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부장님’이던 아빠의 돌변…이유는?

입력 2017.04.2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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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대면 알만한 조선소에서 반평생 일한 정준일(60) 씨. 자식들에게 가난만은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앞만 보고 달리던 그가 정년을 4년이나 남기고 돌연 사표를 던졌다. 대화가 단절됐던 아들과 세계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다.

200일 동안, 40여 개 나라를 돌며 소통의 시간을 가진 아빠와 아들. 그랬던 아빠가 3년 만에 다시 딸과의 여행을 준비한다. 대체 무슨 일일까.



아빠는 오늘도 부장님

평생 성실하게 다니던 직장을 32년 만에 그만두고 가정으로 돌아온 아빠 준일 씨. 백수가 된 준일 씨의 하루는 마, 삶은 달걀, 사과 반 조각, 삶은 고구마 하나로 본인만의 건강식을 만들면서 시작된다.


그가 관리하는 것은 자기 몸뿐만이 아니다. 23년이나 된 낡은 차, '괜찮트라'(?)도 열심히 관리한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인 '괜찮트라'. 그런데 내부를 들여다보면 놀라움의 연속이다. 핸들박스는 물론 보닛 안에 먼지 하나 보이지 않는다.

그런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관리하는 대상은 영어 강사인 딸 선영 씨다.


내일모레 서른인 선영 씨 옷장엔 밝고 화려한 색상의 옷보다는 단색 계열 옷이 더 많다.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 보이고 싶은 20대 선영 씨에게 미니스커트나 킬힐은 언감생심이다. 아빠가 출근 시간마다 지켜서서 복장을 단속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집에서도 부장님'인 아빠 때문에 딸은 괴롭다.

아들과 200일 동안 지구 한 바퀴 돌다

아빠의 첫 번째 프러포즈는 지금은 직장인이 된 아들 정재인(30) 씨와 세계여행이었다.

학창시절 아들 재인 씨가 줄여 입은 교복 바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위질해버린 아빠. 아빠는 아들이 바르게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일이라지만, 아들에겐 그 모든 것이 간섭과 강압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렇게 부자는 서로에게 불신이 쌓이면서 남보다 못한 서먹서먹한 사이가 됐다.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민 건 아빠였다. 아들 군 전역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아들에게 세계여행을 제안한 것이다. 그렇게 부자는 여행을 시작했다.

200일 동안 40개국을 여행하며 24시간 붙어 지낸 두 사람. 같이 지낸 만큼 서로를 이해할 시간도 많아졌고, 지금은 그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가 됐다.

아내도 '아내'가 필요하다

준일 씨가 정년보다 4년이나 일찍 사표를 내는 바람에 포기해야 했던 월급은 무려 4억 원이다. 어느 아내가 반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나 아내 배정숙(55) 씨는 30여 년간 성실하게 일했던 남편의 말을 듣기로 한다.


이제는 처지가 바뀌어서 남편 대신 생활비를 버는 아내. 백화점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은 결심을 한다. 아내를 위한 아내가 되어주자고.

아내가 일터로 나가면 주부로 일하는 건 당연지사, 일을 마치고 온 아내를 위해 마사지사를 자처한다. 직장에서 일하느라 가정에 소홀했던 남편 준일 씨의 두 번째 프러포즈다.

"딸아, 아빠가 다 준비했어!"


딸 몰래 제주여행을 준비한 아빠 준일 씨. 딸 선영 씨는 그런 아빠의 행동이 불편하기만 하다.


아빠의 극심한 잔소리로 우울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그런 아빠를 피하고자 해외로까지 취업했던 딸이다. 그렇게 해외로 떠난다고 해서 본질적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퍼주는 것만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아빠.


