹취> 이덕화 :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덕화 인사드리겠습니다. 매일 그대와, 수요일 수요일은 즐거워. 즐거운 무대로 시작했습니다. 오늘 최수종 씨 보이는 레디오라고 그래서 가발 탁, 쓰고. 양복 쫙 입고 올라오려고 양복도 근사한 옷 준비해 놨는데.오늘이, 제 낚시회 시조회예요."

<녹취> 최수종 : "시조회가 뭐죠?"

<녹취> 이덕화 : "올 1년의 안녕을 비는 뜻에서 고사도 지내고. (처음 시작하는?) 만나서, 그 핑계로 소주 한 잔 먹는 거죠. 뭐. 우리 오케이 팀. 시조회 날이 돼서 할 수 없이 낚시복을 입고 나왔습니다. 그 대신 가발 썼잖아. 양해해주세요."

TV에서보다 진솔한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얼굴을 보면서 들을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입니다.

<인터뷰> 최수종('최수종의 매일 그대와' 진행자) : "보라(보이는 라디오)를 통해서 모습이 조금 힘들어 보였다든지, 아니면 목소리가 많이 안 좋았다든지 하면 며칠 후에 건강식이 소포로 배달돼오거나 제작진분들과 함께 나눠 드시라고 음식도 보내주시고…."

이런 변화에 힘입어 오래된 매체라는 선입견을 벗어던지고 라디오 이용률이 최근 상승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라디오 광고 시장도 커졌습니다.

스마트 폰의 확산과 함께 라디오의 주 청취 층인 40대의 라디오 앱 이용률도 최근 4년 동안 두 배 가까이 늘었고, 50대는 5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디지털과 만나 부활하고 있는 라디오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영국에서는 디지털 라디오 방송의 확산으로 지난해 라디오 청취 시간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라디오가 부활할 수 있었던 건 뉴미디어와 디지털 환경에 적극 적응하면서도 여전히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홍수 : "라디오에서 뉴스부터 문화, 모든 분야를 다 청취할 수 있으니까 그냥 캠핑하면서 귀로는 청취하고 그게 힐링이 되더라고요. 손수 팩을 박고 텐트를 설치하고 장비를 세팅하고 밥을 하고 이게 다 아날로그적이잖아요? 라디오도 내가 주파수를 다이얼을 돌려서 맞춰야 하고 이러는게 아날로그잖아요. 너무 편리한 시대보다는 내가 손수 움직여서 할 수 있다는 거. 그게 아직도 내가 정말 살아있구나 이런 기분을 느끼죠. 캠핑은 라디오하고 딱 친구죠. 가장 어울리는 동반자."

<인터뷰> 서연주 : "캠핑에서 라디오를 들을 때는, 좀 더 채워지는 느낌? 둘이 있으면 적막할 때도 잦아요. 그런데 라디오 켜 놓으면 그냥, 뭔가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은 거 같아요. 더 부드러워지는 거 같고. 음악도 나오고."

볼 것도 들을 것도 넘치는 세상.

경쟁적으로 더 자극적으로 치닫고 있는 매체들에 눈과 귀가 피로해진 것이 사람들이 다시 라디오를 찾는 이유 아닐까요?

<인터뷰> 박중훈(라디오 진행자) : "영상이 없어서 사용하는 이용자들에게 임팩트나 혹은 강요를 하지 않는 그런 매체 같아요. 조금 부족하니까 좀 더 채워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김난도 : "카운터 트랜드라고 부르는데요. 액션영화가 난무하고 정치적인 또는 사회문제를 막 고발하고 이런 영화가 굉장히 한번 히트를 하고 나면요. 생각보다 로맨틱하고 뮤지컬이나 아주 부드러운 영화들이 한번 또다시 반발로써 인기를 끌고 이러는 경향이 있어요."

지금 현대 매체가, 현대 사회가 너무 복잡하고 극적이고 갈등요소가 많으니까요. 어딘가 찾아가서 휴식을 취하고 안정을 취하고 싶은 그런 매체가 하나쯤은 필요하다. 그걸 라디오가 거의 유일하게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그물망처럼 연결된 지구촌.

하지만 전 세계 가정의 75%가 라디오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라디오는 지금도 인류가 가장 폭넓게 이용하는 미디어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디지털 기술과 만나 진화를 거듭하며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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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시대, 라디오의 부활
    • 입력 2017-04-23 22:50:44
    • 수정2017-04-23 23:37:22
    취재파일K
<인터뷰> 구대회(카페 대표) : "아침 7시 전에 와서 준비하고 7시가 되면 문을 열고 이렇게 하거든요. 그 전에 라디오를 틀어놓는데 89. 1에 황정민 아나운서가 하는 라디오 프로인데 7시에 그 시그널 빠빠 막 이러면서 기차 소리처럼 나오는 게 있어요. 근데 그게 굉장히 신나요.아 그래 이제 하루 시작하는구나 그런 느낌이 나요."

