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의원들 모두 불러 대북 브리핑한 이유는?

입력 2017.04.27 (13:38) 수정 2017.04.2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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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뉴스9] 비밀 브리핑에 합동 성명…이례적 형식 의미는?

미국의 백악관 앞에 대북 브리핑을 위해 국회의원 전원을 태워 온 버스가 서 있는 모습.미국의 백악관 앞에 대북 브리핑을 위해 국회의원 전원을 태워 온 버스가 서 있는 모습.

왜 갑자기 트럼프는 백악관에 미국의 상·하 의원들을 모두 불렀을까?

더구나 북한에 대한 정책을 설명하는 비공개 브리핑을 하기 위해 버스를 전세해서 의원들을 의회에서 백악관으로 단체로 실어날랐다니 무슨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의원들에게 동의를 구하기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도대체 백악관에 미국의 국회의원들을 모두 불러서 특정 사안을 설명하는 자리가 미국 역사상 있기는 했었나?

미국이 느닷없이 26일 새벽 경북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고 난 뒤 나온 행동이어서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의 백악관 전체 모임은 우리로서는 더욱 신경이 곤두서는 움직임일 수밖에 없다.

미 국회의사당 앞에서 상·하원 의원들을 실어나를 버스가 대기 중인 모습미 국회의사당 앞에서 상·하원 의원들을 실어나를 버스가 대기 중인 모습

미국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팀은 현지시각으로 26일 오후 백악관에서 미국 상·하원 의원 전원을 상대로 비공개 브리핑을 열고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대북 정책을 설명했다.

브리핑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해 보고를 받았다. 정권 초반 상·하원 의원 전원을 백악관에 모아놓고 대북 정책을 설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브리핑은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티스 국방장관, 던포드 합참의장 등이 의회 전체에 북한의 현 상황과 새로운 북핵 대처 방안과 대북 기조를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장관 (왼쪽)과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이 백악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부 건물에서 대북한 브리핑을 한 뒤 나오고 있다.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장관 (왼쪽)과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이 백악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부 건물에서 대북한 브리핑을 한 뒤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백악관의 대북한 관련 브리핑 내용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트럼프 대북정책 브리핑 참석 美 의원들 "구체성 부족" 지적

그런데 브리핑을 듣고 나온 의원들의 반응은 뜻밖에 싱거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26일(현지시각) 대북정책 브리핑을 들은 상·하원의원들은 이날 브리핑이 북한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우는 '정신이 번쩍 드는'(sobering) 자리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이 상·하원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비공개 대북정책 브리핑을 연 후 크리스 쿤스(민주·델라웨어) 상원의원은 "정신이 번쩍 드리는 브리핑이었고 실재하는 안보위협에 대한 정부의 계획을 들을 좋은 중요한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도 "길고 상세한 브리핑이었다"며 "미국에 분명하고 즉각적인 위협이 있으면 미군은 행동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전에 나섰던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의원과 다른 상원의원들이 브리핑 후 의사당에 도착한 모습. 대선전에 나섰던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의원과 다른 상원의원들이 브리핑 후 의사당에 도착한 모습.

그러나 여러 의원은 '혁명적인' 내용의 브리핑은 아니었으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기조가 무엇인지 여전히 자세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던 것으로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은 보도했다.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 외에 북핵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했다고 비판했다고 WP는 전했다.


[관련 링크] 워싱턴 포스트

리처드 블루멘털(민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새로운 내용이 거의 없었다"며 "상원의원 전체가 왜 백악관까지 가야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도 "전에도 열심히 관련 브리핑을 받았기 때문에 이날 브리핑에서 새로운 얘긴 못 들었다"고 "북한 상황은 브리핑 전이나 후나 여전히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공화당 소속 의원은 북한의 미사일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조차도 구체적인 답을 주지 못했다고 불평했다.

폴리티코는 "상원의원들이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들었으나 양당 의원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대북 조치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관련 링크] CNN 보도

"선제타격·테러지원국 지정 언급 없었다"

이날 브리핑에선 선제타격이나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과 같은 구체적 대북 조치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 엥겔(뉴욕) 하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상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것을 지지해 왔는데, 아직 정부는 이런 방침을 시시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 상원의원 브리핑 중엔 트럼프 대통령도 잠시 들러 몇 분간 이야기했다.

