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외면받는 중소기업…문제는 격차

입력 2017.04.25 (21:29) 수정 2017.04.2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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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주요 대선 후보들,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는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전담 부처를 설치하거나 대기업과 격차를 줄여 중소기업에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수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전체 근로자의 88%는 중소기업 직원입니다.

그런데 처우나 조건, 대기업에 못미치는 것이 현실이죠.

그렇다보니 실업난 속에서도 구직자들은 '취업의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며, 좀처럼 중소기업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김병용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외면받는 중소기업…문제는 격차▼

<리포트>

취업 준비생들의 한 입사 준비 모임, 이들은 현재로선 대기업 취업 이외 선택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대기업 입사를 위해서 계속 준비할 용의가 있다면, 몇 살까지인지?) 28, 32, 30, 30, 33."

학생들 나이를 감안하면 평균 5년은 투자하겠다는 건데, 몇 수라도 각오하겠다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녹취> 박근홍(28세) : "대기업의 복지와 혜택, 그런 것들을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녹취> 양명운(25세) : "대기업에서 일을 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제 스펙(경력) 중 하나가 될 것 같기도 하고."

<녹취> 인용성(27세) : "저희가 중소기업에 취업을 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에 입사해보니 사회적 시선이 다르다는 자평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혜영(중소기업 경력 대기업 직원) : "은행 같은 데 가서, 저한테 상담해주는 태도나 저한테 제시하는 금리같은 것도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4년 넘는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입사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강희(4년 아르바이트 뒤 대기업 입사) :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혹은 학교에서 공부를 하면서 이 직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굉장히 확실하게 갖게 되었고, 여러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지원 이유도, 방법도 달랐지만 청년 구직자들은 지금, 대기업이라는 1%의 관문 앞에 줄을 서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 100 vs 60▼

<기자 멘트>

같은 업종에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무실입니다.

같은 정규직 사원인데, 두 기업의 평균 임금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대기업의 이 직원이 100을 받는다고 하면, 중소기업 직원은 63 정도를 받습니다.

특히 제조업으로 한정시켜 보니까 55로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제조업 직원은 대기업 직원 절반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는 얘기죠.

흔히들 예전에는 더 힘들었다고 하는데, 20년 전으로 가봅니다.

1997년, IMF 구제 금융을 받았던 시기죠.

그런데 이 때는 대기업 직원이 100을 받는다고 하면 중소기업은 77을 받았습니다.

격차가 지금보다 작았습니다.

경제가 가장 어려웠을 때인데, 당시 중소기업에 다니면 대기업의 80%정도는 받았다는 얘기입니다.

20년 전 입사했던 선배 회사원들이 그때 기준으로 보면 대기업에 매달리는 요즘 후배들 이해하지 못하는 되는 것이죠.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적어도 대기업의 75% 정도는 받고 있습니다.

이런 임금 격차 탓일까요.

중소기업 입사 이후를 보면, 1년 내에 10명 중 셋이 퇴직을 합니다.

대기업 3배 수준입니다.

신입사원은 중소기업을 대기업 입사를 위한 발판으로 여기고, 경력을 쌓은 핵심 인력들도 대기업을 향해 떠나는 겁니다.

지난 20년 간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더 벌어진 격차를 줄일 방법은 없을까요?

송형국 기자가 짚어봅니다.

▼일할 맛 나는 중소기업…정책 뒷받침돼야▼

<리포트>

8년간 대기업에 다니다 최근 중소기업으로 옮긴 유대영 씨.

유연근무제로 출퇴근 시간 조정이 되고, 개인학습도 보장돼 만족도가 꽤 높아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대영((주)휴넷 직원) : "제 스스로 업무를 만들어내서 그걸 좀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보니까..."

연금 형식의 기금이 있고, 회사 이익의 10%를 직원들과 나누며 중소기업의 처우가 뒤진다는 세간의 평을 깼습니다.

매출은 2년간 32%가 뛰었고, 이직률은 중소기업 평균치의 1/3입니다

<인터뷰> 김소담((주)휴넷 팀장) : "매해 내가 얼마나 노력해서 어떤 성과물을 냈느냐에 따라서 바로 다음 해에 나오는 저의 인센티브가 달라지는 거예요."

야근 많기로 악명 높은 소프트웨어 개발 업종, 이곳은 직원 야근이 많으면 담당 본부장 연봉이 깎입니다.

직원 만족도가 생산성과 이어진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인터뷰> 김관용(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직원) : "(지금 어디 가시는 거예요?) 동호회 약속이 있어서 자전거 타러갑니다. (일찍 가셔서 좋으시겠어요.) 저희는 칼퇴근이라서 여유롭게 보내고 있습니다.

순이익의 1/3은 인센티브 등으로 지급합니다.

이렇게 대우와 문화를 바꿔 대기업과 격차를 줄이는 것, 중소기업 경영인 만의 몫은 아닙니다.