<녹취> 황정민(라디오 진행자) : "아침에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내딛는 한걸음. 남이 볼 땐 출근길, 어느 직장인의 흔한 기상 시간이지만 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었다."

<인터뷰> 구대회(카페 대표) : "하루의 시작을 라디오를 틀어놓고 하면 저도 기분이 좋고 손님들도 아 뭔가 내가 시작하는구나.. 커피와 함께 뭔가 시작하는구나 그런 느낌도 줄 수 있어서..."

<인터뷰> 황정민(라디오 진행자) : "이 시간에 늘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부지런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잖아요, 조금씩 이렇게 뭔가 응원한다고 할까요?"

일분 일초가 아까운 바쁜 현대인들.

한물간 퇴물로 취급받던 라디오가 이들과 호흡하며 디지털 시대를 맞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봉제공장의 재봉틀이 라디오와 함께 돌아갑니다.

디지털 시대라고 하지만, 라디오는 여기선 여전히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벗입니다.

<인터뷰> "라디오 우리는 하루도 안 틀어놓는 날 없어요. 아침에 딱 출근하면 시작하면 이거 하고 똑같이 시작해요, 끝날 때까지. 아침에 9시에 딱 오면 틀어놓고 그때부터 저녁까지."

<인터뷰> 김애경(57살)·이은실(52살) : "이 나이 먹었어도 신 나는 거 나오면 살짝 밑에서 다리도 이렇게 한 번씩 하고. (뭐 크게는 못하고.) 좋아요. 고개는 이렇게 하고. 들썩들썩하지. (아직도 좀 그런 게 있는 것 같아, 나이가 있어도.) 좋은 것 같아요, 음악은 그래서. "

<인터뷰> 고영덕(59살) : "완전 동반자지 뭐. 돈 버는 데 일조를 했다고 봐야죠 라디오 때문에도 이렇게 또 삶이 즐거웠고 이렇게 할 수 있었고 안 좋은 집 하나 있고 뭐 애들 시집가고 다 애들 다 장가가서 애들 낳고, 그게 행복인 것 같아요."

매일 커피콩을 볶는 구대회 씨.

구 씨는 이때 마치 의식처럼 꼭 라디오로 클래식 음악을 듣습니다.

<인터뷰> 구대회(카페 대표) : "커피를 볶는 행위 자체가 굉장한 집중을 요구하는 작업이에요. 콩이 볶이는 색깔도 봐야 하고, 소리도 들어야 하고, 향도 맡아야 하거든요? 그러려면 제 감각들이 살아나야 하는데 라디오는 귀로만 듣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점들을 깨워주기 때문에 도움이 되죠. 제 느낌상으로 (라디오를 들으면서) 커피를 볶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실제로도 잘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사람이 하는 거니까요."

<인터뷰> 김난도(서울대 교수·라디오 진행자) : "라디오는 기본적으로 뭔가를 하면서 함께하는 매체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 다매체 시대에도 동반자로서의 역할은 전혀 줄지 않았다. 그래서 라디오의 영향력이 많은 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듣기만 하던 라디오는 이제 청취자들과 상호 소통하는 장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민 : "음악을 하는 31살 박민이라고 합니다. 혼자서 음악을 만들고 혼자서 부르고 그렇게 앨범도 간간이 내고 이런 음악 활동을 하면서 그 활동을 위해서 이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거든요, 사연을 보냈는데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전화가 걸려온 거예요, 제가 앨범이 나왔는데 이거를 한 번만 라디오에서 듣고 싶다 하니까 틀어주셨어요, 실시간 검색에 2위까지 된 거예요. 와 이런 일도 있구나."

박민 씨는 이후 라디오 생방송에 직접 출연하는 기회까지 얻었습니다.

<녹취> 박민 : "안녕하세요."

<녹취> 박명수 : "아유 반갑습니다. 꿈이 이루어지네요. 그렇죠? 오늘은요. 아주 특별한 시간을 한번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름하여 한 사람을 위한 방송, 박민데이."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고 방송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이런 강력한 소통 효과 때문에 라디오는 오래된 매체라는 선입견을 깨고 새로운 젊은 층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명수('박명수의 라디오 쇼' 진행자) : "쌍방향으로 느낄 수 있는 그 교감. 살아있는 그대로.. 실시간으로 서로 이렇게.. 교감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좀 뜬구름 잡는 얘기보다는 요즘 트렌드나..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젊은 친구들하고도 이야기하기가 편하죠..."

<녹취> "JODK, 여기는 경성방송국입니다."

이 땅에 라디오가 전파를 탄지 90년.

<녹취> "제가 뭐 편하자고 그러는 거예요?"

TV가 귀하던 시절 라디오는 장안의 화제였고, 7-80년대 라디오는 팝 음악이라는 유행을 이끌며 청춘의 자양분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TV가 등장하고, 디지털,뉴미디어시대가 되면서 라디오는 한물간 퇴물 취급을 받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디지털 시대에 다시 라디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히려 디지털 기술이 라디오의 부활을 불렀습니다.

