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종자 역수입’ 이제 그만…토종 사수 안간힘

입력 2017.04.27 (21:34) 수정 2017.04.2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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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 세계 도시를 환히 밝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이 트리에 쓰이는 나무가 우리의 토종 수목 구상 나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약 100년 전 미국의 식물학자가 구상나무의 우수성을 발견해 상품 등록까지 하면서 이 나무의 재산권은 우리가 아닌 미국이 갖고 있습니다.

이런 불합리를 개선해 다른 나라의 생물 자원으로 이익을 내면 이를 원산국과 나누도록한 게 1993년 발효된 나고야 의정서입니다.

우리나라는 올 하반기 이행을 앞두고 최근 하위법령을 제정하는 등 후속 대책에 나섰는데요.

사라져가는 토종 종자를 복원시키려는 노력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식 뷔페에 차려진 흰 쌀밥 옆에 붉은색 밥이 보입니다.

우리 밀을 섞어 지은 밀밥입니다.

일명 '키 작은 밀' 다른 품종보다 높이는 한뼘 정도 낮지만 병충해에 강한 토종입니다.

1974년 세계 식량 증산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미국의 노먼 블로그 박사, 그가 개발한 신품종의 조상이 바로 키작은 밀이었습니다.

우리 땅에서 사라져가던 이 토종 밀이 경남 진주 등 200여 농가에 의해 다시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종범(키 작은 밀 재배 농민) : "키가 작기 때문에 비바람에 건뎌서 안 쓰러지기 때문에 소득도 좋고..."

고구려 벽화에 등장하는 토종 한우, 칡소.

칡넝쿨을 감은 듯 검은색 줄무늬가 특징입니다.

일제 강점기 일본 학자들에 의해 대량 반출되면서 명맥이 끊겼다가 지난 1996년부터 복원 작업이 시작돼 이젠 사육 두수가 3천마리로 늘었습니다.

<인터뷰> 홍재경(칡소 사육 농민) : "올렌산이 풍부해서 더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나죠."

토종 종자를 대출받아 10배로 늘려 반납하는 씨앗 도서관 등 종자 사수 노력은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토종 종자가 세계 종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대에 불과합니다.

종자 약소국으로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생물 종자 수입으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로열티는 연간 5천억 원에 달합니다.

정부는 내일(28일)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열어 종자 복원 예산 10% 증액 등 나고야 의정서 후속책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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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종자 역수입’ 이제 그만…토종 사수 안간힘
    • 입력 2017-04-27 21:36:11
    • 수정2017-04-27 22:28:28
    뉴스 9
<앵커 멘트>

전 세계 도시를 환히 밝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이 트리에 쓰이는 나무가 우리의 토종 수목 구상 나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약 100년 전 미국의 식물학자가 구상나무의 우수성을 발견해 상품 등록까지 하면서 이 나무의 재산권은 우리가 아닌 미국이 갖고 있습니다.

이런 불합리를 개선해 다른 나라의 생물 자원으로 이익을 내면 이를 원산국과 나누도록한 게 1993년 발효된 나고야 의정서입니다.

우리나라는 올 하반기 이행을 앞두고 최근 하위법령을 제정하는 등 후속 대책에 나섰는데요.

사라져가는 토종 종자를 복원시키려는 노력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식 뷔페에 차려진 흰 쌀밥 옆에 붉은색 밥이 보입니다.

우리 밀을 섞어 지은 밀밥입니다.

일명 '키 작은 밀' 다른 품종보다 높이는 한뼘 정도 낮지만 병충해에 강한 토종입니다.

1974년 세계 식량 증산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미국의 노먼 블로그 박사, 그가 개발한 신품종의 조상이 바로 키작은 밀이었습니다.

우리 땅에서 사라져가던 이 토종 밀이 경남 진주 등 200여 농가에 의해 다시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종범(키 작은 밀 재배 농민) : "키가 작기 때문에 비바람에 건뎌서 안 쓰러지기 때문에 소득도 좋고..."

고구려 벽화에 등장하는 토종 한우, 칡소.

칡넝쿨을 감은 듯 검은색 줄무늬가 특징입니다.

일제 강점기 일본 학자들에 의해 대량 반출되면서 명맥이 끊겼다가 지난 1996년부터 복원 작업이 시작돼 이젠 사육 두수가 3천마리로 늘었습니다.

<인터뷰> 홍재경(칡소 사육 농민) : "올렌산이 풍부해서 더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나죠."

토종 종자를 대출받아 10배로 늘려 반납하는 씨앗 도서관 등 종자 사수 노력은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토종 종자가 세계 종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대에 불과합니다.

종자 약소국으로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생물 종자 수입으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로열티는 연간 5천억 원에 달합니다.

정부는 내일(28일)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열어 종자 복원 예산 10% 증액 등 나고야 의정서 후속책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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