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이 대선에서 패한 4가지 이유

입력 2017.04.25 (15:00) 수정 2017.06.0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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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1월 힐러리 클린턴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뉴요커 호텔에서 대선 패배 승복 연설을 했다.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유력해 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작년 11월 대선 선거일 직전까지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그녀의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승자는 도널드 트럼프 였고 그녀의 꿈은 좌절됐다. 클린턴은 전체 득표에선 트럼프를 200만 표 넘게 앞섰지만, 확보한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근소한 차이로 졌다.

어쩌다 참패한 것일까? 작년 대선을 집중 취재했던 정치 기자, 조너선 앨런과 에이미 파르네스가 그 이유를 분석해 지난 18일(현지시각) 책을 출판했다. 제목은 '산산조각이 난 힐러리 클린턴의 캠페인 속으로'.

이들은 1년 반 동안 100명이 넘는 클린턴의 측근과 선거 캠페인 직원들을 인터뷰해 다사다난했던 선거운동 과정을 철저히 해부했다. 저자들은 클린턴의 몇 가지 결점과 캠페인의 비효율적 조직특성이 분열적이고 불안정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답을 내렸다. 또한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숨겨진 뒷 이야기도 털어놨다.

① 이메일 관련 끊임없는 스캔들

작년 3월에 시작된 이메일 관련 스캔들은 선거 이틀 전인 11월 6일까지 클린턴을 괴롭혔다. 그녀는 국무장관 재직 시절 사설 이메일 서버를 이용해 FBI 조사를 받았고 특히 대선 11일전엔 재수사까지 받았다. 이 외에도 민주당 전국위원회와 존 포데스타 선대본부장 이메일 해킹사건들은 그녀에게 큰 타격을 줬다.

저자들은 그녀와 측근들의 대응을 비판했다. 그녀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사건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남 탓하기 바빴고 공식 사과는 사건이 터지고 6개월 후인 9월에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② 캠프 내부의 갈등

저자들은 클린턴이 캠프 조직 내부에 라이벌 체제를 세우곤 했다고 밝혔다. 이런 시스템은 건강한 경쟁을 유도하기 보단 오히려 분열적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수양딸’로 불리는 후마 애버딘과 같은 측근들은 클린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좋은 얘기만 하고 건설적인 비판을 할 때는 다른 이에게 책임을 물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클린턴 캠페인의 큰 불찰 중 하나는 승리를 너무 과신한 것이라고 저자들은 꼬집었다. 특히 로비 무크 캠페인 매니저에 대해서는“전쟁에서 이기는 것보단 왕국을 다스리는 것에 대한 욕구가 더 크다”고 비판했다.

③ 버니 샌더스가 남긴 깊은 부상

민주당 예비 선거 때 클린턴의 라이벌이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우익 포퓰리즘에 맞서 젊은층 사이에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클린턴은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라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저자들은 트럼프 뿐만 아니라 샌더스도 "힐러리는 정치적, 경제적 체계를 강자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만드는데 도움을 준 부패한 내부자"라는 선전에 동참했는데, 이 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지지자들이 낙선 결과를 듣고 서로 위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통신) 클린턴 지지자들이 낙선 결과를 듣고 서로 위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통신)

④ 클린턴의 비전 부재

저자들은 또 클린턴은 대통령이 될 준비는 했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살 준비는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백인 노동계급을 사로잡지 못하자 클린턴은“왜 그들은 나의 편이 아닌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 같은 자신에 대한 불확신은 곧 캠페인 전체의 불확신으로 이어졌다. 오바마 연설문 작성자였던 존 파브로는“힐러리는 대중에게 전달할 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책에는 흥미로운 뒷 이야기도 등장한다. 지난 11월 8일 저녁, 주별 개표 결과가 들어오자 클린턴의 낙선을 직감한 오바마 대통령은 그녀에게 전화해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자 클린턴은 트럼프에“축하한다 도널드. 나라의 성공을 기원할 것이고 그것은 곧 당신이 대통령으로서 성공하길 기원하는 것”이라고 축하의 메시지를 건넸다. 그런 다음 오바마와 다시 통화했는데, 그녀는 오바마를 실망하게 했다는 죄책감에, “대통령님,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클린턴과 오바마가 선거 전날 펜실베이니아 선거 유세 무대 위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 통신)클린턴과 오바마가 선거 전날 펜실베이니아 선거 유세 무대 위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 통신)

책이 출시된 후 클린턴 캠페인에서 일했던 측근들은 트위터와 각종 블로그 사이트를 통해 책에서 주장된 바와 달리 화목한 분위기에서 모두가 최선을 다해 일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 외신 번역 so2457@columbi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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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린턴이 대선에서 패한 4가지 이유
    • 입력 2017-04-25 15:00:52
    • 수정2017-06-04 21:59:52
    취재K
지난 해 11월 힐러리 클린턴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뉴요커 호텔에서 대선 패배 승복 연설을 했다.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유력해 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작년 11월 대선 선거일 직전까지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그녀의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승자는 도널드 트럼프 였고 그녀의 꿈은 좌절됐다. 클린턴은 전체 득표에선 트럼프를 200만 표 넘게 앞섰지만, 확보한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근소한 차이로 졌다.