한 참석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엄청나게 길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며 이날 브리핑이 비공개였으나 내용은 이미 다 공개된 것들이라고 전했다.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미국의 핵잠수함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미국의 핵잠수함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브리핑은 대내외 과시용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최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거듭 재확인해온 만큼 전방위적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기존 '전략적 인내' 정책 폐기를 공식으로 선언하면서 새 정책의 기조가 물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는 전방위적 '압박 작전'이 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어쨌든 백악관에서 진행된 상·하원 의원 전원 상대 브리핑은 트럼프 정부가 북핵 문제에 엄청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대내외에 던지고, 대북 정책과 관련해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정치적·군사적 제스처(gesture)를 다 보여주고 있다. 바야흐로 북한과 중국을 향한 압박카드가 최고조로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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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에 의원들 모두 불러 대북 브리핑한 이유는?
    • 입력 2017-04-27 13:38:56
    • 수정2017-04-27 22:18:04
    취재K
[연관 기사] [뉴스9] 비밀 브리핑에 합동 성명…이례적 형식 의미는? 미국의 백악관 앞에 대북 브리핑을 위해 국회의원 전원을 태워 온 버스가 서 있는 모습. 왜 갑자기 트럼프는 백악관에 미국의 상·하 의원들을 모두 불렀을까? 더구나 북한에 대한 정책을 설명하는 비공개 브리핑을 하기 위해 버스를 전세해서 의원들을 의회에서 백악관으로 단체로 실어날랐다니 무슨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의원들에게 동의를 구하기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도대체 백악관에 미국의 국회의원들을 모두 불러서 특정 사안을 설명하는 자리가 미국 역사상 있기는 했었나? 미국이 느닷없이 26일 새벽 경북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고 난 뒤 나온 행동이어서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의 백악관 전체 모임은 우리로서는 더욱 신경이 곤두서는 움직임일 수밖에 없다. 미 국회의사당 앞에서 상·하원 의원들을 실어나를 버스가 대기 중인 모습 미국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팀은 현지시각으로 26일 오후 백악관에서 미국 상·하원 의원 전원을 상대로 비공개 브리핑을 열고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대북 정책을 설명했다. 브리핑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해 보고를 받았다. 정권 초반 상·하원 의원 전원을 백악관에 모아놓고 대북 정책을 설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브리핑은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티스 국방장관, 던포드 합참의장 등이 의회 전체에 북한의 현 상황과 새로운 북핵 대처 방안과 대북 기조를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장관 (왼쪽)과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이 백악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부 건물에서 대북한 브리핑을 한 뒤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백악관의 대북한 관련 브리핑 내용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트럼프 대북정책 브리핑 참석 美 의원들 "구체성 부족" 지적 그런데 브리핑을 듣고 나온 의원들의 반응은 뜻밖에 싱거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26일(현지시각) 대북정책 브리핑을 들은 상·하원의원들은 이날 브리핑이 북한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우는 '정신이 번쩍 드는'(sobering) 자리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이 상·하원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비공개 대북정책 브리핑을 연 후 크리스 쿤스(민주·델라웨어) 상원의원은 "정신이 번쩍 드리는 브리핑이었고 실재하는 안보위협에 대한 정부의 계획을 들을 좋은 중요한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도 "길고 상세한 브리핑이었다"며 "미국에 분명하고 즉각적인 위협이 있으면 미군은 행동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전에 나섰던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의원과 다른 상원의원들이 브리핑 후 의사당에 도착한 모습. 그러나 여러 의원은 '혁명적인' 내용의 브리핑은 아니었으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기조가 무엇인지 여전히 자세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던 것으로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은 보도했다.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 외에 북핵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했다고 비판했다고 WP는 전했다. [관련 링크] 워싱턴 포스트 리처드 블루멘털(민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새로운 내용이 거의 없었다"며 "상원의원 전체가 왜 백악관까지 가야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도 "전에도 열심히 관련 브리핑을 받았기 때문에 이날 브리핑에서 새로운 얘긴 못 들었다"고 "북한 상황은 브리핑 전이나 후나 여전히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공화당 소속 의원은 북한의 미사일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조차도 구체적인 답을 주지 못했다고 불평했다. 폴리티코는 "상원의원들이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들었으나 양당 의원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대북 조치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관련 링크] CNN 보도 "선제타격·테러지원국 지정 언급 없었다" 이날 브리핑에선 선제타격이나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과 같은 구체적 대북 조치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 엥겔(뉴욕) 하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상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것을 지지해 왔는데, 아직 정부는 이런 방침을 시시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 상원의원 브리핑 중엔 트럼프 대통령도 잠시 들러 몇 분간 이야기했다. 한 참석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엄청나게 길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며 이날 브리핑이 비공개였으나 내용은 이미 다 공개된 것들이라고 전했다.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미국의 핵잠수함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브리핑은 대내외 과시용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최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거듭 재확인해온 만큼 전방위적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기존 '전략적 인내' 정책 폐기를 공식으로 선언하면서 새 정책의 기조가 물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는 전방위적 '압박 작전'이 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어쨌든 백악관에서 진행된 상·하원 의원 전원 상대 브리핑은 트럼프 정부가 북핵 문제에 엄청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대내외에 던지고, 대북 정책과 관련해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정치적·군사적 제스처(gesture)를 다 보여주고 있다. 바야흐로 북한과 중국을 향한 압박카드가 최고조로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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