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서 권총 취득했다고?…총기 출처 긍금증 더해

입력 2017.04.24 (11:40) 수정 2017.04.24 (12: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연관 기사] [뉴스12] 45구경 총기 확인…“지인 집에서 훔쳐”

경북 경산 자인농협 총기강도 사건의 범인이 사건발생 55시간 만에 검거된 가운데 권총의 출처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피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45구경 권총은 10여년 전 우연히 빈집에서 발견해 갖고 있었다고 진술해 신빙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 권총강도 피의자 김씨 구속영장 신청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북 경산경찰서는 23일 은행에 침입, 총기로 직원들을 위협해 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로 김모씨(4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관기사]
권총·실탄 압수…강도로 전락한 방범대장
[뉴스 따라잡기] ‘총기 강도’…잡고 보니 평범한 ‘농민’


김씨는 지난 20일 오전 11시55분쯤 경산시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침입해 총기로 직원들을 위협해 현금 1,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45구경 권총 10여년 전 빈집에서 취득"

권총을 취득하게된 경위에 대해서 경찰은 현재로서는 김씨의 진술밖에 달리 없어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경찰에서 김씨는 범행에 사용한 45구경 권총을 우연히 취득하게됐다고 털어놨다.

권총강도 피의자 김씨는지난 2003년쯤 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상사 심부름으로 칠곡에 있는 한 빈집에 물건을 찾으러 갔다 마루 아래에 있는 권총과 실탄을 발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북 경산경찰서가 24일 농협 권총강도 피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45구경 권총을 공개했다(상). 아래 사진은 농협에서 강탈한 지폐와 범행에 사용한 권총.경북 경산경찰서가 24일 농협 권총강도 피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45구경 권총을 공개했다(상). 아래 사진은 농협에서 강탈한 지폐와 범행에 사용한 권총.

과거 軍 장교들이 쓰던 권총…실탄은 1943년 제조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결과 45구경인 권총은 손잡이에 원목이 덧 씌어져 있는 레밍턴이란 브랜드의 권총이며 실탄은 제조번호로 미뤄 1943년 미국에서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권총은 콜트 45구경(구경 0.45인치, 약 11.25㎜) 탄창식 반자동 권총으로, 과거 우리 군 장교 제식권총이었다.

대부분 창고에 보관 중이지만, 전차병 등 일부에선 지금도 여전히 신형 대신 구형의 콜트 45구경을 사용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누가 빈집에 권총과 실탄을 뒀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진술이 사실인지도 확인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권총의 출처를 밝혀낼 다른 방법도 없다"며 "총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맡겼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근처 군부대나 경찰에서 총기 도난이나 분실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은행강도 피의자 김씨는 "처음부터 권총을 쏠 생각이 아니었지만 농협 직원과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총을 쐈는데 총알이 나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알은 사람에게 맞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다.

실탄 11발, 현금 1천 190만원 압수

경찰은 23일 오전 김씨 집에서 약 700m 떨어진 지하수 관정에서 권총 1자루와 실탄 11발을 발견해 압수했다.

실탄 18발을 감췄다는 피의자 진술을 바탕으로 나머지 7발을 계속 수색 중이다.

범행에 이용한 자전거와 농협에서 빼앗은 현금 천563만원 가운데 천190만원도 압수했다.

김씨는 나머지 돈은 가족들의 옷을 사면서 썼다고 밝혔다.

경북 경산 농협 권총강도 피의자 김모(43)씨가 범행 직후 자전거에서 어디론가 휴대전화로 통화하고 있다(왼쪽). 김씨가 타고 달아난 자전거를 경찰이 압수해 공개했다(오른쪽)경북 경산 농협 권총강도 피의자 김모(43)씨가 범행 직후 자전거에서 어디론가 휴대전화로 통화하고 있다(왼쪽). 김씨가 타고 달아난 자전거를 경찰이 압수해 공개했다(오른쪽)

잦은 총기 사고 우리나라 총기 안전지대 맞나?

