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홍준표 “盧 정부 시절 코미디언 2명 방송에서 배제”

입력 2017.04.24 (18: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그간 여러 차례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운영"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어젯밤 KBS 1TV에서 방송된 중앙선관위 초청 대선 후보 1차 토론회에서도 홍준표 후보는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이 정부는 보수정부이다. 그러면 반대 진영의 있는 분에게 지원을 안 할 수도 있다. 옛날 노무현 정부 시절 그 두 분이 나와서 문화계를 얼마나 지배했나. 그때는 리스트가 없이 우리를 지지했던 코미디언 두 분을 아예 방송에서 5년 동안 배제했다. 그때와 지금과 다를 게 없는데, 진보에서 보수 정권으로 바뀌었는데, 진보 인사에 만약 박근혜 정부가 리스트를 안 만들고 노무현 정부처럼 몰래 했다면 어떻게 됐겠느냐. 노무현 정부에서 한 것을 그대로 두고 지금 와서 죄를 묻는 것은 잘못이다."

팩트 체크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던 연예인들은 적지 않았다. 2002년 11월 10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는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연예인들과 스포츠인들이 주축이 된 한나라당 ‘한사랑자원봉사단’발대식이 열렸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KBS 개그콘서트 팀과 탤런트 박철, 김인문·한혜숙, 한나라당 강신성일 의원의 부인 엄앵란 씨, 가수 조갑경, 홍서범, 이자연, 이승철, 신성우, 변진섭, 베이비복스 등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적극적으로 이회창 후보 지지에 나섰던 2명은 개그맨 심현섭 씨와 탤런트 박철 씨로, 두 사람은 한사랑자원봉사단의 단장을 맡았다. 홍준표 후보가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우리를 지지했던 코미디언 두 분'은 당시 2002년 대선 직전까지 활발하게 후보 유세를 도왔던 심현섭 씨와 박철 씨를 염두에 둔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철 씨는 2000년부터 SBS 러브FM '박철의 두시탈출'을 인기리에 진행하던 중이었다. 박철 씨는 그러나 선거가 한창이던 2002년 12월 프로그램 담당 CP로부터 "선거 국면에서 잠시 라디오 진행에서 물러나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8일 동안 진행에서 물러났다. 당시 박철 씨는 "방송에서는 단 한 번도 정치적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난 희생양"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지만, 선거 직후 다시 방송에 복귀했다.

이에 대해 당시 SBS는 SBS FM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을 진행하던 고 신해철 씨가 노무현 후보 지지입장을 밝힌 뒤 DJ에서 잠시 하차한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 박철 씨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박철 씨가 '두시탈출'에서 하차한 것은 2003년 3월 청취자 모욕 사건 등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징계를 받는 등 몇 차례 '설화'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박철 씨는 이후 iTV에서 '박철의 2시 폭탄'을 진행했고, 현재는 KBS 해피FM에서 '박철의 진지한 라디오'를 진행 중이다.

박철 씨와 함께 2002년 대선 당시 '정치적 외압'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인물은 개그맨 심현섭 씨다. 심현섭 씨는 2008년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후보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게 문제가 돼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SBS '웃찾사'로 이적했다"고 말했다.

심현섭 씨는 당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 탓에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출연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이후 윤도현 씨 소속사 다음기획 측이 "윤도현은 단순 진행자이며 잘못된 정보로 인한 해프닝"이라고 명예훼손이라고 강하게 반발하자,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하며 사과하기도 했다.

심현섭 씨는 이어 2013년 2월 27일 KBS 신관에서 열린 개그콘서트 40주년 특집 기자간담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개그콘서트>를 나온 것에 대해서도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개인 문제였다"고 고백했다. 심 씨는 "지난 2003년 '개콘'을 떠났던 이유는 그때 많이 거만했었기 때문이다"라며 "뜨니까 앞뒤 안 가리고 거만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론에서는 정치세력이 있다는 말도 있었지만 그런 것은 없었고 다 내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의 대선 토론 발언에 대해 선배 개그맨의 반박도 이어졌다. 김미화 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사실을 알려주마 홍준표 씨!"라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미화 씨는 "보수당 지지했던 코미디언이 참여정부 때 미움을 사 출연을 못했었다고? 당시 소속사 대표가 개그콘서트 출연하는 후배들을 갑자기 타방송사에 몽땅 데려가 개콘팀 힘들게 했고, 타 방송 새 프로그램은 시청률 안 나와 일찍 막 내렸고 설자리 없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을 지지했던 연예인들 명단 가운데는 가수 이승철 씨와 탤런트 최수종, 이덕화 씨 등도 포함돼 있었다. 참고로 최수종 씨는 2003년 '저 푸른 초원 위에' 2004년 '해신', 2004년 '장미의 전쟁', 2006년 '대조영' 등에서 주연으로 화발하게 활동하면선 사극의 신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덕화 씨는 2003년 '무인시대', 2005년 '제5공화국', 2006년 '대조영' 등에서 역시 승승장구했다.

