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상 ‘매크로 프로그램’에 우는 프로야구팬

입력 2017.04.28 (17:23) 수정 2017.04.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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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를 앞두고 프로야구팬들이 또다시 공분하고 있다. 공연티켓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와 티켓링크에서 판매하고 있는 프로야구 입장권의 비정상적인 예매 형태 때문이다.

이번 주말부터 5월 첫째 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맞아 야구팬들은 예매 사이트를 통해 표를 구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잠실에서 열리는 두산 대 롯데, LG 대 두산 등 인기 경기들의 응원석은 예매 당일 오전 11시 창구가 열리자마자 약 10초 만에 매진됐다.

그리고 불과 30분도 안 돼 표를 2~3배 더 붙인 가격에 양도하겠다는 암표상들의 게시물이 온라인 카페 등 여러 거래 사이트들에 속속 올라왔다.


구장별로 다르지만 올 시즌은 개인별로 8장에서 최다 10장까지 표를 예매할 수 있다. 그러나 암표상들은 경기당 많게는 30장이나 되는 표들을 버젓이 매물로 올려놓고 있다.

5월 6일 잠실 표를 30장이나 팔고 있는 암표상5월 6일 잠실 표를 30장이나 팔고 있는 암표상

프로야구 암표상들은 컴퓨터에 예매 정보를 자동으로 입력해주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주로 악용하고 있다.

우선 이들은 여러 사람의 개인정보를 암시장에서 사들여 복수의 아이디를 개설한 다음 좌석 선택, 결제 정보 등 여러 단계를 자동으로 입력하도록 프로그래밍한 매크로를 이용해 단 한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예매 시작과 동시에 표를 여러 장 확보하는 수법을 쓴다.

따라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리면 별도의 조작을 거치지 않아도 짧은 시간에 온라인에서 티켓 구매가 가능하다.


매크로는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 티켓 예매나 명절 기차표 예매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지난해 8월에는 한 암표상이 가수 샤이니 콘서트 티켓 320장을 매집해 팔다 경찰에 적발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실수요자들이 암표상들에 의해 피해를 보고 있지만,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이들을 처벌하기 어렵다. 매크로는 예매 정보를 일일이 입력하는 수고를 덜어줄 뿐 불법 해킹 등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암표상의 경우 경범죄처벌법이 적용돼 현장에서 암표를 거래하는 행위에 대해 2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거래에 대한 제재 조항은 아예 없다.

이렇다 보니 티켓 예매사이트 '예스24'가 샤이니 콘서트 티켓 온라인 매집 암표상을 형사 고소했음에도 법적 근거가 미비해 결국 처벌로 이어지지 않았다.

늦은 감이 있지만 결국 정치권이 단속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윤한홍,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 등 다수의 국회 의원들이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을 정보통신망 침해 행위로 보고 이를 금지하자는 내용의 개정 법률안을 내놨다.

공통적으로는 '정보통신망의 규칙을 우회하여 부당이득을 취할 경우 처벌을 받는다'는 것이며 처벌은 최저 징역 1년에 벌금 1,000만 원부터 최대 징역 5년에 벌금 5천만 원까지 의원들별로 발의한 내용에 차이가 있다.

법안이 통과돼 실행되면 실수요자들의 기회를 빼앗는 암표상들의 매크로 프로그램 악용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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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표상 ‘매크로 프로그램’에 우는 프로야구팬
    • 입력 2017-04-28 17:23:37
    • 수정2017-04-28 17:34:22
    취재K
황금연휴를 앞두고 프로야구팬들이 또다시 공분하고 있다. 공연티켓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와 티켓링크에서 판매하고 있는 프로야구 입장권의 비정상적인 예매 형태 때문이다.

이번 주말부터 5월 첫째 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맞아 야구팬들은 예매 사이트를 통해 표를 구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잠실에서 열리는 두산 대 롯데, LG 대 두산 등 인기 경기들의 응원석은 예매 당일 오전 11시 창구가 열리자마자 약 10초 만에 매진됐다.

그리고 불과 30분도 안 돼 표를 2~3배 더 붙인 가격에 양도하겠다는 암표상들의 게시물이 온라인 카페 등 여러 거래 사이트들에 속속 올라왔다.


구장별로 다르지만 올 시즌은 개인별로 8장에서 최다 10장까지 표를 예매할 수 있다. 그러나 암표상들은 경기당 많게는 30장이나 되는 표들을 버젓이 매물로 올려놓고 있다.

5월 6일 잠실 표를 30장이나 팔고 있는 암표상
프로야구 암표상들은 컴퓨터에 예매 정보를 자동으로 입력해주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주로 악용하고 있다.

우선 이들은 여러 사람의 개인정보를 암시장에서 사들여 복수의 아이디를 개설한 다음 좌석 선택, 결제 정보 등 여러 단계를 자동으로 입력하도록 프로그래밍한 매크로를 이용해 단 한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예매 시작과 동시에 표를 여러 장 확보하는 수법을 쓴다.

따라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리면 별도의 조작을 거치지 않아도 짧은 시간에 온라인에서 티켓 구매가 가능하다.


매크로는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 티켓 예매나 명절 기차표 예매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지난해 8월에는 한 암표상이 가수 샤이니 콘서트 티켓 320장을 매집해 팔다 경찰에 적발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실수요자들이 암표상들에 의해 피해를 보고 있지만,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이들을 처벌하기 어렵다. 매크로는 예매 정보를 일일이 입력하는 수고를 덜어줄 뿐 불법 해킹 등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암표상의 경우 경범죄처벌법이 적용돼 현장에서 암표를 거래하는 행위에 대해 2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거래에 대한 제재 조항은 아예 없다.

이렇다 보니 티켓 예매사이트 '예스24'가 샤이니 콘서트 티켓 온라인 매집 암표상을 형사 고소했음에도 법적 근거가 미비해 결국 처벌로 이어지지 않았다.

늦은 감이 있지만 결국 정치권이 단속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윤한홍,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 등 다수의 국회 의원들이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을 정보통신망 침해 행위로 보고 이를 금지하자는 내용의 개정 법률안을 내놨다.

공통적으로는 '정보통신망의 규칙을 우회하여 부당이득을 취할 경우 처벌을 받는다'는 것이며 처벌은 최저 징역 1년에 벌금 1,000만 원부터 최대 징역 5년에 벌금 5천만 원까지 의원들별로 발의한 내용에 차이가 있다.

법안이 통과돼 실행되면 실수요자들의 기회를 빼앗는 암표상들의 매크로 프로그램 악용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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