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46초 만에”…억대 귀금속 싹쓸이

입력 2017.04.27 (08:34) 수정 2017.04.2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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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며칠 전 광주의 한 귀금속 상점에 2인조 절도범이 침입한 장면입니다.

망치로 진열장을 내리치고, 일사불란하게 귀금속을 쓸어 담는 게 전문 절도범처럼 보입니다.

단 46초 만에 금은방을 털어 달아났고, 순식간에 억대의 귀금속이 사라졌습니다.

완전 범죄를 꿈꾸며 범행 직후 도주 경로까지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결국 경찰에 붙잡혔는데, 잡고 보니 CCTV 속 절도범은 10대들이었습니다.

어떻게 10대들이 전문 털이범을 방불케 하는 이런 대담한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할 수 있었던 걸까요.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24일, 새벽 4시가 넘은 시각,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두 남성이 대로변을 걸어갑니다.

한 남성의 손에는 벽돌이 들려있습니다.

잠시 뒤, 손에 쥔 벽돌을 상가 유리문을 향해 힘껏 내던집니다.

귀금속 가게였습니다.

<인터뷰> 김정한(피해 금은방 주인) : “가게에 유리창 깨고 물건을 가지고 간 것 같으니까 빨리 나와 달라 해서 바로 왔죠. 여기 터져있고 가게는 아수라장이 돼 있죠. 유리 깨고 전부 깨져있으니까.”

경찰의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가게에 도착한 주인 김정한 씨.

설마 했던 상황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정한(피해 금은방 주인) : “처음이죠. 이런 일은. 그리고 이렇게 대담한 것은 이게 큰 도로이기 때문에 강화 유리 이렇게 하고 해서 좀 안전하지 않을까 했는데…….”

금은방을 턴 절도범의 대담한 범행은 CCTV에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벽돌로 유리문을 깬 뒤 급히 가게로 들어온 두 남성.

한 명이 귀금속 진열장 덮개를 치우자, 바로 다른 한 명이 망치로 진열장 유리를 깨기 시작합니다.

마치 연습이라도 한 것처럼 손발이 척척 맞습니다.

귀금속 진열장을 차례로 깨트리고, 진열장 안에 있던 금반지와 목걸이 등 귀금속을 쇼핑백에 쓸어담습니다.

순식간에 억대의 귀금속이 절도범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인터뷰> 김정한(피해 금은방 주인) : “팔찌, 목걸이, 메달까지 해서 대략 140점 정도 되는데 액수로는 1억 5천만 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25년 동안 귀금속 가게를 하면서 대로변에 있는 금은방이 속수무책으로 털릴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인터뷰> 김정한(피해 금은방 주인) : “이게 강화유리였거든요? 일반 유리가 아니라? 그런데 강화 유리를 아무리 큰 거로 때려도 안 깨지지만 2차로 때렸을 때는 깨지더라고요.”

절도범들이 귀금속을 쓸어 가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46초.

3분 만에 사설 보안업체 직원들이 도착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정한(피해 금은방 주인) : “CCTV 저희 걸로만 보고는 (검거가) 조금 어렵다고도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너무 복면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예요. 눈 밖에 안 보이니까 전혀 증거 없잖아요.”

경찰은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를 뒤져 용의자들의 동선을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범행 10분 전, 한 편의점에서 훔친 귀금속을 담을 쇼핑백을 미리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인상착의가 확인됐지만 추적은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유안석(광주광산경찰서 강력2팀장) : “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보로 이동하다가 택시를 타고 또 택시에서 내려 또 도보로 이동해서 자기 차까지 한 2~3km 떨어진 차까지 가서…….”

금은방에서 나온 직후 차량과 도보를 번갈아가며 CCTV를 이리저리 피해 다녔습니다.

금은방에서 5백여 미터 떨어진 인근 중학교 앞까지 걸어가서 택시를 타고, 얼마 뒤 다시 택시에서 내려 도보로 이동했습니다.

화면에 다시 포착된 건 범행 20여 분 뒤. 2㎞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도피를 돕기 위해 공범들이 차량을 갖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갈아입을 옷까지 미리 준비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인터뷰> 유안석(광주광산경찰서 강력2팀장) : “처음에 CCTV 확인하니까 두 명이었고 나중에 저희가 검거하고 보니까 주변에 조력자 공범들이 두 명 더 있어서 총 4명을 긴급체포했습니다.”