어쩌다 참패한 것일까? 작년 대선을 집중 취재했던 정치 기자, 조너선 앨런과 에이미 파르네스가 그 이유를 분석해 지난 18일(현지시각) 책을 출판했다. 제목은 '산산조각이 난 힐러리 클린턴의 캠페인 속으로'.

이들은 1년 반 동안 100명이 넘는 클린턴의 측근과 선거 캠페인 직원들을 인터뷰해 다사다난했던 선거운동 과정을 철저히 해부했다. 저자들은 클린턴의 몇 가지 결점과 캠페인의 비효율적 조직특성이 분열적이고 불안정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답을 내렸다. 또한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숨겨진 뒷 이야기도 털어놨다.

① 이메일 관련 끊임없는 스캔들

작년 3월에 시작된 이메일 관련 스캔들은 선거 이틀 전인 11월 6일까지 클린턴을 괴롭혔다. 그녀는 국무장관 재직 시절 사설 이메일 서버를 이용해 FBI 조사를 받았고 특히 대선 11일전엔 재수사까지 받았다. 이 외에도 민주당 전국위원회와 존 포데스타 선대본부장 이메일 해킹사건들은 그녀에게 큰 타격을 줬다.

저자들은 그녀와 측근들의 대응을 비판했다. 그녀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사건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남 탓하기 바빴고 공식 사과는 사건이 터지고 6개월 후인 9월에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② 캠프 내부의 갈등

저자들은 클린턴이 캠프 조직 내부에 라이벌 체제를 세우곤 했다고 밝혔다. 이런 시스템은 건강한 경쟁을 유도하기 보단 오히려 분열적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수양딸’로 불리는 후마 애버딘과 같은 측근들은 클린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좋은 얘기만 하고 건설적인 비판을 할 때는 다른 이에게 책임을 물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클린턴 캠페인의 큰 불찰 중 하나는 승리를 너무 과신한 것이라고 저자들은 꼬집었다. 특히 로비 무크 캠페인 매니저에 대해서는“전쟁에서 이기는 것보단 왕국을 다스리는 것에 대한 욕구가 더 크다”고 비판했다.

③ 버니 샌더스가 남긴 깊은 부상

민주당 예비 선거 때 클린턴의 라이벌이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우익 포퓰리즘에 맞서 젊은층 사이에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클린턴은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라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저자들은 트럼프 뿐만 아니라 샌더스도 "힐러리는 정치적, 경제적 체계를 강자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만드는데 도움을 준 부패한 내부자"라는 선전에 동참했는데, 이 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지지자들이 낙선 결과를 듣고 서로 위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통신)
④ 클린턴의 비전 부재

저자들은 또 클린턴은 대통령이 될 준비는 했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살 준비는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백인 노동계급을 사로잡지 못하자 클린턴은“왜 그들은 나의 편이 아닌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 같은 자신에 대한 불확신은 곧 캠페인 전체의 불확신으로 이어졌다. 오바마 연설문 작성자였던 존 파브로는“힐러리는 대중에게 전달할 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책에는 흥미로운 뒷 이야기도 등장한다. 지난 11월 8일 저녁, 주별 개표 결과가 들어오자 클린턴의 낙선을 직감한 오바마 대통령은 그녀에게 전화해 “패배를 인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자 클린턴은 트럼프에“축하한다 도널드. 나라의 성공을 기원할 것이고 그것은 곧 당신이 대통령으로서 성공하길 기원하는 것”이라고 축하의 메시지를 건넸다. 그런 다음 오바마와 다시 통화했는데, 그녀는 오바마를 실망하게 했다는 죄책감에, “대통령님,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클린턴과 오바마가 선거 전날 펜실베이니아 선거 유세 무대 위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 통신)
책이 출시된 후 클린턴 캠페인에서 일했던 측근들은 트위터와 각종 블로그 사이트를 통해 책에서 주장된 바와 달리 화목한 분위기에서 모두가 최선을 다해 일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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