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경제] ‘편의점 3만개 시대’의 명과 암

입력 2017.04.24 (18:09) 수정 2017.04.2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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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편의점이 국내에 들어온 지 올해로 27년을 맞았습니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24시간 영업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는데요.

지난해 이 편의점이 매출 20조 원, 점포 수 3만 개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강나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요즘 편의점이 많아졌다는 건 확실히 느껴지는데, 점포 3만 개라는 게 어느 정도로 많은 건가요?

<답변>
조수빈 앵커 집 주변에도 편의점이 많이 있을 것 같은데, 일주일에 혹은 하루에 편의점을 몇 번이나 이용하세요?

네, 저도 비슷합니다.

아무래도 편의점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일텐데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죠, 제가 직접 편의점 개수를 세어봤습니다.

하루 유동인구가 10만 명이 넘는다는 서울대입구역입니다.

골목 모퉁이마다 편의점이 등장합니다.

말 그대로 한 집 걸러 한 집수준인데요.

반경 100m 내 편의점만 10곳에 달했습니다.

심지어 한 건물에 편의점이 나란히 붙어있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픽 보면서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얘기하신 것처럼, 지난해 기준으로 편의점은 3만 개를 넘어섰습니다.

정확히는 3만 4천여 개인데요.

현재 편의점 시장은 점포 수로만 따졌을 때 '2강 1중 2약' 체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일단 CU와 GS가 점포 수로 1・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둘 다 만 개가 넘죠.

그다음이 세븐일레븐으로 8천 5백여 개고요.

미니스톱과 위드미가 2천 개 안팎입니다.

혹시 '국민 자영업'이라고 불리는 치킨집이 몇 개나 되는지 아세요?

네,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다는 치킨집이 3만 6천여 개라고 하죠.

이 기세면, 편의점이 치킨집을 누르고 프랜차이즈 1위로 등극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분석입니다.

<질문>
말 그대로 '편의점 전성시대'가 아닌가 싶은데, 이렇게 편의점이 많으면 서로 경쟁도 치열하겠어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편의점 업계도 살아남기 위해서 서비스가 다양해졌는데요.

요즘 웬만한 업무는 편의점에 가면 해결할 수 있단 말이 나올 정돕니다.

화면 보면서 설명드릴게요.

삼삼오오 대학생들이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편의점입니다.

점포 안에 마련된 화장대를 이용하기 위해선데요.

편하게 화장할 곳이 필요하단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편의점에서 주문받은 도시락을 즉석에서 싸주는가 하면,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을 위해 까페 같은 편의점도 있고, 자판기 형식의 무인세탁소에, 환전 등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편의점 은행도 시범 운영 중입니다.

<인터뷰> 유억권(CU 홍보팀 과장) :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의점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유통 채널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인프라적인 기능을…."

<질문>
이러한 다양한 서비스에 힘입어 편의점만 '나홀로 성장'을 이어갔다고 하죠?

어느 정돈가요?

<답변>

네, 지난해 기준 편의점 매출액이 2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2011년에 10조 원을 넘어섰다고 하니 5년 만이죠.

대형마트와 백화점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데요.

편의점 성장률은 지난해 18%로 ,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경기 침체로 마트와 백화점의 성장세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1인 가구, 노령화, 맞벌이 가구 증가 등으로 인해서 편의점만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질문>
편의점이 이렇게 급성장하면서 나오는 부작용들도 얘기를 안 해볼 수 없는데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답변>
네, 지난해 새로 문을 연 편의점이 4천2백 개 정돕니다.

365일로 나누면, 자고 일어날 때마다 새 점포가 10개 넘게 생겨나는 꼴입니다.

우선 '구멍가게'로 불리는 동네 슈퍼들은 멸종 직전입니다.

직접 얘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곽재군(동네 슈퍼 주인) : "여기도 가면 사거리에 사거리, 사거리 전체가 싸그리 없어졌어요."

<인터뷰> 노무호(동네 슈퍼 주인) : "편의점들 들어오면 구멍가게 망해요. 거기에다 또 세내는 사람은 더 힘들어지잖아."

<질문>
그런데 사실 편의점을 운영하시는 점주 분들 중에도 영세업자들이 많잖아요?

이분들은 괜찮으신 건가요?

<답변>
네, 편의점 매출이 늘었으니 점주들도 좋은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화면 보시죠.

경기도의 한 편의점입니다.

이곳 점주님은 2년 전에 퇴직금과 그동안 저축한 돈으로 편의점을 차렸는데, 주변 300m 안에 편의점만 다섯 개라고 합니다.

한 달 매출에서 본사 가맹비와 임대료, 인건비를 제하고 나면 점주가 쥐는 돈은 100만 원대로 떨어집니다.

<인터뷰> 장규현(편의점 점주) : "실질적으로 제가 이거를 접고 다른 데 가서 알바를 하더라도 현재 수준보다는 올라갈 거란 얘기죠."

실제 9년간 편의점 본사의 연 매출액은 3배 가까이 뛰었지만, 가맹점주의 매출액은 22% 느는 데 그쳤는데요.

점주가 본사와 나누는 이익배분율이 65대 35로, 점주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점주는 이 65에서 임대료와 인건비를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점주가 가져가는 몫이 더 적다고 봐야 합니다.

현재 도보거리 250m 이내 출점을 금지하는 공정위 기준이 마련돼있지만 동일 편의점에만 해당돼 유명무실한 상황인데요.

때문에 편의점 업계 간에 거리제한 규정 등을 둬서, 본사와 점주, 또 점주와 점주 간에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멘트>

네, 그렇군요.