PC나 스마트 폰에 내려받아 언제 어디서나 깨끗한 음질로 라디오를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연이나 감상을 바로 올릴 수 있어 듣는 라디오에서 참여하는 라디오로 변신했습니다.

<인터뷰> 박민 : "제가 쓴 글 말고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볼 수 있고 저랑 비슷한 처지의 상황이나 사연들이 나오면 거기에 저를 대입해서 생각할 수 있고 많은 사람이 진짜 의견들이 다 제각각이더라고요. 그래서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듣는 라디오는 '보이는 라디오'로도 진화했습니다.

<녹취> 이덕화 :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덕화 인사드리겠습니다. 매일 그대와, 수요일 수요일은 즐거워. 즐거운 무대로 시작했습니다. 오늘 최수종 씨 보이는 레디오라고 그래서 가발 탁, 쓰고. 양복 쫙 입고 올라오려고 양복도 근사한 옷 준비해 놨는데.오늘이, 제 낚시회 시조회예요."

<녹취> 최수종 : "시조회가 뭐죠?"

<녹취> 이덕화 : "올 1년의 안녕을 비는 뜻에서 고사도 지내고. (처음 시작하는?) 만나서, 그 핑계로 소주 한 잔 먹는 거죠. 뭐. 우리 오케이 팀. 시조회 날이 돼서 할 수 없이 낚시복을 입고 나왔습니다. 그 대신 가발 썼잖아. 양해해주세요."

TV에서보다 진솔한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얼굴을 보면서 들을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입니다.

<인터뷰> 최수종('최수종의 매일 그대와' 진행자) : "보라(보이는 라디오)를 통해서 모습이 조금 힘들어 보였다든지, 아니면 목소리가 많이 안 좋았다든지 하면 며칠 후에 건강식이 소포로 배달돼오거나 제작진분들과 함께 나눠 드시라고 음식도 보내주시고…."

이런 변화에 힘입어 오래된 매체라는 선입견을 벗어던지고 라디오 이용률이 최근 상승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라디오 광고 시장도 커졌습니다.

스마트 폰의 확산과 함께 라디오의 주 청취 층인 40대의 라디오 앱 이용률도 최근 4년 동안 두 배 가까이 늘었고, 50대는 5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디지털과 만나 부활하고 있는 라디오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영국에서는 디지털 라디오 방송의 확산으로 지난해 라디오 청취 시간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라디오가 부활할 수 있었던 건 뉴미디어와 디지털 환경에 적극 적응하면서도 여전히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홍수 : "라디오에서 뉴스부터 문화, 모든 분야를 다 청취할 수 있으니까 그냥 캠핑하면서 귀로는 청취하고 그게 힐링이 되더라고요. 손수 팩을 박고 텐트를 설치하고 장비를 세팅하고 밥을 하고 이게 다 아날로그적이잖아요? 라디오도 내가 주파수를 다이얼을 돌려서 맞춰야 하고 이러는게 아날로그잖아요. 너무 편리한 시대보다는 내가 손수 움직여서 할 수 있다는 거. 그게 아직도 내가 정말 살아있구나 이런 기분을 느끼죠. 캠핑은 라디오하고 딱 친구죠. 가장 어울리는 동반자."

<인터뷰> 서연주 : "캠핑에서 라디오를 들을 때는, 좀 더 채워지는 느낌? 둘이 있으면 적막할 때도 잦아요. 그런데 라디오 켜 놓으면 그냥, 뭔가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은 거 같아요. 더 부드러워지는 거 같고. 음악도 나오고."

볼 것도 들을 것도 넘치는 세상.

경쟁적으로 더 자극적으로 치닫고 있는 매체들에 눈과 귀가 피로해진 것이 사람들이 다시 라디오를 찾는 이유 아닐까요?

<인터뷰> 박중훈(라디오 진행자) : "영상이 없어서 사용하는 이용자들에게 임팩트나 혹은 강요를 하지 않는 그런 매체 같아요. 조금 부족하니까 좀 더 채워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김난도 : "카운터 트랜드라고 부르는데요. 액션영화가 난무하고 정치적인 또는 사회문제를 막 고발하고 이런 영화가 굉장히 한번 히트를 하고 나면요. 생각보다 로맨틱하고 뮤지컬이나 아주 부드러운 영화들이 한번 또다시 반발로써 인기를 끌고 이러는 경향이 있어요."

지금 현대 매체가, 현대 사회가 너무 복잡하고 극적이고 갈등요소가 많으니까요. 어딘가 찾아가서 휴식을 취하고 안정을 취하고 싶은 그런 매체가 하나쯤은 필요하다. 그걸 라디오가 거의 유일하게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그물망처럼 연결된 지구촌.

하지만 전 세계 가정의 75%가 라디오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라디오는 지금도 인류가 가장 폭넓게 이용하는 미디어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는 라디오.

디지털 기술과 만나 진화를 거듭하며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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