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검찰 “지중해 난민구조 NGO, 난민 밀수꾼과 공모 의혹”

입력 2017.04.24 (20:44) 수정 2017.04.2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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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으로 밀려들고 있는 아프리카 난민들의 목숨을 지중해에서 구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는 일부 비정부기구(NGO)가 난민 밀수업자들과 공모한 증거가 있다고 이탈리아 검찰이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에 따르면 이탈리아 카타니아 검찰청의 카르멜로 주카로 수석검사는 "일부 NGO와 리비아의 난민 밀수꾼들 사이에 직접적인 접촉이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며 "이 증거를 법정에서 사용할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의혹은 국경없는의사회(MSF)나 세이브 더 칠드런과 같은 대형 NGO에는 해당 사항이 없으며, 몰타의 MOAS나 독일의 소규모 NGO등에 국한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카로 검사의 이번 발언은 시칠리아 검찰이 현재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신생 NGO가 리비아 난민 밀수조직이나 밀수업자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지 않는지에 대해 들여다 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탈리아 검찰은 난민들을 이탈리아에 더 손쉽게 실어 나르려는 밀수업자들의 이해 관계와 한 명이라도 더 난민들의 목숨을 구하려는 NGO의 명분이 맞아 떨어지며 일부 NGO가 불법 난민 밀수업자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난민 구조 NGO는 이런 의혹에 대해 "인도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난민들을 바다에 수장시키고 있는 무책임한 유럽 각국 정부를 대신해 난민들의 목숨을 구하고 있을 뿐"이라며 "NGO들이 구조 작업에서 손을 떼게 하려는 모략"이라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프랑스 난민 구조 NGO인 SOS 메디테라네는 AFP통신에 "결코, 그리고 단 한번도 불법 밀수업자들을 통해 난민선과 연락을 취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독일의 NGO인 라이프보트 역시 "리비아 난민 밀수업자나 밀수 조직과 결단코 따로 연락을 취한 일이 없다"며 "우리 구조선의 위성전화 데이타를 분석해보면 이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GO와 불법난민 밀수업자들의 공모 의혹은 지난 2월 유럽국경 통제 기관인 프론텍스에 의해 처음 제기된 바 있다. 프론텍스는 당시 일부 NGO가 리비아 해상 쪽으로 깊숙이 들어가 활동하며 사실상 아프리카 난민을 유럽으로 실어나르는 '택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론텍스는 사고 시 리비아 영해로 들어가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을 펼치는 NGO는 리비아 현지의 난민 밀수업자들이 조악한 고무보트나 목선에 난민들을 콩나물시루처럼 빽빽이 태운 채 무모한 항해를 감행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의도치 않게 범죄 조직의 목표 달성을 도와주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3년 동안 지중해를 통해 난민 50만 명이 쏟아져 들어온 이탈리아에는 올해 들어서도 현재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한 3만 7천 명의 난민이 유입돼 난민 문제로 인한 사회적·정치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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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4-24 20:55:00
    국제
유럽으로 밀려들고 있는 아프리카 난민들의 목숨을 지중해에서 구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는 일부 비정부기구(NGO)가 난민 밀수업자들과 공모한 증거가 있다고 이탈리아 검찰이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에 따르면 이탈리아 카타니아 검찰청의 카르멜로 주카로 수석검사는 "일부 NGO와 리비아의 난민 밀수꾼들 사이에 직접적인 접촉이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며 "이 증거를 법정에서 사용할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의혹은 국경없는의사회(MSF)나 세이브 더 칠드런과 같은 대형 NGO에는 해당 사항이 없으며, 몰타의 MOAS나 독일의 소규모 NGO등에 국한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카로 검사의 이번 발언은 시칠리아 검찰이 현재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신생 NGO가 리비아 난민 밀수조직이나 밀수업자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지 않는지에 대해 들여다 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탈리아 검찰은 난민들을 이탈리아에 더 손쉽게 실어 나르려는 밀수업자들의 이해 관계와 한 명이라도 더 난민들의 목숨을 구하려는 NGO의 명분이 맞아 떨어지며 일부 NGO가 불법 난민 밀수업자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난민 구조 NGO는 이런 의혹에 대해 "인도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난민들을 바다에 수장시키고 있는 무책임한 유럽 각국 정부를 대신해 난민들의 목숨을 구하고 있을 뿐"이라며 "NGO들이 구조 작업에서 손을 떼게 하려는 모략"이라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프랑스 난민 구조 NGO인 SOS 메디테라네는 AFP통신에 "결코, 그리고 단 한번도 불법 밀수업자들을 통해 난민선과 연락을 취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독일의 NGO인 라이프보트 역시 "리비아 난민 밀수업자나 밀수 조직과 결단코 따로 연락을 취한 일이 없다"며 "우리 구조선의 위성전화 데이타를 분석해보면 이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GO와 불법난민 밀수업자들의 공모 의혹은 지난 2월 유럽국경 통제 기관인 프론텍스에 의해 처음 제기된 바 있다. 프론텍스는 당시 일부 NGO가 리비아 해상 쪽으로 깊숙이 들어가 활동하며 사실상 아프리카 난민을 유럽으로 실어나르는 '택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론텍스는 사고 시 리비아 영해로 들어가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을 펼치는 NGO는 리비아 현지의 난민 밀수업자들이 조악한 고무보트나 목선에 난민들을 콩나물시루처럼 빽빽이 태운 채 무모한 항해를 감행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의도치 않게 범죄 조직의 목표 달성을 도와주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3년 동안 지중해를 통해 난민 50만 명이 쏟아져 들어온 이탈리아에는 올해 들어서도 현재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한 3만 7천 명의 난민이 유입돼 난민 문제로 인한 사회적·정치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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