오랫동안 오해와 불신의 벽에 갇혀 있던 아빠와 딸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을까. 자세한 내용은 4월 26일(수) 저녁 7시 35분 KBS 1TV '사람과 사람들-아빠의 프러포즈'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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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서도 부장님’이던 아빠의 돌변…이유는?
    • 입력 2017-04-25 13: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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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대면 알만한 조선소에서 반평생 일한 정준일(60) 씨. 자식들에게 가난만은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앞만 보고 달리던 그가 정년을 4년이나 남기고 돌연 사표를 던졌다. 대화가 단절됐던 아들과 세계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다.

200일 동안, 40여 개 나라를 돌며 소통의 시간을 가진 아빠와 아들. 그랬던 아빠가 3년 만에 다시 딸과의 여행을 준비한다. 대체 무슨 일일까.



아빠는 오늘도 부장님

평생 성실하게 다니던 직장을 32년 만에 그만두고 가정으로 돌아온 아빠 준일 씨. 백수가 된 준일 씨의 하루는 마, 삶은 달걀, 사과 반 조각, 삶은 고구마 하나로 본인만의 건강식을 만들면서 시작된다.


그가 관리하는 것은 자기 몸뿐만이 아니다. 23년이나 된 낡은 차, '괜찮트라'(?)도 열심히 관리한다. 사람으로 치면 환갑인 '괜찮트라'. 그런데 내부를 들여다보면 놀라움의 연속이다. 핸들박스는 물론 보닛 안에 먼지 하나 보이지 않는다.

그런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관리하는 대상은 영어 강사인 딸 선영 씨다.


내일모레 서른인 선영 씨 옷장엔 밝고 화려한 색상의 옷보다는 단색 계열 옷이 더 많다.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예뻐 보이고 싶은 20대 선영 씨에게 미니스커트나 킬힐은 언감생심이다. 아빠가 출근 시간마다 지켜서서 복장을 단속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집에서도 부장님'인 아빠 때문에 딸은 괴롭다.

아들과 200일 동안 지구 한 바퀴 돌다

아빠의 첫 번째 프러포즈는 지금은 직장인이 된 아들 정재인(30) 씨와 세계여행이었다.

학창시절 아들 재인 씨가 줄여 입은 교복 바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위질해버린 아빠. 아빠는 아들이 바르게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일이라지만, 아들에겐 그 모든 것이 간섭과 강압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렇게 부자는 서로에게 불신이 쌓이면서 남보다 못한 서먹서먹한 사이가 됐다.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민 건 아빠였다. 아들 군 전역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아들에게 세계여행을 제안한 것이다. 그렇게 부자는 여행을 시작했다.

200일 동안 40개국을 여행하며 24시간 붙어 지낸 두 사람. 같이 지낸 만큼 서로를 이해할 시간도 많아졌고, 지금은 그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가 됐다.

아내도 '아내'가 필요하다

준일 씨가 정년보다 4년이나 일찍 사표를 내는 바람에 포기해야 했던 월급은 무려 4억 원이다. 어느 아내가 반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나 아내 배정숙(55) 씨는 30여 년간 성실하게 일했던 남편의 말을 듣기로 한다.


이제는 처지가 바뀌어서 남편 대신 생활비를 버는 아내. 백화점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은 결심을 한다. 아내를 위한 아내가 되어주자고.

아내가 일터로 나가면 주부로 일하는 건 당연지사, 일을 마치고 온 아내를 위해 마사지사를 자처한다. 직장에서 일하느라 가정에 소홀했던 남편 준일 씨의 두 번째 프러포즈다.

"딸아, 아빠가 다 준비했어!"


딸 몰래 제주여행을 준비한 아빠 준일 씨. 딸 선영 씨는 그런 아빠의 행동이 불편하기만 하다.


아빠의 극심한 잔소리로 우울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그런 아빠를 피하고자 해외로까지 취업했던 딸이다. 그렇게 해외로 떠난다고 해서 본질적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퍼주는 것만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아빠.


오랫동안 오해와 불신의 벽에 갇혀 있던 아빠와 딸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을까. 자세한 내용은 4월 26일(수) 저녁 7시 35분 KBS 1TV '사람과 사람들-아빠의 프러포즈'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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