<인터뷰> 노민선(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 "근로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거나 급여를 올려주는 경우, 정부 차원에서 세제지원 등의 정책적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부처별, 지자체별로 분산된 정부 지원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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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외면받는 중소기업…문제는 격차
    • 입력 2017-04-25 21:32:16
    • 수정2017-04-25 22:13:10
    뉴스 9
<앵커 멘트>

주요 대선 후보들,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는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전담 부처를 설치하거나 대기업과 격차를 줄여 중소기업에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수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전체 근로자의 88%는 중소기업 직원입니다.

그런데 처우나 조건, 대기업에 못미치는 것이 현실이죠.

그렇다보니 실업난 속에서도 구직자들은 '취업의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며, 좀처럼 중소기업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김병용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외면받는 중소기업…문제는 격차▼

<리포트>

취업 준비생들의 한 입사 준비 모임, 이들은 현재로선 대기업 취업 이외 선택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대기업 입사를 위해서 계속 준비할 용의가 있다면, 몇 살까지인지?) 28, 32, 30, 30, 33."

학생들 나이를 감안하면 평균 5년은 투자하겠다는 건데, 몇 수라도 각오하겠다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녹취> 박근홍(28세) : "대기업의 복지와 혜택, 그런 것들을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녹취> 양명운(25세) : "대기업에서 일을 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제 스펙(경력) 중 하나가 될 것 같기도 하고."

<녹취> 인용성(27세) : "저희가 중소기업에 취업을 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에 입사해보니 사회적 시선이 다르다는 자평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혜영(중소기업 경력 대기업 직원) : "은행 같은 데 가서, 저한테 상담해주는 태도나 저한테 제시하는 금리같은 것도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4년 넘는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입사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강희(4년 아르바이트 뒤 대기업 입사) :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혹은 학교에서 공부를 하면서 이 직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굉장히 확실하게 갖게 되었고, 여러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지원 이유도, 방법도 달랐지만 청년 구직자들은 지금, 대기업이라는 1%의 관문 앞에 줄을 서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 100 vs 60▼

<기자 멘트>

같은 업종에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무실입니다.

같은 정규직 사원인데, 두 기업의 평균 임금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대기업의 이 직원이 100을 받는다고 하면, 중소기업 직원은 63 정도를 받습니다.

특히 제조업으로 한정시켜 보니까 55로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제조업 직원은 대기업 직원 절반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는 얘기죠.

흔히들 예전에는 더 힘들었다고 하는데, 20년 전으로 가봅니다.

1997년, IMF 구제 금융을 받았던 시기죠.

그런데 이 때는 대기업 직원이 100을 받는다고 하면 중소기업은 77을 받았습니다.

격차가 지금보다 작았습니다.

경제가 가장 어려웠을 때인데, 당시 중소기업에 다니면 대기업의 80%정도는 받았다는 얘기입니다.

20년 전 입사했던 선배 회사원들이 그때 기준으로 보면 대기업에 매달리는 요즘 후배들 이해하지 못하는 되는 것이죠.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적어도 대기업의 75% 정도는 받고 있습니다.

이런 임금 격차 탓일까요.

중소기업 입사 이후를 보면, 1년 내에 10명 중 셋이 퇴직을 합니다.

대기업 3배 수준입니다.

신입사원은 중소기업을 대기업 입사를 위한 발판으로 여기고, 경력을 쌓은 핵심 인력들도 대기업을 향해 떠나는 겁니다.

지난 20년 간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더 벌어진 격차를 줄일 방법은 없을까요?

송형국 기자가 짚어봅니다.

▼일할 맛 나는 중소기업…정책 뒷받침돼야▼

<리포트>

8년간 대기업에 다니다 최근 중소기업으로 옮긴 유대영 씨.

유연근무제로 출퇴근 시간 조정이 되고, 개인학습도 보장돼 만족도가 꽤 높아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대영((주)휴넷 직원) : "제 스스로 업무를 만들어내서 그걸 좀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보니까..."

연금 형식의 기금이 있고, 회사 이익의 10%를 직원들과 나누며 중소기업의 처우가 뒤진다는 세간의 평을 깼습니다.

매출은 2년간 32%가 뛰었고, 이직률은 중소기업 평균치의 1/3입니다

<인터뷰> 김소담((주)휴넷 팀장) : "매해 내가 얼마나 노력해서 어떤 성과물을 냈느냐에 따라서 바로 다음 해에 나오는 저의 인센티브가 달라지는 거예요."

야근 많기로 악명 높은 소프트웨어 개발 업종, 이곳은 직원 야근이 많으면 담당 본부장 연봉이 깎입니다.

직원 만족도가 생산성과 이어진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인터뷰> 김관용(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직원) : "(지금 어디 가시는 거예요?) 동호회 약속이 있어서 자전거 타러갑니다. (일찍 가셔서 좋으시겠어요.) 저희는 칼퇴근이라서 여유롭게 보내고 있습니다.

순이익의 1/3은 인센티브 등으로 지급합니다.

이렇게 대우와 문화를 바꿔 대기업과 격차를 줄이는 것, 중소기업 경영인 만의 몫은 아닙니다.

<인터뷰> 노민선(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 "근로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거나 급여를 올려주는 경우, 정부 차원에서 세제지원 등의 정책적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부처별, 지자체별로 분산된 정부 지원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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