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세돈 교수(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소비 심리 개선, 일자리 소득 부진이 과제” ②

입력 2017.04.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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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4월 26일(수요일)
□ 출연자 : 신세돈 교수(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소비 심리 개선, 일자리 소득 부진이 과제”

[윤준호] 최근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데 이어서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국내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 등을 알려주는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의미와 요인은 무엇인지 이를 바탕으로 한 경기 전망은 어떠한지 숙명여대 신세돈 교수 연결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신세돈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신세돈] 네, 반갑습니다.

[윤준호] 네, 반갑습니다. 소비 심리가 반 년 만에 비관에서 낙관으로 돌아섰습니다. 또 3년 6개월 만에 최대로 상승했다고 나오고 있는데요. 추이는 어떻습니까? 그리고 소비 심리가 어떤 식으로 상승되고 있으며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겁니까?

[신세돈] 소비자심리지수라는 건 한국은행과 통계청에서 각각 발표하는데요. 한 2000여 명의 전국 국민을 대상으로 경제가 좋아질 것이냐, 안 좋아질 것이냐를 물어서 모든 사람이 다 좋아진다고 그러면 만점 200점, 모든 사람이 다 안 좋아진다고 그러면 0점. 그래서 딱 가운데가 100점이거든요. 그런데 이 지수가 작년 촛불 시위 일어난 10월에서부터 떨어지기 시작해서 95, 94, 93 이렇게 계속 떨어졌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4월 달에 101.2로 100을 넘어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국민들이 앞으로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사람보다 조금 더 많아졌다는 의미입니다. 이게 지난달에 96.7이던 게 이번 4월 달에 101.2로 올라오는 바람에 이게 4.5가 올랐습니다. 4.5 오른 것은 거의 4년 만에 최고로 많이 오른 것입니다. 또 6개월 만에 쭉 100 아래에 있던 것이 100 이상으로 올라왔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거죠.

[윤준호] 그런 만큼 지금보다는 앞으로 경제가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건데요. 이렇게 소비 심리가 상승한 배경과 원인은 무엇입니까?

[신세돈] 지난 6개월 동안 우리 정치적 환경은 하루가 안 보이는 너무나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다음에 4월 위기설이라는 것도 있었고 ‘환율조작이다, 미국의 금리 상승이다’ 해서 주변 환경이 굉장히 정치, 경제적으로 안 좋았었습니다. 그러던 게 어느 정도 4월 위기설도 가라앉고 환율 조작국도 벗어나고 금리 상승도 어느 정도 멈추면서 우리가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니까 우리 국민들이 새 정부가 들어서면 뭔가 상황이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하는 기대가 굉장히 긍정적으로 전환됐다는 걸 의미하는 거죠.

[윤준호] 여러 가지 대외 변수들도 좋은 쪽으로 정리가 됐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6개월 전과 현재 상황을 비교하는 것이 ‘현재경기판단’ 지수 그리고 지금과 6개월 후를 비교하는 것이 ‘향후경기전망’ 지수라고 하는데 이 두 가지 지수도 다 좋은 수치로 나타난 거죠?

[신세돈] 굉장히 많이 올랐습니다. 현재경기판단 지수가 지난 6개월 전보다 나은지 안 나은지를 판단하는 지수는 69에서 79로 10포인트 올랐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6개월 뒤가 나아질 것인가, 안 나아질 것인가를 물어본 지수는 77에서 89로 12포인트가 올랐습니다. 이건 굉장히 많이 오른 건데요. 우리 국민들이 그만큼 과거보다 더 좋아졌고 미래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데,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이 지수가 지금 올랐다고 해도 79, 89입니다. 100에 못 미치는 거죠. 따라서 10포인트 이상 올라서 상당히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우리 국민들이 아직도 과거나 미래에 대해서 확실히 나아졌다고 하는 100보다는 상당히 좀 쳐져 있다는 것이 걱정이 되는 거죠.

[윤준호] 그래도 그나마 나아지고 있고 더 나아질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이 참 다행인데요. ‘취업기회전망’이라는 수치가 76에서는 86으로 이것도 10포인트 올랐는데요. 그러면 취업 기회가 조금 더 많이 늘어나고 좋아진 건가요? 대기업들은 수출이 늘어도 직접적 채용은 늘지 않는다고 해서 취업 준비생들이 한숨 쉬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신세돈] 그러니까 이게 전망이라는 거죠. 우리 국민들이 앞으로 취업 기회가 좋아질 것이냐, 안 좋아질 것이냐를 물었더니 이게 지난달에는 76밖에 안 나왔는데 이번 달에는 86으로 10이 올라서 이게 개선이 됐다는 뜻인데요. 아직까지도 86이니까 100보다 14포인트나 낮은 거죠. 그러나 확실한 것은 사람들이 취업 기회가 조금씩 좋아진다고 생각한다는 게 심리지수 조사에서 나온 결과라고 봐야겠죠.

