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안철수 “안랩 경영에서 손뗀 지 10년도 넘어”

입력 2017.04.2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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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자신이 설립하고 대주주로 있는 안랩이 포괄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논란과 관련해 "저는 (안랩) 경영에서 손뗀 지 10년도 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어제(25일)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공동 주최로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안랩에서 올해 임금 계약을 포괄 임금제로 했다고 보도가 났는데 그게 사실입니까"라고 묻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질문에 대해 위와 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또 "95년부터 2012년까지 안랩을 직접 운영하셨고 보도에 따르면 안랩 직원들이 포괄임금제를 십수년 해왔다는 증언이 있어요. 대주주로 계신 안랩에서 포괄임금제를 채택해 계속 해왔다는 사실에 대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라는 심 후보의 말에 대해서도 "대주주가 경영에 관여하는 건 아닙니다"라며 자신이 안랩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포괄임금제란 연장·야간근로 등 시간외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지급하는 임금제도로 안 후보는 지난 2월 포괄임금 개선을 위해 관련 지침을 정비하고 근로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팩트 체크

안철수 후보는 지난 1995년 안랩의 전신인 '안철수연구소'를 창업했다.

이후 '안철수연구소'는 2012년 '안랩'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안 후보는 2005년 김철수 부사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주고 10년 만에 이 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안 후보가 "경영에서 손 뗀 지 10년도 넘었다"라고 밝힌 건 2005년 안랩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지 12년이 됐다는 의미에서 말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가 2005년 안랩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며 발표한 퇴임사의 일부분. 안랩 홈페이지에서 발췌.안철수 후보가 2005년 안랩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며 발표한 퇴임사의 일부분. 안랩 홈페이지에서 발췌.

안 후보는 퇴임 당시 안랩에서의 자신의 역할과 관련해 퇴임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통념상의 직접 경영에 관여하는 회장이 아니라, 신임 CEO가 경영의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저는 본연의 의미에서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주주 모두를 위한 좋은 지배구조를 만들고 큰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안 후보는 안랩의 이사회 의장에 취임했고, 2012년 대선 출마를 위해 의장 직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안랩 주식 186만 주를 보유해 18.6%의 지분율을 가진 안랩의 최대 주주다.


심상정 후보가 '안 후보가 안랩을 직접 운영했다'는 95년부터 2012년까지의 기간은 안 후보가 안랩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시기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안 후보가 안랩의 경영에서 손뗀 지가 10년이 넘었다는 말이 사실인지 여부의 핵심은 대표이사를 그만둔 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안랩 이사회 의장으로서 실제로 경영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상법상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을 결정하는 기관이다. 원론적으로는 이사회 의장이 경영에서 손 뗀 자리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 후보가 이사회 의장을 맡던 당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안랩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사회의 권한 내용 가운데는 '임원 및 직원의 보수를 포함한 예산 및 결산'이 포함돼 있다. 포괄임금제와 같은 임직원의 보수 체계와 관련해 이사회가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현실상 이사회가 경영에 관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한 안 후보가 맡았던 이사회 의장 자리는 비상근직으로 이 시기 안 후보는 포스코 사외이사와 이사회 의장, KAIST 석좌교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직을 동시에 지냈다.

이와 관련해 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사회라는 것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에서는 회사 CEO의 의견에 박수쳐주는 거수기 부대의 역할을 해왔다"며 "안철수 후보가 실제로 이사회 의장으로서 기업 경영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팩트 체크 결과

안철수 후보는 12년 전인 2005년 자신이 창립한 안랩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2012년까지 안랩 이사회 의장을 지냈다.