강나루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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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렌드 경제] ‘편의점 3만개 시대’의 명과 암
    • 입력 2017-04-24 18:11:52
    • 수정2017-04-24 18:21:26
    통합뉴스룸ET
<앵커 멘트>

편의점이 국내에 들어온 지 올해로 27년을 맞았습니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24시간 영업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는데요.

지난해 이 편의점이 매출 20조 원, 점포 수 3만 개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강나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요즘 편의점이 많아졌다는 건 확실히 느껴지는데, 점포 3만 개라는 게 어느 정도로 많은 건가요?

<답변>
조수빈 앵커 집 주변에도 편의점이 많이 있을 것 같은데, 일주일에 혹은 하루에 편의점을 몇 번이나 이용하세요?

네, 저도 비슷합니다.

아무래도 편의점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일텐데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죠, 제가 직접 편의점 개수를 세어봤습니다.

하루 유동인구가 10만 명이 넘는다는 서울대입구역입니다.

골목 모퉁이마다 편의점이 등장합니다.

말 그대로 한 집 걸러 한 집수준인데요.

반경 100m 내 편의점만 10곳에 달했습니다.

심지어 한 건물에 편의점이 나란히 붙어있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픽 보면서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얘기하신 것처럼, 지난해 기준으로 편의점은 3만 개를 넘어섰습니다.

정확히는 3만 4천여 개인데요.

현재 편의점 시장은 점포 수로만 따졌을 때 '2강 1중 2약' 체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일단 CU와 GS가 점포 수로 1・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둘 다 만 개가 넘죠.

그다음이 세븐일레븐으로 8천 5백여 개고요.

미니스톱과 위드미가 2천 개 안팎입니다.

혹시 '국민 자영업'이라고 불리는 치킨집이 몇 개나 되는지 아세요?

네,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다는 치킨집이 3만 6천여 개라고 하죠.

이 기세면, 편의점이 치킨집을 누르고 프랜차이즈 1위로 등극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분석입니다.

<질문>
말 그대로 '편의점 전성시대'가 아닌가 싶은데, 이렇게 편의점이 많으면 서로 경쟁도 치열하겠어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편의점 업계도 살아남기 위해서 서비스가 다양해졌는데요.

요즘 웬만한 업무는 편의점에 가면 해결할 수 있단 말이 나올 정돕니다.

화면 보면서 설명드릴게요.

삼삼오오 대학생들이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편의점입니다.

점포 안에 마련된 화장대를 이용하기 위해선데요.

편하게 화장할 곳이 필요하단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편의점에서 주문받은 도시락을 즉석에서 싸주는가 하면,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을 위해 까페 같은 편의점도 있고, 자판기 형식의 무인세탁소에, 환전 등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편의점 은행도 시범 운영 중입니다.

<인터뷰> 유억권(CU 홍보팀 과장) :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의점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유통 채널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인프라적인 기능을…."

<질문>
이러한 다양한 서비스에 힘입어 편의점만 '나홀로 성장'을 이어갔다고 하죠?

어느 정돈가요?

<답변>

네, 지난해 기준 편의점 매출액이 2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2011년에 10조 원을 넘어섰다고 하니 5년 만이죠.

대형마트와 백화점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데요.

편의점 성장률은 지난해 18%로 ,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경기 침체로 마트와 백화점의 성장세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1인 가구, 노령화, 맞벌이 가구 증가 등으로 인해서 편의점만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질문>
편의점이 이렇게 급성장하면서 나오는 부작용들도 얘기를 안 해볼 수 없는데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답변>
네, 지난해 새로 문을 연 편의점이 4천2백 개 정돕니다.

365일로 나누면, 자고 일어날 때마다 새 점포가 10개 넘게 생겨나는 꼴입니다.

우선 '구멍가게'로 불리는 동네 슈퍼들은 멸종 직전입니다.

직접 얘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곽재군(동네 슈퍼 주인) : "여기도 가면 사거리에 사거리, 사거리 전체가 싸그리 없어졌어요."

<인터뷰> 노무호(동네 슈퍼 주인) : "편의점들 들어오면 구멍가게 망해요. 거기에다 또 세내는 사람은 더 힘들어지잖아."

<질문>
그런데 사실 편의점을 운영하시는 점주 분들 중에도 영세업자들이 많잖아요?

이분들은 괜찮으신 건가요?

<답변>
네, 편의점 매출이 늘었으니 점주들도 좋은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화면 보시죠.

경기도의 한 편의점입니다.

이곳 점주님은 2년 전에 퇴직금과 그동안 저축한 돈으로 편의점을 차렸는데, 주변 300m 안에 편의점만 다섯 개라고 합니다.

한 달 매출에서 본사 가맹비와 임대료, 인건비를 제하고 나면 점주가 쥐는 돈은 100만 원대로 떨어집니다.

<인터뷰> 장규현(편의점 점주) : "실질적으로 제가 이거를 접고 다른 데 가서 알바를 하더라도 현재 수준보다는 올라갈 거란 얘기죠."

실제 9년간 편의점 본사의 연 매출액은 3배 가까이 뛰었지만, 가맹점주의 매출액은 22% 느는 데 그쳤는데요.

점주가 본사와 나누는 이익배분율이 65대 35로, 점주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점주는 이 65에서 임대료와 인건비를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점주가 가져가는 몫이 더 적다고 봐야 합니다.

현재 도보거리 250m 이내 출점을 금지하는 공정위 기준이 마련돼있지만 동일 편의점에만 해당돼 유명무실한 상황인데요.

때문에 편의점 업계 간에 거리제한 규정 등을 둬서, 본사와 점주, 또 점주와 점주 간에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멘트>

네,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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