[윤준호] 이건 좀 다른 지표인데요. 한번 여쭤볼게요. 소비자 물가와 실업률을 합친 것을 ‘경제고통지수’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경제고통지수가 5년 만에 최고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현실은 여전히 힘들다는 뜻 아닌가요?

[신세돈] 그런데 경제고통지수가 앵커님이 말씀하신 대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건데요. 소비자물가지수가 2.1%였고 실업률이 4.3%였으니까 합하면 6.4인데요. 이게 지금 2012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최고로 높은 수치입니다. 작년만 해도 이게 4.7밖에 안 됐었습니다. 따라서 이게 지금 올라가는 것은 당연히 실업률도 높아지고 물가 상승률도 높아지기 때문인데요. 여기에다가 사람들이 이걸 ‘고통’이라고 했는데, 물론 물가 상승이 나쁜 것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불과 우리가 1년 전만 해도 너무 물가가 안 올라간다고 막 야단을 했잖아요. 따라서 저는 이 수치가 좀 올라갔다고 해서 이게 무슨 고통이 커졌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좀 과하다고 봅니다. 어쨌든 물가가 올라가고 있고 실업률도 올라가고 있는 건 상당히 우려해야 하는 사실이라는 건 사실이죠.

[윤준호] 그렇다면 앞서 교수님과 제가 이야기했던 소비자심리지수의 상승 그리고 경기판단지수의 상승들. 경제는 심리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기대감, 심리가 실제로 소비 진작으로 이어져서 내수가 회복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신세돈] 일단은 심리는 많이 좋아졌지만 그게 소비 진작으로 나타나려고 하면 소득이 있어야 됩니다. 또 소득이 있으려면 일자리가 있어야 됩니다. 따라서 지금 긍정적인 심리는 심리일 뿐이고 이것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일자리가 많아지고 소득이 올라가야 되는데 그러려면 수출도 살고 내수도 살아줘야 됩니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핵심 과제인 것이죠. 여태껏 우리는 수출이 조금 늘어나지만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았잖아요. 그러니까 소득이 안 늘어나잖아요. 그래서 성장은 하지만 소득이나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이런 성장을 계속하다 보니까 비록 국민들이 경기가 조금 나아진다고 기대는 하지만 그게 실제로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려고 하면 아직도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보는 겁니다.

[윤준호] 수출이 늘고 경기가 좋아져도 곧바로 일자리로 연결되지 않는 것은, 특히 대기업 쪽에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 자동화라든지 해외 시설 이전 등 이런 부분들이 여러 가지 있는 것 같은데요. 결국 이런 경제 상황에서 일자리를 기업에게만 맡겨둬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신세돈] 그렇죠, 어려운 문제죠. 대기업 쪽에서는 싼 인건비를 위해 해외로 공장을 자꾸 옮겨가고 국내에 있는 중소 중견기업들은 계속해서 시설이 낙후가 되거나 경쟁력이 자꾸 떨어져서 외국 시장에게 시장을 뺏기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이 안 되는데 이걸 기업에게만 맡기는가 아니면 정부가 공공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되겠는가 하는 것은 굉장한 중요한 과제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도 사실 한계가 있는 거거든요. 그래 봐야 10만, 20만, 30만 정도 수준이니까요. 우리 근로자는 2000만이 넘어가는 이런 상황에서 결국 일자리는 민간 부문에서 만들어 줘야 되는데,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쪽에서 만들어 줘야 된다고 봅니다. 따라서 국가 경제 정책의 핵심 집중은 중소 중견 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모아져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번 대선 후보들이 전혀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저는 앞으로 새 정부가 들어섰을 때 경제를 낙관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잡 셰어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시간 나누기가 정치권에서 계속 논의가 돼 왔는데, 그 부분은 효율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신세돈] 저는 ‘잡 셰어링’이라고 하는 게, 물론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일자리를 나누는 건 봉급을 나누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전체 국민들에게 지급되는 소득은 똑같은 거예요. 따라서 ‘잡 셰어링’이라고 하는 것처럼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은 다른 사람의 근무 시간을 나눠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건 근본적 대안이 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윤준호] 근본적 대안으로 중소 중견 기업을 살리고 스타트업이라든가 4차 산업에 대한 정책적 비전 제시가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신세돈]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숙명여대 신세돈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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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신세돈 교수(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소비 심리 개선, 일자리 소득 부진이 과제” ②
    • 입력 2017-04-26 10:26:57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4월 26일(수요일)
□ 출연자 : 신세돈 교수(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소비 심리 개선, 일자리 소득 부진이 과제”

[윤준호] 최근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데 이어서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국내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 등을 알려주는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의미와 요인은 무엇인지 이를 바탕으로 한 경기 전망은 어떠한지 숙명여대 신세돈 교수 연결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신세돈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신세돈] 네, 반갑습니다.

