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총장 사퇴…“태양을 태양이라 해도 안통해”

입력 2017.04.24 (11:52) 수정 2017.04.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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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 관련 논란의 중심 인물인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오늘(24일)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송 전 장관은 오늘 오전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정치 논쟁의 한복판에 들어가 있다"며 "총장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 학교도 정치적 의미와 연결돼 학교도 좋지 않고 저도 좋지 않은 것 같아 그만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송 총장이 학교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사퇴를 결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재단의 절차에 따라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지금의) 정치적 상황을 전혀 예견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앞으로 누가 집권하더라도 북핵 문제나 대북 정책 이런 것은 여기서 나오는 교훈을 새겨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추가 공개할지 여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대해 "지금은 내가 태양을 태양이라고 해도 낮에 뜬 달이라고 하고 넘어갈 상황"이라며 "내가 뭘 해도 안 될 것이다. 추가 공개할 필요를 지금은 못 느낀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자서전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2007년 11월 노무현 정부시절 유엔 총회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우리 정부가 최종적으로 기권 결정을 내리기 전 북한의 의견을 물었고 당시 청와대에 있던 문 후보가 이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송 전 장관은 사퇴에 앞서 오늘 출근길에 2007년 11월 16일 자신이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낸 손편지를 공개했다.

송 전 장관이 손편지를 보냈다는 2007년 11월 16일은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 주재 관저회의가 있었던 날이다.

송 전 장관은 편지에 '북한은 우리에게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여정부의 흠을 잡는데 혈안이 돼 있는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에게 좋은 공격 구실을 주는 것도 저로서는 가슴 답답한 일입니다'라고 썼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은 이날 이미 기권 결정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며, 송 전 장관은 이후에도 정부내 논의가 이어져 20일 무렵에야 최종 결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 전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말부터 2008년 2월까지 외교통상부 장관을 맡았으며, 2015년부터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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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민순 총장 사퇴…“태양을 태양이라 해도 안통해”
    • 입력 2017-04-24 11:52:28
    • 수정2017-04-24 15:31:52
    정치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 관련 논란의 중심 인물인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오늘(24일)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송 전 장관은 오늘 오전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정치 논쟁의 한복판에 들어가 있다"며 "총장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 학교도 정치적 의미와 연결돼 학교도 좋지 않고 저도 좋지 않은 것 같아 그만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송 총장이 학교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사퇴를 결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재단의 절차에 따라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지금의) 정치적 상황을 전혀 예견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앞으로 누가 집권하더라도 북핵 문제나 대북 정책 이런 것은 여기서 나오는 교훈을 새겨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추가 공개할지 여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대해 "지금은 내가 태양을 태양이라고 해도 낮에 뜬 달이라고 하고 넘어갈 상황"이라며 "내가 뭘 해도 안 될 것이다. 추가 공개할 필요를 지금은 못 느낀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자서전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2007년 11월 노무현 정부시절 유엔 총회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우리 정부가 최종적으로 기권 결정을 내리기 전 북한의 의견을 물었고 당시 청와대에 있던 문 후보가 이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송 전 장관은 사퇴에 앞서 오늘 출근길에 2007년 11월 16일 자신이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낸 손편지를 공개했다.

송 전 장관이 손편지를 보냈다는 2007년 11월 16일은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 주재 관저회의가 있었던 날이다.

송 전 장관은 편지에 '북한은 우리에게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여정부의 흠을 잡는데 혈안이 돼 있는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에게 좋은 공격 구실을 주는 것도 저로서는 가슴 답답한 일입니다'라고 썼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은 이날 이미 기권 결정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며, 송 전 장관은 이후에도 정부내 논의가 이어져 20일 무렵에야 최종 결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 전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말부터 2008년 2월까지 외교통상부 장관을 맡았으며, 2015년부터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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