우리나라에서도 잊을만 하면 총기와 관련된 사건·사고가 되풀이되고 있어서 더 이상 총기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관기사] 분실총기 2천7백정 다 어디로 갔을까?

지난해 12월 서울 중랑구 묵동 주택가에서는 산악회에서 탈퇴하게 된데 앙심을 품은 40대 여성이 지구대에 맡겼던 엽총을 찾아 난사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음주운전 적발에 불만을 품은 60대 남자가 강원도 고성군 죽왕파출소를 찾아 경찰관을 향해 엽총 2발을 쏘기도 했다.

[연관기사] 홧김에 파출소에 사냥총 난사…총기 관리 ‘구멍’

수렵 면허만 따면 총포의 구입과 사용이 가능하지만 총기가 어떻게 사용되는 지 등의 사후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아 경찰의 허술한 총기류 관리 단속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서울 강북구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인터넷을 보고 만든 사제 총을 10여 차례 난사해 경찰관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온라인에 떠도는 총기와 폭탄 제조법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총기에 접근할 수 있게 환경이 변화했다.

정부는 올해 1월 총포·화약류의 제조 방법이나 설계도 등을 온라인에 올리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는 처벌 규정을 신설했다.

하지만 서버가 외국에 있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온라인에서 총기 제작법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총기 밀수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해외에서 밀반입하다 적발된총기류를 경찰이 살펴보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총기 밀수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해외에서 밀반입하다 적발된총기류를 경찰이 살펴보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 총기 밀수 사례도 크게 증가

