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못말리는 日각료들…망언·막말 퍼레이드

입력 2017.04.27 (08:05) 수정 2017.04.2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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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답지 않은 직설적 언행으로 불편하게 하더니 결국 큰 사고를 쳤다. 일본의 우익 보수 정치인 '이마무라' 부흥상이 잇단 막말끝에 사실상 경질됐다. 사퇴 표명을 했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대지진이 수도권 밖에서 일어나 다행이라고?

지난 25일 오후, 도쿄에서 자민당내 '니카이'파의 파티가 열렸다. 재난 복구를 담당하는 이마무라 부흥상이 6년전 동일본 대지진을 언급하면서 큰 실언을 했다.


'사회자본 등의 피해가 25조엔'이라고 전제하면서, '아직 도호쿠(동북)쪽이어서 다행이다. 수도권에 가까웠다면 피해가 막대했을 것이다'라고 발언한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수도권 대지진에 주의하자'는 취지로 이해하려고 해도,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임에는 분명하다.

논란은 불가피했다. 동석했던 아베 총리까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도후쿠 주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사과했다. 이마무라 장관은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말이었다며,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파문은 급속히 커졌다.

막말은 버릇일까?…결국 경질

게다가 이마무라 부흥상은 '막말 전과'가 있었다. 지난 4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피난민의 귀환문제는 본인 책임이라고 발언한데 이어, 기자에게 '나가라. 돌아오지마라. 시끄럽다' 등의 막말을 퍼부은 것이다. 당시, 본인은 물론 아베 총리까지 나서서 사과하고 간신히 논란을 가라앉힌 터였다.


자민당 내에서도 '문제의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민진당 등 야당은 즉각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불과 3시간 만에 장관 사퇴설이 흘러나왔고, 6시간 만에 후임자가 내정됐다. 이튿날 날이 밝자마자, 이마무라 부흥상이 문제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아베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도호쿠 지역민들에게 큰 폐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야당은 기자회견장 폭언 사례까지 거론하며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했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지난해 말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등 전형적인 우익 정치인의 행보를 보여왔다. 68세로, 2000년 이후 중의원 6선 의원이다. 경험 부족으로 인한 실언도 아니라는 뜻이다. 국민을 내려다보는 일종의 엘리트의식에 젖어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는 대목이다.

아베 내각 잇단 설화…높은 지지율에 폭주?

올해 들어 아베 내각의 각료와 고위 관료들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잇단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 2월, 가네다 법무상이 이른바 '공모죄 법안'과 관련해, 여야 사전 논의 관행을 무시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지난 3월, 이나다 방위상이 아키에 스캔들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나 사과했다.
같은달, 무타이 내각부 정무관이 부적절한 발언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지난해 태풍 피해지역 시찰에서 직원 등에 업혀 물웅덩이를 건넜던 그 인물이다. '(그 사건 이후) 장화업계가 돈을 벌었을 것'이라는 썰렁한 농담을 했다.

지난 16일, 야마모토 지방창생상은 강연에서 학예사를 '암'에 비유해 물의를 일으켰다. '쓸어버려야 한다'는 막말까지 쏟아냈다. 지난 18일에는, 나카카와 경제산업성 정무관이 '불륜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정무직 고위 공무원의 잇단 일탈 행위에 대해, 일본 언론은 아베 내각의 높은 지지율에 편승해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23일 교도통신의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 10명 중 7명 꼴로 고위 관료의 기강해이를 지적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민진당의 렌호 대표는 '사임으로 끝내려는 것은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베 총리는 '이마무라 막말'논란과 관련해 '임명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각료들이 사고를 치면 총리가 나서서 사과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자민당과 정부 내에서도 자성과 절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각료와 고위관료들 사이에서 국민은 안중에 없다는 식의 막말과 망언이 잇따르는데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50%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것도 능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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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못말리는 日각료들…망언·막말 퍼레이드
    • 입력 2017-04-27 08:05:44
    • 수정2017-04-27 13:27:15
    특파원 리포트
장관답지 않은 직설적 언행으로 불편하게 하더니 결국 큰 사고를 쳤다. 일본의 우익 보수 정치인 '이마무라' 부흥상이 잇단 막말끝에 사실상 경질됐다. 사퇴 표명을 했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대지진이 수도권 밖에서 일어나 다행이라고?

지난 25일 오후, 도쿄에서 자민당내 '니카이'파의 파티가 열렸다. 재난 복구를 담당하는 이마무라 부흥상이 6년전 동일본 대지진을 언급하면서 큰 실언을 했다.


'사회자본 등의 피해가 25조엔'이라고 전제하면서, '아직 도호쿠(동북)쪽이어서 다행이다. 수도권에 가까웠다면 피해가 막대했을 것이다'라고 발언한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수도권 대지진에 주의하자'는 취지로 이해하려고 해도,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임에는 분명하다.

논란은 불가피했다. 동석했던 아베 총리까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도후쿠 주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사과했다. 이마무라 장관은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말이었다며,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파문은 급속히 커졌다.

막말은 버릇일까?…결국 경질

게다가 이마무라 부흥상은 '막말 전과'가 있었다. 지난 4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피난민의 귀환문제는 본인 책임이라고 발언한데 이어, 기자에게 '나가라. 돌아오지마라. 시끄럽다' 등의 막말을 퍼부은 것이다. 당시, 본인은 물론 아베 총리까지 나서서 사과하고 간신히 논란을 가라앉힌 터였다.


자민당 내에서도 '문제의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민진당 등 야당은 즉각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불과 3시간 만에 장관 사퇴설이 흘러나왔고, 6시간 만에 후임자가 내정됐다. 이튿날 날이 밝자마자, 이마무라 부흥상이 문제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아베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도호쿠 지역민들에게 큰 폐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야당은 기자회견장 폭언 사례까지 거론하며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했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지난해 말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등 전형적인 우익 정치인의 행보를 보여왔다. 68세로, 2000년 이후 중의원 6선 의원이다. 경험 부족으로 인한 실언도 아니라는 뜻이다. 국민을 내려다보는 일종의 엘리트의식에 젖어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는 대목이다.

아베 내각 잇단 설화…높은 지지율에 폭주?

올해 들어 아베 내각의 각료와 고위 관료들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잇단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 2월, 가네다 법무상이 이른바 '공모죄 법안'과 관련해, 여야 사전 논의 관행을 무시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지난 3월, 이나다 방위상이 아키에 스캔들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나 사과했다.
같은달, 무타이 내각부 정무관이 부적절한 발언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지난해 태풍 피해지역 시찰에서 직원 등에 업혀 물웅덩이를 건넜던 그 인물이다. '(그 사건 이후) 장화업계가 돈을 벌었을 것'이라는 썰렁한 농담을 했다.

지난 16일, 야마모토 지방창생상은 강연에서 학예사를 '암'에 비유해 물의를 일으켰다. '쓸어버려야 한다'는 막말까지 쏟아냈다. 지난 18일에는, 나카카와 경제산업성 정무관이 '불륜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정무직 고위 공무원의 잇단 일탈 행위에 대해, 일본 언론은 아베 내각의 높은 지지율에 편승해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23일 교도통신의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 10명 중 7명 꼴로 고위 관료의 기강해이를 지적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민진당의 렌호 대표는 '사임으로 끝내려는 것은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베 총리는 '이마무라 막말'논란과 관련해 '임명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각료들이 사고를 치면 총리가 나서서 사과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자민당과 정부 내에서도 자성과 절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각료와 고위관료들 사이에서 국민은 안중에 없다는 식의 막말과 망언이 잇따르는데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50%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것도 능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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