[윤준호] 네, 반갑습니다. 소비 심리가 반 년 만에 비관에서 낙관으로 돌아섰습니다. 또 3년 6개월 만에 최대로 상승했다고 나오고 있는데요. 추이는 어떻습니까? 그리고 소비 심리가 어떤 식으로 상승되고 있으며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겁니까?

[신세돈] 소비자심리지수라는 건 한국은행과 통계청에서 각각 발표하는데요. 한 2000여 명의 전국 국민을 대상으로 경제가 좋아질 것이냐, 안 좋아질 것이냐를 물어서 모든 사람이 다 좋아진다고 그러면 만점 200점, 모든 사람이 다 안 좋아진다고 그러면 0점. 그래서 딱 가운데가 100점이거든요. 그런데 이 지수가 작년 촛불 시위 일어난 10월에서부터 떨어지기 시작해서 95, 94, 93 이렇게 계속 떨어졌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4월 달에 101.2로 100을 넘어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국민들이 앞으로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사람보다 조금 더 많아졌다는 의미입니다. 이게 지난달에 96.7이던 게 이번 4월 달에 101.2로 올라오는 바람에 이게 4.5가 올랐습니다. 4.5 오른 것은 거의 4년 만에 최고로 많이 오른 것입니다. 또 6개월 만에 쭉 100 아래에 있던 것이 100 이상으로 올라왔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거죠.

[윤준호] 그런 만큼 지금보다는 앞으로 경제가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건데요. 이렇게 소비 심리가 상승한 배경과 원인은 무엇입니까?

[신세돈] 지난 6개월 동안 우리 정치적 환경은 하루가 안 보이는 너무나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다음에 4월 위기설이라는 것도 있었고 ‘환율조작이다, 미국의 금리 상승이다’ 해서 주변 환경이 굉장히 정치, 경제적으로 안 좋았었습니다. 그러던 게 어느 정도 4월 위기설도 가라앉고 환율 조작국도 벗어나고 금리 상승도 어느 정도 멈추면서 우리가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니까 우리 국민들이 새 정부가 들어서면 뭔가 상황이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하는 기대가 굉장히 긍정적으로 전환됐다는 걸 의미하는 거죠.

[윤준호] 여러 가지 대외 변수들도 좋은 쪽으로 정리가 됐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6개월 전과 현재 상황을 비교하는 것이 ‘현재경기판단’ 지수 그리고 지금과 6개월 후를 비교하는 것이 ‘향후경기전망’ 지수라고 하는데 이 두 가지 지수도 다 좋은 수치로 나타난 거죠?

[신세돈] 굉장히 많이 올랐습니다. 현재경기판단 지수가 지난 6개월 전보다 나은지 안 나은지를 판단하는 지수는 69에서 79로 10포인트 올랐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6개월 뒤가 나아질 것인가, 안 나아질 것인가를 물어본 지수는 77에서 89로 12포인트가 올랐습니다. 이건 굉장히 많이 오른 건데요. 우리 국민들이 그만큼 과거보다 더 좋아졌고 미래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데,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이 지수가 지금 올랐다고 해도 79, 89입니다. 100에 못 미치는 거죠. 따라서 10포인트 이상 올라서 상당히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우리 국민들이 아직도 과거나 미래에 대해서 확실히 나아졌다고 하는 100보다는 상당히 좀 쳐져 있다는 것이 걱정이 되는 거죠.

[윤준호] 그래도 그나마 나아지고 있고 더 나아질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이 참 다행인데요. ‘취업기회전망’이라는 수치가 76에서는 86으로 이것도 10포인트 올랐는데요. 그러면 취업 기회가 조금 더 많이 늘어나고 좋아진 건가요? 대기업들은 수출이 늘어도 직접적 채용은 늘지 않는다고 해서 취업 준비생들이 한숨 쉬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신세돈] 그러니까 이게 전망이라는 거죠. 우리 국민들이 앞으로 취업 기회가 좋아질 것이냐, 안 좋아질 것이냐를 물었더니 이게 지난달에는 76밖에 안 나왔는데 이번 달에는 86으로 10이 올라서 이게 개선이 됐다는 뜻인데요. 아직까지도 86이니까 100보다 14포인트나 낮은 거죠. 그러나 확실한 것은 사람들이 취업 기회가 조금씩 좋아진다고 생각한다는 게 심리지수 조사에서 나온 결과라고 봐야겠죠.