하지만 안 후보가 대주주로서 기업 경영에 관여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고, 이사회가 기업 경영에 잘 관여하지 않는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안랩) 경영에서 손뗀 지 10년도 넘었다"라는 안 후보의 발언은 대체적으로 사실에 부합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다만 한겨레의 보도대로 안랩이 현재 포괄임금제를 채택하고 있고 포괄임금제를 운용한 시기가 안철수 후보가 대표이사나 이사회 의장을 맡던 시기와 겹칠 경우, 이에 대한 안 후보의 책임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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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6 18:45:09
    팩트체크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자신이 설립하고 대주주로 있는 안랩이 포괄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논란과 관련해 "저는 (안랩) 경영에서 손뗀 지 10년도 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어제(25일)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공동 주최로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안랩에서 올해 임금 계약을 포괄 임금제로 했다고 보도가 났는데 그게 사실입니까"라고 묻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질문에 대해 위와 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또 "95년부터 2012년까지 안랩을 직접 운영하셨고 보도에 따르면 안랩 직원들이 포괄임금제를 십수년 해왔다는 증언이 있어요. 대주주로 계신 안랩에서 포괄임금제를 채택해 계속 해왔다는 사실에 대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라는 심 후보의 말에 대해서도 "대주주가 경영에 관여하는 건 아닙니다"라며 자신이 안랩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포괄임금제란 연장·야간근로 등 시간외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지급하는 임금제도로 안 후보는 지난 2월 포괄임금 개선을 위해 관련 지침을 정비하고 근로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팩트 체크

안철수 후보는 지난 1995년 안랩의 전신인 '안철수연구소'를 창업했다.

이후 '안철수연구소'는 2012년 '안랩'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안 후보는 2005년 김철수 부사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주고 10년 만에 이 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안 후보가 "경영에서 손 뗀 지 10년도 넘었다"라고 밝힌 건 2005년 안랩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지 12년이 됐다는 의미에서 말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가 2005년 안랩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며 발표한 퇴임사의 일부분. 안랩 홈페이지에서 발췌.
안 후보는 퇴임 당시 안랩에서의 자신의 역할과 관련해 퇴임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통념상의 직접 경영에 관여하는 회장이 아니라, 신임 CEO가 경영의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저는 본연의 의미에서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주주 모두를 위한 좋은 지배구조를 만들고 큰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안 후보는 안랩의 이사회 의장에 취임했고, 2012년 대선 출마를 위해 의장 직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안랩 주식 186만 주를 보유해 18.6%의 지분율을 가진 안랩의 최대 주주다.


심상정 후보가 '안 후보가 안랩을 직접 운영했다'는 95년부터 2012년까지의 기간은 안 후보가 안랩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시기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안 후보가 안랩의 경영에서 손뗀 지가 10년이 넘었다는 말이 사실인지 여부의 핵심은 대표이사를 그만둔 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안랩 이사회 의장으로서 실제로 경영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상법상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을 결정하는 기관이다. 원론적으로는 이사회 의장이 경영에서 손 뗀 자리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 후보가 이사회 의장을 맡던 당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안랩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사회의 권한 내용 가운데는 '임원 및 직원의 보수를 포함한 예산 및 결산'이 포함돼 있다. 포괄임금제와 같은 임직원의 보수 체계와 관련해 이사회가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현실상 이사회가 경영에 관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한 안 후보가 맡았던 이사회 의장 자리는 비상근직으로 이 시기 안 후보는 포스코 사외이사와 이사회 의장, KAIST 석좌교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직을 동시에 지냈다.

이와 관련해 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사회라는 것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에서는 회사 CEO의 의견에 박수쳐주는 거수기 부대의 역할을 해왔다"며 "안철수 후보가 실제로 이사회 의장으로서 기업 경영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팩트 체크 결과

안철수 후보는 12년 전인 2005년 자신이 창립한 안랩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2012년까지 안랩 이사회 의장을 지냈다.

하지만 안 후보가 대주주로서 기업 경영에 관여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고, 이사회가 기업 경영에 잘 관여하지 않는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안랩) 경영에서 손뗀 지 10년도 넘었다"라는 안 후보의 발언은 대체적으로 사실에 부합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다만 한겨레의 보도대로 안랩이 현재 포괄임금제를 채택하고 있고 포괄임금제를 운용한 시기가 안철수 후보가 대표이사나 이사회 의장을 맡던 시기와 겹칠 경우, 이에 대한 안 후보의 책임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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