팩트 체크 결과

홍준표 후보가 거명한 '5년 동안 방송에서 배제된 코미디언 2명'이 누구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당시 정황으로 일반적으로 언급된 인물들이라고 할 경우 이들이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노무현 정부가 이들을 5년 동안 방송에서 배제했다는 근거는 찾아보기 어렵고 홍준표 후보도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또한 그 2명이 누구였든지 간에 노무현 정부 시절 방송·연예계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다고 해서 방송에서 배제됐거나 몰래 탄압했던 일은 없었다는 것이 방송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증언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팩트체크] 홍준표 “盧 정부 시절 코미디언 2명 방송에서 배제”
    • 입력 2017-04-24 18:20:35
    팩트체크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그간 여러 차례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운영"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어젯밤 KBS 1TV에서 방송된 중앙선관위 초청 대선 후보 1차 토론회에서도 홍준표 후보는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이 정부는 보수정부이다. 그러면 반대 진영의 있는 분에게 지원을 안 할 수도 있다. 옛날 노무현 정부 시절 그 두 분이 나와서 문화계를 얼마나 지배했나. 그때는 리스트가 없이 우리를 지지했던 코미디언 두 분을 아예 방송에서 5년 동안 배제했다. 그때와 지금과 다를 게 없는데, 진보에서 보수 정권으로 바뀌었는데, 진보 인사에 만약 박근혜 정부가 리스트를 안 만들고 노무현 정부처럼 몰래 했다면 어떻게 됐겠느냐. 노무현 정부에서 한 것을 그대로 두고 지금 와서 죄를 묻는 것은 잘못이다."

팩트 체크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던 연예인들은 적지 않았다. 2002년 11월 10일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는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연예인들과 스포츠인들이 주축이 된 한나라당 ‘한사랑자원봉사단’발대식이 열렸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KBS 개그콘서트 팀과 탤런트 박철, 김인문·한혜숙, 한나라당 강신성일 의원의 부인 엄앵란 씨, 가수 조갑경, 홍서범, 이자연, 이승철, 신성우, 변진섭, 베이비복스 등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적극적으로 이회창 후보 지지에 나섰던 2명은 개그맨 심현섭 씨와 탤런트 박철 씨로, 두 사람은 한사랑자원봉사단의 단장을 맡았다. 홍준표 후보가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우리를 지지했던 코미디언 두 분'은 당시 2002년 대선 직전까지 활발하게 후보 유세를 도왔던 심현섭 씨와 박철 씨를 염두에 둔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철 씨는 2000년부터 SBS 러브FM '박철의 두시탈출'을 인기리에 진행하던 중이었다. 박철 씨는 그러나 선거가 한창이던 2002년 12월 프로그램 담당 CP로부터 "선거 국면에서 잠시 라디오 진행에서 물러나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8일 동안 진행에서 물러났다. 당시 박철 씨는 "방송에서는 단 한 번도 정치적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난 희생양"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지만, 선거 직후 다시 방송에 복귀했다.

이에 대해 당시 SBS는 SBS FM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을 진행하던 고 신해철 씨가 노무현 후보 지지입장을 밝힌 뒤 DJ에서 잠시 하차한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 박철 씨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박철 씨가 '두시탈출'에서 하차한 것은 2003년 3월 청취자 모욕 사건 등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징계를 받는 등 몇 차례 '설화'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박철 씨는 이후 iTV에서 '박철의 2시 폭탄'을 진행했고, 현재는 KBS 해피FM에서 '박철의 진지한 라디오'를 진행 중이다.

박철 씨와 함께 2002년 대선 당시 '정치적 외압'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인물은 개그맨 심현섭 씨다. 심현섭 씨는 2008년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후보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게 문제가 돼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SBS '웃찾사'로 이적했다"고 말했다.

심현섭 씨는 당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 탓에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출연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이후 윤도현 씨 소속사 다음기획 측이 "윤도현은 단순 진행자이며 잘못된 정보로 인한 해프닝"이라고 명예훼손이라고 강하게 반발하자,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하며 사과하기도 했다.

심현섭 씨는 이어 2013년 2월 27일 KBS 신관에서 열린 개그콘서트 40주년 특집 기자간담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개그콘서트>를 나온 것에 대해서도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개인 문제였다"고 고백했다. 심 씨는 "지난 2003년 '개콘'을 떠났던 이유는 그때 많이 거만했었기 때문이다"라며 "뜨니까 앞뒤 안 가리고 거만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론에서는 정치세력이 있다는 말도 있었지만 그런 것은 없었고 다 내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의 대선 토론 발언에 대해 선배 개그맨의 반박도 이어졌다. 김미화 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사실을 알려주마 홍준표 씨!"라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미화 씨는 "보수당 지지했던 코미디언이 참여정부 때 미움을 사 출연을 못했었다고? 당시 소속사 대표가 개그콘서트 출연하는 후배들을 갑자기 타방송사에 몽땅 데려가 개콘팀 힘들게 했고, 타 방송 새 프로그램은 시청률 안 나와 일찍 막 내렸고 설자리 없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을 지지했던 연예인들 명단 가운데는 가수 이승철 씨와 탤런트 최수종, 이덕화 씨 등도 포함돼 있었다. 참고로 최수종 씨는 2003년 '저 푸른 초원 위에' 2004년 '해신', 2004년 '장미의 전쟁', 2006년 '대조영' 등에서 주연으로 화발하게 활동하면선 사극의 신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덕화 씨는 2003년 '무인시대', 2005년 '제5공화국', 2006년 '대조영' 등에서 역시 승승장구했다.

팩트 체크 결과

홍준표 후보가 거명한 '5년 동안 방송에서 배제된 코미디언 2명'이 누구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당시 정황으로 일반적으로 언급된 인물들이라고 할 경우 이들이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노무현 정부가 이들을 5년 동안 방송에서 배제했다는 근거는 찾아보기 어렵고 홍준표 후보도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또한 그 2명이 누구였든지 간에 노무현 정부 시절 방송·연예계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다고 해서 방송에서 배제됐거나 몰래 탄압했던 일은 없었다는 것이 방송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증언이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