[윤준호] 이건 좀 다른 지표인데요. 한번 여쭤볼게요. 소비자 물가와 실업률을 합친 것을 ‘경제고통지수’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경제고통지수가 5년 만에 최고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현실은 여전히 힘들다는 뜻 아닌가요?

[신세돈] 그런데 경제고통지수가 앵커님이 말씀하신 대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건데요. 소비자물가지수가 2.1%였고 실업률이 4.3%였으니까 합하면 6.4인데요. 이게 지금 2012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최고로 높은 수치입니다. 작년만 해도 이게 4.7밖에 안 됐었습니다. 따라서 이게 지금 올라가는 것은 당연히 실업률도 높아지고 물가 상승률도 높아지기 때문인데요. 여기에다가 사람들이 이걸 ‘고통’이라고 했는데, 물론 물가 상승이 나쁜 것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불과 우리가 1년 전만 해도 너무 물가가 안 올라간다고 막 야단을 했잖아요. 따라서 저는 이 수치가 좀 올라갔다고 해서 이게 무슨 고통이 커졌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좀 과하다고 봅니다. 어쨌든 물가가 올라가고 있고 실업률도 올라가고 있는 건 상당히 우려해야 하는 사실이라는 건 사실이죠.

[윤준호] 그렇다면 앞서 교수님과 제가 이야기했던 소비자심리지수의 상승 그리고 경기판단지수의 상승들. 경제는 심리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기대감, 심리가 실제로 소비 진작으로 이어져서 내수가 회복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신세돈] 일단은 심리는 많이 좋아졌지만 그게 소비 진작으로 나타나려고 하면 소득이 있어야 됩니다. 또 소득이 있으려면 일자리가 있어야 됩니다. 따라서 지금 긍정적인 심리는 심리일 뿐이고 이것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일자리가 많아지고 소득이 올라가야 되는데 그러려면 수출도 살고 내수도 살아줘야 됩니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핵심 과제인 것이죠. 여태껏 우리는 수출이 조금 늘어나지만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았잖아요. 그러니까 소득이 안 늘어나잖아요. 그래서 성장은 하지만 소득이나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이런 성장을 계속하다 보니까 비록 국민들이 경기가 조금 나아진다고 기대는 하지만 그게 실제로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려고 하면 아직도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보는 겁니다.

[윤준호] 수출이 늘고 경기가 좋아져도 곧바로 일자리로 연결되지 않는 것은, 특히 대기업 쪽에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고 자동화라든지 해외 시설 이전 등 이런 부분들이 여러 가지 있는 것 같은데요. 결국 이런 경제 상황에서 일자리를 기업에게만 맡겨둬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신세돈] 그렇죠, 어려운 문제죠. 대기업 쪽에서는 싼 인건비를 위해 해외로 공장을 자꾸 옮겨가고 국내에 있는 중소 중견기업들은 계속해서 시설이 낙후가 되거나 경쟁력이 자꾸 떨어져서 외국 시장에게 시장을 뺏기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이 안 되는데 이걸 기업에게만 맡기는가 아니면 정부가 공공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되겠는가 하는 것은 굉장한 중요한 과제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도 사실 한계가 있는 거거든요. 그래 봐야 10만, 20만, 30만 정도 수준이니까요. 우리 근로자는 2000만이 넘어가는 이런 상황에서 결국 일자리는 민간 부문에서 만들어 줘야 되는데,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쪽에서 만들어 줘야 된다고 봅니다. 따라서 국가 경제 정책의 핵심 집중은 중소 중견 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모아져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번 대선 후보들이 전혀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저는 앞으로 새 정부가 들어섰을 때 경제를 낙관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잡 셰어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시간 나누기가 정치권에서 계속 논의가 돼 왔는데, 그 부분은 효율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신세돈] 저는 ‘잡 셰어링’이라고 하는 게, 물론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일자리를 나누는 건 봉급을 나누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전체 국민들에게 지급되는 소득은 똑같은 거예요. 따라서 ‘잡 셰어링’이라고 하는 것처럼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은 다른 사람의 근무 시간을 나눠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건 근본적 대안이 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윤준호] 근본적 대안으로 중소 중견 기업을 살리고 스타트업이라든가 4차 산업에 대한 정책적 비전 제시가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신세돈]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숙명여대 신세돈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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