또 여행자가 총기를 화물에 숨겨 들여오는 기존 밀수입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국제우편이나 국제특송으로 총기 개조가 가능한 장난감이나 일부 부품을 들여오는 경향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총기 밀수 적발 규모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2013년 103건(140정)에 불과하던 총기류 밀수 적발 건수는 2015년 128건(180정)으로 늘어나는 등 통관의 틈을 이용해 밀반입이 이뤄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총기 관리 강화, 불법 총기 반입 경로 근절과 함께 인터넷을 통한 사제 총기 제작법 전파를 막는 등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빈집서 권총 취득했다고?…총기 출처 긍금증 더해
    • 입력 2017-04-24 11:40:46
    • 수정2017-04-24 12:57:09
    취재K
[연관 기사] [뉴스12] 45구경 총기 확인…“지인 집에서 훔쳐” 경북 경산 자인농협 총기강도 사건의 범인이 사건발생 55시간 만에 검거된 가운데 권총의 출처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피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45구경 권총은 10여년 전 우연히 빈집에서 발견해 갖고 있었다고 진술해 신빙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 권총강도 피의자 김씨 구속영장 신청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북 경산경찰서는 23일 은행에 침입, 총기로 직원들을 위협해 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로 김모씨(4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관기사] 권총·실탄 압수…강도로 전락한 방범대장 [뉴스 따라잡기] ‘총기 강도’…잡고 보니 평범한 ‘농민’ 김씨는 지난 20일 오전 11시55분쯤 경산시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침입해 총기로 직원들을 위협해 현금 1,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45구경 권총 10여년 전 빈집에서 취득" 권총을 취득하게된 경위에 대해서 경찰은 현재로서는 김씨의 진술밖에 달리 없어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경찰에서 김씨는 범행에 사용한 45구경 권총을 우연히 취득하게됐다고 털어놨다. 권총강도 피의자 김씨는지난 2003년쯤 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상사 심부름으로 칠곡에 있는 한 빈집에 물건을 찾으러 갔다 마루 아래에 있는 권총과 실탄을 발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북 경산경찰서가 24일 농협 권총강도 피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45구경 권총을 공개했다(상). 아래 사진은 농협에서 강탈한 지폐와 범행에 사용한 권총. 과거 軍 장교들이 쓰던 권총…실탄은 1943년 제조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결과 45구경인 권총은 손잡이에 원목이 덧 씌어져 있는 레밍턴이란 브랜드의 권총이며 실탄은 제조번호로 미뤄 1943년 미국에서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권총은 콜트 45구경(구경 0.45인치, 약 11.25㎜) 탄창식 반자동 권총으로, 과거 우리 군 장교 제식권총이었다. 대부분 창고에 보관 중이지만, 전차병 등 일부에선 지금도 여전히 신형 대신 구형의 콜트 45구경을 사용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누가 빈집에 권총과 실탄을 뒀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진술이 사실인지도 확인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권총의 출처를 밝혀낼 다른 방법도 없다"며 "총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맡겼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근처 군부대나 경찰에서 총기 도난이나 분실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은행강도 피의자 김씨는 "처음부터 권총을 쏠 생각이 아니었지만 농협 직원과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총을 쐈는데 총알이 나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알은 사람에게 맞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다. 실탄 11발, 현금 1천 190만원 압수 경찰은 23일 오전 김씨 집에서 약 700m 떨어진 지하수 관정에서 권총 1자루와 실탄 11발을 발견해 압수했다. 실탄 18발을 감췄다는 피의자 진술을 바탕으로 나머지 7발을 계속 수색 중이다. 범행에 이용한 자전거와 농협에서 빼앗은 현금 천563만원 가운데 천190만원도 압수했다. 김씨는 나머지 돈은 가족들의 옷을 사면서 썼다고 밝혔다. 경북 경산 농협 권총강도 피의자 김모(43)씨가 범행 직후 자전거에서 어디론가 휴대전화로 통화하고 있다(왼쪽). 김씨가 타고 달아난 자전거를 경찰이 압수해 공개했다(오른쪽) 잦은 총기 사고 우리나라 총기 안전지대 맞나? 우리나라에서도 잊을만 하면 총기와 관련된 사건·사고가 되풀이되고 있어서 더 이상 총기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관기사] 분실총기 2천7백정 다 어디로 갔을까? 지난해 12월 서울 중랑구 묵동 주택가에서는 산악회에서 탈퇴하게 된데 앙심을 품은 40대 여성이 지구대에 맡겼던 엽총을 찾아 난사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음주운전 적발에 불만을 품은 60대 남자가 강원도 고성군 죽왕파출소를 찾아 경찰관을 향해 엽총 2발을 쏘기도 했다. [연관기사] 홧김에 파출소에 사냥총 난사…총기 관리 ‘구멍’ 수렵 면허만 따면 총포의 구입과 사용이 가능하지만 총기가 어떻게 사용되는 지 등의 사후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아 경찰의 허술한 총기류 관리 단속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서울 강북구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인터넷을 보고 만든 사제 총을 10여 차례 난사해 경찰관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온라인에 떠도는 총기와 폭탄 제조법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총기에 접근할 수 있게 환경이 변화했다. 정부는 올해 1월 총포·화약류의 제조 방법이나 설계도 등을 온라인에 올리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는 처벌 규정을 신설했다. 하지만 서버가 외국에 있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온라인에서 총기 제작법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총기 밀수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해외에서 밀반입하다 적발된총기류를 경찰이 살펴보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 총기 밀수 사례도 크게 증가 또 여행자가 총기를 화물에 숨겨 들여오는 기존 밀수입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국제우편이나 국제특송으로 총기 개조가 가능한 장난감이나 일부 부품을 들여오는 경향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총기 밀수 적발 규모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2013년 103건(140정)에 불과하던 총기류 밀수 적발 건수는 2015년 128건(180정)으로 늘어나는 등 통관의 틈을 이용해 밀반입이 이뤄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총기 관리 강화, 불법 총기 반입 경로 근절과 함께 인터넷을 통한 사제 총기 제작법 전파를 막는 등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