절도 행각은 결국, 범행 18시간 만에 막을 내립니다.

<녹취> 정00(금은방 절도 피의자) : “생활비가 없었어요. (어디에 팔려고 했어요?) 전당포요.”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유안석(광주광산경찰서 강력2팀장) : “현장에 들어가서 범행 한 두 명은 18세 친구 간이고 나머지 공범 두 명은 21세인데 같은 동네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10대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대담하고, 치밀했던 범행.

범행 직전 한 차례 금은방을 사전 답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유안석(광주광산경찰서 강력2팀장) : "우리 크게 한 번 해보자. 금은방 한 번 털어볼까? 하고 처음에는 약간 장난같이 말을 하다가 범행이 커진 것 같습니다. 범행을 서로 모의하다가 인터넷이나 이런 것도 보고……."

범행 수법을 인터넷 검색으로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00(피의자/음성변조) : “(특정 금은방을 털려고 한 이유가 있어요?) 셔터가 거긴 안 내려 있으니까요.”

<인터뷰> 유안석(광주광산경찰서 강력2팀장) : “이틀 전에 사전에 모의를 가서 그 앞에 지나가면서 방범창이 돼 있는지 안 돼 있는지 미리 그것을 도주로 같은 데도 한 번 차로 아 이렇게 도주하면 좋겠다고 사전에 한 번 답사했었고.”

도주 경로와 장물 처리 방법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훔친 귀금속을 약속된 공터에 묻은 뒤, 차량 두 대에 나눠타고 흩어져 도망치는 수법으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려 했습니다.

<인터뷰> 유안석(광주광산경찰서 강력2팀장) : “범행 직후에 귀금속 양도 많고 숨길 곳을 찾다가 평소 지리감이 있는 함평으로 가게 됐어요. 함평 야산 흙더미에 묻어놓고 한 번에 장물을 다 처분하기 힘드니까 조금씩 조금씩 빼서 생활비로 사용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18시간 만에 막을 내린 10대들의 대담한 범행.

경찰은 도난당한 피해품을 모두 회수하고, 다른 절도 행각이 없는지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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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46초 만에”…억대 귀금속 싹쓸이
    • 입력 2017-04-27 08:39:48
    • 수정2017-04-27 0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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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며칠 전 광주의 한 귀금속 상점에 2인조 절도범이 침입한 장면입니다.

망치로 진열장을 내리치고, 일사불란하게 귀금속을 쓸어 담는 게 전문 절도범처럼 보입니다.

단 46초 만에 금은방을 털어 달아났고, 순식간에 억대의 귀금속이 사라졌습니다.

완전 범죄를 꿈꾸며 범행 직후 도주 경로까지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결국 경찰에 붙잡혔는데, 잡고 보니 CCTV 속 절도범은 10대들이었습니다.

어떻게 10대들이 전문 털이범을 방불케 하는 이런 대담한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할 수 있었던 걸까요.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24일, 새벽 4시가 넘은 시각,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두 남성이 대로변을 걸어갑니다.

한 남성의 손에는 벽돌이 들려있습니다.

잠시 뒤, 손에 쥔 벽돌을 상가 유리문을 향해 힘껏 내던집니다.

귀금속 가게였습니다.

<인터뷰> 김정한(피해 금은방 주인) : “가게에 유리창 깨고 물건을 가지고 간 것 같으니까 빨리 나와 달라 해서 바로 왔죠. 여기 터져있고 가게는 아수라장이 돼 있죠. 유리 깨고 전부 깨져있으니까.”

경찰의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가게에 도착한 주인 김정한 씨.

설마 했던 상황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정한(피해 금은방 주인) : “처음이죠. 이런 일은. 그리고 이렇게 대담한 것은 이게 큰 도로이기 때문에 강화 유리 이렇게 하고 해서 좀 안전하지 않을까 했는데…….”

금은방을 턴 절도범의 대담한 범행은 CCTV에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벽돌로 유리문을 깬 뒤 급히 가게로 들어온 두 남성.

한 명이 귀금속 진열장 덮개를 치우자, 바로 다른 한 명이 망치로 진열장 유리를 깨기 시작합니다.

마치 연습이라도 한 것처럼 손발이 척척 맞습니다.

