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 연락이 수천 통…“저 연예인 XXX 아니에요”

입력 2017.04.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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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드르륵"

지난 18일 오후, 참치 횟집을 경영하는 A(51) 씨의 휴대전화가 불이 났다. '누나 사랑해요' '보고 싶어요' 등의 문자가 폭주해 A 씨는 불법 사이트에 번호가 잘못 노출된 줄 알았다고 했다. 특히 '정채연 맞냐'라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 당황한 A 씨를 대신해 대학생 딸이 인터넷에 '정채연'을 검색해봤다.

A 씨의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에 ‘정채연 아니에요. 제대로 확인 좀 하세요’라고 적혀있다A 씨의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에 ‘정채연 아니에요. 제대로 확인 좀 하세요’라고 적혀있다


A 씨 가족은 기사를 통해 정채연이 걸그룹 '다이아' 소속 가수라는 사실과, 소속사가 정 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이벤트를 연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공개된 번호가 하필 A 씨의 전화번호와 맨 뒷자리만 빼고 같았다고 한다. 정채연과 A 씨의 번호를 헷갈린 사람들의 전화가 폭주한 모양이었다. A 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문자 전화 카톡이 수천 건입니다. 정말 죽겠습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A 씨가 제공한 문자 캡처본A 씨가 제공한 문자 캡처본


A 씨는 참치 횟집을 운영하는데, 해당 전화번호로 예약을 받고 있어 번호를 바꾸는 것도 힘들다고 했다. "예약 전화를 못 받아 피해가 너무 큽니다. 고객님들이 문 닫은 걸로 오해하시더라고요"라고 전했다. 시간만 나면 '정채연이 아닙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데 답장으로 욕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공개된 정채연 번호로 문자도 보내보고, 소속사에 전화도 했지만 받지 않았다.

A 씨 외에도 피해자들은 많았다. 프리랜서로 일해 전화를 안 받을 수도, 번호를 바꿀 수도 없는 B 씨,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C 양 등이다.

[관련기사] "정채연 번호 공개 이벤트 피해자입니다"

연예인의 전화번호 공개 이벤트는 과거에도 있었다. 가수 이특과 자이언티가 자신의 전화번호의 일부 또는 전체를 공개해 비슷한 피해자가 속출했다. 때문에 얼마 전 MBK엔터가 다이아의 번호 공개 이벤트를 연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통신사 측은 이벤트 피해자들이 번호를 바꾸거나 휴대전화를 꺼놓는 등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프리랜서나 자영업자의 경우 생업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에 번호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주최 측에서 유명인 번호 공개 이벤트를 열지 않는 것이 추가 피해자 발생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으로 보인다.

K스타 김가영 kbs.ga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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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30 15: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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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드르륵"

지난 18일 오후, 참치 횟집을 경영하는 A(51) 씨의 휴대전화가 불이 났다. '누나 사랑해요' '보고 싶어요' 등의 문자가 폭주해 A 씨는 불법 사이트에 번호가 잘못 노출된 줄 알았다고 했다. 특히 '정채연 맞냐'라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 당황한 A 씨를 대신해 대학생 딸이 인터넷에 '정채연'을 검색해봤다.

A 씨의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에 ‘정채연 아니에요. 제대로 확인 좀 하세요’라고 적혀있다

A 씨 가족은 기사를 통해 정채연이 걸그룹 '다이아' 소속 가수라는 사실과, 소속사가 정 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이벤트를 연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공개된 번호가 하필 A 씨의 전화번호와 맨 뒷자리만 빼고 같았다고 한다. 정채연과 A 씨의 번호를 헷갈린 사람들의 전화가 폭주한 모양이었다. A 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문자 전화 카톡이 수천 건입니다. 정말 죽겠습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A 씨가 제공한 문자 캡처본

A 씨는 참치 횟집을 운영하는데, 해당 전화번호로 예약을 받고 있어 번호를 바꾸는 것도 힘들다고 했다. "예약 전화를 못 받아 피해가 너무 큽니다. 고객님들이 문 닫은 걸로 오해하시더라고요"라고 전했다. 시간만 나면 '정채연이 아닙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데 답장으로 욕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공개된 정채연 번호로 문자도 보내보고, 소속사에 전화도 했지만 받지 않았다.

A 씨 외에도 피해자들은 많았다. 프리랜서로 일해 전화를 안 받을 수도, 번호를 바꿀 수도 없는 B 씨,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C 양 등이다.

[관련기사] "정채연 번호 공개 이벤트 피해자입니다"

연예인의 전화번호 공개 이벤트는 과거에도 있었다. 가수 이특과 자이언티가 자신의 전화번호의 일부 또는 전체를 공개해 비슷한 피해자가 속출했다. 때문에 얼마 전 MBK엔터가 다이아의 번호 공개 이벤트를 연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통신사 측은 이벤트 피해자들이 번호를 바꾸거나 휴대전화를 꺼놓는 등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프리랜서나 자영업자의 경우 생업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에 번호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주최 측에서 유명인 번호 공개 이벤트를 열지 않는 것이 추가 피해자 발생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으로 보인다.

K스타 김가영 kbs.ga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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