귀금속 진열장을 차례로 깨트리고, 진열장 안에 있던 금반지와 목걸이 등 귀금속을 쇼핑백에 쓸어담습니다.

순식간에 억대의 귀금속이 절도범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인터뷰> 김정한(피해 금은방 주인) : “팔찌, 목걸이, 메달까지 해서 대략 140점 정도 되는데 액수로는 1억 5천만 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25년 동안 귀금속 가게를 하면서 대로변에 있는 금은방이 속수무책으로 털릴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인터뷰> 김정한(피해 금은방 주인) : “이게 강화유리였거든요? 일반 유리가 아니라? 그런데 강화 유리를 아무리 큰 거로 때려도 안 깨지지만 2차로 때렸을 때는 깨지더라고요.”

절도범들이 귀금속을 쓸어 가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46초.

3분 만에 사설 보안업체 직원들이 도착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정한(피해 금은방 주인) : “CCTV 저희 걸로만 보고는 (검거가) 조금 어렵다고도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너무 복면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예요. 눈 밖에 안 보이니까 전혀 증거 없잖아요.”

경찰은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를 뒤져 용의자들의 동선을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범행 10분 전, 한 편의점에서 훔친 귀금속을 담을 쇼핑백을 미리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인상착의가 확인됐지만 추적은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유안석(광주광산경찰서 강력2팀장) : “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보로 이동하다가 택시를 타고 또 택시에서 내려 또 도보로 이동해서 자기 차까지 한 2~3km 떨어진 차까지 가서…….”

금은방에서 나온 직후 차량과 도보를 번갈아가며 CCTV를 이리저리 피해 다녔습니다.

금은방에서 5백여 미터 떨어진 인근 중학교 앞까지 걸어가서 택시를 타고, 얼마 뒤 다시 택시에서 내려 도보로 이동했습니다.

화면에 다시 포착된 건 범행 20여 분 뒤. 2㎞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도피를 돕기 위해 공범들이 차량을 갖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갈아입을 옷까지 미리 준비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인터뷰> 유안석(광주광산경찰서 강력2팀장) : “처음에 CCTV 확인하니까 두 명이었고 나중에 저희가 검거하고 보니까 주변에 조력자 공범들이 두 명 더 있어서 총 4명을 긴급체포했습니다.”

절도 행각은 결국, 범행 18시간 만에 막을 내립니다.

<녹취> 정00(금은방 절도 피의자) : “생활비가 없었어요. (어디에 팔려고 했어요?) 전당포요.”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유안석(광주광산경찰서 강력2팀장) : “현장에 들어가서 범행 한 두 명은 18세 친구 간이고 나머지 공범 두 명은 21세인데 같은 동네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10대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대담하고, 치밀했던 범행.

범행 직전 한 차례 금은방을 사전 답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유안석(광주광산경찰서 강력2팀장) : "우리 크게 한 번 해보자. 금은방 한 번 털어볼까? 하고 처음에는 약간 장난같이 말을 하다가 범행이 커진 것 같습니다. 범행을 서로 모의하다가 인터넷이나 이런 것도 보고……."

범행 수법을 인터넷 검색으로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00(피의자/음성변조) : “(특정 금은방을 털려고 한 이유가 있어요?) 셔터가 거긴 안 내려 있으니까요.”

<인터뷰> 유안석(광주광산경찰서 강력2팀장) : “이틀 전에 사전에 모의를 가서 그 앞에 지나가면서 방범창이 돼 있는지 안 돼 있는지 미리 그것을 도주로 같은 데도 한 번 차로 아 이렇게 도주하면 좋겠다고 사전에 한 번 답사했었고.”

도주 경로와 장물 처리 방법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훔친 귀금속을 약속된 공터에 묻은 뒤, 차량 두 대에 나눠타고 흩어져 도망치는 수법으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려 했습니다.

<인터뷰> 유안석(광주광산경찰서 강력2팀장) : “범행 직후에 귀금속 양도 많고 숨길 곳을 찾다가 평소 지리감이 있는 함평으로 가게 됐어요. 함평 야산 흙더미에 묻어놓고 한 번에 장물을 다 처분하기 힘드니까 조금씩 조금씩 빼서 생활비로 사용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18시간 만에 막을 내린 10대들의 대담한 범행.

경찰은 도난당한 피해품을 모두 회수하고, 다른 절도 행각이 없는지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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